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태극(관련) 산행기

다시 한 번 품에 안은 남강 지리태극

큰집사람 2014. 10. 5. 19:51

* 날    짜 : 2014년 10월 3일(금) - 10월 5일(일)

* 날    씨 : 대체로 맑음

* 산 행 지 : 왕봉산 - 웅석봉 - 밤머리재 - 천왕봉 - 성삼재 - 구인월마을회관

* 산행거리 : 95.5km

* 산행시간 : 43시간 40분(운행시간 33시간 39분 + 휴식시간 10시간 01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7명(마음속에목련, 사라이, 제갈공명, 참꼬막, 관우, 에너자이저, 선함)

 

 

   

 

 

* 산행일정

10.3.07:40         남강 태극바위

07:50 - 07:53      왕봉산(153m)

08:00              살고개

08:19 08:24      망해봉(257.8m, 산청 28)

08:34              새터고개(150m)

08:53              세양수목원 간이건물

08:58                        갈티고개(210m)

09:23              315.2m(산청 460)

09:47              석대마을공동농기계보관창고

09:59              석대배수지

10:05 - 10:15      석대기도터

10:33              송곳바위(석대바위)

10:41 - 10:44      석대산(539m)

10:48              534.5m(산청 316)

11:16              474m(암봉)

11:22              석천원 갈림길

11:40              청계저수지 갈림길

11:42 - 12:10      석대산 수리봉(568.4m, 산청 428)

12:14              상투봉(상투바위)

12:41              한재(410m)

13:20              작은 돌탑 셋 봉우리

13:30 - 13:37      791m

13:47              766m

13:59 - 14:04      웅석봉 하부헬기장(지리산 둘레길)

14:42 - 14:52      웅석봉(1099.3m, 산청 25)

14:56              웅석봉 헬기장

14:59              밭등 

15:15              상투봉(980m)

15:23 15:26      왕재(850m)

15:56              헬기장

16:03              대장마을 갈림길

16:18 - 17:13      밤머리재(570m)

17:45 - 17:48      도토리봉(908m)

18:22              절골 안부

18:53 - 19:02      동왕등재(깃대봉, 935.8m, 산청 311)

19:33 - 19:38      왕등재 사거리

20:27              서왕등재(1048m)

20:35 - 20:57      왕등재습지(973m)

21:18              외고개(830m)

21:43 - 21:56      새재(930m)

22:18              묵은 헬기장

22:54 - 23:06      새봉 너럭바위

23:08              새봉(1315.4m)

23:31              부부바위(형제바위, 1300m)

23:41              위쑥밭재(1270m)

10.4.00:03 - 01:05 쑥밭재(청이당고개, 1230m)

01:45 01:50      국골 사거리(1490m)

02:06              두류봉(1618m)

02:29                        영랑대(1746m)

02:40              하봉(소년대, 1755m)

02:54 03:07      하봉 헬기장

03:38 - 03:41      중봉(1874.6m)

04:08 - 04:23      천왕봉(1915.4m)

04:36              통천문(1814m)

04:54              제석봉(1808m)

05:09 - 05:47      장터목대피소(1653m)

06:03              연하봉(1721m)

06:12              화장(1694m)

06:40              촛대봉(1703.4m)

07:00 07:27      세석대피소(1545m)

07:38              영신봉(1651.9m)

08:18              칠선봉 기암(1525m)

08:27              칠선봉 망바위(1558m)

08:49 - 08:56      선비샘(1461m)

09:24              구벽소령대피소(1380m)

09:40 - 10:34      벽소령대피소(1340m)

11:06              부자바위(1433m)

11:11              형제봉(1452.8m)

11:39              삼각고지(1484m)

11:43              음정 갈림길

11:55 - 12:10      연하천대피소(1440m)

13:15 - 13:18      토끼봉(1534m)

13:40 - 13:56      화개재(1316m)

14:18 - 14:21      삼도봉(1499m)

14:34              노루목(1480m)

14:57 - 15:02      임걸령(1320m)

15:09              피아골 삼거리(1336m)

15:17              돼지령(1370m)

15:51 - 15:54      노고단고개(1440m)

15:59              노고단대피소(1350m)

16:30 - 17:30      성삼재(1090m)

17:36              당동고개(1061m)

18:05 - 18:10      작은고리봉(1248m)

18:45                        묘봉치(1089m)

19:33 - 19:36      만복대(1438.4m)

20:23 - 20:57      정령치(1172m)

21:17              큰고리봉(1304.8m, △ 운봉 25)

21:45              지북 19 - 04지점 이정표(정령치 2.0km·바래봉 7.4km)

22:14 22:19      이정표(정령치 2.8km·바래봉 6.6km)

22:53 22:58      세걸산(1216m)

23:11 23:18      세동치(1107m)

10.5.00:04         부운치(1061m)

00:11              1122.8m봉(△ 운봉 307)

00:36 00:41      팔랑치(989m)

01:03              바래봉 삼거리

01:08 - 01:11      바래봉샘(1100m)

01:21 01:26      바래봉(1165m)

02:01 - 02:05      덕두봉(1149.9m, △ 운봉 22)

02:11              옥계능선 갈림길

02:54 - 02:57      고무재(730m)

03:20              구인월마을회관(430m)

 

 

 

 

 

 

* 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시자마자,

또 그 짓(?) 생각이 슬슬 나면서 몹쓸병이 도진다.

할 때마다 이제는 그만 하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니,

나도 모르게 고질병이 돼 버린 걸까?

가고 싶을 때 안 가면 안달이 나고,

안절부절못하고 일손마저 잡히질 않으니 말이다.

 

마음과는 달리 몸은 따로 노는데,

9월 중순 이후 단 한 차례도 산행한 적은 없지만,

술 마실 일은 뭣이 그렇게도 많은지?

게다가 입에 대면 끝장을 보고 마는 고약한 술버릇,

그래갖고 지리태극을 한다고?

지리태극이 뉘집 애 이름이던가?

 

일단 나서면 가게 되는 법,

나서지도 않고서 성공할 수는 없지 않은가?

민폐만 되지 않으면 그나마 천만다행이요,

짐이 되는 그 순간까지 버티고 또 버티다,

그래도 정 안 되면 탈출하면 되지.

별스런 몸의 준비도 없이 마음만 따라나선,

머나먼 남강 지리태극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금요일이자 개천절인 2014년 10월 3일 아침,

 일요일까지 사흘 동안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

 이 좋은 계절에 이 멋진 시간을 그냥 흘려버릴 수야 없지 않은가?

전국 장거리 산행의 자존심 태극을닮은사람들 회원 여섯과 함께,

 100km에 이르는 머나먼 남강 지리태극 종주에 나서기로 하는데,

 내 사는 진주 이현동 이현하이클래스웰가아파트에 해가 떠오르고,

종주하는 무박 3일 동안은 비가 올 것 같진 않다고 하니,

기분 좋고 홀가분한 마음과 몸으로 집을 뒤로하는데,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는지?

 

성철 스님 생가인 겁외사를 지나자마자 묵곡교에서 바라본 왕봉산 아래 남강 태극바위,

가운데 좀 하얗게 보이는 바위지대가 남강 지리태극의 들머리인 태극바위이며,

가까이 보이는 건물은 배양배수지이고

 

흔히들 남강이라 부르는 경호강가의 태극바위로 가기에 앞서,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새들교 부근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흔적을 남기는데,

구름에 둘러싸인 천왕봉이 끝내 그 모습을 드러내질 않아 좀은 아쉽지만,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천왕봉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그리로 갈 건데

 

 

 

 

 

새들교에서 바라본 왕봉산

 

 

인월까지 함께할 태극전사 넷(참꼬막, 에너자이저, 마음속에목련, 선함),

석대산 수리봉에서부턴 일곱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무박 3일에 걸쳐 44시간 가까이 발을 맞추게 되고 

 

남강 태극바위,

경호강의 은어와 붕어를 낚는 낚시꾼들만 드나들던 이름 없는 바위였지만,

2013년 5월 11일 내가 처음으로 답사한 뒤부터 남강 지리태극의 들머리로 알려지면서,

남강 태극바위란 그럴싸한 이름까지 얻고선 한순간에 그 운명이 바뀌었으니,

이거야 말로 로또에 당첨된 거랑 다를 바 없지 않을는지?

사람 팔자 시간 문제라더니,

바위 팔자 또한 마찬가지란 말인가?

 

2013년 5월 11일 걸어둔 표지기

 

 

 

 

 

 

진양호 상류인 경호강가의 남강 태극바위에서 흔적을 남기고선,

구인월마을까지 100km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길을 나서는데,

이제 행복은 끝이요 고생은 그 시작이 아닐까?(10.3.07:40)

 

 

 

 

 

태극바위를 뒤로하고

 

 

왕봉산 정상에서 만난 때아닌 철쭉,

과연 누가 더 철부지일까?

철쭉일까?

아니면 그 짓(?)을 하는 사람들일까?

 

 

 

첫 봉우리인 왕봉산 정상,

수많은 태극을닮은사람들 표지기가 우릴 반기면서,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끝까지 가라며 힘을 실어주는데,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끝까지 가고 말고,

어떻게 해서 나온 집인데?(07:50 - 07:53)

 

 

 

 

 

 

 

왕봉산에선 둔철산과 백마산이 살짝 보이고

 

 

중산리로 이어지는 국도 20호선이 지나는 살고개,

망해봉 통신탑까지 한바탕 가풀막을 치올라야만 하고(08:00)

 

 

 

 

 

(08:05)

 

 

KBS단성TV방송중계소(08:16)

 

 

무덤이 정상을 차지한 망해봉,

진주 명석막걸리로 목을 축이면서 숨을 고르는데,

한바탕 땀을 쏟은 뒤의 그 맛이란?

마셔 보지 않은 사람은,

어찌 그 맛을 알 수가 있으리요?

그다지 몸 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별스레 힘들지 않고 웅석봉까지 오르는데 있어 일등공신을 꼽자면,

아무래도 명석막걸리가 아니었을까?(08:19 - 08:24) 

 

망해봉에도 수많은 태달사 표지기가 나부끼고

 

 

망해봉 삼각점(산청 28)

 

 

중앙선 없는 1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새터고개(08:34)

 

 

바로 앞은 고속국도 제35호선인 중부고속도로요,

그 뒤엔 산청군 신안면 원지와 진양기맥이 지나는 집현산이고   

 

약 5만 평이나 된다는 세양수목원,

일할 때가 아니면 사람이 살고 있진 않으며,

목을 축이고 물을 보충할 수 있어 고마운 곳이고(08:53)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갈티고개,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와 입석리를 잇는 고개이고(08:58)

 

웃자란 수풀로 길마저 사라져버린 농장지대,

고속국도 제35호선과 묵곡교, 왕봉산, 망해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315.2m봉 삼각점(산청 460),

잡목에 가려 보이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고(09:23)

 

2012년 6월 17일 옆지기랑 둘이서 정비작업을 하면서 걸은 표지기,

2년도 더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고나 할까?

 

315.2m봉 바로 아랜 안동권씨(상승) 부부 무덤이 자리 잡았고

 

 

석대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성한 지 얼마 안 된 농장지대와 비포장도로를 건너 맞은편 산줄기로(09:37)

 

 

 

 

 

 

 

진양호 지리태극 산줄기가 지나는 356.4m봉,

통신탑 몇 개가 어렴풋이 보이고

 

 

 

석대마을공동농기계보관창고,

웃자란 수풀이 훼방을 놓는 매실나무단지를 빠져나가,

석대마을공동농기계보관창고에서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석대산 자락으로 오르고(09:47)

 

석대바위라고도 부르는 송곳바위가 교통표지판 뒤로 보일 듯 말 듯인데,

석대기도터에서 송곳바위를 거쳐 석대산으로 오르게 되고

 

 

 

석대배수지(09:59)

 

 

 

 

누가 5월의 장미라고 했던가?

제철을 지난 10월의 장미도 아름답기만 하거늘,

어쩌면 사람 또한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는지?

나잇살이나 훔친 중늙은이의 부질없는 욕심이요 망녕인가?

 

석대배수지 이정표

 

 

석대기도터,

컬컬해진 목을 막걸리로 달래고 간식으로 입요기를 하는데,

작년 봄엔 여기서부터 급격히 몸 상태가 나빠지는 바람에,

죽을 고생을 하면서 억지로 구인월까지 간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지만,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니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좀은 지나친 주님(?) 사랑으로 인하여 좀 찌뿌듯하긴 해도(10:05 - 10:15)

 

 

 

 

 

몸이 좀 무겁긴 해도 그다지 힘들진 않은 채 마주친 송곳바위,

작년엔 몇 번이나 주저앉고서야 어렵사리 올랐는데(10:33)

 

석대산,

지형도상 석대산은 삼각점이 자리 잡은 534.5m봉이요,

여긴 그 이름조차도 없는 539m봉일 뿐인데,

석대산 정상석이 자리는 제대로 잡은 셈이지만,

그 높이가 잘못되었으니 이 어찌 아쉽지 아니하랴?(10:41 - 10:44)

 

 

 

 

 

석대산에서 4분 남짓 갔을까,

지형도상 석대산인 삼각점(산청 316)이 자리 잡은 534.5m봉이고(10:48)

 

석대산 수리봉과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석천원 갈림길(11:22)

 

 

청계저수지 갈림길(11:40)

 

 

 

 

석대산 수리봉,

점심을 먹고 나자 웅비49 고문을 비롯한 네 분이 올라오는데,

웅비49 고문은 밤머리재까지만 길잡이 노릇을 한다니까,

태극전사는 모두 일곱 명이 되는 셈인가?(11:42 - 12:10) 

 

석대산 수리봉 삼각점,

산청 428 또는 경남 339라는데,

어느 게 맞을까?

 

석대산 수리봉과는 경호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둔철산

 

 

바로 앞은 상투봉(상투바위)이요,

그 뒤엔 웅석봉과 십자봉이 나란히 보이고

 

상투봉(상투바위)에서 내려다본 청계저수지(12:14) 

 

 

791m봉 - 웅석봉 - 1079m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좀 아래 푹 꺼진 곳은 지방도 1001호선이 지나는 한재인데,

한재에서 웅석봉으로 오르자면 한껏 땀을 쏟으면서 용을 써야 하지 않을까?

 

경호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둔철산,

고속국도 제35호선과 국도 3호선이 그 사이로 지나고

 

상투봉 기암

 

 

청계마을과 어천마을을 잇는 지방도 제1001호선이 지나는 한재,

여태까지가 몸을 푸는 정도였다면 이제부턴 빡세기가 그지없으니,

한재에서 791m봉까지가 그 첫 번째요,

웅석봉 하부헬기장에서 웅석봉까지가 그 두 번째인데,

한재는 나에겐 남모를 아픔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지난 6월 17일 구인월에서 나 홀로 시작한 남강 지리태극,

옆구리 통증으로 끄트머리를 코앞에 두고 어쩔 수 없이 접고선,

33시간 20분 만에 한재에서 어천마을로 내려가 택시를 탔으니,

결국은 실패한 남강 지리태극이 되고 말았는데,

그래도 어천 지리태극은 성공한 셈인가?(12:41)

 

한재

 

 

 

 

한바탕 가풀막을 치올라 묵은 헬기장을 지나,

자그마한 돌탑(?) 세 개가 눈에 띄는 봉우리로 올라서고(13:20)

 

3분쯤 뒤 웅석봉이 보이는 봉우리 하날 넘고(13:23)

 

 

 

 

7분 남짓 더 갔을까,

살짝 돌아가는 길도 있는 791m인데,

어천마을로 이어지는 지능선으로 갈림길이 있을 뿐,

별다른 특징이나 보이는 것도 없는 그렇고 그런 봉우리이고(13:30 - 13:37) 

 

이제 웅석봉이 코앞으로 다가서고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웅석봉 하부헬기장,

웅석봉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의 가풀막이 도사리고 있고(13:59 - 14:04) 

 

 

 

 

 

웅석봉으로 오르면서 돌아본 지나온 산줄기

 

 

한바탕 땀을 쏟고 또 용을 쓰면서 올라선 웅석봉,

나완 올 들어 일곱 번째 만남이 아니던가?

내가 사는 진주와는 멀지 않은 곳이기에,

굳이 지리태극이 아니더라도 틈이 나면 찾는 편이며,

지리산 천왕봉이 내려다보며 어서 오라지만,

아무래도 12시간은 더 걸리지 않을까?

나 홀로 가는 것도 아니고,

여럿이서 쉬엄쉬엄 가야 하는데(14:42 - 14:52)

 

 

 

여달사 관우,

서른 여섯의 나이에 별 둘을 달았으니,

태달사의 꿈나무라고나 할까?

 

 

 

 

 

 

 

 

 

웅석봉 삼각점(산청 25)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

언제 저길 갈 수 있을까?

 

 

 

 

 

정수지맥이 지나는 밋밋한 정수산,

그 너머엔 철쭉으로 이름난 황매산이 보이고

 

밤머리재와 도토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그 뒤엔 필봉산과 왕산이 자리 잡았고

 

둔철산 아랜 국도 제3호선과 고속국도 제35호선이 나란히 가고,

원조 지리태극으로 이름을 날리던 어천마을도 보이고

 

경호강 뒤엔 집현산이 보이고

 

 

 

  

산청읍이 눈 아래 들어오고

 

 

지나온 산줄기가 아스라하고

 

 

달뜨기능선을 바라보며 웅석봉을 뒤로하고

 

 

웅석봉 헬기장 이정표(14:56)

 

 

웅석봉 헬기장

 

 

 

 

밭등,

오늘은 큰등날봉 아닌 밤머리재로 가야 하고(14:59)

 

 상투봉(15:15)

 

 

상투봉에서 바라본 산청읍과 내리저수지

 

 

선녀탕과 산청읍으로의 갈림길인 왕재,

웅석봉은 2.0km요 밤머리재는 3.3km를 가리키고(15:23 - 15:26)

 

왕재

 

 

859m봉에서 웅석봉을 돌아보기도 하면서(15:49)

 

 

 

 

헬기장(15:56)

 

 

 

 

대장마을 갈림길,

규칙적인(?) 음주와 운동 부족으로 한참이나 찌뿌듯하던 몸이,

왕재에서 헬기장 봉우리로 올라서면서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이제 인월까지 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일까?

아직은 너무 건방진 생각일까?(16:03)

 

대장마을 갈림길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중봉,

도토리봉에서 다시 한 번 보게 될는지?

 

그럴싸한 바위가 눈요기를 시키기도 하고(16:06)

 

 

밤머리재로 이어지는 나무받침계단

 

 

산청군 삼장면과 금서면을 잇는 국도 제59호선이 지나는 밤머리재,

마치 무슨 장날이라도 되는 것처럼 많은 산꾼들로 북적거리는데,

버스 옆에다 자리를 펴고선 우릴 기다리는 낯익은 얼굴들,

이 어찌 고맙고 반갑지 아니햐랴?

바쁜 일 안 바쁜 일 모두 제쳐두고 먼 길 마다않고 찾아온,

여달사 하니대리와 로쟈, 담비 남달사 지부장을 보자 울컥하는 느낌인데,

이러기에 정이 넘치는 태달사라 하는 게 아닐는지?

 

실컷 마시고 먹으면서 배를 불리는데,

밤머리재로 내려서는 두 사나이가 있었으니,

충달사 월관여심과 요새비 큰형님이 아닌가?.

언젠간 낮에 동부능선을 답사하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오늘이 바로 그날일 줄이야?

반가움에 얼싸안고 인사를 나눌 수밖에는,

산꾼은 언제건 어디서든 만나게 된다고나 할까?(16:18 - 17:13) 

 

 

 

 

 

 

 

마음속에목련,

지리태극은 처음이지만 지리종주는 스무 번이나 했다나?

화대종주를 14시간대에 끊는 준족이기도 하다는데,

마음 속에 목련이 핀 게 아니라,

다리에 발통이라도 달린 걸까?

어찌나 잘 가는지,

따라가느라 식겁했다는

 

 

 

 

 

 

 

밤머리재에서 1079m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웅석봉은 가려서 보이지도 않고

 

1079m봉과 달뜨기능선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밤머리재를 떠나기에 앞서,

왜 이렇게 새카맣게 나왔을까?

아직은 속이 타지도 않아 그럴 때가 아니건만

 

 

 

 

 

흠씬 정에 취한 채 실컷 배를 불리고선 올라선 도토리봉,

왜 또 이다지도 힘이 드는지?

겨우 돌아온 몸 상태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마는데,

조금만 덜 먹을 걸,

한 잔이라도 덜 마실 걸,

먹은 만큼 간다며 욕심을 부리면서,

꾸역꾸역 먹고 또 마신 게 크나큰 짐이 될 줄이야?

동왕등재에 이를 때까지 고생깨나 했다는(17:45 - 17:48)

 

 

도토리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중봉,

어둠 속에서나 우린 만나지 않을까?

 

가야 할 동부능선 산줄기,

동부능선을 대표하는 새봉은 역광이라 그 모습을 담을 수가 없고

 

깨진 삼각점(산청 311)이 자리 잡은 동왕등재,

오랫동안 깃발이 꽂혀 있어 깃대봉이라 했다고도 하며,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 천왕봉이 그 모습을 드러내지만,

눈에만 들어올 뿐 사진으로 담기지는 않아 좀은 아쉽기도,

지난 6월 한재에서 접은 남강 지리태극의 발단은 여기서 시작된다.

바위에 앉아 등산화 안에 들어간 잔돌을 빼내려고 끈을 풀다가,

어느 순간 중심을 잃으며 그만 꼬꾸라져버린 것이다.

 

하필이면 왼쪽 갈비짝이 바닥에 있는 주먹만한 돌멩이와 부딪쳤는데,

대번에 숨이 탁 막히는 느낌이요,

엄청스레 아픈 걸로 봐선 갈비짝에 이상이 생긴 것 같지만,

억지로 참고 가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밤머리재에서 그만 접으려다 아쉬운 마음에서 웅석봉으로 오르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통증으로 한재에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18:53 - 19:02) 

 

왕등재습지,

그냥 갈 수 없잖아!

언제라도 그러하듯이 좀 쉬어갈 수밖에는(20:35 - 20:57)

 

 

 

 

 

 

 

 

 

 

 

 

 

외고개,

외고개의 마스코트는 커다란 돌배나무라고나?(21:18)

 

새재,

새재의 마스코트는 꽤 큰 보리수나무라고나?(21:43 - 21:56) 

 

새봉 너럭바위,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추워서 얼마 있지도 못한 채 또 길을 나설 수밖에(22:54 - 23:06) 

 

 

 

 

 

두둥실 어둠을 밝히는 달,

오늘이 구월 초열흘이라던가?

 

형제바위라고도 부르는 부부바위,

1분 남짓 거리인 산청 독바위는 모른 척하고 지나치기로 하고(23:31)

 

위쑥밭재,

허공다리골과 광점동 갈림길이고(23:41)

  

동부능선의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쑥밭재(청이당고개),

청이당에서 한동안 머물면서 누룽지와 라면을 끓여 속을 데우고,

밤머리재에서 가져간 여수 막걸리로 알콜도 보충하는데,

이제 막걸리라곤 달랑 한 통만 남았으니,

그건 천왕봉에서 정상주로 마실 것이요,

청이당에 이르기에 앞서 날짜가 넘어가고(10.4.00:03 - 01:05) 

 

 

 

 

 

 

 

이 무슨 청승인지?

 

 

국골 사거리,

바로 넘어서면 국골이요 오른쪽은 두류능선이고,

하봉과 중봉으로 이어지는 태극능선은 왼쪽으로 꺾이는데,

여기서 엉뚱한 데로 빠지는 이들도 없지 않은 듯,

청이당에서 하봉과 중봉으로 올라갈 때보다는,

중봉과 하봉에서 청이당으로 내려갈 때가 더 문제가 아닐까?

무심코 가다 보면 청이당이 아닌 두류능선을 타는 불상사가,   

하봉 헬기장 부근의 모자바위와 비슷하게 생긴 바위가 있는데,

커다란 나무 아래 앉아 있는 사람 모습의 자그마한 바위를 떠올린다면,

국골 사거리에서 헷갈리는 일은 없지 않을는지?(01:45 - 01:50) 

 

두류봉(1618m)이란 정상석이 있던 들머리의 뱀대가리바위(?),

여태까지 어느 누구도 뱀대가리바위라 한 적은 없지만,

지난 6월 중순 실패한 남강 지리태극을 하면서 보니,

얼핏 닮은 것도 같아 뱀대가리바위란 이름을 붙였는데,

조금이나마 비스무리하지 아니한가?(02:06)

 

웬일인지 올핸 벌초를 하지 않은 무덤,

초암능선 정상인 영랑대를 경유 또는 우회하는 길이 나뉘는 곳이고(02:22)

 

초암능선 정상부인 영랑대 내림길,

오르내리기가 꽤나 고약한 곳이고(02:29)

 

하봉 헬기장 부근의 기암,

아이를 안고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과 비슷하지 아니한가?

그래서인지 모자바위라고도 부른다는데,

국골 사거리에 있는 바위와도 좀은 닮은 것 같기도 하고(02:54 - 03:07)

 

중봉 바로 아래에서 정규 등산로로 올라서자니, 

넘지 말라지만 넘어야만 하고

 

 

 

2인자의 설움을 톡톡히 받고 있는 중봉,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천왕봉보다 겨우 40m 밖에 낮지 않지만,

그 대접에 있어선 천지 차이가 아닐까?

1인자와 너무 가까이 붙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게 지겟자리를 잘 놨어야지!(03:38 - 03:41)

 

지리산 천왕봉,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아직도 어둠이 걷히지 않은 천왕봉,

드센 바람과 함께 스멀스멀 안개까지 몰려오는데,

기어이 정상석을 배경으로 흔적을 남기고선,

天柱(천주) 밑에서 여수 막걸리로 정상주를 들이키고 나자,

이제 막걸리도 거덜나 버렸는데,

이 일을 어이할꼬?

성삼재까지 갈 일이 걱정이 아닐 수 없고(04:08 - 04:23) 

 

 

 

제갈공명, 관우, 마음속에목련, 참꼬막, 에너자이저, 사라이

 

 

 

 

天柱(천주),

하늘을 괴고 있다는 상상의 기둥이라던가?

 

천왕봉을 뒤로하고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고(04:36)

 

 

 

 

 

 

제석봉,

이제 장터목대피소는 0.6km를 가리키고(04:54)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장터목대피소,

안개 때문에 어차피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는 건 틀린 것 같기에,

세석대피소 매점이 문을 여는 시간(07:00)에 맞추기로 하고선,

천왕봉 일출을 보러 떠난 빈자리와 적당한 곳에서 쉬어가기로 하는데,

아이고 이 일을 어쩌나?

제갈공명의 무릎이 말썽을 부리는가 보다.

꽤나 심각한 표정이다.

이제 겨우 반 정도 왔을 뿐인데,

가야 할 또 다른 반을 어쩌란 말인가?

쉬엄쉬엄 가겠다는 관우와 제갈공명을 뒤로한 채,

다섯이 먼저 떠날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하고(05:09 - 05:47)

 

 

 

 

 

 

 

연하봉,

이제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고(06:03)

 

 

 

꽁초바위라고도 부르는 화장봉,

안개와 구름 속에서 어슴푸레 엉덩이 두 짝을 내미는 반야봉,

숨었다 나왔다 숨바꼭질하는 모습이 신비롭기만 하고(06:12)

 

이건 또 뭔가?

어느 화가인들 이렇게 그릴 수가 있을까?

 

돌아본 연하봉과 제석봉,

천왕봉은 겨우 가늠만 할 뿐이고

 

미처 안개를 걷어내지 못한 촛대봉,

그나마 차츰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고(06:40)

 

 

 

 

 

 

 

안개에 휩싸인 동녘과는 달리 서녘은 형편이 나은 편인데,

마침내 어둠을 걷어낸 반야봉과 영신봉이 우릴 반기고

 

 

 

엉덩이 두 짝을 살포시 내미는 반야봉,

오늘이 아닌 언젠가는 널 어루만질 날이 있으리라.

 

영신봉 아랜 세석대피소가 자리 잡았고   

 

 

 

 

 

 

영신봉

 

 

세석대피소에서 복숭아 통조림으로 민생고를 해결하는데,

안개와 구름이 시시때때로 변하면서 천지조화를 부리니,

입요기와 더불어 눈요기까지 함께하는 셈이요,

좀은 처졌으리라 생각했던 두 분까지 모습을 드러내더니,

성삼재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나아가다,

성삼재부턴 끝까지 함께하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고(07:00 - 07:27)

 

 

 

 

 

 

 

 

 

 

 

 

 

 

 

살짝 드러나는 시루봉

 

 

영신봉,

어제 아침(07:40)에 태극바위를 떠났으니,

종주를 시작한 지 24시간이 다된 셈인가?(07:38)

 

영신봉 정상은 가지 말라니까,

그냥 지나치고

 

지리 01 - 40지점의 기암,

짱구바위 또는 가분수바위라 부른다고(07:47)

 

칠선봉 기암(08:18)

 

 

지리 01 - 37지점인 칠선봉 망바위,

지리산 제일봉 천왕봉을 찾아보라지만,

저 말곤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는데?(08:27)

 

 

 

선비샘,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

별스레 바쁠 것도 없는데,

지리 01 - 34지점인 선비샘에서 컬컬해진 목을 축이고선,

벽소령대피소에서 점심 조리용으로 쓸 물까지 받아 가고(08:49 - 08:56)

 

 

 

신벽소령 공터,

이제부턴 옛 작전도로와 함께하게 되는데,

옛 벽소령대피소가 있었던 곳이라던가?(09:24)

 

 

 

아직도 안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벽소령대피소,

벽소령대피소에 거의 다다랐을까,

산신령 모습을 한 낯익은 인물이 다가오는데,

아니나다를까 효령대군 충달사 지부장이다.

"아니, 여긴 웬 일인가요?"

"성삼재에서 오는 길입니다.

백무동으로 내려갈 거고요.

기분이 좋으면 끝까지 가야지요."

"아니, 그럼 또 그 짓(?)을?"

빙그레 웃는 폼이 넉넉해서 좋다.

천진난만한 산신령이라고나 할까? ㅎㅎ

 

벽소령대피소에서 라면과 햇반으로 배를 불리는데,

어딘가 허전하고 한구석이 빈 것 같은 느낌이 왜 들까?

명석 막걸리 아니 여수 막걸리가 없어서?

마시긴 해야겠고 짐은 호랑이보다 무서우니,

각 대피소 매점에서 좀 팔았으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그럴 것 같진 않은 걸?(09:40 - 10:34)

 

 

 

 

 

 

 

 

 

 

 

 

 

벽소령대피소를 뒤로하고선 연하천대피소로 떠나고

 

 

부자바위,

부자바위에 얽힌 <선녀와 나무꾼>에 관한 전설,

함양군 마천면 하정마을에 인걸이란 나무꾼이 홀어머니랑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을 엿보게 되자,

인걸은 선녀가 돌아가지 못하도록 한 선녀의 옷을 몰래 숨겨 놓았다는 걸,

결국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 아미(阿美)는 인걸(仁乞)과 결혼하게 되었고,

인걸과 아미는 삼남매(1남 2녀)를 낳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지만,

이에 안심한 인걸이 그 일을 털어놓으며 아미에게 선녀의 옷을 입혔더니,

아미가 지아비와 아이들을 버리고 훌쩍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나?

그렇게 떠난 아미를 인걸과 삼남매가 날마다 지리산으로 올라가서,

하늘을 보며 돌아오지 않는 아내와 어미를 기다리다 지쳐 그만 죽고 말았으니,

후세 사람들은 인걸과 삼남매가 바위로 굳어졌다 하여 부자바위라 부른다는데,

하정마을 쪽에서 보면 인걸과 삼남매가 걸어가는 형상이라나?(11:06) 

 

 

 

 

 

형제봉(지리 01 - 26지점)에서 내려다본 부자바위(11:11)

 

 

 

 

지리 01 - 24지점인 삼각고지,

그 기세 좋던 미사일은 저 위에 누웠다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던가?(11:39)

 

음정 갈림길(11:43)

  

 

연하천대피소,

어느새 안개가 걷히고 화창한 가을 하늘을 보이는데,

입산시간지정제에 따른 산행제한시간이 2시간이나 남았기에,

목을 축이면서 잠깐 머물다 가기로 하고(11:55 - 12:10) 

 

 

 

 

 

 

 

 

 

 

 

누군교?

 

 

 

 

명선봉 자락을 돌아나가자,

토끼봉이 어서 오라며 반기고

 

그다지 어렵지 않게 올라선 토끼봉,

동왕등재에서부턴 몸 상태가 완전히 돌아왔으니,

이러다 끝까지 가는 건 아닐는지?

어차피 그러려고 나서긴 했지만(13:15 - 13:18) 

 

 

 

 

 

토끼봉에서 반야봉 엉덩이 두 쪽을 훔쳐보기도 하고

 

 

소금장수들이 하동과 남원을 넘나들었다는 화개재,

요즘도 뱀사골은 트였지만 목통골로는 막혔는 걸.(13:40 - 13:56) 

 

 

 

 

 

화개재에서 돌아보자 토끼봉이 잘 가란 인사이고

 

 

누가 공포의 551계단이라고 했던가?

한 번도 멈추지도 않은 채 삼도봉으로 올라서고(14:18 - 14:21)

 

 

 

삼도봉에서 돌아보자, 

토끼봉 뒤 멀리로 천왕봉과 촛대봉이 들어오고

 

반야봉이 온 김에 들렀다 가라는데,

원래는 반야봉을 경유하는 게 정석이요 그게 맞지만, 

지리태극 나 홀로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반야봉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니,

언젠간 기회는 또 있지 않을까?

 

우뚝 솟은 노고단,

노고단고개로 살짝 비켜갈 것이니,

반야봉과 마찬가지로 오늘은 들를 일이 없지 않을까?

 

 

 

노루목 삼거리,

또다시 반야봉 갈림길이 있는 곳이지만,

안 본 척 못 본 척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14:34)

 

물 많고 맛이 좋기로 이름난 임걸령샘,

다른 덴 또 모르지만 여길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실컷 마시면서 깔깔해진 목구멍을 촉촉하게 적시고(14:57 - 15:02) 

 

 

 

 

 

 

 

 

 

지남 26 - 12지점인 피아골 삼거리,

피아골대피소와 연곡사로의 갈림길이고(15:09)

 

 

 

임걸령에서부턴 가속도를 붙이면서 돼지령을 지나 노고단고개로 올라서자,

산사나이 전임 남달사 지부장이자 지사모 회장이 우릴 맞는데,

어제 새벽녘에 남강 들머리까지 남원에서 차량을 지원한데 이어,

저녁에 약속이 있다면서도 기어이 또 나타났으니,

그 정성과 열정을 무엇으로 표현하랴?(15:51 - 15:54)

 

 

 

 

 

후미대장(선함)과 산행대장(에너자이저)이 사이좋게 흔적을 남기고 

 

 

 마음속에목련과 참꼬막도 흔적을 남기고

 

 

노고단 정상,

쳐다보는 걸로 대신하고선 지원조가 기다리는 성삼재로 내려가고

 

 

 

 

 

 

 

노고단대피소는 그냥 지나치고(15:59)

 

 

지루한 길을 따라 성삼재로 내려가자,

푸짐한 음식을 준비해 놓고선 지원조가 반기는데,

무엇보다도 먼저 눈에 띄는 건 바로 여수 막걸리가 아닌가?

컬컬하다 못해 금이 가고 쩍쩍 갈라진 듯한 목구멍에다,

몇 잔을 거푸 들이키자 겨우 해갈이 되는 느낌이요,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살 것 같은 기분이니,

뭐라고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지?

고맙긴 참 고마운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어쩔 수 없이 조금 늦긴 했지만,

아픈 무릎을 무릅쓰고 기어이 성삼재까지 온 제갈공명,

삼국지의 제갈공명처럼 무슨 재주를 부린 건 아닐까?

어쨌거나 이제부턴 서북능선만 남은데다 야간산행으로,

일곱의 태극전사들이 모두 행동을 함께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까지의 기세로 봐선 남강 지리태극을 무난히 품에 안지 않을는지?(16:39 - 17:30)

 

 

 

성삼재에서 바라본 작은고리봉,

해가 떨어지기 전에 저길 갈 수 있을까?

 

 

 

 

 

 

 

성삼재를 뒤로한 채 서북능선으로 들어서고

 

 

 

 

당동고개,

당동마을 갈림길이고(17:36)

 

작은고리봉으로 올라서자 막 해넘이가 시작되는데,

한겨울을 방불케하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지만,

그런 멋진 광경에 어찌 발걸음이 떨어질 수 있으랴?(18:05 - 18:10)

 

 

 

돌아본 성삼재와 종석대

 

 

 

 

 

 

 

 

어서 오라 닦달하는 만복대,

그런다고 우리가 가나?

때가 돼야 가지!

 

 

 

 

 

서서히 땅거미가 내려앉는 반야봉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서야 작은고리봉을 내려서자,

이제 얼마 안 가 야간산행에 들어가야 하는데,

헤드랜턴은 안녕할까?

 

헬기장이 자리 잡은 지리 23 - 06지점인 묘봉치,

상위마을 갈림길이기도 하고(18:45)

 

 

 

묘봉치 이정표

 

 

서북능선의 터줏대감인 만복대,

어찌나 매섭고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는지,

서 있기에도 버거운데다 엄청 춥기조차 해서,

겨우 흔적만 남기고선 서둘러 정령치로 떠나고(19:33 - 19:36) 

 

 

 

 

 

아직도 눈빛이 살아있네.

 

 

 

만복대에서 정령치가 왜 이리 멀까?

여기저기 서 있는 이정표는 2km라고 하지만,

실제론 훨씬 더 되는 게 아닐까?

정령치에도 어김없이 지원조가 기다리고 있으니,

담비 남달사 지부장과 로쟈 그리고 큰골 태달사 사무국장으로,

화장실에서 먹는 라면이 그렇게나 맛있을 줄이야?

아낌없이 남김없이 모두 비우고 나자,

배부른 소리가 나오고 두둑한 배짱까지 생기는데,

이제 남강 지리태극은 품에 안은 거랑 마찬가지가 아닐까?(20:23 - 20:57)

 

 

 

자, 출발!!!

 

 

 

 

큰고리봉,

세찬 바람으로 그냥 지나칠 수밖에(21:17)

 

큰고리봉 삼각점(운봉 25)

 

 

지북 19 - 04지점 이정표,

이정표를 새로이 제대로 정비했고(21:45, 정령치 2.0km·바래봉 7.4km)

 

이정표,

여기도 새로이 정비를 했고(22:14 - 22:19, 정령치 2.8km·바래봉 6.6km)

 

큰고리봉에서 한참을 오르락내리락하다 올라선 세걸산,

이정표와 지리산의 유래를 담은 조망안내판이 반기지만,

그래 봤자 보이는 건 어둠과 별과 기울어진 달밖에 없는데,

그 무슨 소용이랴?(22:53 - 22:58)

 

 

 

 

 

전북학생교육원 갈림길인 세동치,

세동치 헬기장 부근엔 세동치샘이 자리 잡고 있고(23:11 - 23:18) 

 

지북 19 - 11지점이자 부운마을 갈림길인 부운치,

바로 앞서 다시 한 번 날짜가 넘어가고(10.5.00:04)

 

지북 19 - 11지점인 헬기장이 자리 잡은 1122.8m봉으로 올라서자,

어둠 속에서 바래봉이 보이는 둥 마는 둥하면서,

어서 오라며 손짓을 하는 것 같은데,

나 혼자만의 착각일까?(00:11)

 

 

 

철쭉 군락지 속에 자리 잡은 팔랑마을 갈림길인 팔랑치,

1122.8m봉에서부턴 웃자란 수풀이 길을 덮고 옷자락을 끌어당기기에,

엉뚱한 데로 빠지고 생채기가 날까 봐 조심스레 나아가고(00:36 - 00:41)

 

바래봉 삼거리에서 바래봉샘으로 올라가고(01:03)

 

 

 

 

 바래봉샘에서 목을 축이고선 바래봉으로 올라가고(01:08 - 01:11)

 

 

바래봉,

바래봉 오름길엔 어찌나 칼바람이 드세게 부는지,

때론 다리가 휘청거리면서 한쪽으로 떠밀리기도 하는데,

아직은 이럴 때가 아닌데 왜 이러는 걸까?

한겨울이나 다름없는 바래봉,

어렵사리 흔적만 남기고선 서둘러 덕두봉으로 떠나고(01:21 - 01:26) 

 

 

 

 

 

겨우 눈빛만 살아가지곤

 

 

마침내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선 덕두봉,

바래봉과는 달리 어느 정도 바람이 자는 느낌이라 다행이 아닐 수 없으며,

이제 구인월마을까지 내려가는 것만 남았는데,

100km에 가까운 머나먼 남강 지리태극도 그 끄트머리가 보이는 셈이니,

이 어찌 반갑고 기쁘지 아니하랴?(02:01 - 02:05)

 

 덕두봉 삼각점(운봉 22)

 

 

 

 

100km에 가까운 길을 온 태극전사들,

고난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광의 얼굴들이 아닐까?

 

아직도 쌩쌩?

아니 눈빛만 살았을까?

 

옥계능선 갈림길,

흥부골휴양림 아닌 구인월마을로 내려가고(02:11) 

 

나 홀로 먼저 고무재로 내려가자 큰골 태달사 사무국장이 반기는데,

이제 구인월마을까진 20분 남짓이면 되지 않을까?

막걸리 넉 잔을 연거푸 들이키고선 마지막 길을 재촉하고(02:54 - 02:57)

 

 

 

마침내 구인월마을로 내려서고

 

 

드디어 보인다.

마침내 끝이다.

어둠 속에서 구인월마을회관이 우릴 맞는다.

이제 더 가지 않아도 된다.

남강에서 구인월까지 100km에 가까운 멀고도 험한 길,

무박 3일에 걸쳐 43시간 40분 만에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누구랄 것도 없이 함께한 태극전사 일곱 모두가.

별빛마저 흐릿한 캄캄한 밤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왜 일까?

그렇게 우린 해냈다.

남강 지리태극 종주란 걸.(03:20)

 

 

 

에너자이저, 참꼬막, 관우, 제갈공명, 로쟈, 

선함, 마음속에목련, 사라이

 

에너자이저, 참꼬막, 제갈공명, 관우,

담비, 마음속에목련, 로쟈, 사라이, 선함

 

 

 

 

 

 

 

 

 

또 해냈구나!

또 했네요!

그러다 보니 그 짓(?)만 다섯 번째다.

별이 다섯인 것이다.

대장에서 원수로 진급을 했으니,

장수돌침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인가?

이제 그 짓(?)은 그만둘 거냐고 물으신다면,

단연코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일흔 지리태극과 백 살 천왕봉,

아직은 할 일이 남았으니까요.

산으로 가는 발걸음,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요,

기필코 100살 천왕봉 산행기를 남기리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산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