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알프스 산행기

이건 산행이 아니라 정이여, 진주 촌놈의 충북 알프스 종주

큰집사람 2013. 6. 24. 14:00

* 날    짜 : 2013년 6월 22일(토) - 6월 23일(일)

* 날    씨 : 구름 많고 흐리다 가끔은 비

* 산 행 지 : 활목고개 - 상학봉 - 관음봉 - 문장대 - 천왕봉 - 형제봉 - 신선대 - 구병산 - 서원리

* 산행거리 : 47.3km

* 산행시간 : 22시간 00분(운행시간 15시간 24분 + 휴식시간 6시간 36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49명(태극을닮은사람들 회원들과)

 

 

 

 

 

 

 

 

* 충북 보은군에선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를

충북 알프스라 이름을 짓고,

1999년 5월 17일 특허청에 업무표장 등록을 했다.

충북 알프스 종주코스는 장안면 서원리를 출발하여,

구병산 정상(8.5㎞) ~ 구병산 신선대(2㎞) ~ 장고개(5.2㎞) ~

형제봉(6.5㎞) ~ 속리산 천왕봉(7.1㎞) ~ 비로봉(1.2㎞) ~ 신선대(1.1㎞) ~

문장대(1.1㎞) ~ 관음봉(2㎞) ~ 묘봉(3.9㎞) ~ 상학봉(1.3㎞) ~

충북 알프스 종점인 산외면 신정리(4.0㎞)에 다다른다.

하지만 요즘은 신정리가 아닌 활목고개까지 잇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럴 경우 2.4km 정도가 늘어난 47.3km 남짓 되는 거리이다.

여러 봉우리를 묶어 등산로를 개설한 이 산줄기는,

산세와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에 비견될 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워,

충북 알프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속리산과 구병산은 멀지 않은 거리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속리산을 아비산이라 하고 구병산을 어미산이라 하고,

여기에 금적산을 아들산이라 하여 보은의 삼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 산행일정

6.22.12:35      활목고개(보은군 산외면 - 상주시 화북면)

13:05 - 13:10  미남봉(656m)

13:33 - 13:42  안부 삼거리

13:51             운흥리 갈림길 안부 삼거리

14:12 - 14:19  상모봉(772m)

14:51             비로봉(834m)

14:58 - 15:03  830m봉

15:10 - 15:17  상학봉(862m)

15:45             암릉(860m)

15:58 - 16:30  묘봉(874m)

16:38             북가치

17:00 - 17:10  얹힌바위

17:34 - 17:44  내림길 전망대

17:50             속사치

18:13 - 18:35  관음봉(983m)

19:22 - 19:42  문장대(1054m)

20:08 - 21:09  신선대(1026m)

21:56 - 22:08  속리산 천왕봉(1058.4m, △ 속리 11)

6.22.23:45 - 6.23.00:33  피앗재 삼거리(620m)

01:13 - 01:18  형제봉(832m)

01:34 - 01:50  갈령 삼거리(705m)

02:10             못재 삼거리

02:45 - 03:03  동관음고개

03:45             헬기장

04:00 - 05:05  장고개(398m)

05:43             헬기장 봉우리(647m)

06:42 - 06:50  신선대(785m)

07510             적암리 갈림길 안부

07:25             구병리 갈림길 안부

07:45             위성지국 갈림길

07:49 - 07:55  구병산(876.5m)

07:58 - 08:10  풍혈

08:17             구병리 갈림길

08:49 - 08:52  쌀개봉(754m, 삼가저수지 갈림길 봉우리)

09:14             685m봉(서원리 4.0km·구병산 4.0km)

09:33 - 09:36  605m봉(안도리 갈림길 봉우리)

09:54 - 10:06  봉비리 갈림길 봉우리

10:18              527m봉

10:35             서원리

 

 

 

 

 

 

 

 

 

 

 

 

 

 

 

 

 

 

 

 

태극을닮은사람들 충북 알프스 종주의 출발지인 활목고개,

충북 보은군 산외면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을 잇는 국도 37호선이 지나며,

전국에서 모인 70여 명의 태달사 회원들과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오랜 시간을 나랑 함께 걸은 학마루(수달사)   

 

 나름대로 폼을 잡긴 했지만 여전히 티가 안 나는 진주 촌놈 선함(거달사)  

 

그리운산 태달사 고문(여달사), 바람2 여달사 지부장, 효령대군(충달사), 허슬러(여달사), 바크셔 충달사 지부장 

 

거달사 회원들이 떼거리로 흔적을 남기고

 

산행대장인 바크셔 충달사 지부장의 산행계획과 주의사항을 듣고 

 

 

 

 

 

 

 

단체사진을 찍고선 활목고개를 뒤로 하고

 

장삼봉 태달사 회장(대달사)

 

바크셔(충달사), 효령대군(충달사)

 

 바람2 여달사 지부장이 내미는 손을 잡고선 옹벽을 올라서면서,

43.9km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충북 알프스 종주에 들어가는데,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기어이 끝까지 갈 것이고(6.22.12:35)

 

한바탕 땀을 흘리고서야 첫 봉우리인 미남봉(656m)으로 올라서는데,

미남형으로 잘 생겼다고 하여 미남봉이란 이름이 붙었다고(13:05 - 13:10) 

 

학마루(수달사), 상고대 태달사 산행대장(거달사)

 

미남봉에서 조금 내려선 멋진 전망대에서 가야 할 산줄기들이 펼쳐지는데,

까마득하게 멀기만 해 언제 저길 갈까 싶은 생각에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13:12)      

 

배를 매는 밧줄을 묶는 걸 닮은

 크지 않은 바위가 있는 곳에서 안부 삼거리로 내려가고(13:27)

 

크지 않은 바위 봉우리에선 상학봉이 보이고

 

내려선 안부 삼거리에서 땀을 식히고선 다시 오르고(13:33 - 13:42) 

 

 

 

 

 

운흥리 갈림길 안부 삼거리를 지나고(13:51)

 

 

 

(14:04)

 

바로 앞은 상모봉(772m)이요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토끼봉(748m)인데,

충북 알프스 산줄기에서 살짝 비켜 있기에 토끼봉은 들르진 않고(14:04)  

 

토끼봉과 첨탑바위

 

상모봉과 743m봉  

 

상모봉이란 표지기가 있는 널따란 바위로 올라가고(14:12 - 14:19)

 

 

 

뒤엔 토끼봉이 보이고

 

너럭바위 위에 상모봉이란 표지기가 있지만

 

너럭바위에서 돌아본 봉우리가 상모봉이고

 

상모봉

 

긴 칼을 옆에다 차고 무엇을 저리도 보고 있을까? 

 

(14:35)

 

 

 

비로봉

 

비로봉 아래 안부에 비로봉이란 표지기가 왜 있는지 알 순 없지만,

누군가 정상에 있는 걸 옮긴 것 같은데 이건 아니란 생각이고(14:48)

 

(14:43)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나무계단

 

 

 

 

 

 

 

비로봉(834m)으로 올라 바위지대로 내려서고(14:51) 

 

비로봉 아래 바위지대엔 밧줄과 구멍이 이어지고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지나 너럭바위로 된 830m봉으로 올라서자,

바로 앞에 가야 할 상학봉이 어서 오라 반기고(14:58 - 15:03) 

 

 

 

830m봉 너럭바위에서 바로 앞의 상학봉

 

 

 

830m봉에서 지나온 암봉을 돌아보고

 

상학봉엔 먼저 오른 일행이 두 팔을 벌려 기쁨을 만끽하고  

 

(15:07)

 

상학봉으로 올라 간식을 먹으면서 땀을 식히는데, 

예전 학이 놀던 곳이라 하여 상학봉이라 한다고(15:10 - 15:27)

 

 

 

 

 

정화수 거달사 지부장

 

 

 

 

 

 

 

왼쪽으로 엄청난 협곡이 보이는 곳을 지나는데,

사진엔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실제론 이보다 더한 협곡이고(15:40)  

 

신정리 갈림길을 지나고(15:45)

 

 

신정리 갈림길 바로 위 암릉과 이정표

 

 

 

 

 

떨어진 이정표가 또 있고

 

올라선 암봉에선 묘봉으로 먼저 오른 일행들이 보이고(15:50)

 

 

 

속리산 정상인 천왕봉도 어서 오라며 손짓이고

 

바위지대를 지나는 곳이 많아 줄줄이 이어지는 계단, 밧줄, 사다리

 

마침내 엄청나게 큰 바위 봉우리인 묘봉(妙峰, 874m)으로 올라서는데,

산세가 빼어나게 아름답고 묘하게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 하며,

먼저 오른 일행과 함께 어우러져 나중 오는 일행을 기다리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채 한참 동안이나 머무르고(15:58 - 16:30)

 

고상돈(高相敦)

1977년 9월 15일 대한민국에선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8848m)를 밟은 산악인으로,

제주에서 태어나 청주상고를 졸업했다고 해서 가까운 이곳에다 그를 추모하는 글귀를 남겼을까?

 그의 에베레스트 첫 등정을 기념하는 뜻으로 산악인의 날을 9월 15일로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1979년 5월 29일 북아메리카의 최고봉인 매킨리(6194m)를 등정한 후,

하산하다 빙벽에서 추락하여 생을 마감한 영원한 산악인이고 

 

묘봉 삼각점

 

 

 

선함(거달사)

 

학마루(수달사)

 

서부능선(김옥주, 수달사)

 

 

 

 

 

가야 할 관음봉, 문장대,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묘봉에서 뒤에 오는 일행들을 내려다보고

 

 

 

뽀작(거달사)

 

 

 

 

 

 

 

숭산(수달사), 학마루(수달사)

 

캔디(충달사)

 

 

 

조봉산, 도명산, 낙영산, 백악산

 

바크셔(충달사), 동우(대달사), 서부능선(수달사), 적토마(충달사)

 

북가치(16:38)

 

가지 말라지만 가야만 하고

 

(16:52)

 

얹힌바위 부근에서 숨을 고르고(17:00 - 17:10)

 

관음봉 - 문장대 - 천왕봉이 한눈에 보이는 내림길 전망대에서,

간식을 먹으며 관음봉으로 오를 힘을 모으고(17:34 - 17:44)  

 

 

 

내림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음봉과 문장대

 

내림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왕봉

  

속사치로 내려섰다 관음봉으로 오르고(17:50)

 

(17:50)

 

속사치에서 숨을 고르는 남달사 회원들

 

어렵사리 온통 바위로 된 관음봉(983m)으로 올라가자,

 너럭바위 쉼터에다 사방팔방 조망이 열려 눈이 즐거운데,

뒤처진 일행들이 올 때까지 구경을 하면서 한동안 머물고(18:13 - 18:35) 

 

 

 

 

 

 

 

관음봉에서 돌아본 지나온 산줄기

 

관음봉에서 문장대 - 천왕봉에 이르는 가야 할 산줄기

 

관음봉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문장대

 

관음봉에서 바라본 속리산 천왕봉

 

주인공이 시원찮으면 엑스트라라도 괜찮으면 좋으련만,

얼핏 봐선 mt주왕(대달사) 같은데 100% 장담은 일부러 못하겠고

 

 

 

 

 

 

 

 

 

 

 

 

 

 

 

 

 

뽀작(거달사), 돌개바람(거달사)

 

늘찬(수달사)

 

마침내 문장대가 가까이 들어오고

 

이제 속리산 천왕봉도 그다지 멀지 아니 하고

 

커다란 바위 셋 아래 전망대를 지나고(19:04)  

 

커다란 바위 셋 아래 전망대에서 돌아본 관음봉

 

커다란 바위 셋 아래 전망대에서 지나온 산줄기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문장대

 

드디어 백두대간에 합류하는 문장대로 올라서자,

 구름과 안개가 바람과 어우러져 온갖 조화를 부리면서,

 금세 좋다가 금세 또 나빠지는 등 엄청 변덕이 심하고(19:22 - 19:42)

 

 

 

 

 

 

 

 

 

 

 

 

 

 

 

 

 

 

 

 

 

 

 

학마루(수달사), 상고대(거달사), 바크셔(충달사)

 

조선낫(충달사)

 

 

 

 

 

 

 

 

 

 

 

 

 

문장대에서 돌아본 관음봉

 

남달사 바람소리와 큰골은 가시버시 사이라나?

 

가시버시 사이에 낀 눈치가 좀 모자라는 듯한 남달사 광풍,

인사치레로 오라는 걸 눈치도 없이 거긴 왜 끼어드는지?  

 

 

 

 

 

 

 

 

 

 

 

문장대에서 신선대로 가다 보면 법주사 갈림길이 몇 번 나오는데,

그 첫 번째 갈림길을 지나고(19:45)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19:56)

 

신선대휴게소에서 컵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는데,

막걸리와 조선낫(충달사)이 갖고 온 김밥이 곁들여지니,

어디에도 빠질 게 없는 훌륭한 만찬인 건 말할 것도 없고,

공짜배기 커피까지 마시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고(20:08 - 21:09) 

 

 

 

 

 

 

 

 

 

남달사와 거달사 연합팀이 늦게 온 죄로 큰 박수까지 받고선,

뭣이 그렇게 좋은지 함박웃음에다 축배까지 들고 있는 얄미운 사람들  

* 거제도멋남(거달사), 캔디(충달사), 앵경(거달사), 정천(충달사), 에너자이저(남달사)  

 

신선대휴게소에서 허기진 배를 불리고 나자,

속리산 최고봉이라는 천왕봉도 거칠 게 없이 올라서는데,

캄캄한 밤이라 보이는 게 없어 좀은 아쉽기도 하고(21:56 - 10:08) 

 

천왕봉 삼각점(속리 111)

 

 

 

숭산(수달사)

 

돌개바람(거달사), 바른생활맨(거달사)

 

닌자거북이(충달사), 선함(거달사), 적토마(충달사)

그 뒤 엑스트라 둘은 바크셔(충달사)와 상고대(거달사) 

 

천왕봉에서부턴 한참 동안이나 내려서고서야 완만한 길이 이어받더니,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길이 쭉 이어지면서 피앗재 삼거리로 내려서자, 

야식 지원부대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 아니 반갑지 아니하랴?!

 차가 아닌 지게와 배낭에 짊어지고 또 손에 들고 왔다니,

이건 음식이 아니라 정이란 생각으로 감사 또 감사히 먹을 수밖에 없으며,

     야식을 먹는 사이 날짜가 바뀌어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고(6.22.23:45 - 6.23.00:33)    

 

 

 

 

 

야식을 짊어지고 온 지게를 보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한 느낌이 들고

 

 

 

지리태극을 네 번이나 한 산이삐(여달사)는 이번엔 지원부대로 나섰고

 

오늘의 태달사를 있게 한 그리운산 고문(여달사)도 지원부대로 나섰고  

 

정이 가득한 야식으로 배를 불리고선 또 다시 길을 나서고

  

 형제봉(01:13 - 01:18, 832m)

 


 갈령 삼거리에선 비재로 가야 하지만,

갈팡질팡 오락가락 좀은 헷갈리다 결국은 제대로 찾아가는데,

서서히 아프단 느낌이 들던 오른쪽 넷째와 다섯째 발가락이 기어이 탈이 났는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찌나 아픈지 이거야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고(01:34 - 01:50)

 

갈령 삼거리에다 상고대 태달사 산행대장과 내 표지기를 하나씩 다는데,

상고대 표지기는 지난번 남강 지리태극을 하면서 촘촘히 있는 걸 슬쩍한 것이고

 

 

 

갈령 삼거리 이정표

 

못재 삼거리에서 비재를 지나는 백두대간은 왼쪽이요,

장고개와 구병산을 지나는 충북 알프스는 오른쪽인데,

문장대에서부터 함께한 백두대간과는 못재에서 헤어지게 되고(02:10)

 

너무 일찍 장고개로 가봤자 지원부대에서 미처 아침밥을 마련하지 못한다기에,

콘크리트 포장임도가 지나는 동관음고개에서 좀 쉬어가기로 하는데,

  꽤나 피곤한지 드러눕는 사람들까지 더러 보이고(02:45 - 03:03)

 

동관음고개 이정표

 

동관음고개에서 좀 쉬다 헬기장으로 올라서서,

아침밥을 먹고 갈 장고개로 내려가고(03:45)

 

 아침밥을 먹게 될 2차선 도로가 지나는 장고개로 내려서지만,

아이고 이를 어쩌나?

우리가 너무 빨리 와서 그런지, 지원부대가 아직 오질 않았으니 말이다.

때 맞추어 내리는 비에 젖은 아스팔트 위에 퍼질러져 있는 꼴이란,

누가 시켜서 한다면 아무래도 아주 큰 싸움이 벌어졌으리라!

도대체 왜 이 짓을 또 하는 걸까?

난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말이다.

하지만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던가요?

  미치지 못하면 미치지 못한다니 미칠 수밖에요.(04:00 - 05:06)  

 

장고개 이정표

 

 

 

 

 

장고개에서 지원부대를 기다리며

 

드디어 나타난 지원부대의 덕분으로 홀쭉해진 배를 또 다시 채우는데,

 닉에 걸맞게 충달사의 막퍼줘가 막퍼주는 등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이제 더 지원은 없기에 물과 간식을 넉넉하게 챙기고선 구병산으로 떠나고   

 

 

 

 

 

장고개에서 아침밥을 먹는 새 어둠이 걷혀,

이제 헤드랜턴을 끄고서 한동안 가풀막을 치오르는데,

배가 부르자 배부른 소리는 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그 대신 숨이 가빠지는 바람에 애를 먹기도 하고(05:41)  

 

헬기장으로 올라서자 가야 할 구병산 산줄기가 펼쳐지고(05:43)

 

헬기장의 이정표가 바닥에 떨어져있는데,

보은군에서 정비를 좀 해야 할 것 같고

 

나 홀로 우뚝 선 바위를 지나고(06:25)

 

밧줄지대를 오르자마자 구병산 신선대가 날 반기고(06:42 - 06:50)  

 

 

 

 

 

신선대에서 돌아본 지나온 산줄기는 안개가 감싸고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과 암봉들이 나타나면서 길도 점점 험해지는데,

정면 돌파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안전하게 돌아가기로 하고(06:57)  

 

 

 

적암리 갈림길 안부를 지나고(07:01)

 

조망이 가장 좋은 853m봉은 들렀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일행들이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나 또한 뒤를 따르고(07:13)  

 

구병리 갈림길 안부를 지나고(07:25)

 

위성지국 갈림길에선 구병산 정상이 0.1km 남았는데,

여기선 우회가 아닌 정면 돌파를 선택하여 구병산으로 오르고(07:45) 

 

때 맞추어 내리는 비로 미끄러운 바윗길을 타면서,

어렵고 힘들게 구병산 정상으로 올라서지만,

궂은 날씨로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 별스레 보이는 것도 없어 아쉬운데,

이제 서원리까진 7.7km가 남았다고 하니 3시간 남짓이면 될 것이고,

아홉 개의 산봉우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병풍을 펼친 것과 같다 하여 

구병산(九屛山)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고(07:49 - 07:55)

 

구병산 정상에서 돌아본 815m봉과 853m봉의 위용이 장난이 아니고

 

 

 

 

 

구병산 정상 바로 아랜 멋진 소나무 고사목이 눈길을 끌고  

 

 

 

풍혈(風穴)은 높은 산등성이나 산기슭에서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나오는 구멍이나 바위틈을 말한다.

구병산 풍혈은 여름에는 냉풍, 겨울에는 훈풍이 솔솔 나오는데,

1년 내내 10 ∼ 14도를 유지하는 신비스러운 대자연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구병산 정상 부근에서 서원계곡 방향으로 약 30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직경 1m 풍혈 1개와 30㎝ 풍혈 3개 등 4개가 2005년 1월 19일 발견됐다.

동굴 풍혈 입구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이며,

7 ~ 8m 정도 내려가면 15명 정도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구병산 풍혈은 전북 진안의 대두산 풍혈 및 울릉도 도동 풍혈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풍혈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07:58 - 08:10)

 

풍혈 이정표는 서원리 7.7km를 가리키고

 

 

 

풍혈

 

구병리 갈림길을 지나고(08:17)

 

(08:17)

 

비스듬한 바위지대를 밧줄을 잡고 오르고(08:37)

 

 

 

비스듬한 바위지대에서 돌아본 안개에 싸인 753m봉

 

삼가저수지 갈림길이 있는 쌀개봉에서 숨을 고르고(08:49 - 08:52)

 

(08:49 - 08:52)

 

685m봉 이정표는 서원리 4.0km와 구병산 4.0km를 가리키는데,

서원리와 구병산 사이의 거리를 짧게는 7.7km에서 길게는 8.0km까지로 제각각이고(09:14)

 

안도리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605m봉을 지나고(09:33 - 09:36)

 

봉비리 갈림길 이정표 봉우리에서 마지막으로 쉬면서,

목을 축이고 간식으로 기력을 보충하고(09:54 - 10:06)  

 

 

 

봉비리 갈림길 이정표 봉우리에서 가야 할 산줄기의 모습인데,

거의 마지막까지도 저놈의 바위 봉우리가 우뚝 솟아 기를 죽이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싶어 기를 쓰고 넘고 또 넘어 앞으로 앞으로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인 527m봉을 넘어서서 뒤를 돌아보는데,

이제부턴 그 지긋지긋한 오르막은 사라지고 모두가 내리막길이지만,

군데군데 도사리고 있는 바위지대를 내려서자니 신경깨나 쓰이고(10:18)  

 

서원리는 이제 1.2km가 남았을 뿐이고(10:18)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따라 충북알프스 시발점이란 서원리로 내려서면서 걸음을 멈추는데,

우린 거꾸로 왔으니 시발점이 아닌 도착점이 되는 셈이며,

마중 나와 있는 태달사 회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맛깔난 수박에다 시원한 막걸리로 껄껄한 목을 달래니 그먀말로 내 세상이니,

세상을 온통 움켜쥔 듯한 즐거운 착각을 하지만,

그 착각 속에서 빠져나오지 말고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며.

산행을 한 분들도 지원을 한 분들도 모두가 하나였으니,

   그래서 태달사를 정이 넘치는 곳이라 하는가 보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분들과는 자주 만나고 싶진 않다.

정말로 진짜로 참말로 에나로!!!(10:35)

 

 

 

 

 

 

 

 

 

 

 

 

 

 

 

학마루(수달사)

 

선함(거달사)

 

새벽(여달사)

 

숭산(수달사)

 

바른생활맨(거달사)

 

뽀작(거달사)

 

돌개바람(거달사)

 

참꼬막(남달사), 광풍(남달사)

 

먼저 내려온 열 여섯이 단체사진을 찍고선 뒤풀이 장소인 피앗재산장으로   

 

 

 

 산은 그냥 내려보내지 않고 꼭 세금을 거두고야 마는데,

충북알프스 종주에도 기어이 오른쪽 발톱 하나를 갖고 간다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발톱은 또 나니까 걱정은 안 하는데,

저러고서도 끝까지 갔으니 그 아픔은 이미 보상받은 게 아닐까요?

 

 

 

 

 

 

 

뒤풀이 장소인 다정과 다감이 운영하는 피앗재산장으로 가,

술잔을 주고받으며 다시 한 번 정을 나누고 

 

 

 

 

 

 

 

그리운산(여달사), 산이삐(여달사)

 

   거북이(충달사), 닌자거북이(충달사), 적토마(충달사)

 

 

 

사노라면(거달사), 선함(거달사), 장삼봉(대달사), 큰골(남달사),

에너자이저(남달사), 참꼬막(남달사), 광풍(남달사)

 

  다정(충달사), 적토마(충달사), 초록바위(대달사), 쟈스민(대달사),

연수련(대달사), 영채(대달사), 선함(거달사)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선함

 

서부능선(김옥주, 수달사)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피앗재산장에서 바라본 속리산 천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