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 2014년 2월 9일(일)
* 날 씨 : 흐리고 구름 많음
* 산 행 지 : 용산마을 바래봉 주차장 - 운지사 - 바래봉 - 팔랑치 - 팔랑마을
* 산행시간 : 4시간 40분(운행시간 2시간 56분 + 휴식시간 1시간 44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28명
* 산행일정
09:25 남원 운봉읍 용산마을 바래봉 주차장
09:41 운지사
09:43 - 09:49 부처님진신사리탑
10:29 - 10:42 지북 19 - 20지점(임도, 957m)
10:50 지북 19 - 19지점(1014m)
11:09 바래봉 삼거리(지북 19 - 18지점, 1079m)
11:15 - 11:18 바래봉샘
11:28 - 12:45 바래봉(1165m)
12:50 바래봉샘
12:55 바래봉 삼거리
13:15 - 13:20 팔랑치(989m)
13:52 지북 36 - 01지점(683m)
14:05 남원 산내면 내령리 팔랑마을 삼거리
* 때는 바야흐로 시산제의 계절인가 보다.
설(1.31)을 쇠었으니, 음력으로 정월이다.
세월 따라 요즘은 양력으로 시산제를 지내는 산악회도 더러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전국 장거리 산행의 자존심‘태극을 닮을 사람들’시산제는 양력으로 하는데,
이미 지난달 12일 모든 지리태극이 지나는 산청 웅석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며 지낸 바 있다.
하필이면 그날 휴일주간 지원근무가 잡히는 바람에,
그 하루 앞날 웅석봉으로 올라 마음속으로나마 시산제를 지내긴 했다.
하지만 그런 시산제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
시산제를 계기로 태달사에서 새로이 도입한
우수회원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만 했다.
4년 6개월이나 지극 정성으로 충성(?)을 다했건만,
정회원이란 굴레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하루든 며칠이 됐든 참석만 해도 우수회원인데 말이다.
이건 아닌데?
이러면 안 되는데?
우수회원이 뭐기에?
그렇지만 회칙이 그렇다는 데야?
어디에다 하소연조차 하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억울하면 참석하지, 하소연은 그 무슨?
우수회원이라고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건만,
그 알량한 자존심에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지 않았다면 거짓일 것이다.
그러다 설을 쇠게 되었다.
음력은 정월이요, 양력으론 2월이 된 것이다.
태달사 각 지부별로 시산제가 있는 달이다.
8일 수달사를 시작으로 9일엔 남달사, 16일은 대달사,
23일에는 거달사와 충달사의 시산제가 잇달아 있을 예정이다.
여달사와 불달사는 하는지 마는지, 아직 아무런 기척조차 없지만.
수달사는 너무 멀기에, 좀은 가까운 남달사를 골라잡는다.
남달사는 지사모 회원들이 주축이 된 지부인데,
지난해 12월 12일 지사모에 가입했으니 거리낄 것도 없는 셈이다.
새벽녘에 일어나자, 다행히 비는 오질 않는다.
어젯밤 늦게까지 비가 오기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잔뜩 찌푸린 시누이 얼굴상이라고나 할까?
언제 또 한바탕 쏟아질지 모를 정도이다.
아침을 가르며 중부고속도로(고속국도 제35호선)를 내달리자,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허옇게 얼핏 보인다.
웅석봉과 왕산을 비롯한 산청 일대의 산들 또한 눈으로 덮여 있다.
낮은 덴 비가 왔지만, 높은 덴 눈이 온 것이다.
88올림픽고속도로(고속국도 제12호선)로 갈아타고선,
함양을 지나 남원 땅 인월로 들어선다.
산은 말할 것도 없고, 논밭까지도 온통 하얀 눈 세상이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차이라고나 할까?
기후마저 또 이다지도 엄청나게 다른가 보다.
어쩌면 아름다운 눈꽃산행이리란 기대와 함께,
2014년 갑오년 남달사 및 지사모의 바래봉 시산제 산행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운봉읍사무소에서 큰골 일당을 기다리면서
용산마을 바래봉 주차장에서 바래봉으로(09:25)
올해 환갑을 맞는 벌교 돌이요에 이어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선함,
쉰아홉에서 멈췄으면 하는 말도 안 되는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인정을 하지 않으니,
이 일을 어이할꼬?
100살 천왕봉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고
통영 앵경,
지사모에 있는 한 스스로 알아서 전속기사를 하겠다는데,
그러지 말라고 안 그래도 된다고 해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으니,
이 또한 고민 아닌 고민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러고 보니 어여쁘기도 하네.
죽으나 사나 앵경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고
통영 앵경, 대전 캔디, 통영 빵미,
활짝 웃는 모습이 하도 예뻐서 나자빠질 뻔 했다면?
믿거나 말거나
바래봉은 임도를 가리키지만,
누구 하나 그쪽으로 가는 사람은 없고,
일행 모두가 운지사로 가는데,
맨 나중 가는 나도 뒤를 따를 수밖에 없는데,
이리로 가면 바래봉이 나오긴 할까?
모로 가도 바래봉으로 가면 되지만(09:40)
고즈넉한 운지사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군불을 지피는 걸까?
아니면 늦은 아침 공양을?(09:41)
부처님진신사리탑에서 자기 소개와 더불어 파이팅을 외치고선,
스물여덟의 지사모 회원들이 바래봉을 향하여 돌격 앞으로!!!
난 맨 뒤에서(09:43 - 09:49)
전국에서 최초로 진주가 무장애도시 조성 조례가 2013년 11월 8일 공포되었다는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하지만,
그 뜻대로만 된다면 그야말로 얼마나 좋겠는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란히 나란히
와, 눈꽃이다.
드디어 가시 같은 눈꽃이 나타난다.
남원 사람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눈꽃을 만들었다는데,
정말로 진짜로 참말로 에나로?
그다지 믿음이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랬다니 그저 믿을 수밖에
드디어 지리 19 - 20지점(957m)의 임도로 올라서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올라온 덴 가지 말란 곳이란다.
지름길에다 숲길이라 좋기만 한데,
왜 오가지 말라는 걸까?
고지식한 사람들이야 곧이곧대로 임도로 다니겠지만,
살다 보면 때론 생활의 지혜란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난 아무것도 모르고(?) 뒤를 따른 셈이지만,
설사 모르고 했다손 치더라도 죄가 안 될까?
난 그런 것까진 잘 모르고(10:29 - 10:42)
지사모 랭킹 2위와 1위가 맞장을 뜨는 셈인데,
하난 진주 선함이요 다른 하난 벌교 돌이요로,
둘의 나이를 보태면 자그마치 121살이나 된다고
나랑은 띠동갑인 캔디와 여수 로쟈,
둘은 작년 10월 초 덕산 지리태극을 함께한 사이이며,
올해도 또 다시 그 짓(?)을 하리라 단단히 벼른다는데,
아무리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은 위대하다지만,
한 번이면 됐지 참말로 왜 이러실까?
이번엔 선함과 담비 남달사 지부장까지 합세하여 양띠 세상을 이루는데,
그 동안 지사모에선 개띠들이 똘똘 뭉쳐 개판을 벌였다나 뭐라나?
순한 양들이 개떼에 맞서기에는 턱도 없겠지만,
양도 양 나름이 아닐까?
이젠 함부로 까불단 알지?
바래봉은 끝끝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아니하지만,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가면 될 게 아닌가?
지가 어디로 달아나진 않겠지?
바래봉은 이제 0.8km를 가리키고(10:44)
이런이런,
갈수록 상태가 좋아지긴커녕 나빠만 가고
통영 빵미,
영미를 빵미라고 한다네요.
누가?
저거 바깥양반이요.
그러니 우리도 빵미라고 부르지요.
지북 19 - 19지점(10:50, 1014m)
남원 피노키오, 빵미, 앵경, 캔디, 남원 피오나,
우중충한 날씨를 사정없이 깔아뭉개는 다섯 여인네들,
제아무리 눈꽃이 아름답다한들,
감히 여기다 비길손가?
산꾼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남원 산사나이,
나랑은 지난해 6월 초의 남강 지리태극 동지인데,
남달사 지부장이란 벼슬을 내려놓아 홀가분하다고?
어딘가 좀은 아쉬울 것 같은데?
이쁜 짓(?)을 하는 캔디에 맞서는 저 손은 누구일까?
임자를 알기만 하면 꼭 사진값을 받고야 말 것인데,
어디 누구 아는 사람 없소이까?
캔디와 빵미,
뭐가 그리도 좋은지?
뭘 봤을까?
올해 환갑을 맞는 벌교 돌이요,
100살 천왕봉은 무리지만,
일흔까지는 지리태극을 하겠다는데?
난 지리태극은 그만 하더라도,
100살 천왕봉은 꼭 할 것이니,
굳이 못 미더우면 그때까지 지켜보면 될 게 아닌가?
그래봤자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니니까.
로쟈,
한 손만 치켜들고선 뭘 어쩌자는 건지?
만세를 부르려면 제대로나 부를 것이지,
이건 뭐라고 해야 될지?
뒷모습이 참 아름다운(?) 그대는 누구?
선함이지롱
바래봉 삼거리,
나로선 지리태극을 하면서 세 번 지나갔던가?
그렇다면 지리태극을 세 번 했단 말이 되나?
한 번도 중간에 그만둔 적은 없으니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깜빡깜빡하는지라 잘 모르긴 해도,
덕산과 남강에다 진양호까지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3대 지리태극을 모두 한 셈이고(11:09)
꼭꼭 숨었던 바래봉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나랑은 비스무리한 어딘가에 동지를 만난 듯 반갑기만 하고
로쟈,
이번엔 긴 칼을 앞에다 차고선,
뭘 어쩌겠다는 건지?
이제 보니 안경이 뽀얗네.
바래봉 삼거리는 지리 19 - 18지점(1079m)이기도 하고
나랑은 어딘가가 닮은 것 같지 않나요?
아님 말고
젊은 피 남원 NO불량과 어울림의 기를 좀 받고
바래봉샘,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나 또한 기어이 차디찬 물맛을 보는데,
속에서 얼음이 어는 듯한 느낌이지만,
한편으론 시원해서 좋기만 한데,
왜 그럴까?
지리태극의 오아시스라서?(11:15 - 11:18)
물맛을 보고선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남원 어울림,
잘 어울린다고 해서 어울림일까?
잘 어울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울림이라 했을까?
그걸 내가 알 수도 없지만,
굳이 알 필요도 있을까?
여태까지 모르고도 잘만 살았는데
바래봉은 이제 250m라 하고(11:22)
큰골 산행대장,
몇 년 전만 해도 그렇고 그런(?) 산꾼이었지만,
일취월장(日就月將) 내지는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말이 딱맞는,
큰 산꾼으로 거듭났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이며,
태달사에서도 총무국장이란 벼슬까지 하고 있는데,
어째 산꾼 포스가 물씬 나는가요?
실례가 되었다면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통영 쉬블링,
나랑은 지리산 비법정 산행을 몇 번 같이한 사이로,
어쩌다보니 지사모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인도 서부 가르왈 히말라야에 우뚝 솟은,
쉬블링(Shivling, 6543m)이란 암봉에서 따온 닉네임이라는데,
쉬블링을 가 보긴 했을까?
그저 좋아서 그러는 걸까?
드디어 2014년 갑오년 시산제가 열리는 바래봉이 눈앞인데,
시시각각으로 변덕을 부리는 날씨 때문에,
눈요기 또한 하다 말다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고(11:28 - 12:45)
시산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이 나이에 시산제 준비를 왜 해?
그런 건 젊은 산꾼들한테 기회를 주고선,
나 홀로 살짜기 바래봉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지난해 10월 진양호 지리태극을 하면서 들른 곳이고
시산제를 준비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마침내 2014년 갑오년 지사모 및 남달사 시산제가 시작되는데,
올해도 다름없이 무사안녕(無事
아니나 다를까 지리산 산신령에서 알았다는 문자가 부리나케 오고
어떤 놈이 꿈 속에서 온갖 사람들이 자길 보고 절을 하니까,
틀림없이 자신은 전생에 왕이었다고 착각을 하지만,
알고 보니 왕이 아닌 돼지 대가리였다나?
아이고, 이를 어째?
남달사와 지사모의 시산제를 같이 지내는데,
이런 걸 가리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기요,
또한 이석이조(
열릴 듯 말 듯 끝내 확 트이지 않는 삼정산이 애를 태우는가 하면
트일 듯 말 듯 끝내 확 열리지 않는 삼봉산도 마찬가지이고
캔디와 앵경이 미소를 머금고선 한껏 폼을 잡고
시산제에 참석한 모든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선,
바래봉을 뒤로 한 채 팔랑마을로
잘 있거라 바래봉이여,
언제 또 다시 만나게 될 지?
먹고 살자고 옹기종기 모인 산꾼들,
이런 분위기에선 문디가 버무린 반찬도 맛깔스럽기만 할까?
그냥 갈 수 없잖아,
바래봉샘에서 다시 한 번 목을 축이고(12:50)
바래봉 삼거리에서 서성대는 일행들,
다른 데로 빠질가 싶어 그럴까?
참말로 걱정도 팔자지.
그건 아닐 걸?(12:55)
아쉬운 마음에 바래봉을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맨발로 절며 절며 끌려 가신 한 많은?
아, 이건 아니지!
팔랑치로 내려서자 그때서야 삼정산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왕 그럴 바엔 좀 더 일찍 그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고(13:15 - 13:20)
무슨 지리태극을 하는 것도 아니거늘,
오늘은 부운치가 아닌 팔랑마을로 내려갈 것이고
멀리 명선봉 일대가 살짝 들어오는데,
올 5월이면 저길 지나갈 수 있을까?
그 짓(?)은 이제 그만?
아직은 아닌데?
팔랑치에서 다시 한 번 단체로 흔적을 남기고
팔랑치에서 팔랑마을로 내려가면서 딱 한 번 계곡을 건너고
지북 36 - 01지점(13:52, 683m)
임도로 빠져나가자마자 팔랑마을이 얼핏 보이는데,
저곳에서 바래봉 시산제 뒤풀이와 함께,
술이 아닌 정을 듬뿍 마실 것이니,
정이란 것도 많이 마시면 취하는 걸까?
그건 당연히 마셔보면 알 수 있으리라!(13:56)
맛깔난 하산주와 멋들어진 안주가 기다리는 팔랑마을은 이제 0.2km를 가리키는데,
그러고 보니 슬슬 배가 고파지는 걸 느낄 수가 있으니,
시산제를 마치고 음복한 것이 벌써 약발이 떨어졌을까?
이놈의 가죽 주머니를 어쩌란 말인가?
앞엔 눈을 뒤집어쓴 삼정산이요
뒤엔 서북능선에 걸친 1123m봉이고
고사리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똑같지 않을까?
이윽고 가나안농산이 보인다.
저기가 바로 거기다.
팔랑마을 삼거리에서 일단은 걸음을 멈추고선,
시산제 뒤풀이가 있는 바로 아래 가나안농산으로(14:05)
가나안농산
불판 위엔 달랑 기름덩어리 하나가 얹혔을 뿐이지만,
그렇다고 걱정일랑 하진 마시라.
이건 예고편에 불과하니까.
저 안에 토종닭이 우릴 기다리고 있질 않은가?
남원에서 시내버스를 대절했다네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진주에서 머나먼 바래봉까지 갔다 왔건만,
아직도 날이 저물기엔 어림도 없는데,
이거야 정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시산제 뒤풀이가 별스레 걸쭉하지도 않았더란 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뭘까?
안 그래도 정에 취해 뒤숭숭한 느낌인데,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안고선 들어선다.
아침에 나온 곳으로.
어떻게 나온 집인데,
기껏 해도 못 넘기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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