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뻘뻘 흘리고 용을 쓰면서 짊어지고 간 소주와 맥주,
큰골 또한 제 먹을만큼은 충분히(?) 가져왔기에,
모두 모아서 한 줄로 세우니 끝이 안 보일 정도였다나?
믿거나 말거나 선택은 자유지만,
다섯이서 둘러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정을 나누는데,
어젯밤 11시까지 많지도 적지도 않고 적당하게(?),
이른 아침에 일어나자 그렇게 거뜬할 수가,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서 그런 걸까?
작년엔 제정신이 아니라 해롱해롱했는데,
정이 지나쳤던 걸까?
정기가 모자랐던 걸까?
하늘엔 별이 총총,
바나나 같은 그믐달도 함께하는데,
맑은 정신으로 발걸음도 가비얍게 명선봉으로,
날이면 날마다 뜨고 또 지는 해,
아니 해가 뜨고 지는 게 아니라 지구가 도는 거라던가?
또 보자면서 서녘을 물들이며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로 넘어간 해,
동녘을 밝히면서 어디에서 떠오르려는지,
천왕봉과 촛대봉 사이,
아니면 촛대봉과 삼신봉 사이로,
이도저도 아닌 엉뚱한(?) 곳에서,
아무려면 그 어딘들 어떠랴?
지리산의 여명
중북부능선(삼정산능선)으로,
넘지 말라지만 넘어야 하는 걸?
별바위등,
최고의 운치를 자랑하는 전망대로 손꼽히는 곳인데,
모른 척하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야?
삼정산 뒤엔 삼봉산이 뾰족하고
형제봉 부자바위가 살짝 들어오고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가 손짓을 하고
1375m봉,
중북부능선은 영원봉과 삼정산으로 이어지지만,
이제 그만 도솔암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가까이로 모신 반야봉
가까이로 모신 명선봉
모습을 드러내는 만복대가 반갑고
정령치를 사이에 두고 만복대와 큰고리봉이 마주보고
만복대를 비롯한 서북능선이 펼쳐지고
도솔암 위 전망대에서,
삼정산 아래 영원사가 보이고
와운카페와 영원봉이 멀지 아니하고
도솔암,
올해 들어 부처님오신날에 이어 두 번째인가?
샘터,
돌보이는 이 없으니 묵을 수밖에는
도솔암 갈림길,
이제부턴 벽소령작전도로를 따라 내려가고
벽소령 탐방로 차량 차단지점,
어제와는 달리 굳게 문이 닫혀 있는데,
1박 2일에 걸쳐 지리산의 정기를 흠뻑 받아서 그런지,
그다지 힘들지 않고 비교적 수월하게 내려왔단 느낌인 걸,
언제 어딜 가도 좋은 지리산,
그 지리산이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사는 동안 건강해서 좋아하는 산이나 터벅거렸으면 하는,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 가기에 앞서,
뒤풀이와 더불어 민생고를 해결할 함양군 마천면 소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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