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거리 산행의 자존심 '태극을 닮은 사람들' 시산제가 있는 날,
오늘따라 웬일인지 옆지기가 따라가겠단다.
아니 따라가는 게 아닌 같이 간단다.
오잉?
이게 웬 일이람?
산을 그만둔 지가 그 언젠데?
허리 디스크로 잃어버린 결코 짧지 않은 10년이란 세월,
꽃다운(?) 나의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은 그렇게 흘러갔으니,
병신이란 소리가 듣기 싫어 걸음마를 다시 하듯 조심스레 시작한 산행,
이렇게 미친 듯이 생활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될 줄이야?
10년 가량 나랑 함께 산을 타면서 힘이 되어 주던 옆지기,
한창 때는 1년에 100번 아니 그 이상도 다녔는데,
내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자,
어느 날 갑자기 이제 그만 산을 끊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도저히 체질에 안 맞는 것 같다면서.
이건 아닌데?
나랑 어금버금한 실력이었는데?
그렇다면 순전히 나 때문에 같이 다녔단 말인가?
친구가 하는 식당에서 반찬값이나 벌겠다더니,
아무래도 몸이 많이 고달팠나 보다.
하기야 나름대론 곱게 자란다고 자랐는데,
안 하던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데 오죽 했으랴?
알량한 자존심에 그만 두라고 몇 번이나 말리기도 했지만,
얄팍한 말단 공무원 봉급으론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웠는 지도 모른다.
어차피 말린다고 될 것도 아닌 것 같기에,
언제든 싫으면 그만 두라면서 좋을대로 하랬는데,
그렇게 흐른 세월이 어느새 10년에 가까우니,
이젠 어느 정도 몸에 배고 숨쉴 틈은 있는가 보다.
산으로 가겠다는 걸 보니.
지리산 동부능선 끝자락에 자리 잡은 도토리봉(908m),
천왕봉과 중봉으로 이어지는 태극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가깝거나 먼 높고 낮은 산들이 앞다퉈 눈도장을 찍는,
시산제 장소론 이만한 곳도 드물지 않을는지?
천왕봉과 중봉이 코앞에 빤히 바라다보이는,
이보다 더 좋은 데가 또 어디 있으랴?
모든 태극사 회원님들,
지리산 정기를 듬뿍 받으시어,
올해도 변함없이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과,
형편이 되는 분은 늦둥이라도 하나 보심이?
을미년,
나에겐 어느덧 인생의 한 바퀴를 돌고선,
새로운 한 바퀴이자 두 바퀴를 도는 시작점이 되는 해,
그 두 바퀴조차 마저 돌고 마침표를 꽉 찍었으면 참 좋으련만,
그저 희망사항일 뿐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는지?
하지만 둘만이 아닌 태달사가 아는 약속이 있으니,
누가 뭐래도 100살 천왕봉 약속만은 꼭 지켜야 하지 않을까?
둘 다 약속을 지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좀은 아쉽고 안타까울지라도,
나 홀로라도 반드시 100살 천왕봉은 하리라.
태달사 회원님들 부디 오래 사시면서,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보셨으면.
내 나이가 어때서?
일흔 지리태극,
백 살 천왕봉,
★ 꿈은 이루어진다!!!
태극을 닮은 사람들 시산제가 있는 날 아침,
옆지기랑 둘이서 진주에서 대원사행 첫차(07:30)를 타고 가다,
밤머리재 아래 삼장면 홍계리 상촌마을 입구에서 내리자,
밤머리재가 내려다보며 어서 오라 손을 흔드는데,
조금 걸어 올라가다 지나가던 거달사 승합차에 얹혀서 밤머리재로
산청 금서면과 삼장면을 잇는 국도 59호선이 지나는 밤머리재,
밤을 한 말이나 까먹고서야 넘는 고개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나?
시산제 장소인 도토리봉으로
한바탕 가풀막을 치고서야 도토리봉으로 올라서는데,
크지 않은 바위들이 옹기종기한 도토리봉 정상,
을미년 태달사 시산제는 몇 발짝 아래 헬기장에서
결코 우릴 실망시키지 않는 도토리봉,
굽이치며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저 산줄기들을 보라!
어찌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고 배기겠는가?
서왕등재 뒤는 상내봉(오뚝이바위) 삼거리요,
그 좌우엔 새봉과 삼봉산 일대가 보이고
삼봉산과 백운산, 장안산 일대
왕산과 필봉산 뒤 저 멀리론 덕유산 일대가 보이고
덕산 뒤엔 오대주산과 주산이요,
그 뒤 저 멀린 하동 금오산과 남해 망운산이고,
덕산 오른쪽으론 황금능선의 구곡산이 우뚝하고
그다지 멀지도 않은 웅석봉은 나무 사이로 살짝 들어올 뿐,
제대로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울 따름인데,
올핸 저길 몇 번이나 가게 될는지?
광주에서 왔다는 조아조아,
나랑은 작년 7월 20일 태달사 혹서기 화대종주를 하면서,
한참 동안이나 함께 발을 맞춘 사이로,
내가 보고 싶어 왔나나 어쨌다나?
오후엔 근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먼 길 마다않고 찾아온 그 정성,
지리산 산신령이 어찌 어여뻐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 공짜배기가 어딨냐?
오뉴월 품앗이는 제때 갚아야 한다지만,
동지섣달 품앗인들 예외일 수가 있겠는가?
품앗이를 하라며 윽박질러 나 또한 덩달아 흔적을 남기는데,
비록 못나고 볼품없는 모습이긴 하지만,
나에겐 저 순간이 하루라도 젊은 시절이 아닐는지?
내 나이가 어때서?
산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저 멀리 가야산과 오도산, 황매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윽고 천왕봉을 바라보면서 시산제가 시작되고
오뚜기 대달사 산행대장과 해오름 태달사 사무국장,
사무국장이 되자마자 어째 좀 변한 것 같단 소문이더란,
그것도 지독하단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자리가 그렇게 만든 걸까?
내가 잘못 들은 걸까?
순국선열 및 먼저 가신 산악인에 대한 묵념
상고대 태달사 산행대장이 천왕봉을 바라보며 우렁차게 하는 산악인의 선서,
마산 출신의 노산 이은상(鷺山 李
1967년 9월 15일 한국산악회장에 취임하면서 산악인의 선서로 제정했다고 하며,
모두 100자라고 하는데 못 믿겠으면 일일이?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 평화, 사랑의 참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그리운산 태달사 고문
효령대군 태달사 회장
수달사 노력하는삶과 서부능선 김옥주,
굳이 누구랄 것도 없이 둘 다 대단하고
시산제 모습을 담느라 분주한 클린 태달사 사무국장,
작년 12월 초에 가입한 햇수론 2년째지만 아직은 신입회원인 셈인데,
막강 태달사의 살림살이를 단번에 꿰찬 당찬 여인네로,
나에게도 약속대로 막걸리 한 잔을 하사하시니,
안 그래도 예쁜데 어찌 더욱 어여쁘지 아니하랴?
바크셔인지 요크셔인진 알 순 없지만,
오늘 완전히 땡잡은 놈이 아닐는지?
충달사에서 큰형님이 왔더라만
대달사가 큰절을 올리면서 무탈산행을 기원하고
거달사가 어찌 빠지겠는가?
여긴 남달사가 아닌가벼
태극왕복을 기원하는 거달사 방산,
부디 뜻한 바 그대로 꼭꼭꼭!!!
하늘마님은 뭘 기원했을까?
천왕봉 기를 받은 김에 혹시 늦둥이라도?
효령대군 태달사 회장님으론 어째 좀?
요새비 큰형님은 뭐하는 건지?
눈, 코, 귀, 입 할 것 없이 꽉 들어찬 태달사의 정성(?),
태달사 사무국장이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다는 뒷소문이 솔솔 나오더라는
무엇이 그리도 조아조아,
그 정성이 갸륵하단 생각에서 다시 한 번 더
정성뿐만 아니라 인물 또한 그저 그만이네
이번에도 품앗이로,
별스레 볼품은 없지만
거달사 m4,
(매화산, 미산, 요산, 방산)
올핸 기필코 자기네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한데,
마음먹은 그대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옆지기랑 함께,
꼭꼭 숨겨논 여인네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는데,
참 잘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막강 거달사의 60대 파워,
(거제로, 안개처럼, 사노라면)
누군가가 조금 달리긴 하지만,
그 이름을 밝힐 수는?
얼마 되지도 않는 명예훼손이니 어쩌고 할까 봐.
누군진 척 보면 알 걸?
앞으로도 쭉 태달사를 짊어지고(?) 나갈 60대 5인방,
(수정봉, 거제로, 안개처럼, 사노라면, 선함)
양 세 마리에 말 두 마리라고나 할까?
담비 남담사 지부장과 노란비옷 총무,
오늘따라 천왕봉이 낮아보이는 건 왜 그럴까?
내친 김에 이쁜 짓(?) 한 번 더하면 뭐가 어때서?
이 여인네도 따라서 이쁜 짓(?),
아직은 늦둥이 하나쯤이야?
어쩌면 환갑노인이 문제가 아닐는지?
진주에서 왔다는 썩 잘 어울리는 부부,
이래봬도 겨우(?) 여섯 살 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스물두 살 먹은 걸 보쌈으로 확
엥?
이건 또 뭐꼬?
난데없이 웬 불청객이?
환갑맞이 을미년 양띠 갑장 둘을 거느리고
썩 잘 어울리는(?) 사노라면과 캔디,
누가 봐도 이건 아니지 않을는지?
억지를 부릴 게 따로 있지!
바쁜 일정으로 먼저 간 회원까지 모두 82명이라나?
태달사 행사에 이렇게 많은 회원들이 북적거린 적이 있었는지?
나날이 발전하는 태달사,
어찌 전국 장거리 산행의 자존심이 아니겠는가?
잘 있거라 도토리봉아,
언젠간 다시 보자!
밤머리재로 내려가는 길에 살짝 보이는 웅석봉과 1079m봉
다시 돌아온 밤머리재,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선 뒤풀이가 있는 덕산 팔도한우촌으로
태달사 홍보부장을 역임한 대달사 쟈스민,
오늘도 그 솜씨 그대로의 흔적을 남기겠다고
남강 태극바위,
충달사에서 남강태극 들머리 답사를 한다면서 초청하기에,
끄트머리나마 개척자인 내가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걸 어쩌랴?
작년에 두 번 씩이나 찾았으니 감회가 새롭고,
앞이 확 열리자 속이 탁 트이는데
흔히들 남강이라 부르는 경호강의 검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데,
남덕유산 중턱의 참샘에서 발원하는 남강 지류인 경호강이며,
천왕봉 아래 천왕샘에서 발원하는 덕천강과는 진양호에서 만나,
두 강이 하나가 되어 남강을 이루면서 낙동강으로 흘러가고
경호강 건너편엔 대전통영간고속도로라는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성철 스님의 생가인 겁외사가 자리 잡고 있는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했다던가?
빛바랜 표지기가 주인을 반기기도
맞은편은 검무봉이고
속이 검으면 이렇게 나온다지?
그건 아닌가?
새들교와 왕봉산 사이에서 바라본 천왕봉,
나무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도 않지만,
새들교 쪽으로 좀 더 내려가면 잘도 보이는데,
이미 꽤 늦은 오후인지라 충달사에서 서두르는 바람에,
이쯤에서 만족할 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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