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과 풍경

진주시 내동면 독산리 둔티산 사자봉 해맞이공원

큰집사람 2022. 5. 26. 20:27

 

 

 

* 진주 내동면 둔티산

 

산 위엔 그 옛날 새들이 넘나들던 하늘길

그 아래는 한국 항공산업 메카로 떠오른다

 

경남도내에는 가 볼 만한 명소가 많다.

요즘은 각 지역에서 둘레길을 조성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힐링의 공간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들 공간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지인들도 불러 모은다.

이번 호엔 명소가 아닌 그래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변 볼거리와 함께 체험거리가 가득한 곳을 찾아간다.

진주시 내동면과 정촌면, 사천시 축동면 등 3개 면에 걸쳐 있는 둔티산과 그 주변이다.

둔티산 아래 유동마을 출신 독자 류진원씨가 함께 했다.

퇴직 후 진주농촌관광대학과 경상남도환경교육원 환경생태해설사 과정을 수료하고,

고향에서 활동하는 류씨는 지역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시민들 찾으면서 진주시 '해맞이공원' 조성

 

류진원씨가 추천하고 소개하는 대로 둔티산부터 올랐다.

둔티산은 정상이 해발 192.8m의 야트막한 야산이지만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무리를 이루어 진을 치는 장소를 뜻하는 한자어 '()'과 고개를 뜻하는 순우리말 ''에서 보듯

능선이 이어진 고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머물 수 있는 넓은 장소가 있다.

 

그래서 진주 지역에서는 해맞이 장소로 제법 알려져 있다.

매년 정초 해맞이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자 진주시는

지난 2008년 둔티산 정상 사자봉 바로 아래 비탈에 광장을 조성했다.

이어 2010년에는 해맞이에 편하도록 잔디계단을 조성하고

전망대를 설치하면서 이곳은 '해맞이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둔티산 동쪽과 남쪽 비탈은 과수원과 묘목포장이 조성돼 있어 식생이 많이 파괴된 상태다.

잔솔로 이루어진 예전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다.

하지만 봄이면 매화와 벚꽃이 곳곳에 피어 상춘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자봉에서 남쪽으로 약간 떨어진 사천시 축동면 탑리 상탑마을 산비탈에는 감나무 과수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해외로 수출되는 유명한 사천 단감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낙남정맥 구간이 지나가는 둔티산과 그 주변 야산은

일부 비포장도로가 있긴 하지만 곳곳에 임도가 나 있어 접근하기 쉽다.

또한 가파르지 않은 구릉이 이어져 가벼운 산행과 산악자전거 라이딩을 하기에 좋은 지형이다.

 

낮은 곳에서 멀리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곳

 

사자봉에서 바라보는 원경은 그야말로 파노라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낮은 곳에서 멀리 있는 높은 산을 조망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색다른 풍경이다.

남쪽으로는 사천 와룡산과 남해바다, 하동 금오산과 남해 망운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동쪽에 고성 거류산과 마산 적석산, 북쪽에는 의령 자굴산, 산청과 하동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을 땐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노고단과 멀리 남덕유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아침에는 동쪽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 저녁에는 서쪽으로 붉은 노을과 함께 지는 해넘이를 구경할 수 있다.

밤에는 별자리도 관측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체험교육장으로 활용할 만하다.

 

둔티산 해맞이공원은 잔디밭이 잘 가꾸어져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쉼터이기도 하다.

낙남정맥 길을 걷는 사람들도 산 능선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잠시 쉬었다 간다.

장마철이면 종종 떠오르는 오색무지개를 볼 수도 있다.

 

해맞이공원은 사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 때 에어쇼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밤이면 이곳에서 보는 진양호 팔각정과 진주 시내, 사천 시내와 사천대교까지 펼쳐지는 야경이 장관이다.

 

둔티산 동쪽에 펼쳐진 진주시 정촌면과 남쪽 사천시 축동면은

서부경남의 발전 축으로 떠오르는 항공우주산업단지 예정지이다.

특히 경남도가 경남 미래 50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천·진주 항공산업단지가

최근 국가지원 특화산단으로 선정되면서 이곳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옛사람들의 힘겨웠던 삶 담은 지명 유래

 

둔티산은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 추억을 되새기며 공감할 수 있는 옛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다.

둔티산과 그 주변 일대 굽이굽이 펼쳐진 야트막한 산 아래에는 골짜기마다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야산에는 잔솔과 관목, 억새풀이 많아 1970년대까지 겨울이면 땔감나무를 공급했다.

날씨가 풀리고 진달래가 피는 봄이면 아랫마을 사람들의 놀이동산이 된다.

 

여름이면 소를 먹이기 위해 올라온 아이들이 소싸움을 붙이고,

마을별로 편을 갈라 놀이를 하다 감정이 상하면 투석전까지 벌였던 추억의 동산이기도 하다.

힘겹게 살아가던 인근 주민들이 속이 탈 때 이 언덕에 올라오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모든 근심과 걱정, 화가 날아가 버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속 트이는 언덕',

등선 모양이 칼 같기도 하고 칼로 잘라 놓은 듯해 이름 붙은 '칼날산'이 있다.

 

사자봉에서 서남쪽 유동마을로 내려가는 '싸리밭골짜기'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말부터 1945년 해방되기 직전까지 일제가 전쟁물자인 섬유 조달용으로

이곳에 싸리나무를 집단으로 조성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둔티재 길은 옛날 세미(稅米)를 거두어 사천 축동의 조창항(漕倉港)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수탈과 착취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속 트이는 언덕' 남쪽 바로 아래 옹달샘과 샘 옆 골짜기에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온다.

산 아래 유동마을에는 1950년대까지 봄날 하루 여자들만이 놀 수 있는 날이 있었다.

그날은 동네 남자들이 지게에 가마솥, 장작땔감, 막걸리 술통, 안주 등을 지고 와서

옹달샘 옆에 솥을 걸고 놀이마당에 멍석을 깔아주고 집으로 돌아갔다.

여자들은 하루 종일 먹고 마시며 마음껏 놀며 '속 트이는 언덕'에 올라가 노래 부르고,

큰소리도 지르며 맺힌 한을 풀었다고 한다.

 

산자락 곳곳에 꿩·산토끼 등 산짐승 뛰놀아

 

둔티산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능선과 골짜기에는

산 아래 여러 마을을 잇는 임도와 농로가 거미줄처럼 나 있다.

이 길들은 대부분 소나무 숲길인데, 공기가 맑고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실컷 마실 수 있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들 길 옆 잔솔밭은 예전엔 사냥꾼들의 겨울 사냥터였다.

겨울이면 사냥꾼들이 마을에서 몇 날을 숙식하면서 노루 사냥을 하였는데,

동네 사람들은 몰이꾼으로 돈벌이를 하기도 했다.

지금도 늦봄이나 초여름 뒷동산 길을 걷다보면 까투리가 새끼를 데리고 횡단하기도 하고,

겨울에는 고라니와 산토끼들이 뛰어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뒷산이 산짐승의 놀이터였다면 둔티재 위 하늘은 새들의 하늘길이었다.

예전엔 진주 남강가 대밭숲속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남해바다로

먹이를 찾아가는  새떼가 고개위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해질 무렵에는 하늘길을 통해 다시 숲속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동네 아낙들은 아침밥을 짓고,

오후에 돌아오는 것을 보고 저녁밥 지을 준비를 했다.

나무꾼도 새들이 북쪽으로 날아갈 때쯤 짐을 묶으면서 돌아갈 채비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개발의 여파로 새들의 숲속 보금자리가 없어지고,

바닷가 갯벌에도 먹이가 줄어 무리를 지은 새떼를 보기 어렵다.

대신 사천공항에서 비행기가 떠오르고 날아다녀 하늘 길은 여전하다.

그리고 산 아래는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떠오른다.

 

새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부터는 전국의 해맞이 붐이 일면서

매년 11일에 수많은 사람들이 새해맞이로 찾아오고 있다.

2008년 진주시에서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광장을 설치했고,

2010년에는 팔각정과 층층계단 잔디밭전망대를 준공하면서 해맞이공원으로 이름 지어져

둔티산 내에서 명실상부한 해맞이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층층계단은 떠오르는 해와 전망을 잘 볼 수 있도록

사자봉 동쪽 비탈 언덕을 계단식으로 정리한 잔디밭전망대이다.

아침 동쪽의 해돋이, 저녁 서쪽의 해넘이 구경뿐만 아니라

잔디밭이 잘 가꾸어져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쉼터이기도 하다.

 

해맞이공원이 있는 둔티산은 진주시 내동면과 정촌면,

사천시 축동면이 걸쳐 있는 3개면 5개리에 위치한 평평하고 넓은 야산이다.

둔티산은 인근 지역에 높은 산이 없어 정상 사자봉에 올라서면

저 멀리 높고 이름난 지리산, 남덕유산, 의령 자굴산, 마산 적석산, 고성 거류산,

남해 망운산, 하동 금오산과 전남 동부지역 지리산 노고단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동서남북으로 펼쳐있는 수많은 산봉우리와 남해바다도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산이다.

둔티산의 ()’은 한자의 뜻으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모일 수 있는 넓은 장소이며,

는 순수한 우리말로서 큰 고개를 의미한다.

이름 그대로 수많은 사람이 모여 머물 수 있는 큰 고개를 안고 있는 산이다.

이 산에서 1970년대까지 산 아래 여러 마을에서 소도 먹이고,

땔감나무도 했으며 춘삼월이 오면 봄놀이 동산으로 인기가 많았다.

나무가 자라 큰 숲을 이루기 전인 1980년대까지는 인근에 있는

내동초, 유수초, 독산초 등 여러 학교 학생들의 소풍장소로도 많이 애용됐던 산이다.

 

무더운 여름날 산위에서 부는 바람은 너무나 시원하고,

진양호 팔각정에서 사천 사천대교까지 펼쳐지는 야경은 장관이다.

장마철이면 종종 떠오르는 오색무지개, 사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

항공축제 때의 에어쇼의 묘기도 볼 수 있는 곳이 둔티산 해맞이공원이기도 하다.

한번 다녀간 사람은 모두가 찬탄을 하며 내일도 계속 오고 싶어 하는 산이다.

최근에는 낙남정맥 길을 걷는 사람들도 이곳 공원에 와서 쉬었다 가는 코스가 되었다.

따라서 이 산의 볼거리와 산속체험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안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옛날 옛적의 모습으로 복원된 산이 되기를 바란다.

 

둔티산과 그 주변 찾아가는 길

 

진주시 내동면 유수리 유동마을 뒷산인 둔티산은 유동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오를 수도 있지만,

북동쪽 내동면사무소에서 독산리 산강마을을 거쳐 해맞이공원으로 가는 길이 편하고 빠르다.

능선이 길고 확 트인 주변을 조망하면서 오를 수 있는 이 길을 인근 주민들은 '진등재' '긴재' '큰재'라고 부른다.

이 길을 따라 해맞이공원에 올라 사방 먼산들과 남해바다를 조망하고 유동마을을 거쳐 주변을 둘러보는 코스를 권한다.

<경남공감 2014년 4월호>

 

 

 

 

 

 

 

 

 

 

 

 

 

 

 

광제산과 집현산,

그 뒤엔 웅석봉, 둔철산, 황매산이고

 

지리산 동부능선 그리고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광제산과 집현산,

그 뒤엔 둔철산과 집현산이고 

 

 

 

 

 

진양호공원 호반전망대와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그 뒤엔 둔철산이고 

 

한우산과 자굴산, 벽화산과 상리산, 월아산 국사봉과 장군대봉

 

 

진주 시내와 망진산,

그 뒤엔 한우산과 자굴산 그리고 벽화산과 상리산이고

 

벽화산과 상리산 그리고 월아산 국사봉과 장군대봉

 

 

낙남정맥이 지나는 솔봉산,

그 뒤엔 월아산 국사봉과 장군대봉 그리고 여항산이고 

 

 

 

희망정

 

 

 

 

 

 

 

 

 

 

 

 

 

 

 

 

 

 

 

 

 

 

 

 

와룡산

 

 

둔티산 정상부(192.8m)

 

 

 

 

 

 

 

 

 

 

각산과 사천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