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오봉에서 지리산 동부능선 맛보고 제자리로

큰집사람 2011. 3. 1. 20:42

* 날    짜: 2011년 3월 1일(화)

* 날    씨: 흐림

* 산 행 지: 오봉 - 사립재 - 새봉 - 독바위 - 새봉 - 외고개 - 오봉

* 산행거리: 12km 안팎

* 산행시간: 8시간 25분(운행시간 4시간 55분 + 휴식시간 3시간 30분)

* 산행속도: 보통 걸음

* 산행인원: 8명(순옥엉가,막내,샐리,수막새,적석,산으로,깍두기,선함)

 

 

 

진주 솔산악회의 탐구산행에 오남삼녀가 일행이 되어, 두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진주공설운동장을 떠납니다.

그칠 것 같으면서 이어지는 비로 맘이 꺼림칙하지만, 그렇다고 제까짓 게 산으로 가는 우릴

막을 순 없습니다.

서진주 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로 들어섭니다.

산청 휴게소에서 잠깐 머물다 생초 나들목으로 빠져 나가선, 일반도로로 달리다 구제역(口蹄疫)을

방제하는 소독약을 두어 번 둘러씁니다.

비가 오는데 또 덮어 써봤자 그게 그겁니다.

이제 제발 좀 수그러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며, 방곡추모공원을 지나 오봉으로 올라갑니다.

산청 금서면 방곡리의 방곡추모공원은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에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2008년 11월 7일 준공했으며, 황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금계포란, 金鷄抱卵)의

명당자리로 알려진 곳입니다.

닭은 알을 품으면 20여 마리의 병아리를 부화시키니 자손이 번창하고 잘 살게 된다고 하며,

이곳을 찾을 때 닭고기나 달걀을 먹으면 심오한 음덕(蔭德)의 기운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답니다.

산청·함양사건은 한국전쟁 중인 1951년 2월 7일 지리산 공비토벌작전 과정에서,

산청 금서면 방곡·가현마을과 함양 휴천면 동강·유림면 서주강가에서 주민 705명이

통비분자(通匪分子)로 몰려, 국군에게 집단 학살된 역사의 아픈 상처가 서린 사건입니다.

추모공원을 지나자 찔끔찔끔 오던 비가 그치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림사에서 조금 더 올라가, 합수지점에 걸친 구멍다리 앞 빈터에다 차를 세웁니다.

돌아보니 왕산(923.2m)이 고갤 빠끔히 내밉니다.

언제 한 번 오라는 것 같지만, 그때가 언제일지는 내 마음 나도 모릅니다.

구멍다리엔 오봉리란 표지석이 있으며, 왼쪽 골짝은 외고개로 이어지니 내려올 때의 몫으로

돌립니다.

 

지은대(智隱臺)와 노휴대(老休臺) 사이로 난 길로 오봉마을로 오릅니다.

지혜가 숨어 있고, 늙은이들이 쉬는 데란 뜻입니다.

마을 진입로치곤 엄청난 기울기의 비탈길이니, 해발 500m 남짓 되는 지리산 자락의 두메산골임을

다시금 느낍니다.

몇 집 되지도 않아 보이지만, 오봉민박·오봉산장 등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갈림길에서 왼쪽 오봉민박 앞을 지나며 임도를 따릅니다.

작은 키의 영감과 잠깐이나마 함께 합니다.

아무래도 이 동네에서 잔뼈가 굵은 것 같으며, 고로쇠를 채취하러 나섰답니다.

첫 번째 계곡을 건너는 곳에서 길지 않은 동행을 끝내고, 우린 잠수교 같은 콘크리트가 깔린

계곡을 건너고 영감은 산으로 붙습니다.

“산행 잘 하세요!”

덕담도 빼놓지 않는 영감, 짱짱하게 오래오래 사시어 이담에 또 만났으면 합니다.

임도는 이어지나 돌보는 이 없어 깊게 팬 곳이 더러 있으니, 차는커녕 경운기도 다니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시 주계곡을 만나는 곳에서 임도는 슬며시 사라지고, 우린 잠깐 쉬어가기로 합니다.

봄 마중 나온 버들강아지가, 눈꽃을 피운 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깍두기님이 “막걸리 한 잔 할래요?”고 묻습니다.

“물론, 해장(解酲)을 해야지요.”

내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젯밤 그렇게 마시고 또 술이라니, 정말 못 말리는 술꾼이란 생각입니다.

아직도 뒷골이 당기고 어질어질한데도, 속에선 거부반응 없이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속이 주인을 잘못 만난 건지, 내가 속을 잘 만난 건지?

계곡을 건너서자, 산길이 이어 받아 우릴 안내합니다.

2분쯤 갔을까, 지계곡을 건너기에 앞서 산등성이로 올라붙는 길이 나옵니다.

와불산 삼거리(1196m)로 이어지는 길인 듯하니, 아까 오봉민박집 앞에서 바로 가면 오봉산장을

지나 산으로 붙는 길과 만나는 것 같습니다.

명색이 지리산 자락이라고 산죽이 쭉 이어지나, 말끔히 정리되어 가는데 방해가 되진 않습니다.

 

이어서 외딴 오두막집에 다다릅니다.

뭐하던 곳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예전 염소막이란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합니다.

지금도 어쩌다 이용을 하는지, 기둥엔 점퍼가 걸려 있고 지게도 보입니다.

적석님이 뒷간에 앉아 자세를 잡으니, 그걸 본 우리에게 큰 웃음을 안깁니다.

어릴 때의 추억이 담긴 친근한 모습입니다.

탐구산행의 산행대장 노릇을 하며, 지리산의 요모조모를 맛보이는 적석님!

지천명(知天命)이란 갓 쉰에 접어들자, 알게 모르게 변했다는 소릴 듣고선 좀은 억울해 할 줄도

아는 천생(天生) 촌놈(?)이랍니다.

외딴집에서 2분 남짓 갔을까, 또 지계곡을 건너고 1분쯤 더 가니 멋진 노송(老松)이 우릴 맞습니다.

보아하니 나잇살이나 먹은 어른 소나무이니, 환갑이 4년 남은 나로서도 맞서기엔 턱도 없는

짓입니다.

일행 모두를 보태야 될 것 같아 보입니다.

함께한 세월만큼의 흔적이 묻어나긴 해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모습에서 어쩌면 곱게 늙어 감을

배우는지도 모릅니다.

길가 곳곳엔 고로쇠 통이 달려 있습니다.

나무즙까지 빼내 먹는 무자비한 게 사람이라지만, 오봉마을 주민들에겐 삶의 밑천인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맛이나 좀 볼까 하다, 그만 뜻을 접습니다.

산죽 잎사귀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 보니 눈이 부시고 대니 손이 시립니다.

3월의 하얀 눈, 자연의 축복이자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기설기 엮은 통나무다리를 건넙니다.

오봉과 사립재를 오르내리는 이들에게, 흔히들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로

불리며 사랑을 받는다고 합니다.

통나무다리에서 7분 남짓 갔을까, Y자로 된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은 주계곡 쪽으로 가는데,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나로선 알 수 없습니다.

별스런 특징도 없는데다, 볼거리도 없는 길이 이어집니다.

날씨가 좋아지나 싶더니, 어느 순간 스멀스멀 안개가 밀려듭니다.

이를 어쩌나!

비가 오지 않는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지만,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 사람의 욕심이란

그게 아닌가봅니다.

간혹 가다 요상한 고목의 밑둥치가 눈요기를 시키지만, 그래 갖곤 고픈 조망을 채우기엔

어림도 없습니다.

 

여럿이 가는 일행의 뒤를 따르다, 어쩌다 앞장을 설 기회가 왔습니다.

나 홀로 내빼고픈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니, 곧바로 실행에 들어갑니다.

“그래 힘대로 가 보자. 사립재까지!”

서서히 가속을 붙이며 치오릅니다.

비교적 완만한 오름길이니, 별스레 힘들진 않고 그런대로 오를 만합니다.

차츰 하늘이 열리는가 싶더니, 가풀막을 치며 사립재로 올라섭니다.

해발 약 1115m쯤 된다고 하며, 멋진 상고대가 먼저 오른 날 반깁니다.

이미 몇 차례 만났기에, 나와도 안면이 있습니다.

사립재는 사거리이긴 해도 능선을 따르다보면,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곳입니다.

오른 곳을 기준으로 직진은 벽송사가 있는 광점동이요, 우회전은 와불산(1161m) 삼거리와

함양 독바위(노장대)이며, 새봉을 품은 지리산 동부능선은 좌회전입니다.

무슨 표시가 있는가 싶어 살피니, 아니나 다를까 나무에 오봉이란 글자와 함께 화살표가 보입니다.

오가는 산꾼들을 위해, 누군가가 새긴 것 같습니다.

10분 가까이 되어서야 일행이 올라오니, 여태껏 뭐 했는지?

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작은 오르내림이 있을 뿐, 비교적 완만한 편이어서 그런대로

갈 만합니다.

민생고를 해결할 장소를 찾으나 끝내 찾질 못한 채,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새봉 안부로

올라섭니다.

마침내 지리산 동부능선에 다다른 것입니다.

나로선 지리산 태극종주를 하면서 2009년 9월 26일 새벽녘에 지났으니, 1년 6개월 가까이 되어

다시 찾은 셈입니다.

새봉은 점심장소론 마땅치가 않음을 알고 있기에, 가볼 것도 없이 왼쪽의 너럭바위로 갑니다.

너럭바위엔 눈도 좀 녹은 데다, 멋진 상고대가 핀 소나무까지 있어 그저 그만이란 생각에

일행을 불러 모읍니다.

조망도 엄청 좋은 곳이지만 가까운 곳만 보일 뿐, 안개가 덮어버려 먼 곳은 어림도 없습니다.

점심장소로 거의 낙점이 되려는 순간, 잠잠하던 바람이 일며 그만 뜻을 접게 합니다.

 

다시 새봉 안부로 돌아가 주방을 차립니다.

안부 바로 아래 조개골 쪽으로 평평한 터가 있으니, 여덟 명이 앉으니 딱 맞습니다.

떡국과 라면을 끓이는 등 분주한 틈을 타, 20m 남짓한 새봉 정상(1315.4m)을 둘러봅니다.

오봉마을에서 보면 새가 앉은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정상부엔 바위가 몇 개 흩어져

있을 뿐 조망도 거의 없는 봉우리입니다.

바위를 타거나 에돌아 사립재 쪽으로도 이어지니, 태극종주를 하며 밤에 지나다보면 알바도

더러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가운 표지기 하나가 눈에 띕니다.

여달사 김상근 지부장이니, 작년 10월 말 태극종주를 하며 매단 것 같습니다.

왕복태극종주 한 번에다 일곱 번이나 태극종주를 한, 산꾼 중의 산꾼으로 나랑은 동갑입니다.

다시 안부로 돌아가, 맛깔난 오찬(午餐)을 즐깁니다.

떡국도 맛있거니와, 라면 또한 그에 못지않습니다.

곁들이는 복분자와 소주까지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오찬입니다.

순옥엉가의 코끼리와 쥐와 다람쥐가 벌이는 사랑 이야기에 모두가 자지러지니,

특히나 산으로님과 막내님이 더더욱 그렇습니다.

넘어간 음식이 다시 나오고, 눈물까지 질질 흘리니 말입니다.

1시간 30분에 이르는 긴 오찬을 마치고, 다시 새봉으로 올라갑니다.

온 김에 1km 남짓 떨어진 산청 독바위를 가보기 위해섭니다.

수북한 눈과 동부능선의 그 유명한 산죽이 훼방을 놓지만, 그런다고 가지 않을 우리도 아닙니다.

14분쯤 갔을까, 커다란 바위가 비스듬히 박혀 있는 안부에 닿습니다.

지형도상 쑥밭재 부근이라고 합니다.

가느다란 밧줄이 달려 있으니, 오르내릴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른쪽으로 돌아갈 수도 있긴 합니다.

7분쯤 더 갔을까, 둘로 쪼개진 형제바위에 닿습니다.

30m 남짓 거리의 산청 독바위가 안개를 헤집으며, 유령의 모습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형제바위는 널따란 바위 위에 커다란 바위가 마주선 모습으로, 더러는 부부바위라고도 한답니다.

산청 독바위와 더불어 동부능선의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는, 참 고마운 바위입니다.

 

이웃한 산청 독바위로 갑니다.

일반적인 산행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기에, 고스락으로 난 길을 따릅니다.

미끌 하는가 싶더니, 바위에 오른쪽 무릎이 사정없이 부딪칩니다.

순옥엉가가 괜찮으냐며 걱정이나, 그러고도 괜찮을 리가 없습니다.

눈에선 불꽃이 튀고, 무릎엔 불이 나며 얼얼합니다.

산청 독바위는 높이가 100m 가까이 되는 크나큰 암봉으로, 진주사람들은 진주 독바위라 하고

산청사람들은 산청 독바위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산청 독바위라 하고 나도 그렇게 부릅니다.

진주가 보인다고 진주 독바위라 한다는 걸 얼핏 들은 것 같으니, 산청 땅에 솟은 바위를

진주사람들이 억지를 부린다는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지리산 자락엔 항아리를 닮은 독바위가 셋 있으니, 산청 독바위가 그 첫째요

함양 독바위(노장대)가 그 둘이요 청학동 독바위가 그 셋입니다.

중봉과 써리봉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동부능선 최고의 전망대지만, 안개가 덮어버려 조망이

열리질 않으니 그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독바위에 묻고선 되돌아섭니다.

뭔가 허전하고 서운해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임을 잘 알기에 뒷날을

기약합니다.

새봉 안부에서 두고 간 배낭을 챙기고, 너럭바위에서 눈꽃도 보고 사진도 찍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상고대가 아름다운 소나무 밑을 지나, 비탈진 너럭바위를 내려갑니다.

기울기가 꽤 심한데다 눈으로 미끄럽기조차 하나, 밧줄을 잡고 내려설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바위로 된 위험지대가 또 나오긴 해도, 탐구산행으로 단련된 실력들이니 별 문제는 없습니다.

햇살이 반짝 빛나니, 능선을 덮은 상고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좀체 보기 어려운 장면이요, 그야말로 장관(壯觀)이요 (可觀)입니다.

새봉 너럭바위에서 20분 가까이 갔을까, 커다란 암봉이 앞을 막으니 오르진 못하고 한참을

에돌아갑니다.

비교적 순한 길을 따르다, 조망이 열리는 왼쪽 바위로 올라섭니다.

길에선 너르고 평평한 바위이나, 오르니 높은 낭떠러지로 아찔합니다.

오봉마을 쪽 조망이 좋은 곳으로, 그전부터 난 오봉 전망대라고 부릅니다.

어느덧 안개가 걷히고 볕이 나니, 오봉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조망이 열리며 눈을 즐겁게 합니다.

왕등재(1048m)와 동왕등재(깃대봉, 935.8m)가 가깝고, 그 뒤론 구름에 싸인 웅석봉(1099.3m)이

아스라이 들어옵니다.

왕산과 필봉산(858m)도 우리 좀 보라고, 억지를 부리며 떼를 씁니다.

안 그래도 보고 있다. 이놈들아!

 

내려오다 보니 지리산 쪽으로도 조망이 살짝 열립니다.

구름이 덮은 중봉(1875m)은 보이지 않으나, 써리봉(1587m)은 막 구름이 가리고 있으며

가까운 비둘기봉(1485m)이 뚜렷합니다.

작은 헬기장을 지나고, 빽빽한 산죽을 헤집으며 새재(930m)로 내려섭니다.

윗새재마을과 오봉마을 갈림길이 있는 사거리입니다.

억새가 우거졌을 뿐, 아무런 표시도 볼거리도 없고 그저 그렇습니다.

수풀 위로 왕등재 쪽이 얼핏 들어오긴 합니다.

산으로님이 시간이 빠듯하다며, 새재에서 오봉으로 내려가잡니다.

적석님과 난 외고개로 가고 싶은데, 앞장서 내려가니 할 수 없이 뒤를 따릅니다.

몇 발짝 뗐을까, 먼저 가던 일행이 되돌아 오릅니다.

길이 희미하고 험해서 가기가 어렵답니다.

그러니까 우리 말을 들었어야지!

새재와 외고개를 잇는 길은, 바위는커녕 돌도 보기 어려운 순하고 부드러운 길입니다.

새봉에서 새재로 이어지는 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펑퍼짐한 봉우리 하날 넘어, 외고개(811m)로 내려섭니다.

대원사 쪽 외곡마을과 오봉마을 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개라는데, 여기도 억새와 잡목만 무성하니

세월무상(歲月無常)이란 생각입니다.

가지를 많이 뻗은 이름 모를 키 큰 나무 하나가, 외로이 외고개를 지키는 양 뿌리를 박고 있긴

합니다.

바로 가면 왕등재 습지와 왕등재이나, 더 이상은 가지 않고 오봉마을로 내려섭니다.

희미하지만 험하지 않은 길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13분 남짓 갔을까, 임도를 만나니 출입통제 표지판이 보입니다.

우리가 여태까지 금지구역을 산행했단 말인가!?

 

70m쯤 떨어진 왼쪽으로 꽤 너른 터가 있고, 그 옆에 통신탑인지가 하나 서 있습니다.

일행은 모두 임도를 건너 내려서고, 나 홀로 그리로 갑니다.

가서 보니 통신탑이 아니고 자동우량경보기입니다.

산죽 앞으로 또 다른 출입통제 표지판이 있으니, 새재로 이어지는 바로 그 길입니다.

새재에서 내려섰더라도 어차피 이리로 오는 것입니다.

그냥 임도를 따라도 되지만, 되돌아 산길로 내려섭니다.

3분쯤 내려갔을까, 주계곡을 만나니 그걸 건넙니다.

임도도 계곡 속으로 빨려들며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계곡 옆으로 멋진 담장이 이어지며, 산죽 속으로 들어서며 희미한 길을 따릅니다.

누구도 손보지 않은 투박한 산죽길입니다.

작은 지계곡 하날 건너 조금 더 가니, 파란 지붕의 커다란 외딴집이 보입니다.

외딴집 바로 밑에서 나무사다리를 타고선, 콘크리트 포장을 한 마을길로 들어섭니다.

상고대가 사라진 버들강아지가 새치름하고, 물소리가 귓전을 때리니 성큼 다가선 봄을 느낍니다.

돌아보니 새재 윗봉이 잘 가라는 인사입니다.

합수지점에 걸친 구멍다리를 지나, 아침에 떠난 곳으로 되돌아갑니다.

사립재로 올라 새봉 - 산청 독바위 - 새봉 - 새재 - 외고개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산행이 완성된 것입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 속에서의 산행이었지만, 그 어느 때 못지않게 좋았다며 차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맛난 어탕 칼국수와 하산주가 기다리는 산청 땅 생초로!  

 

 

 

 

* 산행일정

08:45          오봉마을 입구 구멍다리

08:55          첫 번째 주계곡 횡단

09:03 - 09:15  두 번째 주계곡 횡단

09:20 - 09:29  외딴 오두막집

09:46          통나무다리

09:53 - 10:00  Y자 갈림길

10:35 - 10:50  사립재

11:34          새봉 안부

11:35 - 11:44  새봉 너럭바위

11:45 - 13:15  새봉 안부

13:29          암릉구간

13:37 - 13:58  산청 독바위(형제바위)

14:06          암릉구간

14:20 - 14:30  새봉 안부

14:31 - 14:46  새봉 너럭바위

15:05          암봉 우회

15:40 - 15:50  오봉 전망대

16:05 - 16:10  새재

16:30          외고개

16:43 - 16:47  임도(자동우량경보기)

16:50 - 16:53  주계곡 횡단

17:03          마을 진입로 합류

17:10          오봉마을 입구 구멍다리

 

 

 

 

 

 

 

오봉마을 입구 합수지점 구멍다리 옆 표지석

 

 

 

 

 

돌아본 왕산

 

구멍다리

 

 

 

 

 

 

 

 

 

지은대

 

 

 

노휴대

 

오봉마을

 

오봉민박

 

돌아본 왕산, 필봉산

 

 

 

 

 

돌아본 풍경

 

 

 

 

 

 

 

 

 

외딴 오두막집

 

 

 

뒷간

 

 

 

고욤나무

 

 

 

 

 

 

 

 

 

 

 

 

 

 

 

 

 

 

 

 

 

 

 

 

 

 

 

 

 

 

 

어른 소나무

 

 

 

고로쇠통

 

 

 

 

 

 

 

통나무다리

 

 

 

 

 

 

 

 

 

 

 

 

 

 

 

 

 

 

 

 

 

 

 

 

 

 

 

 

 

 

 

사립재

 

 

 

 

 

 

 

샐리

 

깍두기

 

막내

 

순옥엉가

 

수막새

 

적석

 

산으로

 

선함

 

 

 

사립재

 

 

 

 

 

 

 

 

 

 

 

새봉 너럭바위

 

 

 

 

 

 

 

 

 

 

 

 

 

 

 

 

 

 

 

 

 

 

 

 

 

 

 

 

 

 

 

 

 

 

 

 

 

 

 

 

 

새봉

 

새봉 표지기

 

 

 

지형도상 쑥밭재 바위지대

 

형제바위

 

 

 

 

 

형제바위에서 산청 독바위

 

 

 

 

 

 

  

 

 

 

 

 

 

 

 

 

 

 

 

 

 

 

 

 

 

 

 

 

 

 

 

 

 

 

 

 

 

 

 

 

 

 

 

 

 

 

 

 

 

 

 

 

 

 

 

새봉 너럭바위 오르내림길

 

돌아본 새봉 너럭바위

 

 

 

 

 

 

 

 

 

 

 

 

 

오봉 전망대에서 오봉마을

 

 

 

 

 

왕등재, 깃대봉(동왕등재)

 

 

 

왕산, 필봉산

 

왕산, 필봉산, 왕등재

 

오봉 전망대에서 왕등재, 깃대봉, 멀리 웅석봉

 

새재 내림길에서 비둘기봉, 써리봉

 

 

 

 

 

 

 

새재 위 헬기장

 

새재에서 왕등재 쪽

 

 

 

 

 

외고개

 

 

 

너른 빈터 자동우량경보기

 

 

 

 

 

 

 

 

 

 

 

 

 

 

 

 

 

 

 

 

 

오봉마을 입구 구멍다리에서 새재 윗봉

 

 

 

 

 

 

 

 

 

 

 

 

 

 

왕산

 

 

 

산청 생초에서 필봉산, 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