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산행기

부암산에서 이름이 바뀐 보암산과 수리봉 잇고 제자리로

큰집사람 2013. 11. 3. 10:34

* 날    짜 : 2013년 11월 2일(토)

* 날    씨 : 구름 많고 흐림

* 산 행 지 : 이교마을 - 부암사 - 절터(샘) - 미륵바위 - 보암산 - 수리봉 - 용정 - 이교마을

* 산행시간 : 2시간 55분(운행시간 1시간 54분 + 휴식시간 1시간 01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13:10          이교마을(210m)

13:16 - 13:19  부암사

13:38 - 13:50  절터(샘)

13:56 - 14:00  미륵바위

14:05 - 14:08  미륵바위 윗전망대

14:11 - 11:20  미륵바위 위

14:28 - 14:40  보암산(윗음달덤, 695.6m)

14:44          배너미재(배넘이고개)

14:55 - 15:05  수리봉(724m)

15:16 - 15:20  부암산성(열병산성, 560m)

15:26 - 15:30  용정(챙이바위)

15:50          동곡고개

16:05          이교마을 

 

 

 

 

 

* 보암산(寶岩山, 695.6m)!

보암산은 원래 부암산(傅岩山, 스승바위산)이라 했는데,

스승 부(傅)와 전할 전(傳)의 한자가 비슷하여

전암산(傳岩山)으로 잘못 표기한 지도도 더러 있었다.

그러던 게 1997년 산청군에서 무슨 이유에선지

지명개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보암산으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으며,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2002년 1월 5일 고시하여

보암산으로 그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로선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지형도엔 보암산(寶岩山)으로 되어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산청 신등면 장천리 이교마을과

합천 가회면 중촌리 동곡마을 뒤쪽에 자리 잡은 보암산은,

스승 부(傅) 자와 바위 암(岩) 자를 써 부암산(傅岩山, 스승바위산)이라 부른 

많은 역사와 전설을 간직한 산이라고 한다.

악(嶽, 岳)이나 암(岩) 자가 들어가는 산은 거의가 바위산인데,

이곳 보암산 또한 예외는 아니다.

보암산은 멀리서 쳐다봐도 온통 바위 투성이요,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는 건 바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바위들이 층층이 포개져 있다.

가까이에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는 황매산과 모산재에 견줘도,

별스레 뒤질 것도 없는 멋진 산이다.


황매산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산줄기의 끝자락에 솟아오른 보암산은,

황매산 정상과는 7km 남짓 떨어져 있다.

뾰족한 바위 봉우리 셋이 배너미재(배넘이고개)를 사이에 두고

수리봉과 음달덤 둘이 마주보며 솟아 있고,

배너미재 서쪽으론 절벽과 함께 깊은 협곡을 이룬다.

최고봉은 수리봉(724m)이라 부르는데,

수리봉 남쪽으로 나란히 솟은 두 개의 봉우리를

각각 윗음달덤(695.6m)과 아랫음달덤이라 한다.

지형도상의 보암산은 삼각점이 있는 윗음달덤이며,

이름없는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도 윗음달덤에 있다.


챙이바위 아랜 용정(龍井)이란 샘이 있는데,

세 번 절하고 두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시면

현인(賢人, 스승)을 만난다는 전설이 있는 신비스런 샘이다.

이교마을(210m)이나 동곡마을(260m)에서 보암산으로 올라

감암산을 지나 황매봉에서 삼봉과 중봉을 거쳐

두심고개나 덕만주차장으로 종주해도 되며,

감암산을 지나 누룩덤 또는 모산재로 이어지는

단축산행을 해도 좋다.

 

 

 

 

 

* 지난주엔 설악산 태극종주를 하느라 진주로 가지 못했는데,

2주 만에 집으로 가자 숙제가 하나 생겼다.

마시는 물이 거의 바닥이 나버린 것이다.

지난 5월 19일 산청 신등면 장천리 이교마을 삼거리에 있는

이교약수터에서 물을 받아왔는데,

그로부터 다섯 달 하고도 보름이나 지났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얼마나 물이 좋았으면 아직 물에 이끼도 생기지 않았다.

올 같이 무덥고 기나긴 여름철을 넘겼는데도 말이다.


진주 부근에선 이교약수터와

산청 삼장면 홍계리 밤머리재약수터가 물이 좋기로 이름났는데,

밤머리재약수터는 물이 적게 나오는데 비해 이교약수터는

물도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 집에선 몇 년 전부터 이교약수터의 물을 먹고 있는데,

이제 그 물을 받으러 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하지만 물만 받아오면 가스값이 하도 비싸 본전도 안 된다는 생각에서,

이왕 가는 김에 약수터에서 빤히 보이는 보암산엘 갔다 오기로 한다.


보암산은 꽤 많이 가긴 했지만,

갈 때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게 산이 아닌가?

보암산만도 아니고 약수터만도 아닌 둘 다 가는 것이니,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이자 일거양득(一擧兩得)이요,

꿩 먹고 알 먹기이자 도랑 치고 가재잡기가 아닐까?

스승바위산이라고도 부르는 부암산 아닌

보암산 산행은 또 이렇게 시작된다.

 

 

 

 

 


 

 




이교마을 삼거리에 있는 이교약수터에서 식수로 사용할 물을 가득 받고선,

보암산과 수리봉으로 가고자 이교마을로 들어가고

 

 

 


이교마을 어귀에서 바라본 보암산 윗음달덤

 


이교마을회관 위 콘크리트 포장도로 사거리,

승용차 두어 대 정도는 주차할 공간은 되며,

등산화로 갈아 신고선 보암산과 수리봉을 돌아오는 원점산행에 나서고(13:10)

 

 


 

 

 


 

 


간이주차장에서 바라본 589m봉과 보암산

 


콘크리트 포장임도를 따라 부암사 갈림길에 이르는데,

인기척이라곤 없는 부암사는 글자 그대로 절간같이 조용하고(13:16 - 13:19) 

 

절은 부암사란 이름 그대로인데,

부암산에서 왜 보암산으로 바꿨는지?

 

부암사

 


 

 


콘크리트 포장임도를 따르고

 


작은 개울에 놓인 콘크리트다리를 건너기에 앞서 산불이 난 곳을 지나는데,

알고 보니 2012년 12월 5일 발생한 산불로 0.4ha를 태웠다고

 

콘크리트다리를 건너자마자 포장임도가 끝나면서 Y자로 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의 비포장임도로 얼마 안 간 고갯마루에서 손항저수지로 이어지는 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틀어 589m봉과 아랫음달덤을 거쳐 보암산으로 올라가도 되지만,

이정표가 가리키는 임도처럼 널따랗고 뚜렷한 오른쪽 길로 오르고(13:25)     

 

 

 


(13:25)

 


뚜렷한 길을 따라 3분 남짓 가자 ㅓ자로 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의 좀 희미한 길은 589m봉과 아랫음달덤으로 이어지니,

바로 올라가는 뚜렷한 길로 절터(샘)와 미륵바위로 오르고(13:28)  

 

바로 가는 건 절터(샘)와 미륵바위를 지나는 보암산 지름길이요,

이정표로 봐선 둘 다 1.1km로 같지만,

돌아가는 게 바로 가는 것과 같을 리는 없지 않을는지?

 

깊어가는 가을이 길바닥에 나뒹굴고

 


아직은 버티는 것들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일이고

 


ㅓ자 갈림길에서 10분 남짓 오르자 Y자로 된 갈림길인데,

미륵바위와 보암산은 오른쪽이요,

왼쪽으로 30m 정도 가면 절터(샘)이고(13:38 - 13:50)

 

ㅓ자 갈림길에서 10분을 올랐는데도 1.1km라던 보암산이 1.2km를 가리키는데,

지나온 나무로 된 두 개의 이정표가 도무지 믿음이 가질 않고

 

 


 

 

 


 

 


 


 

 


 

 


 

 

 


 

 


절터(샘)를 둘러보고선 다시 돌아나오고

 


3분 남짓 오르자 절터란 곳이 또 나오고(13:53)

 


또 다시 3분 남짓 오르자 커다란 미륵바위가 날 맞는데,

표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저건 아니란 생각이고(13:56 - 14:00)  

 

미륵바위


 

 


 

 

 


바로 밑에선 미륵바위를 제대로 볼 수 없지만,

4분 남짓 치오른 전망대에선 그런대로 미륵바위가 보이는데,

조금 위에도 전망대가 있기에 미륵바위 아랫전망대라 하고(14:04) 

 

미륵바위 아랫전망대에서 본 미륵바위

 


1분 남짓 더 오른 미륵바위 윗전망대에선 미륵바위가 잘도 보이며,

소나무 사이로 둔철산 일대까지 들어오고(14:05 - 14:08)   

 

미륵바위 윗전망대에서 본 미륵바위

 


 


 

미륵바위 윗전망대에서 본 멀리 둔철산

 


 

 

미륵바위 윗전망대에서 2분 남짓 오르자 보암산은 오른쪽으로 올라서지만,

왼쪽의 희미한 길로 자그마한 봉우릴 넘어서서 미륵바위 위에 이르고(14:11 - 14:20)   

 

미륵바위

 


 

 


 

 


미륵바위에서 내려다본 신등면 가술리와 평지리 일대

 


미륵바위에서 내려다본 이교마을

 


미륵바위에서 본 정수산

 



동곡마을 갈림길,

부암산 이제 0.1km · 이교마을 3.1km · 동곡마을 3.9km를 가리키고(14:25)   

 

 

 


보암산 정상이라는 윗음달덤,

이름없는산익회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부암산으로 되어 있으며,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도 삼각점이 있는 여길 보암산이라 하지만,

 배너미재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수리봉이 28.4m가 높은데,

  수리봉을 보암산 정상이라 하는 게 맞지 않을는지?(14:28 - 14:40)

 

 


 

 


 

 


 

 


 

 


 

보암산 삼각점(산청 307)

 


 

 


 

 


보암산에서 수리봉 - 감암산 - 황매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보암산에서 내려다본 배너미재

 


 

 


효렴봉과 국사봉


 

노랗게 빨갛게 가을이 익어가고

 


윗음달덤과는 이웃사촌인 아랫음달덤,

아까 지난 두 번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산줄기를 따라 589m봉과 아랫음달덤을 거쳐 윗음달덤으로 이어지고

 

펑퍼짐한 정수산이 정수지맥의 마루금을 그리고

 


 

 


집현산이 어렴풋이 들어오고

 


새신바위 뒤론 둔철산이 날 좀 보라 하고

 


 

 


이따 가야 할 수리봉

 


대병 3산이라는 금성산, 악견산, 허굴산은 보이는 둥 마는 둥이고

 


 

 


아랫음달덤 뒤론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빠끔히 내밀고

 


보암산을 뒤로하고선 배너미재와 수리봉으로

 


 

 


배너미재 오름길 바위지대에서 돌아본 윗음달덤

 


배너미재 오름길 바위지대에서 돌아본 아랫음달덤

 


험준한 바위지대엔 철계단과 난간이 이어지고

 


배너미재 오름길 바위지대에서 가야 할 수리봉

 


이정표 삼거리 봉우리,

부암산 0.4km · 감암산 1.8km · 동곡마을 3.9km를 가리키며,

왼쪽은 수리봉이요 오른쪽은 부암산성을 지나 동곡마을로 이어지고,

부암산성으로 오르기에 앞서 안부에서 챙이바위와 용정 갈림길이 있는데,

그건 내려갈 때의 몫으로 돌리고 수리봉으로 가고(14:52 )

 

 


 

비스듬한 바위지대를 지나자마자 감암산과 황매산 갈림길이 있는 수리봉인데,

일반적으로 715m라고 하지만 지형도엔 이름 없는 724m봉으로 되어 있으며,

윗음달덤보다도 높은 수리봉을 보암산이라 하는 게 맞지 않을는지?(14:55 - 15:05)

 

수리봉 정상

 


 

 


수리봉에서 모산재와 대기저수지 뒤로 들어오는 대병 3산

 


대병 3산(금성산, 악견산, 허굴산)

 


대기저수지와 허굴산

 


 


 

황매산을 중심으로 한 부근의 산줄기들

 


 

 


모산재

 


 

 


 

 


 

 


감암산과 황매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황매산과 모산재

 


효렴봉과 국사봉

 


펑퍼짐하게 이어지는 정수산

 


눈 아랜 손항저수지 확장공사가 한창이고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 했던가,

바위와 어우러진 곱게 물든 단풍이 아름답고

 

 


 

수리봉에서 돌아본 윗음달덤과 아랫음달덤

 


다시 돌아온 이정표 삼거리 봉우리,

보암산(윗음달덤)이 아닌 동곡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부암산성과 챙이바위 아래 용정으로 가고(15:08)   

 

바위가 옹기종기한 델 돌아 내려간 안부 갈림길에서,

챙이바위와 용정을 거쳐 동곡고개로 내려서는 건 오른쪽이요,

부암산성을 지나 동곡마을로 내려서자면 곧바로 올라가면 되는데,

   부암산성 흔적이 남아 있는 560m봉에서 되돌아서기로 하고(15:15)  

 

챙이바위와 용정 갈림길에서 1분쯤 뒤 560m봉에 오르자,

열병산성 또는 부암산성이라 부르는 흔적이 남아 있고(15:16 - 15:20) 

 

 

 


 

 


 

 


 


 

다시 챙이바위와 용정 갈림길로 돌아와,

쏟아지는 내리막길을 5분 남짓 따르자 챙이바위에 이르고,

그 아랜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이 고인 신비스런 용정이 자리 잡고 있고(15:26 - 15:30)  

 

이건 또 무슨 지랄인지?

 


 

 


 


 

용정에서도 5분 가까이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다, 

작은 마른 계곡을 지나자 좀은 부드러운 길로 바뀌더니,

솔가리가 밟히는 숲길을 따라 이런 곳도 지나고(15:44)  

 

돌무더기에서 30m 남짓 더 가 농장지대로 빠져나가고,

농장지대로 난 널따란 길을 따라 동곡고개로 내려가고  

 

고사리와 감을 재배하는 농장지대,

날씨 탓인지 집현산이 희미하게 들어오고

 

이교마을과 동곡마을을 잇는 포장도로가 지나는 동곡고개,

큰 서어나무 두 그루가 홀로 간 날 반기지만,

잘 보이지도 않는 안내판이 아쉬울 따름이고(15:49) 

 

지리산에 있는 서어나무 안내판을 옮긴 것이고

 


 

 


 


 

 

 


 

 


동곡고개

 


동곡고개 부근에서 본 보암산과 560m봉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들판으로 난 길을 따라

 


 

 


 

 


 

 

보암산과 수리봉을 잇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점산행을 마무리하는데,

이교약수터에 물을 받으러 간 김에 함께한 산행이라 더더욱 좋았기에,

내 사는 진주로 돌아가는 마음인들 어찌 가볍지 아니하랴?(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