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교에서 186.2m봉까지, 진양호 지리태극 그 길을 손보면서(2015.4.18)
* 어느 순간 사진기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대신하게 됐는데,
금성마을과 105m봉 일대를 두 시간이 넘도록 돌면서,
이곳저곳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참 많이도 담았건만,
금성마을에서 싼타모를 몰고 금성고개로 이동한 후,
꼼꼼하게 등산로 정비작업을 하면서 186.2m봉으로 오르다,
밤나무단지에서 저 멀리 들어오는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을 담으려,
사진기를 꺼내려고 등산복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아이고!
이를 어쩌나?
아무것도 만져지는 게 없지 않은가?
언제?
어디서?
어쩌다가?
하지만 움직인 거리가 얼마 되지도 않기에,
손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이거야 정말 그게 아니지 않은가?
예닐곱 번이나 오르내리며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눈에 띄지 않는 그 황당함과 당혹감이란,
궂은 날씨라 비까지 슬슬 뿌리는데도 최선을 다했건만,
우리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란 말인가?
마지막으로 한 바퀴를 더 돌아봐도 똑같은 결과요,
허탈한 마음과 함께 발길을 돌릴 수밖에는,
지리산 중봉골(마야계곡)에다 하나를 묻고선,
세월이 꽤 흐른 오늘 또 하나의 사진기를 산에다 묻은 것이다.
그동안 지리산 이 골짝과 저 등성이를 함께하면서,
나의 땀냄새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사진기인데,
엄청스레 아쉽지만 이젠 가슴에다 묻을 수밖에는,
삼가 명복을 빌면서,
부디 좋은 데 가거라!
사천 곤명면 금성리 금성교,
120km(300리)에 이르는 진양호 지리태극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금성마을회관
진양호 너머에서 손짓하는 옥녀봉,
대한민국에서 옥녀봉은 얼마나 될까?
백운산도 많긴 하다만
금성고개 바로 위에서 바라본 지리산 일대,
날씨가 좋을 땐 저 멀리 천왕봉과 중봉이 잘도 보이지만,
오늘따라 변덕스런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시원찮아 아쉽고
금성고개에서 창녕조씨 문중묘원을 지나자마자,
왼쪽의 밤나무단지로 들어서서 맨 끄트머리로 붙어 오르다 나오는 갈림길,
어디로 가도 얼마 안 가 다시 만나지만 좀 더 뚜렷한 오른쪽으로
30발짝도 채 못 간 금성고개 입구 습지 갈림길,
자그마한 돌무더기는 2009년 8월 처음 이 길을 답사 겸 정비하면서,
주근의 돌을 줏어 모아 표시를 한 것이고
진수대교능선 갈림길,
이것도 마찬가지이고
186.2m봉 바로 아래 삼거리,
오른쪽은 186.2m봉을 경유하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요,
186.2m봉은 작은 돌무더기가 있는 왼쪽으로 올라야 하는데,
오늘 부근의 돌을 네댓 개 줏어 모아 표시를 한 것이고
30발짝도 채 안 돼 올라선 186.2m봉,
등산로 바로 옆에 삼각점(곤양 425)이 있는데,
그전엔 186.2m봉을 살짝 우회하며 지나치기도 했지만,
세월따라 노래따라 길인들 어찌 변하지 아니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