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다시 찾은 써리봉 석문

큰집사람 2018. 9. 16. 21:09


* 날      짜 : 2018년 9월 16일(일요일)

* 날      씨 : 구름 많음   

행   : 순두류 - 중봉골 - 써리봉 석문 - 느진목재 - 지리산신제단 - 순두류 

* 산행시간 : 7시간 00분(운행시간 4시간 52분 + 휴식시간 2시간 08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9명(앵경, 쓰리고, 바람소리, 신난다, 고암, 유비, 큰골, 강산애, 선함)






* 산행일정

08:15          순두류 삼거리(890m)

08:30          첫 번째 출렁다리

08:35          순두류 아지트 입구

08:41 - 08:55  휴식

09:13 - 09:20  용추폭포(용소, 1050m)

09:38          마야폭포(마야독녀탕, 1110m)

09:46 - 09:58  휴식

10:07          윗용소(1170m)

10:34 - 10:37  지도상 용추폭포(비스듬한 바위지대)

10:46 - 10:50  써리봉 석문골 합수지점(1300m)

11:44 - 11:53  써리봉 석문(1550m)

12:02 - 13:00  1586.7m봉 아래 전망대

13:03          써리봉능선 정규 탐방로

13:08          지리 07 - 16지점 전망대(1623m)

13:12 - 13:17  황금능선 첫 전망대

13:47          물가름재(1320m)

14:01 - 14:04  묵은 헬기장(1287.3m봉)

14:19 - 14:25  느진목재(늦은목이, 1140m)

14:53 - 15:00  지리산신제단(916m)

15:15          순두류 삼거리







순두류 삼거리,

0.7km 남짓 떨어진 경상남도 환경교육원 입구이기도 한데,

1987년 4월 16일 경상남도 자연학습원으로 개원한 경상남도 환경교육원,

종전의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신축하여 2012년 4월 24일 현대화사업 준공식을 가졌으며,

중산리 3.2km·법계사 2.8km·로타리대피소 2.7km를 가리키는데,

그렇다면 법계사에서 2.0km인 천왕봉은 4.8km인 셈인가?

오늘은 그리로 갈 것도 아니지만,

일단은 법계사로 가는 정규 등산로를 따라가기로,

첫 번째 출렁다리를 지나자마자 중봉골로 스며들고자(08:15, 890m)





생태탐방로,

순례길이라 하더니 언젠가부터 그 이름이 바뀌었으며, 

중봉골 지리산신제단과 신선너덜 갈림길이기도,

그전엔 화장실 건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공터만 남아 있는데,

중산리 3.6km·천왕봉 4.4km·로타리대피소 2.3km를 가리키고(08:22)





첫 번째 출렁다리,

지나가자마자 바리케이드(barricade)가 막아선 중봉골로,

가지 말라지만 가야만 하는 걸 어쩌랴?(08:30)





요즘 들어 잦은 비로 물줄기가 쏟아지는 중봉골,

많지도 적지도 않고 첨벙거리며 계곡치기에 딱 좋을 정도지만,

어느새 여름은 멀어지고 이미 가을이 깊숙이 들어와 버렸는 걸,

서늘한 기운만 느끼면서 요리조리 건너 다니기로,

그러다 빠지면 어쩔 수가 없지만








너럭바위와 어우러진 작은 폭포,

계곡을 건너 20m 남짓 가면 순두류 아지트가 있지만,

 모두들 벌에 쏘이기라도 한 것처럼 바쁜 듯이 내달리기에,

나 또한 덩달아 그럴 수밖에는,

오늘과 똑같은 코스인 지난해 8월 13일 들르지 않았던가?(08:35) 








기도터라던가?






좀 쉬었다 가기로,

지사모 공식주 말아주타임이던가?

앵경표 전어회와 간재미회를 안주 삼아서,

이르게 나서느라 아침을 설친 이들은 바람소리표 김밥으로 보충하기도,

먹은 것 만큼 간다는데,

국립공원 내 음주금지 지정장소에서의 음주행위,

6개월 동안의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 9월 13일부터 단속에 들어갔다는데,

중봉골은 해당이 아니기에 다행이라고나?

오늘 먹을 술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하루 더 애만 탈 뿐이다.(08:41 - 08:55)  


아직은 말짱한 저 바지,

느진목재로 내려서면서 널브러진 나무에 걸려 나자빠지면서 너덜너덜,

7부바지 내지는 나팔바지가 되고 말았다나?


당당한 여전사,

중봉골이라고 기가 죽을 줄 알고,

지리산 경력이 그 얼만데





























천왕 동릉에서 흘러내리는 지계곡에도 물이 철철



용추폭포(龍湫瀑布)와 용소(龍沼),

중봉골에선 최고를 자랑하는 폭포와 물웅덩이로,

5m 정도의 높이에서 크지 않은 바위를 사이에 두고 떨어지는데,

물줄기를 가르는 바위는 어쩌면 소머리와 비스무리하지 않을까 하는,

협곡을 이루며 좁고 길게 형성된 용소는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검푸르며,

그 아래 있는 동굴은 신선들이 신선너덜과 청학동을 드나드는 문으로,

동굴을 따라 들어가면 청학동(靑鶴洞)에 이른다는 전설이 있다는 걸,

그전엔 거의 다 마야독녀탕이 있는 델 용추폭포라 했지만,

그건 용추폭포 아닌 마야폭포라 하는 게 맞을 듯하며,

요즘은 여길 용추폭포라 하는 추세인 걸?(09:13 - 09:20, 1050m) 


서서히 지사모의 매력에 빠져가는 사나이,

그래 봤자 골병밖에 남는 게 없을 텐데,

지리산이란 고생문으로 들어서는 브레이크(brake)가 풀렸다고나?


첨벙거리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자니,

좀이 쑤시고 또 안달이 날 수밖에 없지만,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데 혼자서 무슨 청승으로,

지난주 작은조개골에서도 홀로 그러긴 했다만





1인자,

·다리·허리·어깨·옆구리·복숭씨(복사뼈)까지 안 아픈 데가 없다고 엄살이지만,

배낭만 짊어지고 나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게 잘만 가더란,

너무 잘나가는 바람에 느진목재에서도 황금능선을 따라 그대로 직진,

  전화를 받고서야 되돌아서는 해프닝(happening)이 벌어지기도,

가다가 돌아서면 2중으로 손해라던가?





왼쪽과 오른쪽 어디로든 돌아 올라도 되지만,

 1인자와 2인자만 오른쪽으로 돌고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쓰리고,

뭘 보는겨?

보이지도 않는 서방님을 찾고 있는겨?








잘 봐,

여긴 이렇게 오르는 거야!!!


잘 봤지?

바람소리 또 쓰리고


마야폭포(摩耶瀑布)마야독녀탕(摩耶獨女湯),

이젠 뭐가 뭔지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바뀌어 버렸는데, 

2011년 8월 7일과 8일 한밤중에 지리산을 휩쓴 태풍 무이파가 그랬다나?  

그전엔 거의 다 여길 용추폭포라 했다지만,

그 아래 물웅덩이는 마야독녀탕 아닌 용소가 될 것이요,

그럴 경우 마야독녀탕에 대한 설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용추폭포 300m쯤 위에 마야독녀탕이 있다 했거늘,

이 위엔 마야독녀탕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데는 없지 아니한가?


석가모니여래(釋迦牟尼如來)의 어머니 마야부인,

싯다르타 고타마 태자를 낳고 7일 만에 죽었다고 하는데,

중봉골의 이 작은 물웅덩이가 마야부인의 전용 목욕탕이었다는 건,

지금으로 봐선 참으로 놀랍고 황당한 일이 아닐까 하는,

인도의 성녀(聖女)가 이 먼 곳까지 와서 목욕을 했다?

전설은 전설일 뿐 너무 믿지는 말자!

제모습을 잃어버려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인데,

자연이란 늘 그대로가 아닌 끊임없이 변한다던가?(09:38, 1110m)





자료사진















또 좀 쉬었다 가세,

속이 출출하고 목도 컬컬한데,

 이만하면 마이 왔다 아이가!!!(09:46 - 09:58)


이따가 올라가야 할,

써리봉능선 끄트머리쯤인 듯?








윗용소라 부르기도 하는 듯,

물론 제대로 정립된 지명은 아니지만,

큼지막한 너럭바위와 어우러진 그럴싸한 폭포가 눈길을 끄는데,

이제부터 중봉골은 점점 더 투박해진다고나?

조금 전에 쉬었기에 그냥 지나치기로,

쉼터론 딱이요 안성맞춤이지만(10:07, 1170m)























빨간 열매를 수확하는 사람들,

그런 건 날짐승이나 길짐승들에게 양보해도 좋으련만











오늘따라 와 이리 힘이 드노?



작년에 왔던 덴데 어쩐지 낯이 서네.

석문골 입구가 아직 멀었나?


바람소리,

거긴 왜 쳐다보나?

내 뒤만 따라오면 되거든.











옳지,

이젠 잘 따라오네.

그러면 되는겨.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비스듬한 바위지대,

지도상 용추폭포로 되어 있는 곳이라는데,

이제 석문골 들머리가 얼마 남지 않았는 걸,

사태지역이 시작되는 곳이니 한 10분쯤이면 되려나?(10:34 - 10:37)





























왜 저러고 있을까?

태풍 무이파가 중봉골을 휩쓸었던 사태지역이 시작되며,

30m 남짓 위에서 석문골 들머리가 열리는데,

작년 여름에 왔던지라 공부라곤 안 해도 알 수 있는 걸











회나무 열매






써리봉 석문골이 중봉골로 흘러드는 합수지점,

잘 살피지 않고 무심코 가다 보면 놓치고 지나치기 쉬울 듯,

들머리가 턱이 높아 물이 적거나 없을 땐 골짝이 있는 줄도 모르겠고,

우리도 좀 더 올라간 이들이 있지 않았던가?(10:46 - 10:50)














사태가 난 중봉골 본류






통바위지대와 너덜지대가 이어지는 석문골,

넓지도 않고 물이 많은 것도 아닌 자그마한 골짝이지만,

나름대로의 매력과 볼거리를 선사한다고나?


























가고 또 가도 끝이 없는 대슬랩지대가 시작되는데,

작년에 5명이 왔을 때 점심을 먹은 곳이기도



































어느새 지리골엔 가을이 물들어가고















대슬랩지대는 끝이 났나?






어렵게 어렵게,

또 힘들게 힘들게





어렵고 힘들더라도 시키면 한다.

흔적은 남겨야 하니까.











난 누구게?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써리봉 석문,

나완 두 번째 만남인지라 더욱 반가운지도,

지리산 곳곳에 수많은 석문들이 있지만,

사실은 바위와 바위 사이의 틈이 좀 크게 벌어진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비해,

마치 숙련된 석공이 꿰맞춘 듯 윗부분이 반듯하게 얹힌 건 유일하다는데,

이 어찌 자연이 빚은 걸작품이라 아니할 수 있으랴?(11:44 - 11:53, 1550m)














자료사진





















유격훈련이 따로 있나?

이게 바로 유격이지.


이까짓 게 뭣이라고,

나도 올라간다.

아니 작년 8월에도 올라갔다.





정규 등산로로 빠져나가기에 바로 앞서 올라선,

지도상 써리봉으로 표기되어 있는 1586.7m봉 아래 전망대,

그냥 지나쳐도 상관없지만 일부러 올라가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좀 더 가 봤자 마땅한 장소도 없거니와 이미 때도 되었는 걸,

 앵경표 활어회와 고암표 김치찌개에다 부침개와 생김치 또 묵은지,

1인자 말마따나 맛도 없는(?) 고구마줄기무침과 꼬막된장까지 차려진,

이만하면 산해진미(山海珍味)가 그득한 진수성찬(珍羞盛饌) 아니던가?

푸짐한 오찬(午餐)과 더불어 곁들이는 말아주와 소주는 또 어떻고,

시시때때로 변하면서 천지조화를 부리는 안개와 구름은 운치를 더하는데,

그 옛날 신선인들 단 하루라도 이렇게 살았을까?(12:02 - 13:00)








바로 코앞에서 유혹하는 써리봉,

안 그래도 들렀다 가기로 마음을 먹었건만,

안개와 구름이 훼방을 놓는 바람에 파방이 되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나?


하봉 일대가 살짝 드러나고



살며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산청 독바위



눈 깜짝할 새만 한꺼번에 보여주는 천왕봉, 중봉, 써리봉









가야 할 황금능선









정규 등산로가 지나는 써리봉능선으로 빠져나가자,

써리봉과 황금능선 갈림길인 지리 07 - 16지점 사이인데,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을 것만 같은 써리봉은 마음만 보낼 수밖에는,,

곧장 황금능선 쪽으로 방향을 틀어 느진목재로 내려가기로,

써리봉에 대한 예의가 아니긴 하지만(13:03)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요,

끈질긴 생명력이라고나 할까?



지리 07 - 16지점,

황금능선과 치밭목대피소로 나뉘는 갈림길이자,

 써리봉능선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멋진 전망대이기도 하지만,

운무가 자욱한 지금 이 시간이야 그 무슨 소용이랴?

서둘러 황금능선으로 내려갈 수밖에는,

천왕봉 2.7km·유평 7.5km를 가리키고(13:08, 1623m)


천왕봉 3.0km·치밭목대피소 1.0km라지만,

천왕봉 2.7km라는 위치표지판과는 제법 차이가 나는데,

이정표는 참고만 할 뿐 너무 믿지는 말자!





황금능선 첫 전망대,

점심을 먹은 전망대가 코앞이고(13:12 - 13:17)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재미 또한 쏠쏠,

첫 번째와 두 번째 밧줄 사이에 돌아가는 길이 있고








우린 돌아간다.

밧줄이 있긴 마찬가지지만








그 무엇을 수확 중이라나?






물가름재,

장당골로 흘러드는 물가름골의 꼭대기인 셈이며,

마야독녀탕 위 중봉골로도 내려갈 수 있지만 못 본 척하고,

좀 더 간 느진목재에서 지리산신제단으로 내려설 거고(13:47, 1320m)












산죽지대 속의 공터,

1287.3m봉에 자리 잡은 묵은 헬기장이고(14:01 - 14:04)





누가(?) 보면 어쩌려고?



요즘 많이 예뻐졌다는 말에 빵,

언제는 안 예뻤나요?


왜 여섯이지?

먼저 내뺀 둘이 빠졌으니까.


뭔지도 알아볼 수 없게 낡아빠진 태극을닮은사람들 선함 표지기,

2015년 8월 8일 지리산신제단에서 느진목재로 오른다는 게 엉뚱한 데로 빠지는 바람에,

곳곳에 멧돼지 흔적이요 길도 없는 산죽지대를 치오르느라 참말로 식겁했단











느진목재(늦은목이) 사거리,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이 가장 많이 산다는 장구목 갈림길이기도,

이제 함께하던 황금능선과 헤어져 지리산신제단으로 내려가는데,

앞서간 둘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아 걱정이 아닐 수가,

혹시나 하고 전화를 하니 아니나다를까 황금능선으로 내달리고 있다나?

인생은 직진이라면서,

에라이,

아무리 그래도 여기선 우회전인데,

빠꾸 오라이!!!(14:19 - 14:25, 1140m)











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또 지리산으로,

물소리와 새소리는 말할 필요조차도 없고,

바람소리도 못 말리는 지리산 마니아(mania)라나?


개구쟁이 스머프(Smurfs)는 아닐 테고,

스머프 할배?























나보단 300m쯤 더 걸었다는데,

지친 기색이라곤 없이 잘도 내려가는 1인자,

싱싱한 통영산 해산물을 많이 먹어서가 아닐까?








지리산신제단(智異山神祭壇),

매년 10월경 지리산평화제가 열릴 때면 제를 올리는 곳으로,

제45회 지리산평화제(10.6 - 10.9)는 제18회 산청한방약초축제와 맞춰 개최한다고,

우리도 예를 갖춰 제를 올리고 나자마자 난데없이 소나기가 한줄기 퍼붓는데,

찌든 때를 씻어내고 가라는 지리산 산신령의 배려가 아니었을까?(14:53 - 15:00, 916m)









알리는 말씀,

이 지역은 지리산 영신을 안치한 제단영역으로서,

우리 군에서는 국태민안을 위한 평화제를 모시는 곳이오니,

모두 경건함 마음으로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는데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산청군수


환경교육원으로 가면 수월하건만,

휩쓸려가고 없는 길을 더듬으며 어렵사리 건너고





신선너덜이 바로 위에 보이고









7시간 만에 다시 돌아온 순두류 삼거리,

법계사 셔틀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걸어가기로 하는데,

중산리 소형주차장까진 예정에도 없던 덤이요 우수리가 아니던가?

그다지 서두르거나 널널하지도 않고 마침맞았다고나,

각 지역에서 3명씩이라 힘의 균형 또한 맞아서 좋았고,

사는 게 뭐 별거 있나요?

 사는 동안 건강하게 지리산이나 터벅거리면서,

욕 안 먹고 살면 되지 않을까요?(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