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과 풍경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남사예담촌(2016.3.19, 토요일)

큰집사람 2016. 3. 20. 20:03

 

 

 

 

 

 

 

 

 

 

 

 

 

 

 

 

 

 

 

 

 

 

 

 

 

 

 

 

 

 

 

 

 

 

 

 

 

 

 

 

 

 

 

 

 

 

 

 

 

 

 

 

 

 

 

 

 

 

 

 

 

 

 

 

 

 

 

 

 

 

 

 

 

 

 

 

 

 

 

 

 

 

 

 

 

 

 

 

 

 

 

 

 

 

 

 

 

 

 

 

 

 

 

 

 

 

 

 

 

 

 

 

 

 

 

 

 

 

 

 

 

 

 

 

 

 

 

 

 

 

 

 

 

 

 

 

 

 

 

 

 

 

 

 

 

 

 

 

 

 

 

 

 

 

 

 

 

 

 

 

 

 

 

봄날,

지리산의 고장인 산청 땅은 매화 향으로 가득하다.

어딜 가나 매화가 지천으로 피었다.

매화의 고장인 산청에서도 특히 자부심으로 가득한 매화가 있다.

이른바 '산청 삼매(山淸 三梅)'.

옛 가람인 단성면 운리 단속사(斷俗寺)터의 '정당매(政黨梅),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수식한 시천면 사리 '남명매(南冥梅),

그리고 원정공(元正公) 하즙(河楫) 선생이 수식한 '원정매(元正梅)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 '원정매'.

단성면 남사리(南沙里) 예담촌에 있는 700년 된 원정공 고택에 있는 매화로,

고려 말 경주부윤 등을 지낸 하즙 선생이 자신의 생가인 이곳에 직접 심었다고 한다.

'원정매'는 이 집의 역사와 함께하는 것이니 수령으로 치면 700,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다.

 '정당매'600여 년, '남명매'450여 년의 수령이다.

 

원정공은 학문이 높고 도덕심을 바탕으로 한 행실이 발라 칭송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호() 원정(元正)이 이를 대변하는바,

()를 행하여 백성을 기쁘게 함이 원()이요

정의(正義)로써 남을 복종케 함이 정()이라는 뜻이다

 

'원정매'는 아쉽게도 2004년도에 고사(枯死)했다.

여느 해보다 차갑고 서늘한 그해 봄, 꽃을 피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본목(本木)에서 돋아난 뿌리 하나에서 다시 꽃을 피우고 있고,

곁에 떨어진 씨앗이 발아(發芽)되어 자란 나무에서도 매화를 피우고 있다.

 

원정공 하즙 선생은 봄날, 화사한 꽃을 피운 매화나무를 바라보며 글을 읽곤 했다.

그러면서 남긴 글이 지금껏 전해진다.

이름하여 '원정공 영매시(詠梅詩)'이다.

 

집 양지 일찍 심은 한 그루 매화,

찬 겨울  꽃망울 나를 위해 열었네.

밝은 창에 향 피우며 글을 읽고 앉았으니,

한 점 티끌로 오는 것이 없어라

 

원정공이 살았던 이 고택의 뒤뜰에는 그의 손자가 심은 감나무가 있다.

아직도 살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이 감나무의 수령도 600년이 넘었다.

원정공의 이 오래된 집은 동학농민운동 때 불에 탔다.

이를 그의 31대 손인 하철(河澈)이 새로 집을 지어

'분양고가(汾陽古家)'라 이름 지었다.

 

이 집 본채 마루 한가운데에는 이 집이 원정공의 옛집이라는 뜻의

'원정구려(元正舊廬)'라는 붉은 글씨의 현판이 걸려 있다.

석파(石坡) 대원군(大院君)이 쓴 글이다.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李昰應)께서

언젠가 이 집에 와서 하루를 묵으며 써준 글이라는데,

정본은 보관 중이며 현재 걸려 있는 액자는 사본이다.

    

 

 

 

원정구려(원정공이 살던 옛집),

석파 흥선대원군 이하응께서 쓴 글이라고

 

 

 

 

 

 

 

 

 

 

 

 

 

 

 

 

 

 

 

 

 

 

 

 

 

 

 

 

원정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