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2010년 3월 20일(토요일)
* 날 씨: 흐림
* 산 행 지: 경남 고성 선유산
* 산행거리: 8.1km
* 산행시간: 2시간 45분(운행시간 2시간 06분 + 휴식시간 39분)
* 산행속도: 보통걸음
* 산행인원: 3명
전국적으로 비와 함께 심한 황사가 온다는 기상정보만 믿고, 아무런 일정도
없던 터라 느긋이 일어나 보니, 황사는 맞는데 비는 오질 않습니다.
비가 올 것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또 슬슬 몹쓸병(?)이 도집니다.
이런 날씨에 내가 그냥 있을 순 없지!
화창하진 않지만 그래도 봄이란 계절에, 그것도 춘분을 하루 앞둔......
오늘은 웬지 혼자 가긴 싫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점심을 사준다는 조건으로 동지를 규합하니, 마눌님과 딸이
따라 나섭니다.
약속이 있다며 기어이 외면하는 아들을 빼고, 가족의 75%가 봄나들이에 나선
것입니다.
보금자리를 틀고 사는 진주 이현동에서 개양 오거리 - 문산 - 금곡을 거쳐,
30번 국가지원지방도를 따라 고성 영오면 소재지의 영오 사거리에서 1007번
지방도와 교차하며 직진하여 배둔 방면으로 0.8km 남짓 가니, 선유산 등산로
입구라는 멋진 표지석이 나오고, 우회전 하자마자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에 닿게
됩니다.
승용차 기준으로 20여 대 안팎의 수용능력은 되는 것 같습니다.
선유산 등산안내도가 있고, 산행 전후 몸을 풀 수 있는 체육시설도 있는 등
나름대로 배려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산행은 주차장과 맞닿은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으면서 시작됩니다.
소나무 숲길을 잠깐 걷는가 싶더니 밤나무 단지를 지나게 되고, 이후론 쭉쭉
벋은 소나무 숲길이 이어집니다.
등산로를 따라 진달래가 군데군데 보이긴 하나, 꽃을 피우기엔 아직 멀었나
봅니다.
부지런한 놈은 잔뜩 물이 올라 성급히 꽃망울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게으른
놈은 아직 봄이 온 줄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넓은 이마에 땀이 날 즈음, 첫봉인 들평봉(357m)에 다다릅니다.
먼저 가신 분께서 누워 정상을 지키고 있을 뿐, 숲에 가려 조망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잠시 앉아 목을 축이고 숨을 고릅니다.
오늘은 모시고 가는 일행이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잘 정리된 소나무 숲길을 타고 갑니다.
푹신푹신한 솔가리를 밟고 가는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코끝을 자극하는 은은한 솔향은 더더욱 좋습니다.
솔가리는 경상도에선 소나무갈비 또는 그냥 갈비라고도 합니다.
곳곳에서 꽃을 피운 춘란이 보기 좋습니다.
창선도만큼 많지는 않지만, 자생하는 춘란이 더러 보입니다.
소재봉에 닿습니다.
여기도 먼저 가신 몇 분이 누워 정상을 지키는데, 소나무 숲이 막아 조망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야산을 산행 하다 보면 웬만한 봉우리엔, 거의 다 먼저 가신 분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일어나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가끔은 선배에 대한 예의를
표하면서 지나치는게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나무의자 2개가 놓여 쉼터를 제공하는 소재고개를
지납니다.
왼쪽의 양산저수지 쪽으로도 길이 있으나, 상당히 묵은 것 같습니다.
제법 긴 가풀막을 차츰차츰 치오르니 억새밭이 나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유일한 억새 군락지입니다.
웬일인가 싶어 자세히 보니, 누웠던 분들이 일어나 자리를 옮긴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바로 위에 붙어서 돌담을 둘러친 곳에 계시던 분도 이사를 가고 없습니다.
형제바위 안내판이 있는 봉우리입니다.
능선 왼쪽 아래 어딘가에 있다고는 되어 있으나, 가는 길이 없는 걸로 봐서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잠깐 된비알을 치니 상여봉에 도착합니다.
만날재를 사이에 두고 선유산과 마주 보는 봉우리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도 한 분 누워 계십니다.
비스듬한 바위가 촘촘히 박혀 있는 한가운데에......
산행 중 처음으로 제대로 된 조망이 트입니다.
건너편엔 선유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눈을 내리깔면 양산저수지와 하산지점인
양호마을이 눈동자에 하나 가득 잡힙니다.
평평한 능선길을 1분 남짓 걸으면 커다란 바위가 막아서는데, 상여바위라고
한답니다.
선녀가 죽었다는 소식에 하늘나라 대왕이 보낸 상여라고 하는데, 올라가 보니
그럴 듯해 보입니다.
생각보다도 큰데다가 어쩌면 상여를 닮은 듯도 하고, 천년고찰 옥천사를 품은
연화산(528m) 일대가 잘도 보입니다.
상여바위에서 능선은 왼쪽으로 크게 꺾어지는데, 비교적 완만한 내림길을
따라 잠시 내려서니 만날재라는 곳입니다.
예전 양월과 개천 쪽으로 넘나들던 사람들이, 만나서 쉬는 곳이라고 하여
그렇게 부른다고 한답니다.
선유산 정상을 거치지 않고 금굴을 지나, 체육시설이 있는 서나베이로 가는
사면 지름길이 있습니다.
이제 선유산 정상(418m)은 0.3km가 남았습니다.
제법 가풀막길을 올라서니, 능선이 다시 한번 왼쪽으로 크게 휘면서 평평해
지는데, 정상부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께게 됩니다.
잡목을 제거하여 거치적거리는 것도 없어 시원해 보입니다.
자그마한 정상석 아래로 돌탑이 하나 있고, 선유산 유래를 적은 안내판도
있는데, 하늘나라 선녀가 나무꾼과 사랑을 싹틔우며 놀았다고 하여 선유산이라고
한다고 되어 있답니다.
예전엔 선녀도 참 많았는가 보는데, 그 많던 선녀는 다 어디로 갔는지......
조망은 다 좋은 편이나, 특히 동남쪽은 막힘이 전혀 없고 고성 배둔이 손아귀
에 들어올 듯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흐린데다 황사 때문에 조금은 아쉽긴 해도......
원점회귀를 위해 되돌아서지 않고, 능선을 타고 그대로 내려갑니다.
제법 심한 내리막길입니다.
토사 유출을 방지하고 또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군데군데 나무토막을 박아
계단을 만들어 놓아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띠바위를 지납니다.
상사병에 걸린 선녀가 죽자 지키던 시녀들도 같이 죽어 띠바위로 변했다는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별 특징 없는 평범한 바위에 불과합니다.
체육시설이 있는 서나베이에선 왼쪽 사면을 따라, 금굴을 지나 만날재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나무에 그네도 매달아 놓았는데, 흥미가 있는 분들은 한번 뛰어보심이......
서나베이 아래로는 비교적 완만한 내림길입니다.
잘 정비된 길을 솔향을 맡으며 내려갑니다.
얼마전만해도 흔치 않던 소나무 숲, 지금은 어딜 가나 볼 수 있으니 한마디로
우리나라 좋은 나라입니다.
밤나무 단지가 있는 웃고개에선 Y자로 길이 갈리는데, 오른쪽은 양월마을로
가고 왼쪽은 양호마을로 갑니다.
어디로 가든 상관없지만, 차량회수가 용이한 양호마을 길로 들어섭니다.
밤나무 단지로 약간 우회하다 또 다시 주능선을 타고 갑니다.
근처 산 곳곳에 밤나무 단지가 조성된 것이 보입니다.
밤 생산이 많은 곳임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정도로......
30번 국가지원지방도가 지나는 양호마을로 내려와, 영오면 소재지로 가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오른쪽을 따르면 양월마을을 지나 배둔으로 갈 수 있습니다.
길가엔 선유산 등산안내도가 있고, 선암경로당회관과 양호마을 버스정류소,
양호마을 표지석과 멀지 않은 곳입니다.
도로를 따라 걸어가 수동마을 버스정류소와 본양마을 버스정류소를 지나,
선유산 등산로입구 표지석에서 왼쪽으로 꺾자마자, 황새등이란 자그마한
안내판이 있습니다.
진양 하씨 선산이 있는 곳으로, 황새등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그렇게 부른
다고 합니다.
잠시 후 주차장으로 되돌아가 산행을 끝마칩니다.
원점회귀산행이 완성된 셈입니다.
비록 도로를 2.3km 남짓 타긴 했어도......
영오면 소재지에서 돼지국밥으로 약속을 지킵니다.
출출하던터라 무었보다도 맛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한 가족산행 내지는 봄나들이!
이런 날도 있기에 한 가정의 평화는, 그래도 유지되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몇 달은 또 끄떡없을 겁니다.
나 홀로 싸돌아다닐지라도......
우린 이렇게 삽니다.
따로 또 함께 알콩달콩 그런대로 재미있게!!!
* 산행일정
09:40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10:03 - 10:08 들평봉
10:21 - 10:26 소재봉
10:35 소재고개
10:46 - 10:51 형제바위 안내판봉
10:55 - 10:59 상여봉
11:01 - 11:03 상여바위
11:10 만날재
11:15 - 11:30 선유산
11:35 띠바위
11:37 - 11:40 서나베이
11:43 웃고개
11:55 양호마을
12:08 수동마을 버스정류소
12:17 본양마을 버스정류소
12:25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 산행거리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 1.6km - 들평봉 - 0.9km - 소재봉 - 0.5km - 소재고개 -
0.6km - 상여봉 - 0.1km - 상여바위 - 0.5km - 만날재 - 0.3km - 선유산 - 0.3km -
서나베이 - 0.4km - 웃고개 - 0.6km - 양호마을 - 0.9km - 수동마을 버스정류소 -
0.8km - 본양마을 버스정류소 - 0.6km -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영오 사거리(1)
선유산 등산로입구
연촌마을 버스정류소
연촌마을 표지석
황새등 안내판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이정표(들평봉은 1.6km인데?)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선유산 등산안내도
선유산 등산안내도 안의 안내도
연촌마을 선유산 주차장 선유산 유래 안내판
들평봉 안내판과 이정표
들평봉 안내판
들평봉 이정표
들평봉 부근 진달래
소재봉 가는 길옆 춘란
소재봉 이정표
소재봉
소재봉 안내판
소재고개 가는 길옆 생강나무
소재고개 이정표
소재고개 나무의자
억새밭
형제바위 안내판
형제바위 안내판봉
상여봉 이정표
상여봉
상여봉에서 본 양산저수지와 날머리 양호마을
상여봉에서 본 마을 풍경
상여바위
만날재 안내판
만날재 이정표
만날재
선유산 정상석(1)
선유산 정상석(2)
딸과 마눌님(1)
딸과 마눌님(2)
나(1)
나(2)
마눌님과 나(1)
마눌님과 나(2)
선유산 정상의 선유산 안내판
선유산 정상 이정표
선유산 정상 돌탑
선유산에서 본 배둔 방향
선유산 정상
선유산 정상 밑 심은 돌
띠바위 안내판
띠바위(1)
띠바위(2)
띠바위 밑 심은 돌
서나베이
서나베이 이정표(1)
서나베이 이정표(2)
웃고개 이정표
웃고개
양호마을 매화
양호마을 날머리 선유산 등산안내도
양호마을 날머리 이정표
선암경로당회관
양호마을 버스정류소
양호마을 표지석
수동마을 버스정류소
본양마을 버스정류소
본양마을에서 본 선유산
본양마을 산수유
영오 사거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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