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산행기

오랜만에 찾아간 이명산

큰집사람 2019. 9. 10. 21:06


* 날    짜 : 2019년 9월 10일(수요일)

* 날    씨 : 구름 많음

* 산 행 지 : 부일수련원 - 마애석조여래좌상 - 이명산 - 깨사리고개 - 이명산 약수터 - 부일수련원

* 산행시간 : 3시간 25분(운행시간 2시간 54분 + 휴식시간 1시간 31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10:35          부일수련원 아래 이정표 

11:02          안골고개

11:10 - 11:57  이명산 석불사지 및 마애석조여래좌상(400m)

12:05          이명산 9지점 삼거리(상사봉 - 시루봉 갈림길, 460m)

12:18 - 12:42  이명산 상사봉(창원 310, 570.1m)

13:14 - 13:24  깨사리고개(무고재, 300m)

13:32 - 13:35  사각정 쉼터(이병주문학관 갈림길)

13:36 - 13:40  이명산 약수터

13:41 - 13:44  이명산 약수터 쉼터(260m)

13:56          부일수련원(210m)

14:00          부일수련원 아래 이정표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소재 이명산 등산로 입구,

깨사리고개와 사천시 곤양면 무고리를 잇는 지방도 1005호선 곤북로가 지나며,

이병주문학관과 청소년들의 수련원인 부일수련원 사이이기도 한데,

2011년 2월 15일에 이어 엄청 오랜만에 다시 찾는 이명산,

그전엔 여기 아닌 부일수련원에서 오르내린 기억이 있는 걸,

 이정표로 봐선 등산로가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말할 것도 없이 그전처럼 부일수련원에서 올라가도 되겠지만,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이명산 원점산행의 축으로 골라잡기로,

어제부터 좀 나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 왼쪽 무릎 통증,

그 상태를 시험해 보고자 엉겁결에 나섰다고나, 

과연 끝까지 말썽을 부리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좀 더 참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나선 건 아닐까?

이제 와서 그냥 되돌아가긴 싫은데,

그 모든 건 가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병주문학관 1.98km · 하동레일바이크 2.47km를 가리키고(10:35)














가야 할 이명산






축사(畜舍)



안부 사거리,

이명산과 계명산을 잇는 산줄기로 올라서는 곳으로,

바로는 직전마을로 내려서고,

오른쪽은 계명산(381.9m) · 왼쪽은 이명산으로 이어지고(10:40)





노전처사강성문공지묘(老田處士江城文公之墓)



삼거리,

마애불 1.2km · 코스모스축제장(직전마을) 2.2km를 가리키고(10:50)





안골고개 사거리,

마애불 0.7km · 코스모스축제장(직전마을) 2.7km · 부일수련원 0.1km를 가리키고(11:02)




















돌아본 계명산






















이명산 석불사지,

이명산 석불사지(理名山 石佛寺址)는 옛 절터로,
개금사지(開錦寺址) 또는 화곡사지(火谷寺址)라고도 하며,
이명사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28호,
마애석조여래좌상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6호로 지정되었다.(11:10 - 11:57)





고세대(高世臺),

가로로 <고세대, 高世臺>라는 큰 글자가 새겨져 있고,
그 아래에 세로로 작게<문철호(文澈鎬), 최경병(崔瓊秉), 권상연(權相淵)>이란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 모여 시와 창을 즐겼다 한다.

















이명산 석불사지(理明山 石佛寺址)

이명산(理明山, 일명 山) 북쪽 산정 가까이에 위치한 이곳

석불사 절터에는 파괴된 석굴 2기와 암벽에 조각된 마애불상이 있다.

석굴은 이명산을 사이에 두고 사천시 곤양 다솔사(多率寺)의

보안암(普安庵)의 석굴과 남북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석굴의 벽과 천장이 모두 무너져 원형을 잃었으나,

다솔사 보안암의 석굴과 마찬가지로 자연석을 쌓아 올려

무덤(積石塚, 적석총)처럼 만든 형태였으리라 추정된다.

그 중 마애불상이 있는 석굴은 보안암 석굴보다 훨씬 큰 규모이다.

석굴의 크기나 정확한 구조는 잘 알 수 없지만,

보기 드문 석굴사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곳의 마애불상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현의 북쪽 20리에 있는 이명산은 동경(東京, 즉 경주)의 비보산 (襣補山)인데,

산 정상에 용이 사는 연못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되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하여 화철석(火鐵石)을 그곳에 담갔더니

용이 곤양의 진교(辰橋) 아래 깊은 소(沼)로 옮겨갔다.

그 다음부터 사람들이 소경이 되지 않았다.>라는 전설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언뜻 들으면 허무맹랑한 전설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명산을 동경의 비보산이라 부르고 있고,

경주의 석굴암과 비슷한 석굴사원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리는 이명산과 그곳에 있는 석굴이

경주와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1974년 12월 28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28호 지정)


그전엔 이랬는데 세월이 뭔지?









이명산 마애석조여래좌상,

쉼터 0.7km · 부일수련원 0.7km · 이명산 0.6km를 가리키고(400m)




















이건 아닌데?

이명산 마애석조여래좌상을 소개해야 하는 걸,

여기도 석불사지가 맞긴 하지만,

석불사지 안내판은 조금 전에 보고 왔는데,

낡은 걸 새로이 바꾸면서 착오가 생긴 듯?


이명산 마애석조여래좌상(理明山 磨崖石造如來坐像)

이 석조여래좌상은

자연 암벽을 다듬어 작은방(龕室, 감실)을 만들고 그 자리에 불상을 조각한 것이다.

머리 부분은 몸체에 비해 훨씬 도드라지게 새겨 아주 뚜렷하게 표현하였으나,

목 이하는 벽면에 선으로 간단하게 윤곽선만을 묘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머리 아래 부분은 비바람에 쓸려 나가버려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이지만, 얼굴만은 그 모습이 분명하게 남아 있다.

머리는 민머리(素髮, 소발)이며 상투 모양의 육계(肉髻)는 크고 높다.


얼굴은 둥글고 풍만한 편이나,

두툼한 턱, 가늘게 뜬 눈, 꼭 다문 입 등을 보면 매우 근엄하게 보인다.

오른손은 들어올리고, 왼손은 팔을 굽혀 무릎 위에 올려놓은 듯한데,

이런 표현 방식은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의 아흡 가지 손 모양(九品定印) 중 하나이다.

그런 점에서 이 불상은 서방의 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아미타여래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불교에서는 극락세계를 아홉 가지의 등급으로 표현하며,

각각의 극락을 다스리는 아미타불도 아홉 가지의 손 모양으로 차이를 두어 표현하였다.

이 불상은 전체적인 조각기법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1974년 12월 28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6호 지정


계명산과 이명마을
























내려다본 이명산 석불사지






이명산 9지점 삼거리,

이명산 상사봉과 시루봉 갈림길이기도 한데,

시루봉을 갔다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억지를 부리며 무리를 하다 덧나기라도 하면 차라리 아니 감만 못한 걸,

아쉽지만 마음만 보내고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마애불 0.17km·이명산 0.5km·황토재 5.5km를 가리키고(12:05, 460m)




















이명산 상사봉,

정상석이 셋이나 되는 행복한(?) 봉우리인데,

아예 없는 산도 많은데 꼭 이래야만 되는 걸까?

무고재 1.5km·황토재 6.0km·시루봉 1.9km를 가리키고(12:18 - 12:42, 570.1m)


경남정보고OB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

이게 원조라고나 할까?


하동군에서 2018년 1월 세운 거고



한가운데 자리 잡은 정상석,

사천시 곤양산악회에서 세운 거고





상사봉 삼각점(창원 310)






그전엔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사라지고 말았는 걸.


이명산 시루봉



봉암산



이명산 전망대(자료사진)



이명산 전망대는 주춧돌만 남아 있고



널브러진 육각정 부스러기들






상사봉을 뒤로하고 곧장 깨사리고개로 내려가는데,

상사바위를 경유하여 임도를 따라가는 게 수월하지만

기울기가 장난이 아니긴 해도 지름길이고 해서




















깨사리고개와 봉명산 쪽이고









포장임도로 내려서자마자 송전탑 쪽으로 산길이 열리지만,

웃자란 수풀이 훼방을 놓는 바람에 포기하고 포장임도를 따라가고(13:06)














송전탑을 지나는 지름길과 만나는데,

바로 아랜 물고뱅이마을 둘레길 2.1km를 가리키고(13:11)












무고재라고도 부르는 깨사리고개,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와 사천시 곤양면 무고리를 잇는 지방도 1005호선이 지나며,

이명산과 다솔사를 품은 봉명산(407.1m)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고개로,

 이명산 1.5km·물고뱅이마을 둘레길 2.2km를 가리키고(13:14 - 13:24, 300m)





이명산 등산로 안내도,

하동군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명산은 해발 570m이며,

지리산의 한줄기로 북천면과 양보면의 경계에 우뚝 솟아 있으며,

진교면과도 연결되어

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말해 주는 숱한 유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맹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명산 전설의 현장인 정상에 오르면

당시에 이무기가 살았던 지름 20m 정도의 못이 있던 자리가 있으며,

마을 주민들이 이무기를 쫓기 위하여

돌을 불에 구워 던졌다는 돌무더기를 볼 수 있다.





















사각정 쉼터,

이병주문학관 갈림길이기도 하며,

이병주문학관 0.75km·마애불 1km·상사봉 정상 1.7km를 가리키고(13:32 - 13:35)






이명산 약수터,

목을 축이고 또 땀에 찌든 얼굴도 좀 씻고(13:36 - 13:40)











이명산 약수터 쉼터,

아까 이명산 마애석조여래좌상에서 쉼터 0.7km라던 곳으로,

이병주문학관 1.0km·이명산 1.3km·마애불 0.7km를 가리키고(13:41 - 13:44, 260m)





이건 이병주문학관 2.07km·하동레일바이크 3.6km를 가리키고






계명산












달마도 갤러리 성불사,

부일수련원과는 아주 가까운 이웃사촌인 셈이고(13:55)





부일수련원,

이명산 1.1km를 가리키고(13:56, 210m)














마침내 내 싼타모가 보이고



축사 입구






3시간 25분 만에 다시 돌아온 아까 그 자리,

8년 7개월 만에 다시 찾은 이명산,

인걸은 간 데 없어도 산천은 의구하다 했건만,

육각정 전망대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널브러지고,

정상석 또한 하나에서 셋으로 늘게 될 줄이야?

깨사리고개에서부턴 왼쪽 무릎에 통증이 오는 바람에,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느라 애를 먹기도 했는데,

아직은 온전하지 않다는 신호요 경고가 아닐까?

무릎 정비에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듯,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