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 2014년 1월 18일(토)
* 날 씨 : 흐리고 구름 조금
* 산 행 지 : 웅석봉주차장 - 선녀탕 - 왕재 - 웅석봉 - 732m봉 - 230m고개 - 웅석봉주차장
* 산행시간 : 3시간 55분(운행시간 3시간 06분 + 휴식시간 49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13:25 산청읍 내리 웅석봉군립공원주차장(180m)
13:26 지곡사
13:29 심적사 갈림길
13:36 - 13:43 선녀탕 앞 합수지점(웅석봉 1지점)
13:44 - 13:47 선녀탕
13:48 선녀탕 앞 합수지점(웅석봉 1지점)
13:49 - 13:53 강신등폭포
14:08 아래 나무다리
14:15 웅석봉 2지점
14:16 위 나무다리
14:31 숯가마터
14:48 - 14:58 왕재(웅석봉 3지점, 850m)
15:10 - 15:15 상투봉(980m)
15:18 웅석봉 8지점
15:30 웅석봉 9지점
15:35 - 15:38 1079m봉
15:40 밭등 삼거리
15:43 웅석봉 헬기장
15:48 - 16:00 웅석봉(1099.3m, △ 산청 25)
16:17 째진 소나무
16:21 십자봉 아래 사거리
16:24 뾰족한 바위지대 전망대
16:36 732m봉
16:55 샘
17:05 - 17:10 230m고개(십자봉 오거리)
17:20 웅석봉군립공원주차장
* 왼쪽 발목 부위의 철심 제거 수술을 받고선,
진주경상대학교병원에 입원한 아들을 퇴원시키고 나자,
한겨울 짧은 낮은 어느새 정오를 넘어서면서 오후로 접어든다.
이제 반동가리가 남은 셈인데,
잡힌 약속도 없으니 뭘 하지?
마땅히 놀아 줄 사람도 없는 집에서,
나 홀로 나뒹굴기는 싫은데?
그렇다면 뻔하지 않은가?
아는 게 산이니,
산에나 가면 되지!
나에게 산은 최고의 놀이터가 아닌가?
어디로 갈까?
주어진 시간이라곤 한나절 밖에 없으니,
지리산 천왕봉은 이미 늦은 것 같다.
무리를 하면 갔다 올 수야 있겠지만,
지리산에 입산시간 지정제인지 지랄인지가 생기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중산리탐방안내소를 지나더라도 로타리대피소에서 걸릴 것이고,
설사 장터목대피소로 가더라도 더 이상은 안 될 게 아닌가?
어디로든 천왕봉을 밟진 못하는 것이다.
그럼 어디로?
심심한데 둔철산이나 갔다 올까?
진주 산꾼들이 흔히 하는 말이지만,
오늘은 왠지 별스레 맘이 내키질 않는다.
그러다 문득 웅석봉이 떠오른다.
웅석봉은 지리산 동부능선 끝자락에 우뚝 솟아 있으며,
둔철산과는 경호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산이다.
지리산과 둔철산이 잘도 보이는 데다,
어쩌면 그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둔철산 들머리인 산청 신안면 심거마을까진 28km로 20분이면 되고,
산청읍 내리 웅석봉 군립공원 주차장은 40km 남짓으로 35분 정도 걸린다.
웅석봉은 지난해 12월 28일 송년산행을 한 곳이기도 하다.
그땐 어천마을에서 한재로 웅석봉을 올라,
십자봉과 아침재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점산행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 반대쪽인 지곡사에서 왕재로 웅석봉을 올라,
십자봉과 732m봉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점산행을 하기로 한다.
시간이 그다지 넉넉하진 않지만,
차로 이동하는 거리가 멀지 않기에 어둡기 전에 마치리라고 본다.
서둘러 허둥지둥 짐을 챙기고 점심을 먹고선,
열두 살 하고도 일곱 달바기 싼타모에 올라 지곡사로 간다.
잔뜩 흐린 데다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산
청읍을 지나자마자 눈발이 흩날리기도 한다.
하지만 비록 궂은 날씨지만,
산으로 가는 마음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언제라도 그러하듯이.
경호강을 가로지르는 내리교에 이르자,
웅석봉이 희미하게 들어오면서 어서 오라며 날 반긴다.
나와는 몇 번째 만남인지도 모른다.
1년에 몇 번씩은 꼭 가니 말이다.
또 하나의 웅석봉 원점산행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산청읍 내리교에서 바라본 십자봉과 웅석봉,
우중충한 날씨로 윤곽만 그릴 뿐 그다지 잘 보이진 않고
산청읍 내리저수지와 지곡사 사이에 자리 잡은 웅석봉군립공원주차장,
선녀탕 - 왕재 - 웅석봉으로 올라 십자봉 - 732m봉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네 시간 남짓 되는 웅석봉 원점산행에 들어가기로 하자,
잔뜩 찌푸려 눈발이 흩날리는데다 칼바람까지 휘몰아치며 심술을 부리는데,
이러다 제대로 산행이나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고(13:25)
내리저수지
오늘은 개울 건너서 웅석봉 가는 길이 아닌,
웅석봉에서 개울 건너서 이리로 오는 길이 될 것이고
1분 만에 지곡사를 지나고(13:26)
하늘은 시시각각으로 조화를 부리고
첫 번째 사방댐에서 돌아보기도 하고
화장실과 간이 주차장이 있는 심적사 갈림길에 이르고(13:29)
선녀탕과 왕재로의 갈림길이 있는 선녀탕 앞에 이르러,
왕재는 좀 이따 가기로 하고선 선녀탕으로 가고(13:36 - 13:43)
웅석봉 1지점(선녀탕 앞)이기도 하고
선녀탕과 강신등폭포의 물이 만나는 합수지점,
곰골엔 꽁꽁 얼어붙은 얼음이 그런대로 눈요기를 시키고
선녀탕 앞 합수지점에서 본 강신등폭포
강신등폭포를 가까이 당겨보고
선녀탕 앞 합수지점에서 곰골로 70m 남짓 오르자 선녀탕인데,
그다지 크진 않지만 몇 명이 목욕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을 것 같고,
한겨울이 아니라면 선녀와 목욕이라도 같이 하련만,
선녀는 얼어붙은 얼음 밑으로 숨었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살짝 녹은 곳에서 엎드려 물을 마시자 짭쪼름한 느낌인데,
도대체 왜 그런 맛이 날까?
설마하니 선녀가 실례라도 했단 말인가?(13:44 - 13:47)
다시 선녀탕 앞 갈림길로 돌아가선,
이번엔 강신등폭포와 왕재로 오르고(13:48)
선녀탕 앞에서 1분 남짓 오르자 강신등폭포에 이르는데,
선녀탕 앞 합수지점에선 선녀탕과 거의 비슷한 거리이며,
흐름이 멈춘 강신등폭포는 꽤나 훌륭한 볼거리이고(13:49 - 13:53)
강신등폭포에서 내려다본 합수지점
오른쪽 지계곡에도 멋진 얼음폭포를 이루고(14:06)
첫 번째 나무다리 바로 아랜 더욱 멋진 얼음폭포가 있는데,
그 이름조차 없는 무명폭포에 불과하지만,
강신등폭포에 비해 별스레 뒤질 것도 없는 것 같고(14:07)
아래 나무다리(14:08)
이제 서서히 눈이 나타나고
웅석봉 2지점(선녀탕 위 1km)을 지나고(14:15)
위 나무다리(14:16)
차츰 눈은 많아지고
숯가마터를 지나자 더욱 가팔라지고(14:31)
이윽고 웅석봉 주능선이 지나는 왕재로 올라서는데,
지난해 10월 13일 진양호 지리태극 종주를 하면서 지나갔으니,
나완 3달이 조금 더 지나 다시 만나는 셈인데,
그땐 한밤중이었지만 오늘은 낮이라는 게 다를 뿐이고(14:48 - 14:58)
왕재는 웅석봉 3지점이기도 하고
왕재에서 12분 만에 벼랑 위의 상투봉으로 올라서자,
그야말로 칼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서 있기에도 버거운데,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기에 가까스로 몇 장 찍어보지만,
나중에 보니 렌즈에 습기가 차는 바람에 엉망진창이니,
그 칼바람을 맞고서 쓸데없는 헛수고만 한 셈이며,(15:10 - 15:15)
상투바위에서 3분 남짓 오르자 웅석봉 8지점이고(15:18)
웅석봉 9지점(15:30)
아무런 특징도 볼거리도 없어 그냥 지나치기만 한,
웅석봉과 비슷한 높이의 1079m봉에 일부러 들르지만,
잎 떨어진 나무 사이로 웅석봉이 살짝 보일 뿐이고(15:35 - 15:38)
1079m봉에서의 웅석봉
1079m봉에서 30m쯤 내려서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바로 내려서는 건 웅석봉 지름길이요,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건 달뜨기능선으로 이어지고,
달뜨기능선으로 40m쯤 내려서자 또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가 있는 여기선 왼쪽으로 내려서는 게 웅석봉이요,
곧장 나아가면 달뜨기능선을 따르는 지리태극 길인데,
웅석봉 헬기장으로 30m쯤 내려서면 지름길과 만나게 되고(15:40)
웅석봉 헬기장에서 바라본 웅석봉 정상부(15:43)
웅석봉 헬기장 이정표,
웅석봉 0.3km를 가리키고
헬기장에서 웅석봉 정상까진 꽤나 가파른 길이 이어지는데,
정상석에 앞서 삼거리에 선 이정표가 날 먼저 반기고(15:48 - 16:00)
하늘은 점점 맑아지지만,
웅석봉 정상부의 칼바람은 좀체 멈출 줄을 모르는데,
그래도 볼 건 보고 담을 건 담아야만 하고
웅석봉에서 내려다본 달뜨기능선,
왼쪽 아랜 진양호 지리태극이 지나는 백운산이 보이고
웅석봉 정상은 산불지기마저 가고 없어 나 홀로 차지인데,
내려가는 사람들을 두어 번 만난 게 전부이니,
토요일이라곤 해도 꽤 늦은 시간이라 그런 것 같고
여태까지와는 달리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가 보이고
웅석봉과 마주보는 1079m봉이 밋밋한 산줄기를 이루고
동부능선으로 이어지는 지리태극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밤머리재로 이어지는 산줄기 뒤엔 왕산과 필봉산이 가깝기만 하고
웅석봉의 깨진 삼각점(산청 25)
석대산과 왕봉산으로 이어지는 남강 지리태극 산줄기가 들어오고
대한을 하루 앞둔 셋째 일요일인 내일(1.20) 이곳에서,
전국 장거리 산행의 자존심 "태극을닮은사람들" 시산제가 있을 텐데,
저 위엔 잘 생긴 돼지 대가리가 미소를 띠고서,
7개 지부에서 모인 수많은 산꾼들의 절을 받을 것이지만,
그 자리에 내가 없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필이면 주간 지원근무가 걸릴 게 뭐람?
하지만 먹고 사는 게 우선이니,
나 홀로 마음 속으로나마 시산제를 지내건만,
마치 알았다는 듯 돼지 대가리가 끄떡하는 것 같은데,
이건 착각이 아닌 엄연한 현실이겠지?
경호강 너머론 진양기맥이 지나는 집현산이 아련하고
경호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둔철산이 못내 아쉬운 듯 손짓이지만,
언젠가 심심할 때 찾아가면 될 건데,
이 무슨 안달이람?
진양기맥에서 가지를 친 정수지맥이 지나는,
펑퍼짐한 정수산 뒤론 황매산이 우뚝 솟았고
경호강가엔 산청읍이 오밀조밀 자릴 잡고 있지만,
언제나 그 모양이요 별스레 변하는 것도 없어 보이고
웅석봉을 뒤로 하고선 십자봉으로
응달엔 제법 눈이 수북하고
웅석봉과 십자봉 사이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째진 소나무를 지나고(16:17)
가랑잎 아랜 눈이요,
눈 아랜 얼음이고
십자봉 바로 아래 사거리에서 내리로 가는 길을 골라잡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3분 남짓이면 닿는 십자봉은 모른 척 할 수밖에 없고(16:21)
양달엔 가랑잎으로 포장을 한 것 같고
십자봉 갈림길에서 2분쯤 뒤 또 하나의 십자봉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뾰족한 바위지대가 길게 이어지면서 조망이 활짝 열리는데,
웅석봉과 천왕봉은 해질녘의 반짝이는 역광이라 좀은 아쉽고(16:24)
성심원과 어천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뒤엔 둔철산이고
정수산과 황매산은 더욱 가까워지고
돌아보자 십자봉이 아쉬운 듯 손을 흔들고
뾰족하게 보이는 도토리봉과 새봉을 담고
왕산과 필봉산도 언제든 들르라지만,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음에 안타까울 뿐이고
살짝 비킨 웅석봉은 역광이나마 그런대로 나오지만,
햇살을 바로 받는 천왕봉은 어림도 없고
싸리나무 등으로 복원하여 흔적조차도 찾기가 쉽지 않은,
옛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732m봉으로 올라서는데,
이제부턴 쭉 내리막길이 이어지게 되고(16:36)
너덜지대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샘,
어느 누구도 관심을 주는 이가 없어 갈수록 묵어만 가지만,
아직도 그 안엔 졸졸 물이 흐르는 걸(16:55)
통나무 받침의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지고
230m고개로 내려서기에 앞서 조망이 살짝 열리는데,
정수산은 이제 코앞에 다가선 듯 가까운 느낌이고
마지막 햇살을 받은 황매산이 반짝거리고
좀 가렸긴 해도 둔철산도 그만하면 됐고
십자봉 오거리란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가 있는 230m고개로 내려서자,
때맞추어 정수산 위로 헬기가 날아가기에 그 모습을 담아도 보고(17:05 - 17:10)
이정표엔 해발 350m라고 되어 있지만,
웅석봉주차장이 180m 정도 된다고 하니,
350m가 아닌 230m가 맞을 것 같고
비포장임도에 차단시설이 설치된 230m고개를 뒤로하고
비포장임도와 함께하는 지리산 둘레길은 선녀탕 앞으로 이어지지만,
지곡사와 내리저수지 200m를 가리키는 쪽으로 내려서고(17:13)
맑은산장농원의 웅석봉 가는 길이란 안내문이 있는 데서 30m 남짓 내려간,
내리저수지 바로 위에서 다시 만난 지리산 둘레길은 등산로 입구라 하고(17:18)
지곡사와 선녀탕 앞을 지나는 지리산 둘레길은 아니라지만,
등산로와 지름길 노릇은 톡톡히 하는 셈이고
내리저수지 위를 지나자마자 웅석봉군립공원주차장이고
내리저수지
잘록한 데가 왕재이고
웅석봉군립공원주차장에서 선녀탕과 왕재를 거쳐 웅석봉으로 올라,
십자봉과 732m봉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점산행을 마무리하는데,
자투리 시간도 버리지 않고 그걸 활용하니 이렇게 웅석봉까지 가능한 것을,
시간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깨닫고 느끼면서,
흐뭇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7:20)
'지리산권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무장등능선에 걸친 황장산과 촛대봉 (0) | 2014.02.08 |
---|---|
중산리에서 로타리대피소로 천왕봉 올라 중봉 거쳐 대원사로 (0) | 2014.01.26 |
2014년 갑오년 신년산행 중산리에서 장터목으로 천왕봉 올라 로타리대피소 거쳐 제자리로(요약) (0) | 2014.01.08 |
2014년 갑오년 신년산행 중산리에서 장터목으로 천왕봉 올라 로타리대피소 거쳐 제자리로 (0) | 2014.01.05 |
2013년 계사년 송년산행 어천마을에서 한재로 웅석봉 올라 십자봉 거쳐 제자리로 (0) | 2013.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