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행시방

까만달팽이 최낙준

큰집사람 2013. 3. 15. 08:39

 

최낙준

 

 

 

 

 

마득하던 우리네 인생길도

어느새 전반전이 훌쩍 지났건만,

물이 소생하는 봄이라한들

흘러간 청춘이 돌아올 리 만무하고,

팽이 더디다 탓하지 마라.

는 듯 아니 가는 듯 그러면 되는 걸!

그르르 눈물이 핑 돌 때도 없진 않겠지만

때론 흥에 겨워 덩실거리기도 하면서,

런저런 사연인들 왜 없겠냐마는 

돌아보면 아픔 또한 아련한 추억인 것을.

면장 사람 좋고 일 잘하는 건

함안 땅 어딜 가도 칭찬이 자자하고,

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악양에다

여항산 정기까지 듬뿍 받았으니,

비된 할배요 시아버지이자

우리에겐 멋들어진 친구가 왜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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