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 2011년 6월 12일(일)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진주분기점-무선산-돌장고개-봉대산-부련이재-추계재
* 산행거리 : 36.7km
* 산행시간 : 12시간 35분(운행시간 10시간 28분 + 휴식시간 2시간 07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가장 낮은 산들이 자리 잡은 제3구간(사천 원전고개 - 진주분기점)에 이어,
진주분기점에서 고성 부련이재 또는 추계재에 이르는 낙남정맥 제4구간 산행에 나섭니다.
산행일정은 진주분기점을 떠나 무선산 - 돌장고개 - 봉대산 - 부련이재를 차례로 잇고 끝을
내든지, 아니면 대곡산을 지나 추계재까지 갈지는 가면서 결정하기로 합니다.
단감과 배의 고장 진주에 걸맞게 감나무와 배나무단지 등 나지막한 야산이 이어지다,
진주를 벗어나는 돌장고개부턴 제법 산줄기다운 모습을 보이며 봉대산(403m)과 양전산(310.3m)을
솟구치다 부련이재로 떨어지며, 다시 대곡산(391m)과 천황산(343m)으로 이어지며 콧대를 높이고선
추계재로 내려서는 구간입니다.
내 사는 동네인 진주 이현동에서 221번 시내버스에 오른 지 30분쯤 됐을까,
진주분기점 아래 국도 제3호선이 지나는 진주 정촌면 화동버스정류소에 다다릅니다.
사천 원전고개에서 시작한 제3구간 산행의 날머리이자, 가야 할 제4구간 산행의 들머리이기도
합니다.
국도 제3호선을 건너자마자 굴다리 두 개가 잇달아 나오는데, 두 번째 왼쪽 고속도로와 붙은
콘크리트 포장길은 등산로가 아닌 개인농장이니 다니지 말란 경고문과 함께, 큰길로 약 300m 가면
왼쪽에 등산로가 있단 안내문이 같이 있습니다.
언덕배기 첫 집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화동마을 삼거리에선, 중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는 왼쪽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굴다리를 지나 오르자 외딴집이 나오는데, 바로 앞에서 오른쪽 산자락으로 붙어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들어서자마자 삼각점(N.009) 같은 게 있지만,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는 나로선 알 수가 없습니다.
오늘 산행의 첫 봉우리인 화봉산(110m)으로 올라섭니다.
잡목에 가려 뵈는 건 아무것도 없으며,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 소리가 귓전을 때릴 뿐입니다.
조금 내려서자 2차선 도로가 지나는 모심재입니다.
정촌면 화개리 모심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고개로, 더러는 모산재라고도 하는 모양입니다.
옹벽공사를 하며 산행객을 배려한 낮은 곳으로 오르자 꽤 넓은 밭과 송전탑(고성 - 개양 T/L NO.11)
이 나오고, 이어서 원두막이 있는 복숭아 과수원에 낡은 경고문이 보입니다.
등산로가 아닌 절벽으로 위험하니, 절대로 들어가지 말랍니다.
그 말은 맞습니다, 맞고요!
진주시 관내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를 하며 정맥을 잘랐으니까요.
왼쪽으로 1분 남짓 가자 돌무더기와 함께 포장임도가 나오는데, 바로 내려서기 쉬우나 오른쪽으로
꺾이는 길을 따릅니다.
얼마 안 가 도로공사로 잘려나간 정맥이 들어오며, 절개지 앞에서 좌우로 또 길이 나뉩니다.
오른쪽으로 살짝 오르다 내려서며 도로를 건너고, 이어지는 포장임도로 오르자마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진주시장 명의의 경고문이 있습니다.
바로 앞 밭 어귀엔 등산로가 아니므로 들어가지 말라는 문구가 있지만, 이 밭을 지나지 않고 다른
데로 가는 길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등산로가 아닌 게 아니라 맞습니다, 맞고요!
밭엔 뭔가를 심은 것 같은데, 혹시라도 민폐를 끼칠까봐 밭두렁으로 붙어 조심스레 지납니다.
이어서 이름 없는 야트막한 봉우릴 올랐다 내려서자 원두막과 농막이 나오고, 100m 정도 더 간
세 갈래 길 삼거리에선 맨 오른쪽으로 들어섭니다.
능선으로 올라서는 바로 가는 길로 가기 쉬운데, 그 건 과수원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걷기 좋은 길을 따라 와룡산(93.8m)으로 올라섭니다.
와룡산은 등산로에서 살짝 비켜 있는데, 누군가가 전봇대에 쓴 삼각점이란 명필(?)이 있어 길잡이
노릇을 합니다.
통신탑 공사를 하다 만 흔적이 있으며, 번호 없는 삼각점은 와룡산 표지기에서 웃자란 풀을
헤치며 5m쯤 들어가자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이라곤 열리질 않음이 아쉽습니다.
한동안 대나무 숲길이 이어지다 오거리 고갯길이 나오고, 똑바로 나아가다 왼쪽의 포장임도를
버리고 과수원으로 붙어 오릅니다.
농막을 지나며 포장임도로 내려서자, 어느 순간 갑자기 앞이 탁 트입니다.
밭과 과수원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으며, 왼쪽으론 진주 가호동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옵니다.
포장임도 사거리를 지나자 길옆엔 무덤이 더러 보이며,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109m봉으로
오르자 조망이 활짝 열립니다.
산불지기는 임무를 마치고 내려간 지 오래이며, 낙남정맥 종주를 환영합니다란 글자만이
홀로 간 날 반겨 맞습니다.
펑퍼짐한 정상부는 널따란 밭이 차지했으며, 경상대학교를 비롯한 진주 시내와 문산읍의
아파트단지가 눈에 담깁니다.
진주 망진산(178m)과 월아산(483.2m)은 물론이고 사천 와룡산(801.4m)까지 들어오는데,
뚜렷하진 못하고 겨우 윤곽만 그릴 뿐이어서 아쉽긴 합니다.
구경도 하고 막걸리도 마시며 잠깐 머뭅니다.
3구간 산행을 할 땐 큰 통(1.8ℓ) 하날 다 마셨지만, 오늘은 작은 통(0.5ℓ) 하나만 갖고 왔기에
좀은 아껴야 할 것 같습니다.
밭두렁을 타며 조립식 창고를 지나자 복숭아와 배나무단지로 내려서며, 콘크리트 포장도로인
죽봉재 삼거리엔 등산로 입구란 안내판과 함께 미송사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어지는 배나무단지를 따르다 돌아서자, 지나온 산불감시초소가 들어옵니다.
밋밋한 포장임도로 낙남 새말원을 지나는데, 미친 듯 날뛰며 짖어대는 개떼들의 개지랄을 다시
한 번 보게 됩니다.
3구간과는 달리 이번엔 쇠창살에 갇혀서 다행이긴 해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요 참으로 꼴불견입니다.
요즘은 더러 보는 광경이지만, 볼 때마다 씁쓸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곧이어 멋진 집이 자리 잡은 새동내 갈림길을 지나고, 이어 나오는 복숭아단지에선 그물을
터놓은 곳으로 오릅니다.
정맥 종주꾼들을 위한 자그마한 배려로 보이는데, 억지로 밟고 지나는 것 보단 기분은 훨씬
더 좋습니다.
문산읍과 정촌면을 가르는 고미동고개로 내려섭니다.
두 곳을 잇는 2차선 도로가 지나며, 가족농장이란 단감단지로 들자마자 만난 갈림길에선
오른쪽으로 꺾어 오릅니다.
이어서 과수원집 바깥에 수도꼭지가 있는데, 물맛이 시원하고 좋아 실컷 마시며 목마름을 풀고
갑니다.
널따란 단감단지를 벗어나자 산딸기가 발걸음을 더디게 하며, 소나무 숲속에 묵은 무덤이 있는
173m봉을 내려서자 2차선 군도 3호선이 지나는 계리재입니다.
금곡면과 정촌면을 가르는 고개이며, 낙남정맥 이정표(무선산 4.4km·실봉산 10.9km)가 안내를
맡고 있습니다.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편하게 가도 되긴 하겠지만,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는 힘든 길을 따릅니다.
꽤나 가파른 숲길을 잠깐 올라서자, 온통 멧돼지가 파헤친 자국으로 눈이 다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어딜 가나 요놈의 멧돼지는 어찌나 많은지?
살짝 내려서자 다시 군도 3호선을 만납니다.
군도를 따라 100m 정도 가자 진주축협생축사업장을 지나고, 고갤 돌며 또 100m 정도 더 가 오른쪽
산길로 올라붙습니다.
알고 보니 단감단지를 빙 둘러 간 셈입니다.
그물을 따라 가파르게 올라 지나는 밤나무단지엔 전기위험이란 경고문이 촌놈을 움츠리게 하며,
이어서 번호 없는 삼각점과 안테나 같은 게 서 있는 170.1m봉에 다다릅니다.
삼각점은 5m쯤 들어간 풀숲에 있으며, 잡목에 가린 이곳도 별스런 조망이 있을 리 없습니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소나무 숲길이 쭉 이어지다, 좀 떨어지는가 싶더니 송전탑(고성 - 개양 T/L
NO.24)을 지나 봉전고개로 내려섭니다.
금곡면과 정촌면을 가르는 고개이며, 봉전마을과 인담마을을 잇는 2차선 군도 6호선이 지나는
곳입니다.
나무계단을 타고 건너편으로 붙자 한동안 오르막이다, 무선산 갈림길(무선산0.10km·돌장고개 2.89km·와룡산 9.20km)이 나옵니다.
무선산(277.5m)은 오른쪽으로 100m쯤 비켜 있다지만, 낙남정맥이 지나는 진주 관내에선 최고로
높은 봉우릴 아니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1분 남짓 만에 다다른 무선산!
잡목을 베어낸 펑퍼짐한 정상부는 웃자란 풀들의 차지이며, 삼각점(진주 310)과 정상표지판과
함께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도 있어 더욱 반가운 마음입니다.
잎사귀가 무성한 여름이라 그런지, 조망이 거의 없음은 아쉽기도 합니다.
아직은 배가 고프진 않지만, 무선산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편의점에서 산 김밥 세 줄에다 김치와 물김치를 곁들인 것에 지나지 않지만, 땀 흘린 뒤끝이라
그런지 진수성찬 못지않은 훌륭한 오찬으로 와 닿습니다.
거기다 막걸리가 더하니, 꿀맛보다 더한 맛이 아닐 수 없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너무 땀을 많이 흘려, 아무래도 추계재는 무리란 결론을 내립니다.
부련이재까지만 간다고 생각하자 뭐 그리 바쁠 것도 없어, 느긋하게 먹고 마시며 즐기다
일어섭니다.
솔가리가 밟히는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는데, 오르내림 또한 크지 않은 참 착한 길입니다.
어쩌다 펑퍼짐한 봉우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면 산을 타는 재미는 더욱 밋밋할지도
모릅니다.
2차선 지방도 1002호선과 중부고속도로가 지나는 돌장고개(부련이재 11.2km·무선산 2.9km)로
내려섭니다.
금곡면과 사천읍을 가르는 고개이며, 고속도로가 정맥을 자르는 바람에 바로 갈 순 없습니다.
지방도를 따라 사천읍 쪽으로 좀 가다, 외딴집 앞에서 고속도로 굴다리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따릅니다.
굴다리엔 차가 한 대 서 있고,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막걸리 한 잔 하고 가라며 말을 건넵니다.
혼자 왔냐니까, 낙남정맥을 타는 일행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나랑 같은 진주분기점에서 온다는데, 다리가 아파 동행은 못하고 대신 점심과 막걸리 등 먹을거리
지원을 나왔답니다.
고맙단 인사와 함께 반쯤 남은 생 탁주를 단숨에 비웁니다.
덜 녹은 얼음까지 들었으니, 이거야 정말 입에 착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얼마나 맛깔나게 마셨으면, 가면서 마시라며 기어이 한통(750㎖)을 건넵니다.
그런 걸 마다할 내가 아니지!
또 고맙단 인사와 함께 냉큼 받아 챙기고선, 굴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꺾어 고속도로를 왼쪽에다
두고 나란히 갑니다.
허름한 집 앞엔 외부인은 출입을 하지 말란 뜻의 어려운 경고문이 눈길을 끌며, 채석장 갈림길을
지난 고갯마루(부련이재 10.37km·돌장고개 0.83km)에서 다시 산길로 들어섭니다.
중부고속도로 때문에 빙 두른 셈인데,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있었더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건
나만은 아니리라 봅니다.
채석장 개발로 몸뚱이를 갉아 먹힌 191m봉으로 오르자, 새삼 한국인의 위대함을 보는 것 같아
입이 쩍 벌어집니다.
개발과 자연보호라는 두 수레바퀴가 같이 갈 순 없는 건지?
밤나무와 단감단지가 이어지며 비포장임도 사거리로 내려서고, 바로 가는 오름길엔 다시
밤나무단지가 나오다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편안한 숲길을 따르다 또 다시 단감단지가 넓게 펼쳐지는데, 가야 할 객숙치(348m)와 봉대산이
멀찌감치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감단지에서 내려서자 임도와 나란히 가는데, 임도엔 긴 의자 두 개가 있어 날 유혹하지만
그런데 넘어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임도로 가도 될 것 같지만, 산을 타는 재미는 그래도 산길입니다.
10분 정도 가자 산길은 슬그머니 임도로 내려서고, 모퉁이를 도는 곳에 수도꼭지가 있지만 그건
있으나 마나입니다.
물은 생수 2통(4ℓ)을 갖고 왔기에, 물 부족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퉁이를 돌아 내려서자 Y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쉼터가 있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을 따릅니다.
임도치곤 꽤나 가파르게 오른다 싶더니, 5분 남짓 뒤 산길로 오르는 곳에 이정표(부련이재 6.87km·
돌장고개 4.33km)와 함께 긴 의자 둘이 있습니다.
시간이 빠듯한 것도 아니기에, 의자를 본 김에 좀 쉬어가기로 합니다.
갈수록 몸이 가벼워지고 힘이 붙는 느낌인데, 아무래도 얼음 막걸리의 효과 같아 보입니다.
목마를 때 짤끔짤끔 마시는 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모양입니다.
아직도 제법 남았으니,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마음이 놓입니다.
산길로 붙자 2분 만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펑퍼짐한 봉우리(219m봉)로 가는 오른쪽을 버리고
능선을 타고 바로 내려섭니다.
15분쯤 더 가자 펑퍼짐한 256m봉이며, 다시 7분쯤 뒤엔 소나무 숲에 묵은 무덤이 있는 352m봉을
지납니다.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지지만, 어디에도 제대로 된 조망이 열리지 않음은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꽤 넓은 헬기장이 자리 잡은 310m봉을 거쳐, 소나무로 둘러싸인 295m봉을
지나자 얼마 안 돼 이정표(삼베마을주차장 2.5km·봉대산 3.0km)가 나옵니다.
소나무와 참나무 속에 납작하게 엎드린 무덤이 있는 254m봉에서 좀 더 가자, 슬슬 치오른다 싶더니
내려설 줄 모르고 끊임없이 오르기만 합니다.
부지런히 8분 남짓 치올라 다다른 객숙치(客宿峙)!
나그네가 자고 가는 고개란 뜻이지만, 그 이름과는 달리 크지 않은 바위가 여럿 박힌 봉우리입니다.
참나무에 싸여 별스런 조망은 없으며, 이정표(부련이재 2.67km·돌장고개 8.33km)를 지나 안부로
내려서더니 다시 한참을 치오릅니다.
이번엔 기울기가 장난이 아닌데, 수십 개나 되는 나무받침계단을 타고 오르자 봉대산 갈림길이
나옵니다.
봉대산(鳳臺山)은 왼쪽으로 15m 남짓 비켜 있으며, 좁다란 정상은 산복숭아 나무에 싸여 있어
조망이라곤 열리는 게 없습니다.
산복숭아는 돌복숭아 또는 개복숭아라고도 하며, 그 열매로 담근 술은 신경통을 다스리는데
좋다고 합니다.
2010년 10월 사천시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데, 영신봉에서 낙남정맥을 따른 지 삼신봉(1289m)과
외삼신봉(1288.4m)에 이어 세 번째 만나는 정상석입니다.
정상석과 대부분의 지도엔 409m로 되어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엔 403m입니다.
어쩌면 이번 구간의 최고봉이 될 것도 같기에, 기념 삼아 얼음 막걸리로 정상주를 들이키며
흔적을 남깁니다.
언제 또 오게 될지?
돌아서자마자 널따란 헬기장을 지나고, 바로 아랜 삼베마을주차장 갈림길이 또 한 번 나옵니다.
송전탑(고성 - 개양 T/L NO.51)에서 3분 정도 가자, 사천시 관내 낙남정맥등산 안내도가 있는
펑퍼짐한 347m봉에 다다릅니다.
여태까지 산청과 하동·사천·진주·고성 등 많은 고장을 거쳤는데, 그 중에 으뜸은 단연 사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맥꾼들을 위한 사천시의 배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347m봉을 나서자마자, 헐레벌떡 오르는 사람이 보입니다.
산에선 처음 사람을 만나는 셈인데, 누군가 했더니 그때 그 사람이 아닌 아까 그 사람입니다.
얼음 막걸리를 주던 그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힘을 내라면서 휑하니 스쳐 지나갑니다.
부련이재에다 차를 세워 두고, 동료들 마중을 가는 모양입니다.
다리가 아프다던 사람이 잘만 가는데, 고수냄새가 풀풀 나는 것 같습니다.
송전탑을 또 하나 지나 살짝 오르다 내려서고, 또 살짝 오르자 양전산이란 곳입니다.
작은 공간이 있는 펑퍼짐한 봉우리인데, 소나무에 걸린 고성 양전산이란 게 없었더라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이곳 팻말과 많은 곳에서 311m라고 하지만, 지형도엔 310.3m로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각점이 있을 것인데, 관심이 없어 그런지 삼각점을 본 기억은 나질 않습니다.
양전산에서 11분 만에 1차 목표로 삼은 부련이재로 내려섭니다.
고성 영현면과 상리면을 가르는 고개이며, 두 곳을 잇는 2차선 도로가 지납니다.
상리면 쪽엔 차를 몇 대 세울만한 공간이 있으며, 상리면장 명의의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도 있습니다.
안 그래도 되는 세상은 언제나 올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이건 아니란 생각이 문득 들더니 또 슬슬 욕심이 생깁니다.
17시 27분!
산행을 끝내기엔 아직도 너무 많은 해가 남았고, 추계재까지 가자면 어두울 것 같기도 해
그야말로 어중간(於中間)한 시간입니다.
부련이재에서 추계재는 8.35km이니, 어쩌면 2시간 30분이면 될 것도 같습니다.
추계재까진 오늘 가야 다음은 발산재까지 이을 수 있기에, 더욱 가고픈 마음이 들며 날 부추깁니다.
몸도 가벼운데, 그래 가 보자!
기어이 부련이재를 뒤로 하고, 건너편으로 올라붙습니다.
처음부터 꽤나 가풀막이 나와 애를 먹이려들지만, 이미 풀린 몸이기에 그 정도에 골탕을 먹을
내가 아닙니다.
무슨 동물을 사육하는 듯 철망이 쳐진 곳을 지나자, 정상부에 무덤이 자릴 잡은 248m봉이지만
그대로 내려섭니다.
포장임도가 지나는 문고개를 가로지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오르막이더니 한참을 가고 또 가도
끝이 나질 않습니다.
그러길 15분쯤 됐을까, 소나무 숲으로 싸인 325m봉에 오르며 숨을 고릅니다.
아무래도 4구간에선 가장 긴 오르막인 것 같습니다.
좀은 밋밋한 능선을 따라 10분 만에 354m봉에 이르는데,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지긴 했어도
별스레 조망이 열리질 않습니다.
이어서 백운산(391.0m)으로 올라섭니다.
나무에 매단 팻말과 많은 지도엔 백운산(白雲山)으로 되어 있지만, 지형도엔 백운산이 아닌
대곡산(大谷山)입니다.
어느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둘 다 맞는 건지?
번호 없는 삼각점이 자리 잡고 있으며, 펑퍼짐한 공간은 넝쿨과 풀들이 잔치를 벌이며 키 재기를
하느라 한창입니다.
삼각점에 걸터앉아 막걸리 남은 걸로 정상주를 들이키는데,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냥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백운산에서 어렵지 않게 4분 남짓 갔을까, 참나무로 둘러싸인 펑퍼짐한 423m봉에 다다릅니다.
비록 이름도 성도 아무것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4구간에선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다시 4분 남짓 가자 잔디라곤 없는 낮은 무덤이 정상을 차지한 397m봉인데, 평평한 공터가 쉼터를
제공하며 붙잡지만 쉬진 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스멀스멀 안개가 밀려드니, 어둑어둑해지며 마음을 바쁘게 합니다.
송전탑을 지나 또 4분 남짓 가자 소나무에 가린 315m봉이며, 15분 만에 차단용 쇠말뚝이 있는
포장임도로 내려섭니다.
야베스농장 진입로라고 하는데, 말뚝만 있을 뿐 막는 줄은 없습니다.
임도를 조금 따르다 산길로 붙어 작은 오르내림 끝에 비포장임도를 건너고, 또 다시 크지 않은
오르내림이다 배곡고개(195m)로 내려섭니다.
배곡고개는 바람재·절골재·망림고개·정날고개라고도 하며, 영현면 쪽은 2차선 도로로 탈바꿈
했지만 상리면 쪽은 아직은 포장임도 그대롭니다.
바로 아랜 봉발저수지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20m 정도 어긋나 붙은 오르막을 한동안 따르자 천황산(343m)이며, 몇 발짝 가지 않아
꽤 널따란 바위가 비스듬히 깔려 있습니다.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10분을 더 가자 370m봉으로 올라서는데, 추계재까진 더 이상 봉우린 없으니 마지막 봉우리인
셈입니다.
좌우로 갈림길이 있는데, 왼쪽은 추계리로 가는 것 같고 정맥은 오른쪽입니다.
처음엔 제법 떨어지는가 싶더니 밋밋하게 바뀌며, 10분쯤 지나자 이윽고 2차선 지방도 1016호선이
지나는 추계재(190m)로 내려서며 가는 걸음을 멈춥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반기는 이라곤 어디에도 보이질 않습니다.
아니 누가 있을 리 없습니다.
하늘엔 구름이요 땅엔 안개로 이미 땅거미가 진 고갯마루엔, 어쩌다 차량만이 쌩쌩 내달릴 뿐입니다.
추계재는 가리고개라고도 하며, 고성 영현면 추계와 상리면 부포를 가르고 대가면 종생으로도
이어지는 삼거리입니다.
이담엔 추계재에서 발산재까지 가고자 하는데, 3구간과 4구간과는 달리 꽤 높은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기에 결코 쉽진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걸 즐기려 산으로 드는 지도 모릅니다.
진주 금곡택시(010-3834-7888, 055-754-2580, 요금 12,000원)를 부르고선, 몇 모금 남지 않은
막걸리로 하산주 삼아 목을 축입니다.
12분쯤 지나자 택시에 오르고, 또 그만큼 가자 진주 가는 시내버스(26-3, 20:30 출발)가 날
기다립니다.
기나긴 여름 낮은 또 그렇게 갔습니다.
* 산행일정
07:15 진주분기점
07:22 중부고속도로 굴다리
07:32 화봉산(110m)
07:37 모심재
07:44 송전탑(고성-개양 T/L NO.11)
08:05 - 08:10 와룡산(93.8m)
08:19 임도 오거리
08:31 - 08:45 산불감시초소(109m)
08:53 죽봉재
09:05 낙남 새말원
09:08 새동내
09:18 - 09:25 고미동고개
09:46 173m봉
09:50 - 09:55 계리재
10:04 진주축협생축사업장
10:20 170.1m봉
10:40 187m봉
11:00 - 11:05 봉전고개
11:22 - 12:07 무선산(277.5m, △진주 310)
12:20 275m봉
12:52 203m봉
12:58 - 13:05 돌장고개(무선산 2.9km·부련이재 11.2km)
13:10 - 13:20 중부고속도로 굴다리
13:27 중부고속도로 옆 이정표(돌장고개 0.83km·부련이재 10.37km)
13:38 191m봉
14:00 232m봉(단감단지)
14:28 - 14:37 임도 쉼터(돌장고개 4.33km·부련이재 6.87km)
14:39 219m봉 갈림길
14:54 256m봉
15:01 352m봉
15:26 310.0m봉(헬기장)
15:33 295m봉
15:36 삼베마을주차장 이정표
15:50 254m봉
16:10 객숙치(348m)
16:27 - 16:37 봉대산(403m)
16:50 347m봉(사천시 낙남정맥안내도)
17:13 양전산(310.3m)
17:24 - 17:29 부련이재
17:35 248m봉
17:40 문고개
17:55 325m봉
18:05 354m봉
18:17 - 18:22 백운산(대곡산, 391.0m)
18:26 423m봉
18:30 397m봉
18:40 315m봉
18:55 포장임도 차단기시설
19:08 비포장임도 횡단
19:15 배곡고개(195m)
19:30 천황산(343m)
19:40 370m봉
19:50 추계재(190m)
* 낙남정맥 제4구간거리(36.7km)
진주분기점 - 3.9km - 산불감시초소(3.9km) - 2.05km - 진주축협생축사업장(5.95km) - 2.1km -
계리재(8.05km) - 3.35km - 봉전고개(11.4km) - 0.9km - 무선산(12.3km) - 3.65km - 돌장고개
(15.95km) - 4.9km - 357m봉(20.85km) - 1.3km - 310m봉(22.15km) - 3.35km - 봉대산(25.5km) -
2.95km - 부련이재(28.45km) - 0.55km - 문고개(29.0km) - 3.75km - 임도 차단기시설(32.75km) -
1.65km - 배곡고개(34.4km) - 2.3km - 추계재(36.7km)
※ 포항대정산악회에서 50m 줄자로 실측한 거리라고 함(2003.10.19 ~ 2005.5.15)
※ 교통비(14,200원): 진주 시내버스(2회) 2,200원, 추계재 - 금곡 택시요금 12,000원
진주분기점
진주분기점
진주분기점
진주분기점에서 화원마을
진주분기점 굴다리
두 번째 굴다리 안내문
화동마을 첫집을 지나
화동마을 붉은 지붕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중부고속도로 굴다리
외딴집 앞에서 오른쪽 산기슭으로
삼각점인지?(N.009)
화봉산
모심재
모심재
송전탑(고성 - 개양 T/L NO.11)
등산로가 아닙니다 아니고요
여기서 오른쪽 포장임도로
진주시 관내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현장
등산길이 맞습니다, 맞고요
진주 가호동 아파트단지
진주 가호동 아파트단지
와룡산 삼각점 안내(명필?)
와룡산
와룡산
와룡산
고개 임도 오거리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
진주 월아산
사천 와룡산
감자꽃
복숭아
복숭아
배나무단지
민들레
죽봉재
죽봉재
죽봉재
배
배
감자꽃
돌아본 산불감시초소봉
자두
낙남 새말원
낙남 새말원
낙남 새말원
새동내
고미동고개
고미동고개
고미동고개
고미동고개
고미동고개
단감나무단지
엉겅퀴
엉겅퀴
산딸기
산딸기
계리재
계리재
계리재
계리재
진주축협생축사업장 앞 군도
진주축협생축사업장
진주축협생축사업장
170.1m봉 삼각점
170.1m봉
봉전고개
봉전고개
봉전고개
봉전고개
돌복숭아
무선산 갈림길 이정표
무선산
무선산
무선산
무선산
무선산
돌장고개
돌장고개
돌장고개
돌장고개
돌장고개 외딴집
중부고속도로
돌장고개 중부고속도로 옆 이정표
채석장
채석장
임도 사거리
봉대산
봉대산
봉대산
임도 삼거리
임도 쉼터 이정표
임도 쉼터
310.0m봉 헬기장
310.0m봉 헬기장
객숙치
객숙치 이정표
봉대산 나무받침계단
봉대산
봉대산
돌복숭아
봉대산 헬기장
봉대산 헬기장
봉대산 헬기장 이정표
347m봉
양전산
양전산
부련이재
부련이재
부련이재
부련이재
백운산
백운산
백운산
포장임도 차단기시설
포장임도 차단기시설
배곡고개
배곡고개
봉발저수지
천황산
추계재
추계재
추계재
구간 출발지와 도착지는 맞지 않으며 지도만 참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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