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단성면 어천마을에서 바라본 웅석봉과 십자봉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내리던 날
날 찾아온 아리따운 그녀,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 포옹은커녕
반갑단 인사조차 제대로 못했으니,
같이 이 밤을 지새우고 싶어 왔다는데
천생 바보처럼 말이야.
은근슬쩍 안아달란 눈치까지 보이며
가까이 다가오지만,
친하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움츠려드는 몸이 밉기만 한데,
구슬피 울어대는 이름 모를 저 새는
이런 내 맘을 알까?
야! 알긴 뭘 알아?
굴러온 호박을 넝쿨째 차버리다니,
이런 머저리 같은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