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선삼천포대교
벙거지라도 살짝 눌러쓰면 좀은 나을는지?
정수리까지 벗어진 대머리를 민머리라 한다던가?
완충장치도 없이 땡볕을 바로 받는 이놈의 머리통,
추워도 걱정이요 더워도 걱정이 아닐 수 없는데,
개뿔도 없는 데다 이미 한물도 더 간 놈이,
이 나이에 비싼 돈 들여가며 모발이식을 하면 뭐하겠나?
선전만 그럴싸하지 발모제 갖곤 어림도 없지만,
그래도 가벼워서 달고 다니긴 수월하다고나 할까?
팅팅 불어터진 라면으로나마 배는 곯지 않으면서,
이 골짝 저 등성이로 지리산을 벗 삼아 다니거늘,
그까짓 머리카락쯤이야 좀 모자라면 어때서?
어차피 제 잘난 맛으로 사는 인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