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 2010년 2월 7일(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영각사주차장 - 영각재 - 남덕유산 - 월성재 - 삿갓봉 - 삿갓골재대피소 - 황점
* 산행거리 : 12.3km
* 산행시간 : 6시간 35분(운행시간 4시간 36분 + 휴식시간 1시간 59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21명(진주교도소 진등회원들과 함께)
남덕유산(1507.4m)!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1610m)과는 14.8km 떨어져 있으며, 서봉(장수 덕유산, 1492m)과는 마주보며
쌍벽을 이루는 덕유산 제3봉입니다.
오늘은 나 홀로가 아닌 단체산행입니다.
직장등산동호회인 진주교도소 진등회원들과 함께합니다.
남덕유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영각사주차장(660m)은 이미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으며,
영각사는 신라 헌강왕 3년(877) 심광대사가 창건했다니 천년이 넘는 고찰인 셈입니다.
채비를 하고선 장도에 오릅니다.
오늘따라 겨울과는 거리가 먼 포근한 봄 날씨입니다.
겉옷을 벗어도 추운 줄을 모릅니다.
장갑을 벗어도 손 시려운 줄도 모릅니다.
영각탐방지원센터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가지만, 한참을 올라도 먼지만 풀풀 날립니다.
기대했던 눈은 보이질 않고, 계곡의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왜 이러는 걸까?
벌써 이래도 되는 걸까?
영각재에 이르기까진 별 볼거리도 없는 지루한 길입니다.
게다가 쭉 가풀막이 이어지니, 상당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제법 긴 나무계단으로 3명이 먼저 영각재(1290m)로 올라섭니다.
선두그룹입니다.
영각재는 사거리 갈림지점입니다.
오른 곳을 기준으로 직진(동쪽)하여 내려서면 황점으로 이어지고,
우회전(남쪽)하면 하봉(1363m)을 거쳐 남령으로 내려서는 진양기맥길이요,
좌회전(북쪽)이 오늘 가야 할 남덕유산 쪽입니다.
잠깐 숨을 고릅니다.
아직은 몸 상태가 괜찮은 편입니다.
우려했던 오른쪽 무릎에도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뿐, 그런대로 잘 버텨주니 고맙습니다.
평지보단 오히려 산길에 더 적응이 수월한 게 신통합니다.
처음엔 절뚝거리던 걸음걸이가 차츰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주등산로에서 벗어나 왼쪽(서쪽)의 참샘으로 갑니다.
남덕유산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일인데, 이곳의 고도 표기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이정표에 해발 1440m라고 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나온 영각재가 1290m 정도이니, 1340m라면 이해가 되지만......
더군다나 남덕유산 정상이 1507.4m라고 하는데, 여기보다 겨우 67m가 높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답니다.
중봉의 높이가 1440m 정도 된다고 하네요.
100m 조금 더 갔을까, 자동우량경보장치와 참샘이 자리 잡은 공터에 다다릅니다.
남강의 발원지로 각광을 받았던 참샘!
언젠가부터 지리산 천왕샘에게 그 자리를 양보한 채, 지금은 또 다른 남강 지류인 경호강의 발원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천왕샘과 참샘에서 발원한 덕천강과 경호강은, 진주 진양호에서 만나 남강으로 이어집니다.
남강은 낙동강으로 흘러듭니다.
얼었으리라 생각한 참샘에서 조금씩 물이 나옵니다.
물맛 또한 괜찮습니다.
주능선으로 되돌아가자, 뒤늦은 일행들이 올라옵니다.
객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자 더욱 반갑습니다.
철계단이 나오는가 싶더니 바위를 타는 등, 오를수록 길은 점차 험해집니다.
군데군데 얼음이 깔린 길이니 꽤나 미끄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좁은 길을 오르자니 진행이 더딥니다.
추월은 생각지도 못하지만, 바쁠 것도 없으니 되는대로 오릅니다.
우뚝 솟은 바위와 눈과 얼음이 어우러진 중봉(1440m)이 아름답습니다.
남덕유산 산행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중봉구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랍니다.
중봉 정상부엔 나무데크를 설치하여, 주변을 조망하기에도 딱 좋은 곳입니다.
남덕유산 정상을 비롯한 덕유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가 하면, 멀리 진안 마이산이 귀를 쫑긋 세운
모습도 보입니다.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와, 가야산도 선명하게 눈에 담깁니다.
날씨만 포근한 게 아니라 가시거리까지 좋으니, 그야말로 눈이 호강이요 마음은 즐겁습니다.
산을 더러 다니는 편이지만, 이런 날을 만나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많은 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걸음을 재촉합니다.
힘들어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안타까운 마음일 뿐 어쩔 수는 없습니다.
누구라도 단 한발짝도 대신 걸어줄 순 없는 법!
믿는 것은 오직 자신 뿐이요, 어쨌거나 스스로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정상으로 이어진 나무계단을 따라, 이윽고 남덕유산(1507.4m)으로 올라섭니다.
많은 산꾼들로 북적거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인데, 불경기일수록 산을 찾는 사람은 는다고 합니다.
그건 투자에 비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겠지요?
정상석을 에워싸고선 돌아가며 흔적을 남깁니다.
가야 할 덕유주릉 삿갓봉의 우뚝 솟은 모습이 반가우며, 맞은편 서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와 가야산은, 중봉에서와 다를 바 없이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인 셈입니다.
어쩌면 이런 맛에 산을 다니는지도 모릅니다.
덕유주릉으로 조금 내려서자 제법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거창군 극서점이자 서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는 곳입니다.
아직은 좀 이른 편이지만,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로 합니다.
눈 위에다 주방을 차립니다.
조금씩 갖고 온 반찬이 모이자 진수성찬입니다.
문어와 낙지에다 주꾸미를 더한 해군이 주축이 되고, 삼겹살과 김치를 비롯한 육군도 가세합니다.
공군이 빠진 게 좀은 아쉽긴 해도, 어디에 견줘도 뒤질 게 없는 훌륭한 오찬입니다.
막걸리와 소주에다 몇 년 묵은 매실주까지, 곁들이는 반주야말로 일품 바로 그 맛입니다.
박광식 소장이 돌아가며 한 잔씩 권합니다.
모두들 사양 않고 잘도 받아 마십니다.
오가는 술잔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눈이 제법 많은지라 아이젠을 차고 내려갑니다.
남덕유산에서 월성재까지는 기울기가 상당한 내리막입니다.
반대로 월성재에서 오르자면 땀깨나 쏟아야 하는 가풀막입니다.
월성재(1240m)는 안부 사거리인데, 왼쪽(북쪽)의 토옥동계곡은 출입금지구역입니다.
오른쪽(남쪽)은 월성계곡과 황점으로 이어집니다.
일행 몇몇이 슬그머니 월성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삿갓골재대피소에서 삿갓골로 내려서서 황점으로 가기로 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지 단축코스로
빠져버린 것입니다.
한 덩치하는 장동희 교사가 같이 가려다, 그만 나에게 덜미를 잡힙니다.
여기까지 와서 탈출을 왜 해?
끝까지 가야지!
달리기도 등산도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몸체에 비해 엔진 용량이 작아서인지 허덕거리기 일쑤인
친구입니다.
마지못해 따라옵니다.
갈수록 눈이 많은 데다, 때로는 얼음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월성재에서 삿갓봉에 이르기까지는, 크고 작은 예닐곱 봉우리를 넘기에 힘깨나 드는 구간입니다.
맞은편에서도 많은 산꾼들이 몰려오는데, 서로 비켜가느라 더러는 지체가 됩니다.
멋진 정상석이 자리 잡은 삿갓봉(1418.6m)으로 올라섭니다.
지나온 남덕유산과 서봉을 비롯한 덕유주릉이 깨끗하게 들어옵니다.
그놈의 날씨 참으로 좋다, 좋아!
잠깐 머문 삿갓봉을 내려서는데, 이제 내려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더 이상 오르막은 없으니까요.
삿갓골재대피소(1280m)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흔적을 남깁니다.
아담하고 조용한 대피소입니다.
남쪽으로 60m 남짓 내려가자 샘이 있는데, 참샘 또는 삿갓골샘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샘의 물은 낙동강 지류인 황강으로 흘러간다고 합니다.
물맛을 보자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산을 다니며 물맛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어서 삿갓골로 내려서는데, 험하지는 않지만 골은 상당히 깊은 것 같습니다.
이래봬도 명색이 덕유산 자락의 골짜기가 아닌가!
남쪽이라 그런지 등산로의 눈은 다 녹고 없습니다.
그렇게 비탈지지도 않은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물소리가 크게 들리는 너럭바위 쉼터에서 쉬어가는데, 20명은 앉아도 될 정도의 비스듬한 큰 바위입니다.
얼음이 덮어버린 누운폭포 또한 멋진 볼거리입니다.
한쪽에선 눈과 얼음이 녹아내린 물소리가 청아하고, 다른 한쪽은 계곡을 덮은 얼음이 아직은 봄이길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봄과 겨울이 한데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등산로는 계곡을 따라, 때로는 가로지르기도 하면서 완만하게 이어집니다.
삿갓골은 그저 그렇고 그런 수수한 골짝이지만, 어쩌면 그게 나름대로의 매력인지도 모릅니다.
거창 북상면 월성리 황점마을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월성재로 이어지는 월성계곡 입구와는 200m 남짓 떨어진 곳입니다.
남령을 거쳐 서상까지는 16km고요.
조금 늦은 동료들과 반가운 해후를 합니다.
그렇게 오랜만도 아니지만, 하루를 함께한 사이라서 더욱 그런지도 모릅니다.
차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내 삶의 터전과 보금자리가 있는 가야 할 곳 진주로......
* 산행일정
09:25 영각사주차장(660m : 남덕유산 3.8km, 영각탐방지원센터 0.4km, 영각사 0.3km)
09:32 - 09:37 영각탐방지원센터(남덕유산 3.4km, 영각재 2.5km, 영각사주차장 0.4km)
10:35 - 10:40 영각재(1290m : 남덕유산 0.9km, 영각탐방지원센터 2.5km)
10:43 참샘 갈림길(남덕유산 0.8km, 영각탐방지원센터 2.6km)
10:46 - 10:52 참샘
10:55 참샘 갈림지점
11:12 - 11:17 남덕유산 중봉(1440m)
11:30 - 11:35 남덕유산(1507.4m : 영각탐방지원센터 3.4km, 향적봉 14.8km, 서봉 1.5km)
11:37 - 12:35 서봉 갈림지점 공터(남덕유산 0.1km, 서봉 1.4km, 삿갓골재대피소 4.2km)
12:40 백두대간 서봉 지름길(남덕유산 0.3km, 서봉 1.1km, 삿갓골재대피소 4.0km)
13:00 - 13:05 월성재(1240m : 남덕유산 1.4km, 향적봉 13.4km, 삿갓골재대피소 2.9km, 황점 3.8km)
13:57 삿갓봉 갈림지점(월성재 1.9km, 삿갓봉 0.3km, 삿갓골재대피소 1.0km)
14:02 - 14:09 삿갓봉(1418.6m)
14:25 - 14:33 삿갓골재대피소(1280m : 남덕유산 4.3km, 월성재 2.9km, 향적봉 10.5km)
15:17 - 15:32 너럭바위 쉼터(삿갓골재대피소 2.5km, 황점 1.7km)
16:00 황점마을(삿갓골재대피소 4.2km, 월성재 3.8km)
* 구간거리(12.3km)
영각사주차장 - 0.4km - 영각탐방지원센터 - 2.5km - 영각재 - 0.1km - 참샘 갈림지점 -
0.8km - 남덕유산 - 0.1km - 서봉 갈림지점 공터 - 0.2km - 백두대간 서봉 지름길 - 1.1km
- 월성재 - 2.9km - 삿갓골재대피소 - 2.5km - 너럭바위 쉼터 - 1.7km - 황점마을
* 참샘을 경유한 0.3km는 뺀 거리임
영각사주차장 등산로 입구
영각탐방지원센터
버스시간표
영각재 이정표
영각재에서 하봉 방향
영각재
참샘 안내문
참샘
참샘에서 김재팔 교위, 김종필 교위
참샘에서 나
참샘 갈림지점 이정표
중봉
중봉
중봉에서 본 남덕유산 정상
중봉에서 본 덕유산 주능선
중봉에서 최영규 교위
중봉에서 장동희 교사, 박노제 교위
남덕유산 정상석
남덕유산에서 김정숙 교위
남덕유산에서 본 덕유산 주능선
남덕유산에서 본 서봉
서봉 갈림지점 공터 이정표
백두대간 지름길 이정표
월성재
월성재 이정표
삿갓봉 갈림지점 이정표
삿갓봉 정상석
삿갓골재대피소 이정표
삿갓골재대피소 이정표
삿갓골재대피소
삿갓골재대피소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나, 이용효 교사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박노제 교위, 나, 이용효 교사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박광식 진주교도소장
봄과 겨울이 어우러진 삿갓골(너럭바위 쉼터)
아직은 겨울임을 애써 고집하는 삿갓골(너럭바위 쉼터)
너럭바위 쉼터 바로 밑 이정표
너럭바위 쉼터 바로 밑 이정표 근처 나무다리
황점마을 이정표
황점마을 이정표
황점마을
황점마을 이정표
황점마을 의사박공삼형제항일사적비
황점마을 의사박공삼형제항일사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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