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참
삼삼하게 생긴
노랑머리 실비집 아지매한테
또 푹 빠져버렸으니,
이를 어쩌나?
애간장을 녹이는 닭살스런 애교도
살살 꼬리치는 눈웃음도
모두가 장삿속이란 걸 번연히 알면서도.
각시 아니 마눌님이 눈치를 채고선
눈에 쌍심지를 켜고 득달같이 닦달하는데,
관계를 얼른 청산하지 않으면
우리 사이를 청산하자며 으름장을 놓건만,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실비집으로 옮기는 발걸음,
무슨 김유신의 말이나 되는 것처럼.
난 어찌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