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청학동에서 삼신봉 올라 눈 속에 푹푹 빠지면서 세석대피소 거쳐 거림으로

큰집사람 2014. 12. 25. 20:28

* 날    짜 : 2014년 12월 25일(목요일)

* 날    씨 : 구름 많음 

* 산 행 지 : 청학동 - 삼신봉 - 석문 - 음양수 - 세석대피소 - 북해도교 - 천팔교 - 거림마을 

* 산행거리 : 16.4km

* 산행시간 : 8시간 03분(운행시간 6시간 52분 + 휴식시간 1시간 11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08:40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교(780m, 삼신봉 2.5km·세석대피소 10.0km)

08:50          지리 14 - 01지점(883m)

09:01          지리 14 - 02지점(972m)

09:14          지리 14 - 03지점(1083m)

09:16          참샘(1095m, 청학동 1.7km·삼신봉 0.8km)

09:26          갓걸이재(1190m, 청학동 2.0km·삼신봉 0.5km·세석대피소 8.0km)

09:29          지리 14 - 04지점(1233m)

09:38 - 10:00  삼신봉(1288.7m, 청학동 2.5km·세석대피소 7.5km·쌍계사 8.9km)

10:07          지리 14 - 05지점(1265m)

10:08 - 10:12  고사목지대 전망대

10:23          지리 14 - 06지점(1258m)

10:37          지리 14 - 07지점(1263m)

10:49          지리 14 - 08지점(1216m, 청학동 4.5km·세석대피소 7.5km)

11:00          지리 14 - 09지점(1220m)

11:08 - 11:11  수곡재(1195m, 지리 04 - 10지점, 청학동 5.2km·세석대피소 4.8km)

11:14          수곡골(단천 지릉) 갈림길

11:21 - 11:28  1237m봉(청학동 5.6km·세석대피소 4.4km·쌍계사 12.1km)

11:29          지리 14 - 11지점(1236m)

11:42          지리 14 - 12지점(1223m)

11:59          지리 14 - 13지점(1267m)

12:13          지리 14 - 14지점(1302m)

12:17 - 12:22  남부능선 최고 전망대(1321m봉)

12:27 - 12:30  석문(1310m)

12:39          지리 14 - 15지점(1329m)

12:52          지리 02 - 13지점(1377m, 삼신봉 5.3km·세석대피소 2.2km·의신 6.9km)

13:14          나지막한 세석평전 전망대

13:20          지리 02 - 14지점(청학동 8.3km·세석대피소 1.7km·쌍계사 14.8km)

13:47          지리 02 - 15지점(1472m)

13:50 - 14:02  음양수(1450m, 청학동 9.8km·세석대피소 1.2km·쌍계사 15.3km·의신 7.9km)

14:19          지리 02 - 16지점(1504m)

14:37 - 14:40  지리 02 - 17지점 삼거리(1518m, 청학동 9.5km·세석 0.5km·의신 8.6km·거림 5.5km)

14:46          지리 02 - 18지점(1542m)

14:51 - 15:00  세석대피소(1545m, 거림 6.0km·장터목대피소 3.4km·천왕봉 5.1km) 

15:05          지리 02 - 18지점(1542m)

15:10          지리 02 - 17지점 삼거리(1518m, 청학동 9.5km·세석 0.5km·의신 8.6km·거림 5.5km) 

15:15          지리 03 - 10지점(1457m)

15:19          세석교(거림 4.7km·세석대피소 1.3km)

15:24          지리 03 - 09지점(1386m)

15:33          지리 03 - 08지점(1281m)

15:34          샘터(거림 3.9km·세석대피소 2.1km)

15:42          지리 03 - 07지점(1150m)

15:47          북해도교(거림 2.8km·세석대피소 3.2km)

15:50          거림골 최고의 폭포

15:51          지리 03 - 06지점(1045m)

15:52          천팔교(1008m)

15:59          지리 03 - 05지점(975m)

16:07          지리 03 - 04지점(894m)

16:11          자빠진골 들머리

16:12          지리 03 - 03지점(822m)

16:20          지리 03 - 02지점(765m)

16:27          지리 03 - 01지점(711m)

16:31 - 16:34  거림공원지킴터(650m, 세석대피소 5.8km·거림버스정류소 0.4km) 

16:38          거림공원지킴터 - 길상선사 갈림길(세석대피소 6.0km·거림버스정류소 0.2km) 

16:43          거림마을버스정류소(두지바구산장, 거림공원지킴터 0.4km)

 

 

  

 

* 해마다 12월이면 무슨 연례행사라도 되는 것처럼 청학동이 생각나는데,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눈 덮인 지리산 남부능선을 나 홀로 걷는 재미란,

그야말로 며느리도 모르고 시어머니도 모르고 아무도 몰라,

맛을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좀은 젊었던 시절엔 천왕봉에서 대원사로도 몇 번 내려갔지만,

몇 년 전부턴 대원사가 아닌 좀 더 짧은 중산리로 바꾸었으니,

어차피 세월따라 노래따라 흘러가는 인생이 아니던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데,

뉘라서 감히 그 세월과 맞설 수 있겠는가?

 

아직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성탄절 아침,

사랑스런 아내가 차려주는 때이른 아침밥을 맛깔스레 비우고선,

잘 다녀오란 아내의 말을 뒤로 한 채 망태기를 짊어지고 집을 나선다.

거리낌도 스스럼도 망설임도 없이,

마치 몸에 밴 오랜 버릇이라도 되는 양,

하동 청학동을 들머리로 한,

또 하나의 지리산 산행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시외버스                                  농어촌버스  

진주 - 청학동

청학동 - 진주

하동 - 청학동

청학동 - 하동

07:05

횡천 경유

07:25

거림 경유

08:30

 

07:00

 

15:00

중산리 경유

09:20

횡천 경유

11:00

 

10:20

 

15:50

횡천 경유

16:40

중산리 경유

13:00

 

12:40

 

 

 

18:00

횡천 경유

15:30

 

14:30

 

 

 

 

 

19:00

 

17:00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차(07:05)를 타고 1시간 25분 만에 도착한 청학동버스정류소,

진짜배기 버스정류소는 150m 위인 청학동탐방지원센터가 있는 곳이지만,

    겨울철에는 거기가 아닌 여기까지만 운행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눈이나 빗물이 얼어붙어 도로가 미끄러울 땐 어쩔 수가 없지 않을까?

뭐니 뭐니 해도 안전이 최우선이니,

머릿속으론 천왕봉을 그리면서 삼신봉으로(08:30) 

 

하동 독바위,

저길 간 지도 꽤 되지 않았을까?

 

버스정류소와 붙어 있는 청학동탐방지원센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청학교가 바로 앞에 보이고

 

 

 

 

 

 

 

 

 

 

도인촌과 삼신봉 갈림길인 청학교,

다리를 건너가는 도로는 도인촌으로 이어지고,

삼신봉과 천왕봉은 다리 앞에서 산길로 붙어야 하고(08:33 - 08:40)

 

 

 

 

 

 

 

 

 

 

 

 

 

 

三神山(삼신산),

만고강산 유람할제 삼신산이 어디메뇨

우리 겨레의 가슴 깊이 새겨 있는 삼신산

불행과 역경이 있을 때마다 찾아가 촛불 켜고

향 피우며 기복하던 산 이곳에서 계곡가로

나 있는 산길을 따라 약 2.5km 정도 오르면

해발 1,284m의 삼신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는 신령님께 기복하던 제단이 있고

북으로는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산맥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남으로는

무수한 산봉우리와 남해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지리 14 - 01지점(08:50, 883m)

 

 

지리 14 - 02지점(09:01, 972m)

 

 

지리 14 - 03지점(09:14, 1083m)

 

 

아직은 얼지 않은 참샘,

목을 축이면서 물맛을 보고(09:16) 

 

 

 

 

신라 말기의 유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857 - ?) 이 갓을 걸었다는 갓걸이재,

여기서부턴 낙남정맥과 함께하게 되고(09:26)

 

 

 

 

 

 

 

지리 14 - 04지점(09:29, 1233m)

 

 

밑에서 본 삼신봉,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질 않는데,

아무도 없는 걸까?

 

 

 

 

보이는 이라곤 아무도 없는 삼신봉,

북적이지 않고 나 홀로 차지라 좋긴 하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 했는데?

정상석에는 예나 다름없이 1284m로 되어 있지만,

1288.7m 또는 1289m가 맞지 않을는지?(09:38 - 10:00)

 

 

 

 

외삼신봉,

오른쪽 멀린 와룡산이 보이고

 

 

 

 

외삼신봉,

왼쪽으론 구곡산이 보이고

 

웅석봉과 구곡산,

저 멀리엔 한우산과 자굴산이 보이고

 

황매산과 웅석봉,

오른쪽 저 멀리엔 한우산과 자굴산이 보이고  

 

영신봉과 써리봉을 잇는 지리산 산줄기,

우뚝 솟은 천왕봉이 위용을 뽐내고

 

 

 

 

 

 

 

 

 

 

 

 

 

 

 

 

 

 

 

 

 

 

 

 

 

 

 

 

 

 

 

 

 

 

 

 

 

 

 

 

 

 

 

 

 

 

 

 

노고단과 반야봉

 

 

 

 

 

 

 

 

 

 

 

三神山頂(삼신산정)이란 정상석이 있는 내삼신봉,

삼신봉과 외삼신봉과 더불어 청학동의 3대 삼신봉이고  

 

형제봉 뒤엔 백운산이 보이고

 

 

 

 

 

칠성봉과 구재봉,

그 뒤 왼쪽으론 금오산이 보이고

 

 

 

 

 

 

 

 

 

 

 

 

남부능선을 따라 세석대피소로 가고자 삼신봉을 내려서는데,

아이고 이를 어쩌나?

눈은 발목이 넘게 푹푹 빠지지만,

 사람 발자국이라곤 그 흔적조차도 보이질 않으니,

요즘 들어선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게 아닌가?

러셀(russell)이라곤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아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청학동으로 돌아가더라도 진주로 갈 일이 걱정이 아닐 수 없는데,

청학동을 오가는 버스라곤 하루에 몇 번 밖에 없으니 말이다.

에라 모르겠다.

갈 데까지 가보자!

아이젠(eisen)과 스패츠(spats)로 완전무장을 하고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나설 수밖에는

 

 

 

 

돌아본 삼신봉

 

 

지리 14 - 05지점(10:07, 1265m)

 

 

지리 14 - 05지점에서 바라본 고사목지대 전망대

 

 

삼신봉과 멀지 않은 고사목지대에 자리 잡은 멋진 전망대,

이곳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

눈요기를 하고 가라는데(10:08 - 10:12)

 

내삼신봉

 

 

가까운 삼신봉의 조망은 시원찮고

 

 

외삼신봉

 

 

구곡산

 

 

황매산과 웅석봉

 

 

 

 

 

 

 

 

 

 

 

 

 

 

 

 

 

 

 

 

 

 

 

 

 

 

 

 

 

 

 

 

 

 

 

아무도 가지 않은 하얗게 덮인 길,

어쩌다 짐승 발자국만이 찍혔을 뿐이고

 

 

 

 

 

 

 

지리 14 - 06지점(10:23, 1258m)

 

 

눈 위에 일렬로 찍힌 짐승 발자국,

고라니가 남긴 것일까?

 

지리 14 - 07지점(10:37, 1263m)

 

 

(10:44)

 

 

 

 

 

지리 14 - 08지점(10:49, 1216m)

 

 

지리 14 - 09지점(11:00, 1220m)

 

 

박단샘이라고도 하는 한벗샘과 자빠진골 갈림길인 수곡재,

청학동과 세석대피소의 거의 중간쯤 되는 곳으로,

박단재라고도 부르고(11:08 - 11:11)

 

한벗샘과 자빠진골로는 목책을 둘렀건만,

저런다고 갈 사람이 아니 갈까?

그 옆으로 새로운 길이 생기기 마련인데

 

 

 

 

수곡재는 지리 14 - 10지점(1195m)이기도 하고

 

 

 

 

 

수곡골과 단천 지릉 갈림길,

부근에선 보기 드문 소나무 하나가 서 있고(11:14)

 

지금은 묵어버린 1237m봉의 작은 헬기장,

감과 사과를 먹으면서 좀은 떨어진 힘을 다시 채우는데,

언제부턴가 나 홀로 다닐 땐 밥이나 라면이 아닌,

과일이나 행동식으로 대신하는 버릇이 들었고(11:21 - 11:27) 

 

 

 

 

 

 

 

 

 

 

지리 14 - 11지점(11:29, 1236m)

 

 

이정표 뒤로 촛대봉, 시루봉, 천왕봉이 살짝 들어오고(11:36)

 

 

지리 14 - 12지점(11:42, 1223m)

 

 

고갤 넘어가고(11:50)

 

 

 

 

 

 

 

 

고갤 넘자마자 촛대봉과 시루봉이 나무 사이로 보이고

 

 

갈수록 눈이 많아지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갈 만은 하고

 

지리 14 - 13지점 부근의 바위

 

 

'

 

 

지리 14 - 13지점(11:59, 1267m)

 


지리 14 - 14지점(12:13, 1302m)

 

 

남부능선 최고의 전망대 노릇을 하는 1321m봉,

오랜만에 눈요기를 하면서 숨을 가다듬기도 하고(12:17 - 12:22)

 

전망대 뒤로 보이는 촛대봉과 시루봉

 

 

 

 

 

영신봉과 촛대봉

 

 

거림골 아랜 구곡산과 주산이 우뚝하고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산줄기

 

 

 

 

 

멀린 백운산 일대가 보이고

 

 

왕시루봉과 반야봉을 잇는 산줄기

 

 

왕시루봉

 

 

반야봉

 

 

갈수록 눈은 깊이를 더하면서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데,

도대체 이게 뭡니까?

이걸 혼자서 뚫고 나가겠다고?

 

남부능선 최고의 볼거리인 석문이 자리 잡은 바위지대,

석문을 지나면 더욱 눈이 많아지지 않을는지?

세석대피소까진 어떻게 갈까?

무조건 가야 하는데

 

 

 

 

남부능선 최고의 볼거리인 석문(石門),

함양 독바위 바로 위의 안락문(安樂門)과 더불어 지리산을 대표하는 석문(石門)이 아닐까? 

석문(石門)이란 바위나 돌이 자연적으로 문과 같이 생긴 것이고(12:27 - 12:30)

 

 

 

 

 

 

 

 

 

 

 

 

 

(12:37)

 

 

지리 14 - 15지점(12:39, 1329m)

 

 

의신마을(대성골) 갈림길인 지리 02 - 13지점(1377m) 삼거리,

대성골로의 등산로에는 눈 위에 며칠 앞에 찍힌 발자국 몇몇이 보이는데,

  이젠 살았단 생각이 생각이 들면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실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다지 오래가 아닌 걸 어찌하랴?

그 발자국은 딱 여기까지 뿐이니까.

그들은 대성골로 되돌아갔던 것이다.

음양수 쪽으론 발자국이라곤 없다.

눈을 헤치고 나아갈 엄두가 안 나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난 가야만 한다.

이제와서 어쩔 수도 없다.

이미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건 틀렸지만,

어떻게 해서든 거림으로는 내려가야 하니까.

진짜배기 문제는 지금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참말로 이 일을 어쩌나?(12:52)

 

 

 

 

 

 

나지막한 세석평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촛대봉과 시루봉(13:14)

 

 

나지막한 세석평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반야봉

 

 

지리 02 - 14지점(13:20)

 

 

지리 02 - 14지점 이정표,

아직도 세석대피소는 1.7km를 가리키는데,

언제나 갈 수 있을지? 

 

이럴 수가?

이런 데도 혼자서 헤쳐나가겠다고?

 

지리 02 - 15지점,

음양수가 바로 저기건만,

마음과는 달리 쉽사리 나아가질 못해 안타깝기만 하고(1472m, 13:47)

 

허벅지까지 오는 눈과 씨름을 하면서 마침내 다다른 음양수,

엄청스레 양달인데도 눈은 녹지 않았고 물도 나오질 않는데,

남부능선을 오가는 산꾼들의 젖줄 노릇을 하는 음양수라지만,

오늘은 그게 아닌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음수도 양수도 모두 말라버렸으니 말이다.

 이제 세석대피소는 1.2km를 가리키는데,

그렇다면 거림 갈림길까진 0.7km가 아닌가? 

음양수에서 거기까지가 제일 큰 문제가 아닐까?

거림이든 세석대피소로든 거기선 길이 열렸을 테니까.

 꽤나 떨어진 힘을 과일로 보충하고선 음양수를 뒤로 하고(13:50 - 14:02) 

 

 

 

 

 

 

 

 

 

 

음양수에서 바라본 왕시루봉

 

 

화개동천 뒤엔 섬진강과 백운산 일대가 보이고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산줄기,

꽤 많이 다녔기에 눈에 익고 나랑은 친숙한 편이지만,

징그럽단 생각이 드는 걸 어쩔 수가?

 

지리 02 - 16지점,

저 위에다 누가 그림이라도 그렸으면,

난 쳐다보는 것마저 진절머리가 나지만(14:19, 1504m) 

 

허벅지가 푹푹 빠지는 때론 사타구니까지 올라오는 눈과 씨름하면서,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길을 용케 더듬어 나아가는데,

드문드문 나오는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의 고정조사구가 길잡이가 되어 주고(14:34)

 

아이고, 이제 살았구나!

이윽고 지리 02 - 17지점(1518m)이자 거림 갈림길이 눈앞에 나타나는데,

예전엔 1400고지라고 하던 그 삼거리가 아닌가?

아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이젠 살았단 생각으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세석대피소로도 거림으로도 길이 뻥 뚫렸으니,

이 기쁨을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으랴?

좋긴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이미 시간제한에 걸려 장터목대피소 쪽으로는 갈 수가 없지만,

여기와서 와서 세석대피소를 아니 가고 내려갈 순 없기에,

세석대피소까지만 가고선 다시 돌아오기로 하는데,

거림에서 버스(16:55)를 타는 건 별스레 문제가 없지 않을까? (14:37 - 14:40)

 

 

 

 

 

 

 

 

 

 

지리 02 - 18지점(14:46, 1542m)

 

 

 

 

 

사람 구경조차 쉽지 않은 한겨울 오후의 세석대피소,

벽소령으로도 장터목으로도 이미 산행제한시간이 지났으며,

어쩌다 한둘이 눈에 띌 뿐 한적하기가 이를데 없는데,

눈 구경과 함께 목을 축이면서 잠깐 머물다 돌아서고(14:51 - 15:00)

 

 

 

 

 

 

 

 

 

 

 

 

 

 

 

 

 

 

 

 

 

 

 

 

 

 

 

 

 

 

 

 

 

 

 

 

 

 

 

 

지리 02 - 18지점(15:05, 1542m)

 

 

 

 

 

다시 02 - 17지점(1518m)이자 거림 갈림길인 삼거리로 돌아와서,

그 지긋지긋한 음양수로의 눈길에다 쓰윽 한번 눈길을 주고선 거림으로 내려서고(15:10)

 

지리 03 - 10지점(15:15, 1457m)

 

 

세석교(15:19)

 

 

 

 

 

 

 

 

세석교 이정

 

 

지리 03 - 09지점,

바로 옆엔 '남해 삼천포를 찾아 보세요'란 안내판이 있고(15:24, 1386m)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산줄기

 

 

삼신봉 셋이 한눈에 들어오고

 

 

와룡산과 삼천포 앞바다가 희미하게 들어올 뿐이고

 

 

지리 03 - 08지점(15:33, 1281m)

 

 

샘터는 흔적도 없이 눈에 묻혀 버렸으니,

어쩌다 아는 사람만이 알 뿐이요,

모르는 사람은 뭐가 뭔지도 모를 수밖에는(15:34) 

 

샘터 이정표

 

 

얼마나 오래 갈지?

 

 

지리 03 - 07지점(15:42, 1150m)

 

 

북해도교 이정표,

이제 거림은 3.2km를 가리키고(15:47)

 

 

 

 

 

 

 

거림골 최고의 폭포,

아무도 내려간 이도 없거니와 버스시간도 빡빡하기에,

나 또한 아쉽지만 등산로에서 쳐다보는 걸로 대신하고(15:50)

 

지리 03 - 06지점(15:51, 1045m)

 

 

천팔교,

해발고도가 1008m라 해서 붙은 이름이라던가?(15:52)

 

 

 

 

 

 

 

지리 03 - 05지점(15:59, 975m)

 

 

이제 거림은 2.4km를 가리키는데,

버스시간(16:55)에 맞추자면 좀은 서둘러야 될 것 같고(16:00)  

 

 

 

 

지리 03 - 04지점(16:07, 894m)

 

 

자빠진골 들머리,

거림에서 자빠진골로 한벗샘과 수곡재를 잇는 지름길이지만,

 드나들지 말라며 금줄을 쳐놨으니 안 가는 게 좋지 않을까?(16:11)

 

지리 03 - 03지점(16:12, 822m)

 

 

거림골 이정표,

이제 거림은 1.3km를 가리키고(16:15) 

 

지리 03 - 02지점(16:20, 765m)

 

 

지리 03 - 01지점(16:27, 711m)

 

 

촛대봉능선(시루봉능선) 갈림길에 자리 잡은 거림골 지킴이 소나무,

이제 거림공원지킴터가 바로 코앞이고(16:30)

 

 

 

 

 

 

 

거림공원지킴터로 내려서면서 사실상의 산행은 끝이 나지만,

버스정류소인 두지바구산장까진 400m 정도 된다니까,

그다지 서둘지 않아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으니,

이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려도 되지 않을는지?(16:31 - 16:34)

 

 

 

 

 

 

 

거림공원지킴터와 붙어 있는 솔바구산장을 지나고

 

 

도장골 너머엔 길상선사가 보이고

 

 

도장골 다리를 건너고(16:37)

 

 

 

 

 

 

 

 

거림골 - 길상암(길상선사) 갈림길,

세석대피소 6.0km라 하는 걸로 봐선,

이정표에서의 거림은 여길 가리키는 게 아닐는지?(16:38)

 

거림마을 상가지구

 

 

사모교

 

 

 

 

 

마침내 두지바구산장이 보이고

 

 

 

 

 

촛대봉능선(시루봉능선) 위론 시루봉과 촛대봉이 보이고

 

 

 

 

 

 

 

 

두지바구산장에서 바라본 구곡산

 

 

 

 

 

거림마을버스정류소이기도 한 두지바구산장에 이르자,

아직도 버스시간은 무려(?) 12분이나 여유가 있질 않은가?

이럴 줄 알았다면 거림골 최고의 폭포로 내려가도 되는 걸,

그래봤자 고작 3분이면 충분한데 말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요,

아쉽긴 해도 되돌릴 수 없는 발걸음이 아닌가?

어쩌면 여기까지 아무 탈없이 무사히 내려온 것만으로도,

지리산 산신령이 돌보지 않고선 불가능에 가깝지 않았을까?

고맙고 감사하단 마음을 가득 안고선,

중산리 경유 진주행 버스(16:55)에 몸을 싣는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