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으로는 한탄강이 왼쪽으로는 임진강이 흐르는 연천은,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자연과 역사 유적이요,
눈길 닿는 곳 어디나 절경을 뽐낸다.
약 27만 년 전 분출된 용암이 한탄강과 임진강으로 흘러넘쳐
물길은 곧 용암길이 되었고,
그 용암이 식으면서 생긴 지형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그중 재인폭포는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제주도 천지연폭포와 비견되곤 한다.
현무암을 뚫고 자라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한 협곡 끝에
신비로운 자태의 재인폭포가 자리했다.
높이 약 18m의 폭포수가 너비 30m, 길이 100m의 물웅덩이 위로
떨어지는 장관을 연출하는데, 깊이가 무려 20m에 이른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기둥처럼 떨어져 내리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물웅덩이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가
거대한 동굴처럼 파인 현무암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좁은 바위 사이를 지나 곧은 기둥이 되어 쏟아지는 물소리가,
그 모습만큼이나 경쾌하면서도 시원스럽다.
재인폭포는 원래 평지였던 곳이 갑자기 움푹 내려앉으면서,
지장봉에서 흘러내리던 계곡물이 폭포를 이루게 되었다.
폭포는 지금도 보이지 않게 변화하는 중이다.
폭포의 물살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를 조금씩 침식시켜 나갔고,
폭포도 조금씩 뒤로 물러앉게 되었다.
현재의 위치는 강변에서 350m 정도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변화는 자연의 순리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저 폭포는 얼마나 더 뒤로 멀어질까?
재인폭포에는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인근 마을에 금실 좋기로 소문난 광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줄을 타는 재인이었던 남편과 아름다운 아내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마을 원님이 재인폭포에서 줄을 타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광대의 아내에게 흑심을 품은 원님의 계략이었다.
줄을 타던 남편은 원님이 줄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폭포 아래로 떨어져 숨을 거두었다.
원님의 수청을 들게 된 아내는 원님의 코를 물어버리고 자결한다.
그 뒤로 사람들은 이 마을을‘코문리’라 부르게 되었고,
현재의 고문리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문헌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전설과는 또 다르다.
폭포 아래에서 놀며 자신의 재주를 자랑하던 재인이 사람들과 내기를 했다.
“양쪽 절벽에 외줄을 묶어 내가 능히 지나갈 수 있소.”
사람들이 믿지 못하겠다며 자신의 아내를 내기에 걸었다.
재인이 쾌재를 부르며 호기롭게 줄을 타자,
아내를 빼앗기게 된 사람들이 줄을 끊어버렸다.
흑심을 품었던 재인은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뒤로 이 폭포를‘재인폭포’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재인마을 재인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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