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시천면 원리 서신마을 관천대(2019.10.25. 금요일)

관천 허모 선생(觀川 許摸 先生)

관천 허모 선생(1876 - 1944)은

지리산과 구곡산 아래 덕산에서 유학자로 평생을 보낸 분이다.

덕산에는 세 분의 큰 유학자가 살았다는데,

첫 번째 분은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 - 1572) 선생으로 산천재(山天齋)가 있고,

두 번째 분은 명암 정식(明庵 鄭栻, 1683 - 1746) 선생으로 

무이정사(武夷精舍)와 무이구곡(武夷九曲)이 있으며,

 그리고 세 번째 분은 관천 허모 선생으로 관천대(觀川臺)가 있다.

 

관천 허모 선생은 2012년 5월 17일 제44대 신사임당으로 추대된

수혜 허윤정(水兮 許允禎, 본명 허정희, 1939 -  ) 시인의 할아버지이며,

한국교원대학교 학장을 역임한 명암 정식 선생의 8세손인

정태범(1936 - 2015.2.27) 교수는 허윤정 시인의 남편이다.

무이무곡의 제1곡인 수홍교(垂虹橋)란 각자(刻字),

서울에 산다는 허윤정 시인의 집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담벼락 아래 바위에 새겨져 있다.

허윤정 시인은 <빛이 고이는 잔>을 비롯하여 <무상의 강>,

<어느 하늘 빈자리>, <자잘한 풀꽃, 그 문전에> 등 4권의 시집을 냈으며,

금아 피천득(琴兒 皮千得, 1910.5.29 - 2007.5.25) 선생과

더불어 초정 김상옥(草丁 金相沃, 1920.3.15 - 2004.10.31) 선생,

파하 이원섭(巴下 李元燮, 1924.6.30 - 2007.11.9) 선생의

문하생으로 총애를 듬뿍 받은 허윤정 시인.
그는 1974년 사임당 기념 주부백일장에서 시 부분 장원을 차지하며 문단에 나왔다.

이어 1975년 <여성중앙> 백만원고료 문예공모전에서 입상했고,

1977년 <현대문학>에 초회 추천된 후 1980년에 추천 완료되어 문단에 입성했다.

허윤정 시인은 1997년까지 발간한 4권의 시집 외에 2001년 <크낙새의 비밀>,

2006년 <별의 나라>로 꾸준한 집필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제1회 백자예술상을 수상했고,

시문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초정 김상옥 선생의 제자로서,

그의 시 정신을 잇는 동인지 <맥(脈)>에서 편집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만폭탄(萬瀑灘)

평생토록 쌓인 수많은 한탄은,

백 가지 천 가지로 일 꽤해도 아무런 실마리 없네.

지금 오십삼 년 동안 얻은 것이라곤,

방장산(方丈山) 앞의 만폭탄이로다.

관천정(觀川亭)

만복탄(萬瀑灘)

관천별업(觀川別業)

거초허갑도공적비(巨樵許甲道功績碑)

허갑도(1929 - ?) 씨는 산청버스운송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하고 

아람들이(아름드리의 잘못) 큰 나무로

방장산에 태어나서

골짝마다 사랑의 푸른 그늘 드리우더니

이제는 흰머리 흩날리는 날

세월의 저편으로 멀어져 가는 기억

여기 아름다운 고향을 위하여

자취 하나 남긴다.

1987년 5월  일

글 : 허윤정       글씨 : 여동환

초정시비(艸丁詩碑)

뭐든지 가는 것은

다 흐르는 물과 같다

관천대 옛터에 올라

가신이를 생각느니

내 또한

여기 서 있어도

쉬임 없이 가는 것을

시인(詩人) 초정 김상옥(艸丁金相沃)은

1920년 음(陰) 3월 15일 충무에서 태어났다.(2004년 10월 31일 별세)

초정(艸丁)은 독학(獨學)으로

시화서(詩畵書)에 두루 일가(一家)를 이루었으나,

특히 시조(時調)에 뛰어난 천품(天稟)을 보였다.

1985년 가을 제자(弟子) 허윤정(許允禎)을 따라

여기 관천대(觀川臺)에 와서

전면(前面)에 새긴 한 수(首)의 시(詩)를 읊었다.

이는 고인(故人)과 후인(後人)의 시(詩)로써 맺어진

깊은 인연(因緣)이라 아니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