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마근담계곡을 에워싼 산줄기 잇고 제자리로

큰집사람 2011. 12. 17. 19:20

 * 날    짜 : 2011년 12월 17일(토)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덕산교 - 깃대봉 - 이방산 - 감투봉 - 마근담봉 - 벌목봉 - 수양산 - 시무산 - 덕산교

 * 산행시간 : 7시간 05분(운행시간 5시간 14분 + 휴식시간 1시간 51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09:55          산청군 시천면 사리마을 덕산교(110m)

10:02 - 10:09  남명 무덤

10:20 - 10:26  덕산 조망처(305m)

10:42          오거리 안부

11:17          삼장체육공원 갈림길(630m)

11:24 - 11:30  깃대봉(690m)

11:47 - 11:52  이방산(715.7m)

12:10          헬기장 봉우리

12:37 - 13:20  감투봉(768m)

13:36          딱바실골 갈림길 안부

13:41 - 13:44  딱바실골 전망대

14:00          마근담봉(926m)

14:03 - 14:09  딱바실골 갈림길(안테나)

14:12          마근담봉

14:43 - 14:50  용무림산(793m)

15:05 - 15:10  용무림재(550m)

15:31 - 15:39  벌목봉(743m)

15:57 - 16:02  벌목봉 - 수양산 안부(450m)

16:11 - 16:16  수양산(502.3m)

16:38 - 16:43  시무산(402.5m)

17:00          덕산교

 

 

 

 

 

 

 

* 여드레 동안 세 번씩이나 천왕봉에 올랐는데도 그냥 지리산이 고픈 걸로 봐,

아무래도 병이 들어도 작은 병이 아닌 아주 큰 병이 단단히 든 모양이다.

그 고픔을 달래고자 또 다시 지리산으로 갈까 하다,

이틀 달아서 곤드레만드레가 된데다 

지리산 산신령 보기도 미안하기도 해서 작전을 바꾼다.

오늘은 지리산으로 들 게 아니라, 지리산을 보는 산행을 하자!

그러면 산신령이랑 얼굴 붉힐 일도 없을 테니까.

파리가 코끼리 이마에 붙으면 그 이마밖에 볼 수 없지만,

조금만 떨어지면 코끼리 전체를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너무 멀어도 곤란하긴 하지만,

 

 

어디로 갈까?

덕산교에서 깃대봉 - 이방산 - 감투봉을 거쳐 마근담봉까지 갔다,

마근담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주선 벌목봉 - 수양산 - 시무산을 들러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점산행이 퍼뜩 떠오른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가 내내 들어오는 데다,

바스락거리는 가랑잎과 솔가리를 실컷 밟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멋진 곳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어느 정도 높이까지 되니,

이런 것도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까?

좀은 늦게 일어난 데다 이래저래 늑장거리를 부리다보니,

가뜩이나 길지 않은 한겨울 아침나절이 후다닥 지나간다.

서둘러 채비를 하고선 십년지기 싼타모를 재촉한다.

덕산교에서 덕산교로 돌아오는,

기다란 동그라미를 그리는 원점산행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누구랑 함께랄 것도 없이 나 홀로!

 

 

 

 

 

 

 




덕산을 돌아가는 국도 20호선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구곡산

 


깃대봉, 벌목봉, 수양산

 


깃대봉

 


벌목봉과 수양산

 


벌목봉, 수양산, 시무산

 


시무산

 


덕산교에서 용무림산, 벌목봉, 수양산

 


산청군 시천면 사리마을 덕산교에서,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을 바라보며 산행에 들어가고(09:55) 

 

남명기념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남명 무덤에 다다르는데,

덕산교에서도 남명 무덤은 알아볼 수 있고(10:02 - 10:09)

 

남명 선생 부인 무덤

 


 


 

남명 선생 무덤

 


 

 


덕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산과 구곡산(10:20 - 10:26)

 


 

 


 


 

 

 

 

오대주산과 주산

 


 

 


 

 


여러 가닥의 길이 만나는 펑퍼짐한 안부(10:42)

 


같이 가던 임도는 좌우로 갈라지고 바로 가는 산길을 따르는데,

가풀막이 쭉 이어지며  꽤나 골탕을 먹이고(10:54) 

 

 


 

삼장체육공원 갈림길로 올라서자 기울기는 좀 덜하지만,

서걱거리는 가랑잎을 밟으며 3분쯤 더 가야 깃대봉이고(11:24 - 11:30)  

 

 

 


이방산과 저 멀리 웅석봉이 보이고  

 


웅석봉과 마근담봉

 


상사바위 경유 삼장체육공원 갈림길(11:40)

 


이방산엔 아담한 정상석이 자리 잡고 있는데,

오늘은 처음이자 마지막 만나는 정상석이며,

나무에 가려 정상은 조망이 시원찮지만,

맞닿은 헬기장에서 그런대로 조망이 열리고(11:47  - 11:52)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엔 눈이 많이 녹은 것 같고 

 



 

 

이따 갈 벌목봉이 어서 오라며 손짓이고

 


이미 때가 되었는지라 포장임도에서 주방을 차리려는데,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쳐 감투봉으로 오를 수밖에는(12:20)

 

 감투봉으로 올라서서,

바람이 잦아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주방을 차리고(12:37 - 13:20)

 

감투봉 정상은 예전엔 헬기장이었지만,

웃자란 잡목으로 봐선 묵혀진 지 꽤 오래된 것으로,

산을 다니다보면 이런 걸 더러 보게 되는데,

만들지나 말든지 관리라도 잘 하든지,

어쨌거나 좋은 모습은 아니고

 

 

 


  

 


라면과 떡국점을 넣은 일용할 양식에다 영원한 나의 동반자 막걸리,

진수성찬(珍羞盛饌)과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부러울 것 없고

 

 

 


감투봉를  떠난 지 20분쯤 지났을까,

딱바실계곡과 지리산 동부능선이 들어오며 눈요기를 시키고( 13:41 - 13:44) 

 

딱바실계곡 사방댐

  


동왕등재와 도토리봉 아래 밤머리재

 


도토리봉과 밤머리재


 

왕등재와 동왕등재

 


덕산 지리태극과 만나는 마근담봉으로 올라서자,

나무 사이로 천왕봉과 산청군 원지가 얼핏 들어올 뿐,

갈림길 노릇만 톡톡히 하는 보잘 것 없는 봉우리가 아니던가?

달뜨기능선과 웅석봉이 보이는 안테나까진 갔다 오기로 하고(14:00)

 

마근담봉에서 3분 남짓 갔을까,

 지리태극이 지나는 991m봉과 951m봉이 한눈에 들어오고(14:03 - 14:09)

 

안테나가 있는 곳은 딱바실계곡 갈림길이기도 하고

 


991m봉과 달뜨기능선 뒤엔 웅석봉이 뾰족하고

 


웅석봉을 좀 더 가까이로

 


991m봉과 951m봉

 


 


 

다시 마근담봉으로 돌아와 수양산과 사리 쪽으로 내려서는데,

지나온 이방산과 사리 쪽으로도 어차피 덕산교에서 만나지만,  

덕산 지리태극은 수양산을 거쳐가는 거라고(14:12)     

  

2009년 9월 지리태극 땐 없던 임도가 산허리를 가로지르고(14:34)

 



 

 

전망대와 쉼터 노릇을 하는 용무림산으로 올라서는데,

2009년 9월 25일 셋이서 지리태극을 하면서 천왕봉도 보며 쉬기도 했는데,

좋은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며 밤머리재까지 비를 맞으며 갔으니,

밤머리재에서 저녁을 먹는 사이 비가 그치긴 했지만,

물기를 머금은 동부능선의 그 유명한 잡목과 산죽을 헤치느라,

엄청스레 고생을 했으니 말이다.(14:43 - 14:50)  

 

 


 

웃자란 나무가 가렸긴 해도,

천왕봉과 중봉이 그런대로 들어오고

 

 

 

 

용무림산 정상부의 나무에 오르자,

마근담봉과 913.7m봉이 들어오며 그 아랜 임도가 뚜렷하고 

 

지리태극과 지리산 둘레길 및 남명등산로가 지나는 용무림재 오거리,

언제부턴가 마근담을 가리키는 게 떨어진 외팔이 이정표가,

둘레길이 열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15:05 - 15:10) 

 

 

 


 

 


순초보자, 백오동, 요물님의 2006년 6월 지리태극 표지기는 어디에?

작고 낡아 볼품은 없어도 천연기념물이라 생각했는데,

좀은 아쉽지만 수많은 표지기의 운명이 그러했으니까!

 

 

 


벌목봉으로 오르면서 돌아본,

용무림산과 913.7m봉 그리고 선인봉 

 

용무림산, 913.7m봉, 841m봉


 

913.7m봉과 841m봉, 선인봉

 


선인봉

 


묵은 헬기장이 자리 잡은 벌목봉,

한동안 쏟아지는 듯한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는데,

조심스레 내려간다곤 해도 기어이 두어 번 엉덩방아를 찧을 수밖에는, 

살짝 언 데다 가랑잎으로 덮여 더욱 그러하더란(15:31 - 15:39) 

 

용무림재에서 벌목봉으로 오르면 삼거리인데,

바로 가는 건 한림산(화장산)으로

 

 

 


 


 

 


 

 

 


감나무가 널따랗게 펼쳐진 안부엔 수많은 표지기들이 나부끼는데,

까치밥이라며 남긴 홍시 하날 즉결처분하기도 하면서(15:57 - 16:02)   

 

벌목봉 - 수양산 안부에서 돌아본 벌목봉

 


화장산

 


수양산

 


 

 


태극종주 수양산이란 문패가 걸린 수양산으로 올라서는데,

누군가가 덧붙인 산청 743M가 눈에 거스릴 수밖에는.

그건 벌목봉의 높이인데 수양산에다 왜 썼는지? 

삼각점만 봐도 알 텐데!(16:11 - 16:16)  

 

 

 


  

 


 

 


벌목봉

 


마근담봉과 용무림산

 


화장산

 


수양산 정상엔 태극을닮은사람들 표지기 셋이 나란히

 


402m봉(16:36)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시무산,

이제 내려가는 것만 남은 듯,

덕산교에서 오를 땐 땀깨나 흘려야 하지만,

미끄러지는 것만 조심하면 될 거고(16:38 - 16:43) 

 

 

 


 

 


바로 앞엔 화장산이고

 


시무산 정상의 표지기들,

내 것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날머리에 이르자 다른 곳엔 이미 해가 떨어지고,

천왕봉과 중봉 언저리에만 조금 걸쳤을 뿐이고

 

 


 

 

 

 

 

 

 

덕산교와 맞닿은 사리마을회관,

마근담계곡을 에워싼 깃대봉 - 이방산 - 감투봉 - 마근담봉 - 용무림산 -

벌목봉 - 수양산 - 시무산을 잇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뚜렷이 또는 언뜻언뜻 함께했기에, 

혼자라서 외로웠단 느낌은 없는 그야말로 좋은 산행이었다.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