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엎어진골로 오른 일출봉

큰집사람 2019. 1. 27. 21:01

 

* 날      짜 : 2019년 1월 27일(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중산리 - 법천폭포 - 홈바위 - 엎어진골 - 일출봉 - 곡점능선 - 백운암 - 중산리  

* 산행시간 : 9시간 18분((운행시간 6시간 04분 + 휴식시간 3시간 14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10명(앵경, 은아, 솜다리, 쓰리고, 고남, 신난다, 고암, 유비, 큰골, 선함) 

 

 

 

 

 

* 산행일정

08:20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08:48          칼바위(830m)

08:51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850m)

09:10 - 09:42  법천폭포

09:50          칼바위골 최고의 물웅덩이

10:10          홈바위

10:14 - 10:24  너덜지대 돌탑

10:28          칼바위골 + 엎어진골 합수지점

10:51 - 11:12  엎어진골 좌우골 합수지점(1250m)

11:36 - 12:40  점심

13:20 - 13:31  일출봉능선 접속

13:37 - 13:43  전망대

13:50 - 14:35  일출봉(1690m)

15:15          묵은 헬기장

15:27 - 15:32  청래골 갈림길

15:37 - 15:40  전망대(1)

15:58 - 16:02  전망대(2)

16:13          곡점능선 - 백운암능선 갈림길

16:16 - 16:19  백운암능선 전망대

17:16 - 17:26  백운암

17:38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대한(1.20)과 입춘(2.4)의 중간쯤이니 아직은 한겨울이라 할 수 있건만,

인간 세상은 마치 해동(解冬)이라도 한 듯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데,

 신의 영역이라는 지리산이라고 별수야 있겠냐마는,

엎어진골로 일출봉으로 올라 백운암능선을 타고 돌아오기로,

낯익은 또 낯선 곳도 있지만,

지리산을 찾아 헤매는 마니아(mania)들인데,

그 어딘들 무슨 문제가 있을까?(08:20)

 

2인자,

1달 동안의 1인자놀이를 청산하고 다시 2인자로,

본래 그 자리로 돌아갔으니 손해랄 것도 없는가?

 

 

 

 

지리산국립공원,

지리산은 신선이 내려와 살았다는 삼신산(三神山 : 금강산, 한라산, 지리산)의 하나로

<지혜(智慧)로운 이인(異人)이 많이 계시는 산>이란 뜻의 지리산(智異山),

불가에서 깨달음을 얻은 큰스님의 처소를 가리키는 뜻의 방장산(方長山),

백두산의 맥이 뻗어 내렸다 하여 두류산(頭流山) 등으로 불리웁니다.

 

지리산은 모든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탐방코스인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의 삼대 주봉을 연결하는 종주능선(25.5km)

삼대에 걸쳐 공을 들여야만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日出)을 비롯한 지리 10경,

옛 선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많은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희귀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입니다.

지리산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이 아름다운 자연을 탐방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최초(1967.12.29)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백운암 갈림길,

백운암 0.5km를 가리키는데,

이따가 저리로 내려올 거고

 

법계교에서 쳐다본 천왕봉,

오늘은 올라가는 게 아닌 바라보는 걸로

 

우천 허만수 추모비(宇天 許萬壽 追慕碑),

본래 법계교 부근의 중산리야영장 이정표 앞에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7일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앞으로 옮겼는데,

탐방안내소 앞에 비가 있는 게 미관상 좋지 않은데다

탐방객들에게도 자연친화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20여일 뒤 다시 법계교 부근의 중산리자연관찰로 공터로 옮겼다 하고

 

 

山을 위해 태어난 山사람 宇天 許萬壽 追募碑(우천 허만수 추모비)

산을 사랑했기에 산에 들어와 산을 가꾸며 산에 오르는 이의 길잡이가 되어 살다

산의 품에 안긴 이가 있다.

사람들이 일러 산사람이라 했던 그분 우천 허만수님은

1916년 진주시 옥동봉 태생으로 일본 경도전문학교를 졸업했으며

재학 시 이미 산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열정이 유달랐던 분이다.

 

님은 산살이의 꿈을 이루고자 40여 세에 지리산에 들어와 가없는 신비에

기대 지내며 산을 찾는 이를 위해 등산로 지도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고

대피소나 이정표지판을 세우기도 하고,

인명 구조에 필요한 데는 다리를 놓는 등 자연을 진실로 알고

사랑하는 이만이 해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의 길을 개척해 보였다.

 

조난자를 찾아 헤매기 20여 년, 조난 직전에 사람들을 구출하거나

목숨을 잃은 이의 시신을 찾아 집으로 돌려보내고

부상당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옮겨 치료한 일 헤아릴 수 없으며,

지리산 발치의 고아들에게 식량을 대어 주고

걸인들에게는 노자를 보태어 준 일 또한 이루 헤아릴 길 없으니,

위대한 자연에 위대한 품성 있음을 미루어 알게 되지 않는가?

 

님은 평소에변함없는 산의 존엄성은  우리로 하여금 바른 인생관을 낳게 한다.

말한 대로 몸에 배인 산악인으로서의 모범을 보여 주었으니,

풀 한 포기 돌 하나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워 한 일이나,

산짐승을 잡아가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되돌려받아

방생 또는 매장한 일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이랴!

님은 1976년 6월 홀연히 산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으니,

지리 영봉 그 천고의 신비에 하나로 통했음인가.

가까운 이들과 따님 덕임의 말을 들으면 숨을 거둔 곳이 칠선계곡일 것이라 하는 바,

마지막 님의 모습이 6월 계곡의 철쭉빛으로 피어오르는 듯하다!

이에 님의 정신과 행적을 잊지 않고 본받고자 이 자리 돌 하나 세워

오래 그 뜻을 이어가려 하는 바이다.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 경남산악연맹 진주산악회 1980년 6월 8일 세움

지은이 강희근

글쓴이 이길성

 

 

 

 

 

 

(왼쪽) 2000년 히말라야에서 조난사한 이수호 추모비

(가운데) 1976년 6월 지리산으로 들어가 종적을 감춘 우천 허만수 추모비

(오른쪽) 2002년 사망한 산악인 정판기 추모비

 

우천 허만수

 

 

우천 허만수

 

 

매봉마을에서 우천 허만수(왼쪽에서 3번째)와 부산산악인들(1960.1)

 

 

세석산장에서 우천 허만수와 진주 경상대에 근무하는 FOREVER 홍성국(洪性局, 1974년)

 

 

 

 

 

 

 

 

 

 

 

 

 

 

세존봉능선 갈림길

세존봉과 문창대를 거쳐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정규 등산로와 합류하며,

중산리 0.7km · 장터목대피소 4.6km · 법계사 2.7km · 로타리대피소 2.6km를 가리키고(08:36)

 

칼바위,

홈바위와 얽힌 전설이 있다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난 뒤,

지리산에 자기의 목숨을 노리는 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부하 장수에게 칼을 주면서 그놈의 목을 베어 오란 명령을 내렸는데,

그 장수가 그놈을 찾아 지리산을 헤매고 다니다가,

소나무 아래 큰 바위에서 글을 읽고 있는 선비에게 다가가 칼로 내려치자,

큰 바위는 갈라져 홈바위가 되고 부러진 칼날이 3km를 날아가 칼바위가 되어,

크고 작은 두 개의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형상을 하고 있으니,

칼바위는 법천폭포와 더불어 중산리 일대에선 최고의 명물이 아닐는지?(08:48, 830m)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

심장안전쉼터를 설치할 때 좀 거들은 기억이 있는데,

법천폭포와 엎어진골로 가자니 장터목대피소 쪽으로,

중산리 1.3km · 장터목대피소 4.0km · 천왕봉 4.1km · 법계사 2.1km를 가리키고(08:51, 850m)

 

 

 

 

칼바위골을 따라 법천폭포로,

처음 보는 돌탑이 눈길을 끄는데,

지리산의 모진 비바람과 거친 눈보라에 얼마나 버틸 수 있으려나?

 

 

 

 

 

 

 

 

 

 

 

 

 

 

 

 

 

 

 

칼바위골과 숨은골이 만나는 합수지점,

고약한(?) 천왕 남릉이 맥을 다하면서 사그라지고

 

법천폭포,

칼바위골에선 제일가는 볼거리요,

얼어붙었던 게 서서히 풀리는 듯한 느낌인데,

아직은 한겨울이요 그럴 때가 아니건만,

이건 뭐 2월 하순이나 3월 초순경의 모습이라고나, 

얼음 위에서 처음으로 말아주타임을 갖고 가기로,

눈요기와 더불어 입요기도 함께하는 셈인데,

눈만 호강할 게 아니라 입도 즐거워야 구색(具色)이 맞을 듯,

법천폭포에서 머무르는 이 순간만은 지리산 산신령이 부러울까?(09:10 - 09:42)

 

 

 

 

 

 

 

 

 

 

 

 

 

신난다표 건조 참상어,

듣도 보도 못한 건데 덕분에 잘 먹었단

 

토마토와 딸기,

미안하지만 상표가 뭔지 모르겠고

 

슬슬 얼음을 리듬(rhythm)을 타는 은아씨,

그걸 좋다고 빵 터진 회장님

 

얼음 위에선 트위스트(twist)가 딱이지!

 

 

다소곳하다

 

 

활짝 펼치는가 싶더니

 

 

나도 좀 까불 줄 아는 여인네라나?

 

 

 

 

 

 

 

 

뭐니 뭐니 해도 먹는 게 남는 것이여!!!

 

 

이런이런?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뒤태로 봐선 실역미필 보충역이나 방위 출신은 아닌 듯?

 

 

 

 

 

 

 

 

법천폭포 상단부에서 다시 정규 등산로로 올라서고

 

 

 

 

 

칼바위골에선 최고를 자랑하는 물웅덩이,

흐르는 물소리와 봄이 오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는 듯?(09:50)

 

 

 

 

 

 

 

 

 

 

 

 

 

 

 

 

지리 04 - 03지점 이정표,

중산리 2.6km

·

장터목대피소 2.7km를 가리키는데,

그렇다면 거의 중간지점인 셈인가?(09:56, 1025m)

 

 

 

 

 

 

 

 

 

 

지리 04 - 04지점인 홈바위 이정표,

중산리 3.1km · 장터목대피소 2.2km를 가리키는데,

칼바위와 얽힌 전설이 있다는 그 홈바위가 아니던가?(10:10, 1114m)

 

홈바위,

칼바위와 얽힌 전설이 있다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난 뒤,

지리산에 자기의 목숨을 노리는 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부하 장수에게 칼을 주면서 그놈의 목을 베어 오란 명령을 내렸는데,

그 장수가 그놈을 찾아 지리산을 헤매고 다니다가,

소나무 아래 큰 바위에서 글을 읽고 있는 선비에게 다가가 칼로 내려치자,

큰 바위는 갈라져 홈바위가 되고 부러진 칼날이 3km를 날아가,

크고 작은 두 개의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칼바위가 되었다나?

 

 

 

 

 

 

 

 

 

 

홈바위와 홈바위교 사이의 너덜지대 돌탑,

엎어진골이 칼바위골로 흘러드는 합수지점보단 살짝 위지만,

 홈바위까지 와서 모른 척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나,

 칼바위골을 타고 조금만 내려가면 되는데,

뭣이 급한지 곧장 엎어진골로 간 이들도 있지만,

이왕 간 김에 눈요기를 하면서 머무를 수밖에는,

우리가 가라고 한 건 절대로 아니거든.(10:14 - 10:24)

 

 

 

 

제석봉과 호구당터 일대가 들어오고

 

 

 

 

 

 

 

 

천왕 남릉과 천왕봉 쪽이고

 

 

그러지 말고 돌아서시지요?

 

 

요렇게요?

 

 

아니 않으세요.

별스레 설(?) 것도 없으면서

 

부끄럽거로 그런 말씀을?

 

 

돌아온 1인자,

어쩐지 뜸하다 싶었는데,

강원도 홍천으로 원정 돈벌이를 하러 갔었다나?

 

회장님,

갈수록 신수(身手)가 훤해지는 느낌인 걸?

 

이건 또 뭐꼬,

왜 이러시나요?

 

법천폭포에서 재롱(才弄)떨던 여인네,

그게 어디 가나요?

 

내친 김에 한 방 더,

 사랑해요!

 

눈구녕은 크게 뜬 걸까?

 

 

그런 건 왜 물어요?

차라리 웃고 말지요!

 

배 좀 집어 넣으세요!

그런 건 시키는 대로 잘도 하네.

 

에라 모르겠다,

힘들어서 도저히 못 참겠다.

아까맨치로 원위치!  

 

올해 들어선 만취한 역사가 없다는,

그래 봤자 아직은 1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누구처럼 굳이 철심을 박지 않아도 철들었단?

 

철들은 기념으로 만세!

어린이나 철없는 어른도 따라 해도 됩니다.

 

남사모랑 통사모,

지사모는 하나라던가?

 

암만,

하나고 말고!

 

복에 겨운(?) 회장님,

좌청룡 우백호를 거느리고서,

이런 맛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

 

 

 

 

이제 가운데가 들어간 엎어진골로,

엎어지다와 자빠지다의 차이는 뭘까?

이따가 엎어진골을 올라가면서 슬쩍 은아씨를 떠보는데,

정확하게 돌아오는 답변에 깜짝 놀랐단,

<엎어지다>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는 거고,

<자빠지다>는 중심을 잃고 뒤나 옆으로 넘어지는 거라나?

맞습니다, 맞고요.

 

 

 

 

 

 

 

 

 

 

칼바위골로 흘러드는 엎어진골,

지금이야 얼어서 흘러들 것도 없긴 하지만,

좀 올라가다 보면 좌골과 우골로 나뉘는데,

우린 일출봉에 보다 가까이 붙을 수 있는 우골로 갈 거고(10:28)

 

 

 

 

건방진(?) 고드름,

건방진 똥덩어리가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간다더니,

건방진 엎어진골 고드름은 하늘로 치솟는 건가?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희미한 길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곳곳에서 고로쇠 호스가 보이는 걸로 봐선,

고로쇠 수액(樹液)을 채취하느라 오가면서 난 길인 듯?

 

널브러진 나무 통과하기,

수그리고

 

좀 더 수그리고

 

 

1인자도 별수없는 걸,

맞장뜨지 않으려면 수그릴 수밖에는

 

 

 

 

그럴싸한 폭포가 자리 잡았거나,

눈길을 사로잡는 바위가 보이는 것도 아닌,

별스런 볼거리라곤 눈에 띄지 않는 엎어진골,

지리산의 수많은 꼴짝 가운데서도 볼품없는 편이라고나?

 

엎어진골이 좌골과 우골로 나뉘는 합수지점,

잡목과 넝쿨이 막아서는 좌골 아닌 트인 듯한 우골이 본류인 것 같은데,

애초부터 일출봉을 들러서 백운암능선으로 내려가기로 했기에,

좌골은 몸과 마음 아닌 눈길만 주고선 우골을 따라 올라가기로,

법천폭포에 이어 2차로 말아주타임이란 걸 갖고선,

어차피 하루해를 보내고자 지리산으로 들었는데,

어두워지기에 앞서 내려가면 되지 서둘 게 뭐 있다던가?(10:51 - 11:12, 1250m)

 

좌골

 

 

우골

 

 

 

 

 

우골에다 표지기 하날 남기고

 

 

 

 

 

 

 

 

요산자(樂山者),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뜻인가?

 

 

 

 

 

 

 

 

 

 

안면 있는 표지기,

나랑은 악연(惡緣)이었지만

 

 

 

 

 

 

 

 

 

 

잔나비걸상버섯

 

 

 

 

 

 

 

 

이쯤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이미 때가 되었는지 갈수록 속이 출출해지는데다,

더 올라가 봤자 마땅한 장소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어릴 적 엄니가 해 주시던 추억을 돋게 한다는 큰골표 감자김치국밥,

지사모 공식 셰프(chef)의 손맛이 더하니 금상첨화(錦上添花)요,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셰프는 용서할 수 없다지만,

열 명이서 넉넉하게 먹고도 남는 걸,

거기다 곁들이는 반주(飯酒)까지,

자그마한 지리골에서 더 이상 뭘 더 바랄까?(11:36 - 12:40)

 

 

 

 

 

 

 

 

 

 

 

 

 

 

 

 

 

 

 

길이 있는 것도 아니니,

기울기가 장난 아닌 좁다란 골짝을 따라 치오를 수밖에는

 

잘도 올라오는 1인자,

1인자는 아무나 하나?

 

떡하니 막아서는 바위지대,

좁고 가파른 골짝이 끝나는가 싶더니,

이어받는 희미한 길로 등성이를 따라 올라가고

 

 

 

 

 

 

 

 

 

 

나무 사이로 천왕봉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마침내 앞장서서 일출봉능선으로 탈출에 성공,

일출봉능선은 연하봉능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오늘은 후미대장이란 감투는 벗어 놓고 산행대장 노릇만 하기로,

뒤에 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전망대로 올라가자,

훌쩍 자란 나무가 훼방을 놓는 바람에 눈요기는 시원찮지만,

가야 할 산줄기는 가늠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기도,

일출봉으로 올라갔다 내려갈 거지만(13:20 - 13:31)

 

 

 

 

저 멀리 사천 와룡산, 하동 금오산, 남해 망운산이 섬처럼 떠 있는가 하면

 가야 할 백운암능선이 조금이나마 모습을 드러내니 반갑기도 하고

 

가까이 보이는 문창대

 

 

먼저 오른 이들의 여유,

이 맛에 앞장을 선다니까!

 

고개 숙인 남자1,

그 어디 쓸데나 있을까?

 

내가 언제?

 

 

고개 숙인 남자2

 

 

애고 힘들어!

이놈은 산은 회장님도 못 알아보나?

 

이게 뭣이 힘들다고?

 

 

고개 숙인 여인네1,

고개 숙인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지만,

남정네완 달리 다소곳해서 좋은데 누구신지?

 

나요?

고스톱판에서 좀 놀아본 여자요!

 

고개 숙인 여인네2,

뉘신지?

 

나요?

보면 몰라요!

 

 

 

 

 

 

 

전망대,

그냥 갈 수 없잖아,

일출봉에 앞서 고팠던 눈요기를 하고 가기로,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산꾼이 전망대를 모른 척할 수야?(13:37 - 13:43) 

 

한눈에 들어오는 제석봉과 천왕봉,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곧추선 통신골이 하얗게 보이는데,

1970년대 후반이라던가, 

요즘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의 무전기로는 지리골에선 통신이 잘 되지 않았는데,

어느 팀에서 지금의 통신골로 해서 천왕봉으로 올라갔을 때,
그 계곡만큼은 천왕봉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통신이 잘 되어,

이름 없는 골짝을 통신골이라 소개한 게 유래가 되었다나?

 

문창대 뒤엔 웅석봉을 품은 달뜨기능선이요,

그 뒤엔 진양기맥이 지나는 한우산과 자굴산이고

 

거림으로 뻗어 내린 일출봉능선,

곡점능선에서 가지를 친 백운암능선도 보이는데,

산꾼들이 편의에 따라 그렇게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어느 것 하나도 공식적인 지명은 아닌 것으로,

산꾼들마다 부르는 게 제각각이지 않을까?

 

어슴푸레 들어오는 진주 시내

 

 

남해안에선 가장 높은 하동 금오산

 

 

가까이는 시루봉이요,

그 뒤엔 삼신봉과 백운산이고

 

삼신봉 일대,

그 뒤엔 백운산이고

 

이제 일출봉으로

 

 

 

 

 

일출봉 쉼터,

꽤 오랜만에 일출봉(日出峰)을 또다시 찾은 셈인데,

배낭을 벗어 두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일출봉 일대를 구경하고 오기로,

어차피 백운암능선으로 내려가자면 돌아와야 하기에,

일출봉이야말로 기약괴석(奇巖怪石)의 전시장이요

천의 모습을 가진 만물상(萬物相)이 아니던가?(13:50 - 14:35) 

 

 

 

 

곡점능선 끄트머리엔 구곡산과 주산이요,

그 뒤엔 와룡산과 금오산이고

 

삼신봉을 중심으로 낙남정맥이 펼쳐지고

 

 

일출봉과는 이웃사촌인 연하봉

 

 

촛대봉과 삼신봉

 

 

 

 

 

 

 

 

 

 

 

 

 

 

 

 

 

 

 

 

 

 

 

 

 

 

 

 

 

 

 

 

 

 

 

 

 

 

 

 

 

 

 

 

 

 

 

 

 

 

반야봉을 사이에 두고 노고단과 만복대가 들어오고

 

 

 

 

 

 

 

 

 

 

 

 

 

 

 

 

 

장터목대피소

 

 

 

 

 

장터목대피소와 제석봉

 

 

제석봉과 천왕봉

 

 

저게 장터목대피소인가요?

 

 

와 이리 좋노?

 

 

아까완 달리 조신한 척?

 

 

불룩한 아빠배,

인격이라고 우기지만 누가 믿어 줄까?

 

오뚝이바위의 영광이여 다시 한 번

 

 

1인자,

안 그래도 포스(force)가 장난 아닌데?

 

2인자,

저 위 아빠배랑 다름없는 걸?

 

 

 

 

 

 

 

 

 

 

 

 

 

 

 

 

 

 

 

 

 

 

 

 

 

 

 

 

 

 

 

 

 

 

 

 

 

 

 

 

 

 

 

 

 

 

천왕봉을 짊어지고 바위라도 밀어 넘어뜨릴 듯한 기세,

봄도 아닌데 얼굴에 꽃이 핀 듯 훤하고

 

만나면 티격태격,

앙숙인 듯 또 아닌 듯?

 

앙숙은 무슨?

열 살이나 더 먹은 내가 져 주는 거지!

 

뭐라 카노!

일부러 져 준다꼬?

 

산행대장,

지사모가 무슨 경로산악회인가?

 

 

 

 

 

 

 

 

 

 

 

 

 

 

 

 

배낭을 탈탈 털어 먹고 또 마시고선,

일출봉을 뒤로하고

 

아까 그 자리,

엎어진골 갈림길인가?(14:42)

 

Y자 삼거리,

어디로 가든 이따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우린 사면(斜面) 아닌 마루금으로 난 길로(14:44)

 

여기서 만나 다시 하나가 되고(14:49)

 

 

 

 

 

중요한 Y자 삼거리,

사면(斜面)으로 난 길은 일출봉능선을 따라 청래골 또는 거림으로 이어지고,

곡점능선에서 뻗어 내린 백운암능선은 마루금으로 난 길로 가야 하는데,

한동안 얼마 떨어지지 않은 채 거의 나란히 가게 되며,

곡점능선과 일출봉능선이 나뉘는 1413.2m봉에 이르기에 앞서,

두 길을 이어주는 길이 있고(14:55)

 

 

 

 

 

 

 

바위지대에서 떨어져 나간 바위(15:09)

 

 

 

 

 

 

 

 

묵은 헬기장(15:15)

 

 

 

 

 

 

 

 

고스락부가 살짝 꺼진 봉우리(15:18)

 

 

 

 

 

 

 

 

 

 

 

 

 

 

의령산친구들 표지기

 

 

 

 

 

청래골 갈림길(?),

2016년 8월 14일 째면서 딱 한 번 내려갔는데,

갈림길이 아닌 비상 탈출로라 하는 게 맞을 듯,

이제부턴 나로서도 처음 가는 길이고(15:27 - 15:32)

 

 

 

 

온종일 뭣이 그리 좋아 싱글벙글인지,

기회만 주어진다면 태극전사가 되는 건 문제없을 듯?

 

 

 

 

또 싱글벙글,

누가 무슨 말을 했기에 1인자까지

 

 

 

 

전망대(!),

백운암능선 갈림길에 앞서 또 하나의 전망대가 있으며,

눈요기를 하고선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내려가는데,

왼쪽으로 돌아서 내려가도 되는 듯?(15:37 - 15:40) 

 

이런이런,

이게 뭔가?

주인공을 알고 있으니,

한시바삐 자수하는 게 나을 걸?

 

백운암능선 바위지대가 가까이 다가서고

 

 

촛대봉능선 뒤엔 삼신봉 일대가 이어받고

 

 

 

 

 

안 갈겨?

 

 

 

 

 

 

 

 

 

 

 

 

 

 

 

 

 

 

 

 

 

 

 

 

 

 

 

 

 

 

 

 

전망대(2),

곡점능선에선 마지막인 눈요깃거리인데,

그냥 갈 수 없잖아!(15:58 - 16:02)

 

백운암능선 바위지대,

백운암능선에선 하나밖에 없는 전망대인 듯?

 

1250.2m봉,

백운암능선 갈림길에 앞서 살짝 돌아가는 듯?

 

천왕봉과 문창대 사이로 써리본능선이 빠끔히 고갤 내밀고

 

 

써리봉능선과 문창대

 

 

황금능선 뒤엔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이고

 

 

반쪽만 내밀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걸?

 

 

세 얼굴이 겹쳐 보이는,

귀신바위인가?

 

요 위가 백운암능선 갈림길인 듯?

 

 

아니나다를까 자그마한 공터가 있는 백운암능선 갈림길인데,

바로 이어지는 곡점능선에서 백운암 쪽으로 뻗어 내린 백운암능선,

초반부엔 바위지대라 왼쪽으로 크게 에돌아가야 하고,

중반부부턴 지독한 산죽지대가 도사리면서 골탕을 먹인다던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가야만 하는 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지만,

그럴 수 없을 바엔 맞장을 뜨는 수밖에,

부딪치다 보면 언젠가는 끝장이 나겠지?(16:13)

 

 

 

 

 

 

 

백운암능선에선 하나밖에 없는 전망대,

바위지대를 에돌아가는 길에서 살짝 지나쳐 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눈요기를 하지 않고 갈 수야?

언제 또다시 올지도 알 수 없는데(16:16 - 16:19)  

 

일출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한눈에 쏙 들어오는 일출봉, 제석봉, 천왕봉

 

 

좀 자주 서는(?) 편인가요?

 

 

백운암능선 뒤로 보이는 황금능선과 달뜨기능선

 

 

눈 아랜 중산리주차장이요,

그 뒤엔 황금능선에 자리 잡은 구곡산이고

 

촛대봉, 일출봉, 제석봉

 

 

제석봉과 천왕봉

 

 

 

 

 

곡점능선에 우뚝 솟은 촛대바위(?),

또는 원숭이가 뭘 먹고 있는 형상이라나?

 

바위지대를 크게 에돌아가고

 

 

 

 

 

 

 

 

바위지대 우회가 끝이 나자,

한동안 평화가 찾아오나 싶었지만,

얼마 안 가 지독한 산죽지대가 도사리고 있을 줄이야?(16:31)

 

 

 

 

 

 

 

 

 

 

빨치산 여전사,

곧 태극전사로 바뀔 듯?

 

 

 

 

 

 

 

뿌리 얕은 나무가 가는 길,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아니한다던가?

 

 

 

 

산죽지대 속의 공터,

해방구(解放區)라고나 할까?

 

 

 

 

 

 

 

눈 아래 들어오는 백운암,

어마무시한 산죽으로부터의 공포에서도 벗어난 셈인데,

지리산 그 어딜 가나 끈질기게 따라붙으면서 성가시게 하는 산죽,

참으로 골치 아픈 지긋지긋한 존재라고나?

 

 

 

 

 

 

 

 

 

 

백운암(白雲庵),

그동안 천왕봉을 수백 번이나 오르내렸겠지만,

늘 지나치기만 했지 백운암을 들른 건 처음인데,

 보살님이 방문을 열고 나와 반가이 맞이하여 고맙기도,

산죽지대를 지나느라 컬컬한 목을 청정수(淸淨水)로 달래고, 

보살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하면서 머물다,

 백운암을 뒤로하고 법계교와 중산리탐방안내소로,

이제 끄트머리가 아니던가?(17:16 - 17:26)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가 황금능선을 물들이고

 

 

 

 

 

법계교

 

 

 

 

 

 

 

 

9시간 18분 만에 다시 돌아온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산행거리가 길지 않아 쉬엄쉬엄 나아가면서 널널하게 즐기는 바람에,

애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지만,

집에 가 봤자 할일이나 볼일이라곤 없는 황금백수란 직업(?),

어차피 하루해를 보내고자 지리산으로 들지 않았던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리산,

아니 가면 갈수록 모르는 게 더 많은 지리산,

어차피 사는 날까지 갈 수밖에 없는 지리산,

그 지리산이 가까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마침맞은 하산주는 덤이라고나?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