산청과 합천에 걸친 황매산
차가운 바람이 벌써부터 제 세상을 만난 양
사정없이 이마빡을 후려치건만,
바람막이조차 남들보다 시원찮다보니
올겨울 나기가 걱정이 아닐 수 없으니,
와인은 아무리 마셔봤자 간에 기별도 안 가고,
독한 소주라야 그나마 “고뤠”하고선 반응을 보이는데,
음식도 가지가지요 맛깔난 것도 많고 많지만,
그 중에 최고는 누가 뭐래도 단연코 술이 아닐까?
악을 쓰고 살아봤자 그게 그거요
별스러울 것도 없는 우리네 인생살이,
식은 죽 먹기보다 훨씬 더 수월하고,
자다가 일어나도 술술 잘만 넘어가는 술,
마시고 즐기면서 사는 것 또한
이 어찌 좋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