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행시방

풀벌레 이근희(2013.1.24)

큰집사람 2013. 2. 13. 12:59

 

이근희

 

 

 

 

벌레 소리 들리는

이름 모를 골짝

그 어디쯤이라도 좋으니,

나비랑 꽃과 같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일처럼 마주보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쭉 그렇게 가고픈데,

좋은 세상 맘 맞춰 살아도

어딘가 허전하고 아쉬운 게 인생이니,

심과 걱정일랑 모두 다 내려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았으면 하지만,

망사항일 뿐

누구처럼 깨고 나면

만사가 헛방인 개꿈이라니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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