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둘레산 이어가기

* 날      짜 : 2009년 5월 24일(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선학 사거리 - 선학산 - 비봉산 - 대룡산 - 숙호산 - 판문산 - 칠봉산 - 망진산 - 주약동

* 산행거리 : 31.5km

* 산행시간 : 7시간 10분(운행시간 6시간 43분 + 휴식시간 27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가까이 있어 곁에 두고 늘 함께하면서도 먼 산만 바라보느라 소홀히 한 우리의 이웃 산이 있습니다.

선학산, 비봉산, 대룡산, 숙호산, 석갑산, 판문산, 칠봉산, 망진산......

모두가 진주 시내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친숙한 산들인지라 진주의 둘레산이라 불러봅니다.

진주의 내로라하는 산꾼들이 너도나도 지리산 당일종주를 떠나던 5월의 어느 일요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진주의 둘레산 산행으로 달래고자 나 홀로 길을 나섭니다.

오래 전부터 가슴에 품어왔던 숙제이기도 합니다.  

하대2동 선학아파트 앞 선학 사거리에서 첫발을 내딛습니다.

일신아파트와 진주교회 사이의 뒷골마을경로당에서 선학산 자락으로 올라붙습니다.

진주의 고만고만한 산 가운데 가장 찾는 사람이 많다는 선학산은, 오늘도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며 북적거립니다.

선학산 정상엔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진주 305)이 자리 잡고 있으며, 시민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남강를 비롯한 진주 시내가 시원스레 들어옵니다. 

4차선으로 말끔히 단장한 말티고개로 내려서며 선학산을 빠져나오자, 이번엔 비봉산이 보낸 임도가

이어받으며 홀로 간 날 맞습니다.

군데군데 뽕나무 열매인 오디 수확이 한창입니다.

남 일하는데 지나가려니까 약간의 미안함도 없잖아 있었지만, 저마다 삶의 방식은 다른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비봉산 정상의 소나무가 아파 보여 가슴이 아립니다.

예전엔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왜 나무를 옮겨 심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시바삐 기운을 차리고

푸르름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주 강씨의 시조인 고구려병마도원수 강이식 장군을 모신 봉산사와 봉원중학교를 지나,

상봉서동과 집현면을 가르는 못재에서 못재마을 길을 따라 대룡산 자락으로 들어섭니다.

봉지를 둘러쓴 배와 복숭아가 몸집 불리기를 하는가 하면,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가 탐스럽습니다.

하나 따서 맛이나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다가, 섬뜩한 경고 문구가 눈에 띄어 그만 뜻을 접습니다.

“인간이라면 손대지 마라.”

아무리 1년 농사라지만, 사람 사는 세상의 모습이 이래서야?!

씁쓸한 마음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경진고등학교와 천진암으로 이어지는 안부에 체육시설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대룡산 정상은

바로 위 둥글고 큰 물탱크가 있는 산딸기 밭입니다.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가 들어오는 멋진 전망대입니다. 

진주시 관내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각한터널 위를 지나 내려가, 이현동과 명석면을

가르는 나불교에서 옛 국도 3호선을 따르다 명석파출소에서 숙호산 자락으로 접어듭니다.

제법 가풀막을 치올라 명석터널 윗봉을 지나자 널따란 매실밭이 나옵니다.

수확을 앞둔 매실이 많이도 달렸습니다.

수령이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열매가 굵운 데다 때깔도 좋습니다.

나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젊을 때가 좋은 것 같습니다.

산불감시초소봉에서 내려서다 오르자, 바위산 삼거리라 부르는 곳에 닿습니다.

대아고등학교와 판문동 상촌마을로 길이 나뉘며, 이 일대는 물론 오늘 걷는 진주의 둘레산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179m)입니다.

잡목에 가려 아쉽게도 조망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대아고등학교 쪽으로 좀 더 나아가자, 삼각점(진주 407)이 박힌 지형도상 숙호산입니다.

간단한 체육시설이 있을 뿐, 별스런 볼거리도 없으며 조망 또한 별로입니다.

숙호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한적한 편이었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이 늘어 꽤나 붐비는

편입니다. 

서진주터널 위를 지나 석갑산체육공원으로 갑니다.

신안동과 평거동의 많은 시민들이 애용하는 곳입니다.

석갑산 남쪽 기슭엔 경상남도 사적 제164호로 지정된 고려고분군 6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묵은 삼각점과 작은 바위가 징검다리처럼 박혀 있는 판문산을 내려가, 중부고속도로(제35호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합니다.

통영은 54km요, 진주분기점은 6km 지점입니다.

판문산배드민턴장과 체육장을 지나 평거초등학교로 내려섭니다.

숲에서 나가 아스팔트 위를 걷자, 사정없이 내리쬐는 5월의 햇살이 부담스럽습니다. 

남강댐 노을공원(물문화관)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편의점에서 산 김밥 세 줄이 전부지만, 땀 흘린 뒤의 그것은 진수성찬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름다운 남강을 끼고 능선길이 이어지는데, 지루하지 않을 만큼 오르내립니다.

산길 주변의 빨간 넝쿨딸기 몇 개를 입에 넣어봅니다.

아직은 덜 익었는지, 달콤함과 텁텁함이 함께 느껴집니다.

간단한 체육시설과 사각쉼터 전망대가 있는 칠봉산에서 조망이 열립니다.

진양호와 평거동 그 아래 신안동 일대가 잘도 보입니다.

약수암 갈림길을 지납니다.

중부고속도로 밑을 또 한 번 통과합니다. 

일신건영 남강 휴먼빌 공사현장을 오른쪽으로 돌아 철길을 건너고, 내동초등학교를 지난 내동고개에서

망진산 자락으로 올라붙습니다.

내동고개는 내동면과 망경동의 경계지점입니다.

완만한 비탈길을 오르자, 망진산 주능선 내동고개 갈림길에 다다릅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오른쪽은 석류공원과 경상대학교로 가는 길입니다.

매실밭이 또 나오는데, 여기도 매실이 참 많이도 달렸습니다.

아마도 올해는 매실농사가 풍년인 것 같습니다. 

한바탕 가풀막을 치고선 망진산으로 올라섭니다.

 

망진산은 망경산으로 더 잘 알려진 산입니다.

정상엔 삼각점(진주 303)과 산불감시초소 및 방송중계시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체육시설도 잘

설치되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북쪽 250m쯤 떨어진 곳에 봉수대가 있으며, 망진산에서의 조망은 진주 제일을 자랑합니다.

웅석봉, 금오산, 와룡산, 자굴산 등 주변의 높고 낮은 산들이 빠짐없이 들어오는가 하면,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까지 어디 하나 거칠 것이 없습니다.  

진주 시내의 중서부도 한눈에 담깁니다.

조망을 즐기며 잠깐 머물다 주약동 쪽으로 내려섭니다.

기나긴 산행이 마침내 막바지에 접어든 셈입니다.

망경초등학교 갈림길을 지납니다.

몸이야 좀은 피곤하긴 해도, 숙제 하날 해결했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입니다.

주약동 한주럭키아파트 갈림지점인 느티나무 보호수를 뒤로 하고, 약골마을 표지석이 있는 주약초등학교

앞을 지나 주약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에서 둘레산 잇기를 마무리합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산,

들 때마다 포근히 감싸 안을 뿐 결코 거부하지 않습니다.

걸을 수 있는 산이 있어 우린 행복한지도 모릅니다.

 

 

 

* 산행일정

08:00              하대2동 선학 사거리(선학산 2.0km)

08:03              뒷골마을경로당

08:24              선학산 - 말티고개 갈림지점

08:30 - 08:33   선학산(134.3m : 선학아파트 2.0km, 말티고개 1.0km)

08:39              선학산 - 말티고개 갈림지점

08:47              말티고개(선학산 1.0km, 비봉산 3.4km)

09:05              봉래초등학교 갈림지점

09:18              돌산 갈림지점

09:21              의곡사 갈림점

09:26              비봉산(142m : 말티고개 3.4km, 봉산사 0.5km)

09:34              봉산사(비봉산 0.5km, 못재 1.0km)

09:45              못재(봉산사 1.0km, 대룡산 1.5km)

09:52              대룡골 안부(못재 0.6km, 대룡산 0.9km, 나불교 1.9km)

09:56              대불사

10:02              대룡산(122m : 못재 1.5km, 나불교 2.8km)

10:08              대불사

10:12              대룡골 안부

10:26              각한터널 위

10:38              나불교(대룡산 2.8km, 명석파출소 1.0km)

10:48              명석파출소(나불교 1.0km, 숙호산 4.0km)

10:57              명석터널 윗봉(163m)

11:09              산불감시초소봉(177.6m)

11:19              바위산 삼거리(179m : 명석파출소 2.2km, 숙호산 1.8km)

11:29              두곡마을 갈림지점

11:42 - 11:46  숙호산(137.5m : 바위산 삼거리 1.8km, 석갑산체육공원 1.3km)

11:51              돌개비고개(서진주터널 위 느티나무 쉼터)

11:59              체육장 삼거리

12:01 - 12:03   석갑산체육공원(숙호산 1.3km, 판문산 0.5km)

12:05              체육장 삼거리 

12:10              판문산(172m : 석갑산체육공원 0.5km, 평거초등학교 2.1km )

12:18              중부고속도로 굴다리(통영 54km, 진주분기점 6km, 서진주나들목 1km)

12:28              판문산체육장(사각쉼터)

12:37              평거초등학교(판문산 2.1km, 남강댐 노을공원 2.2km)

13:00 - 13:15   남강댐 노을공원(평거초등학교 2.2km, 망진산 6.5km, 석류공원 9.1km)

13:31              내동 삼계리(현대택배) 갈림지점

13:47              칠봉산(163.8m : 약수암 432m, 물문화관 2,660m, 망진산 3.8km)

13:51              약수암 갈림지점

14:01               KT 중계탑

14:10              동원가스충전소(내동파출소, 내동면사무소)

14:14              내동초등학교

14:17              내동고개(물문화관 4.5km, 망진산 2.0km, 석류공원 4.6km)

14:27              망진산 주능선 내동고개 갈림지점(망진산 1.2km, 석류공원 3.8km, 물문화관 5.3km)

14:42 - 14:45  망진산(178m : 석류공원 5.0km, 물문화관 6.5km, 주약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 1.7km)

14:51             망경초등학교 갈림지점

15:01             주약동 한주럭키아파트 갈림지점(느티나무 보호수)

15:08             주약초등학교

15:10             주약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망진산 1.7km)

 

 

* 구간거리(31.5km)

하대2동 선학 사거리 - 2.0km - 선학산 - 1.0km - 말티고개 - 3.4km - 비봉산 - 0.5km - 봉산사

- 1.0km - 못재 - 1.5km - 대룡산 - 2.8km - 나불교 - 1.0km - 명석파출소 - 2.2km - 바위산

삼거리 - 1.8km - 숙호산 - 1.3km - 석갑산체육공원 - 0.5km - 판문산 - 2.1km - 평거초등학교

- 2.2km - 남강댐 노을공원 - 2.7km - 칠봉산 - 1.8km - 내동고개 - 0.8km - 내동고개 갈림지점 -

1.2km - 망진산 - 1.7km - 주약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