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맹세이골로 동왕등재 올라 왕등재습지에서 외곡마을로

큰집사람 2017. 3. 20. 06:04

* 날    짜 : 2017년 3월 19일(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맹세이골 - 동왕등재 - 왕등재 - 서왕등재 - 왕등재습지 - 외곡마을

* 산행시간 : 6시간 00분(운행시간 3시간 07분 + 휴식시간 2시간 53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9명(앵경, 산유화, 바람소리, 산사랑, 신난다, 큰골, 담비, 어울림, 선함)

 

  

 

 

* 산행일정

09:00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맹세이골 자연관찰로 주차장

09:11 - 09:31  숯가마터(맹세이골 자연관찰로 끝)

10:05 - 10:25  전망대

10:49 - 10:53  729m봉

11:03 - 11:40  동왕등재(깃대봉, 935.8m)

11:57          절골 삼거리

12:12 - 13:25  왕등재 사거리

13:37 - 13:40  994m봉

13:45          전망대

14:04          984m봉 

14:13 - 14:21  서왕등재(1048m)

14:28 - 14:36  왕등재습지(973m) 

15:00          외곡마을 맨 윗집(국립공원특별보호구역 안내판)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에 마련되어 있는 맹세이골 자연관찰로 주차장에서,

맹세이골로 해서 수많은 태극산꾼들의 애환이 서린 동왕등재로 올라,

동부능선을 따라 서왕등재를 찍고 왕등재습지에서 외곡마을로 내려서기로,

나로선 이미 두 번에 걸쳐 맹세이골을 따라 동왕등재로 오른 적이 있지만,

꽤나 오랜만에 지사모 회원들과 함께하는 지리산 자락이기에,

마치 봄소풍이라도 가는 듯 마음은 즐겁고 걸음은 가벼운데,

어쩌면 좀은 흥분(?)된 기분마저 들었다고나 할까,

환갑 진갑 다 지난 중늙은이가 새삼스레 흥분은 무슨,

봄을 맞아 나도 모르게 회춘이라도 한 걸까?

착각은 자유라지만(09:00)




























































가지 말라지만 가야만 하는 걸,

발자국도 남기지 말고 아니 간 듯 살포시,

몇몇이 점심을 해먹을 물을 뜨러 맹세이골로 내려간 틈을 이용하여,

대구포를 안주삼아 내가 갖고 간 명석막걸리 1통을 몽땅 비우기도,

막걸리통에다 또 물을 채웠으니 본전이긴 하지만(09:11 - 09:31)




















뭐하는 사람들인지?















통천문이라고나 할까?

























또 다른 통천문이라고나 할까?







지능선에선 하나밖에 없는 전망대,

눈요기와 더불어 입요기를 하면서 한동안 머물 수밖에는,

숨가쁘게 이어지는 가파른 바위지대를 돌고 또 돌아 올랐는데,

이에 보상이라도 하듯 앞이 뻥 뚫리니 이 아니 좋을손가?(10:05 - 10:25)


대원사 뒤엔 치밭목능선이 펼쳐지고






천왕봉과 새봉을 잇는 산줄기,

중봉과 하봉 앞엔 비둘기봉이 우뚝하고


















바위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게 아니라 지겟자리를 잘못 잡은 게 아닐는지?

















이쁜 짓(?) 하는,

곱상한 생김새와는 달리 내공이 엄청나다고나 할까,

여성 최연소 지리태극 종주 기록 보유자로 기네스북이 아닌 태달사 카페에 올랐다는


허리에다 양손을 갖다대고선 폼을 잡는,

남강 지리태극을 같이 하자며 몇 번을 꼬드겼는지도 몰라,

젼혀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는 지조 있는 여인네,

한 번쯤은 못 이기는 척하고 넘어왔으면 좋으련만


통영과 남원의 옛날 처녀들,

사이좋게 둘씩인가?


통영의 옛날 처녀들,

그것도 갑장이라나?


바야흐로 제철을 만났다는,

산에 산에 꽃이 피네.


성은 김이요 이름도 같은,

물론 연식이야 어느 정도 차이가 나지만,

이만하면 보통 인연은 아니겠지요?


앵경인지 안경인지를 쓴 흘러간 처녀,

이래봬도 그 짓(?)을 네 번이나 한 대장이라나?


새로 산 모자가 썩 잘 어울리는(?) 옛날 총각,

싸구려가 아닌 블랙야크(blackyak)라며 자랑이 대단하지만,

우리 눈에도 그렇게 보였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어쨌거나 지사모의 영원한 1인자로 남아 주시길,

1인자가 욕심이 안 나는 건 아니지만,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 하지 않았던가?

















길진 않지만 꽤 앙칼진 지능선을 따라 올라선 729m봉,

참호 흔적으로 보이는 구덩이가 몇 개 보이며,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이제부턴 고생은 끝이요 행복이 시작된다고나 할까,

산길치곤 고속도로와도 같은 길이 쭉 펼쳐지는데,

봄노래가 절로 흥얼거리지 않을는지?(10:49 - 10:53, 729m)

















마침내 지리산 동부능선으로 합류하는 동왕등재로 올라서는데,

깨어진 삼각점(산청 311)이 자리 잡은 동왕등재,

오랫동안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하여 깃대봉이라고도 했다고,

지리태극을 하면서 동부능선을 오가는 수많은 산꾼들의 애환이 서린 곳으로,

나 또한 잊지 못할 가슴 아픈 추억이 남아 있을 수밖에는,


나 홀로 남강 지리태극을 한다면서 인월에서 출발하여 남강으로 가던 중,

어느새 해는 떨어졌어도 어둠이 내려앉진 않은 2014년 6월 18일 19시 50분경,

헤드랜턴을 꺼내는 등 야간산행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서,

 안에 들어간 가랑잎을 꺼내고자 바위에 걸터 앉아 등산화 끈을 푸는데,

 아이고 이를 어쩌나?

그만 중심이 흐트려지면서 왼쪽으로 넘어지는 게 아닌가?

아니 넘어졌다기보단 그냥 꼬꾸라졌다고 하는 게 맞을 듯,

엉겁결에 팔꿈치로 땅을 짚긴 했지만,

팔꿈치에 큰 충격이 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나 할까,

하필이면 왼쪽 옆구리 부위가 땅바닥에 있는,

주먹 두 개 정도 크기의 돌멩이에 부딪치는 게 아닌가?


심한 통증과 함께 제대로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울 지경이요,

아무래도 갈비뼈 몇몇이 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억지로 참으며 도토리봉에서 밤머리재로 내려가 웅석봉으로 올랐으나,

낫긴 커녕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바람에 아쉽게도 한재에서 접을 수밖에는,

84km를 걸었으니 11.5km가 남았을 뿐이요,

고지가 바로 저긴데,

그래도 어천태극은 성공한 셈인가?

요즘은 지리태극으로 쳐주지도 않지만(11:03 - 11:40, 935.8m)





대원사와 치밭목능선이 또다시 들어오고



가고 있어도 가고 싶고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언제나 그리운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

백두산으로 가기에 앞서 지난 3월 7일 지리산 산신령께 신고를 하고 왔건만











새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 산줄기,

가운덴 가야 할 994m봉과 서왕등재가 보이고









웅석봉은 보이는 둥 마는 둥이고



통영산 활어회와 대구포를 안주삼아






조금밖에 안 남았지만,

뭔지 알겠쥬?


찍사가 뭔 소리를 했기에,

저렇게나 빵 터졌을까?


찍사만 바꿨을 뿐인데,

왜 이리 심각하신지?


동왕등재를 뒤로하고 왕등재로






903m봉은 돌아가고






절골 삼거리,

지능선을 따르다 절골로 해서 천광사로 이어진다는(11:57)























왕디재라고도 부르는 왕등재 사거리의 태극바위,

아직도 희미하게나마 태극이란 글씨가 남아 있으며,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와 천광사가 있는 금서면 지막리를 이어주던 고개로,

이미 때가 되었기에 왕등재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바람소리표 씻은묵은지된장국과 산사랑표 달래양념장에다 담비표 무생채까지,

무슨 봄소풍이라도 나온 듯 느긋하게 푸짐한 오찬을 즐기기도,

우리가 이러려고 지리산 자락으로 들지 않았던가?  

자괴감은 무슨?(12:12 - 13:25)















왕등재를 뒤로하고 서왕등재로






동왕등재와 서왕등재 사이에선 가장 높은 994m봉,

두 왕등재 사이의 꽤 많은 고만고만한 봉우리 가운데,

이따 갈 984m봉과 더불어 고스락을 지나가는 봉우리로,

큰 나무가 별로 없어 자연스레 조망이 열리기도(13:37 - 13:40, 994m)


천왕봉과 중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 산줄기




서왕등재가 가까이 다가서고






새봉과 상대날등이 우뚝하고



동왕등재로 이어지는 산줄기 뒤엔 달뜨기능선이 이어받고  



왕산과 필봉산도 날 좀 보라 하고






서왕등재와 동왕등재 사이에선 가장 멋진 전망대라고나 할까,

길에서 5m 남짓 떨어졌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먼저 간 아랫것들(?)이야 어쩔 수가 없지만,

뒤따라오는 1인자를 모시고 눈요기를 할 수밖에는,

좋긴 참 좋은 데가 아니던가?(13:45)


동왕등재와 웅석봉을 품은 달뜨기능선이 한눈에 쏙이고















별스런 특징도 없는 984m봉에선 서왕등재가 바로 코앞이고(14:04, 984m)












이제 얼마 안 가 서왕등재 갈림길이고







서왕등재 정상부 갈림길,

갈 길이 바쁜 지리태극을 할 땐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별스레 바쁠 것도 없는 오늘 같은 날이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30m 남짓 오르면 되는데(14:12)











잡목으로 둘러싸인 볼품없는 서왕등재 정상부,

세월이 흐를수록 나무가 훌쩍 자라는 바람에,

그나마 보이는 것도 갈수록 못해져 좀은 아쉽기도,

안 그래도 보잘것없는데(14:13 - 14:21, 1048m)


왕등재습지와 고동재를 잇는 산줄기가 살짝 보이기도



지사모에 온 지가 그 얼만데 아직도 별을 못 달았다는,

서울 어울림은 별이 몇인데,

포스(force)로 봐선 분명히 장군감이 되고도 남건만,

올핸 제발 좀 진급하시길!











호랑이를 잡아먹는다는 담비,

맹세이골의 호랑이가 이 양반때문에 멸종이 되었다나?

종자라도 좀 남겨두지 않고서 싹쓸이를 해버려!!!





닷새 놀고 이틀 쉬는 황금백수,

백 살 천왕봉,

기어이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고야 말겠다나?

 백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천왕봉 숙제 있어 못 간다고 전해라!!!














서왕등재에서 왕등재습지로 내려서고



절대로 습지 안엔 안 들어갑니다.

그저 보고만 갈게요.











지난해 4월 30일 홀로 가는 덕산 지리태극을 하면서 지나간 왕등재습지,

어느새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셈인데,

올봄에도 또 그럴 기회가 있을는지? 

이번엔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어차피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데,

마음만 청춘이요,

진갑도 지난 중늙은이의 부질없는 욕심일까?(14:28 - 14:36, 973m)

















혼자 찍은 사진이 없어 잘도 빠져나간 big valley,

그런다고 내가 모를 줄 알고,

제발 담배 좀 끊고 마나님께 꾸중 아닌 귀염이나 받으시길,

술과 함께 셋트(set)로 끊으라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어차피 산에 가면 정상주와 하산주는 마셔야 하니까,

 바람소리가 크게 날까 봐 눈치보거나 두려울 것도 없고,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제일 아닌가요?














이제 외곡마을로,

30분 남짓이면 되지 않을는지?







뭔 짓(?)이여?

왕등재습지에서 흘러내리는 물이나 마시지 않고











누가 지리산 자락이 아니랄까 봐 산죽지대가 나오기도 하지만,

비교적 뚜렷하고 부드러운 길이 쭉 이어지고











마침내 외곡마을로 내려서면서 발걸음을 멈추는데,

외고개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곳이기도,

어김없이 국립공원특별보호구역이란 안내판이 서 있긴 하지만,

발자국도 남기지 않고 내려왔고 또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어떡하랴?

오랜만에 함께한 지사모와의 지리산행,

내년 봄까지 백두대간 종주에 매인 몸이다 보니,

별스레 지금보다 형편이 나아질 것도 없을 거라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알요산행 아닌 토요산행이 있다면,

어쩌면 사정은 달라질 수도,

언제 어디서든 산꾼은 만난다지만,

산꾼은 산에서 만나야 제격이 아닐는지?(15:00)





외고개 쪽이고



왕등재습지 쪽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