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산행기

눈 때문에 아니 눈 덕분에 엉겁결에 들른 황매산

큰집사람 2014. 12. 8. 19:18

* 날    짜 : 2014년 12월 8일(월요일)

* 날    씨 : 눈 오다 구름 조금

* 산 행 지 : 은행나무주차장 - 베틀봉 - 1059.3m봉 - 황매봉 - 삼봉 - 상봉 - 은행나무주차장

* 산행시간 : 3시간 45분(운행시간 2시간 42분 + 휴식시간 1시간 13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12:10          황매평전 은행나무주차장

12:22          황매평전주차장

12:30 - 12:33  828m봉 부근 안부

12:37 - 12:40  합천군 황매산철쭉제단 

12:47 - 12:51  초소전망대

12:55          베틀봉(946.3m)

12:58 - 13:01  베틀바위

13:10          900m봉

13:13 - 13:18  새터분지고개

13:20 - 13:24  황매산성

13:25          산청군 황매산제단

13:29          산청황매산주차장 갈림길

13:44 - 13:48  1059.3m봉 전망대

13:49 - 13:52  1059.3m봉

14:02 - 14:12  황매산 황매봉(1113m)

14:13 - 14:16  무학굴

14:18 - 14:23  진양기맥 삼거리 봉우리

14:33 - 14:36  삼봉 제1봉

14:39 - 14:42  삼봉 제2봉

14:43          삼봉 제3봉

14:52          1103.5m봉(산청 23)

14:57 - 15:12  황매산 상봉(1110m)

15:17 - 15:22  난간 전망대

15:28          지능선 안부 삼거리

15:55          황매평전 은행나무주차장

 

 

 

 

 

 

 

* 본의 아니게 작년 729일부터 시작된 주말부부 생활,

34일 동안 진주에서 머물다 대구로 돌아가는 월요일 새벽녘,

아내의 배웅을 뒤로 하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

아니, 이럴 수가?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게 아닌가?

이미 3cm 정도는 온 것 같은데 말이다.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진주 시내를 벗어나려 하지만,

좀체 그칠 것 같진 않아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러다간 지금까지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부터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억지로 가다가 무슨 사고라도 난다면?

아니 사고까진 아니더라도, 만약에 갈 수가 없게 된다면?

도로 위에서 오가지도 못한 채,

꼼짝없이 발이 묶이고 말 게 아닌가?

그야말로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설사 대구까지 간다 하더라도 시속 30 40km 가지고는,

제시간에 출근한다는 건 도저히 무리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는데,

더 이상 간다는 건 무모한 짓이란 판단으로 기어이 차를 돌리고 만다.

어쩌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들과 아내가 출근하고 나자,

나 홀로 우두커니 집안에 남아 있을 형편이 아닌가?

얼마 지나지 않아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하는데,

온 종일 처박혀 있자면 지끈지끈 생머리가 다 아플 게 뻔하다.

어떻게 할까?

어쩌면 좋을까?

눈 덮인 산으로 가도 될까?

차가 제대로 다닐 수가 있을까?

정 안 된다면 굳이 산이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눈 구경이라도 하고 오면 되지 않을까?

어쨌거나 일단은 나서고 보자.

텅 빈 집안에 나 홀로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이 묶이긴 했지만,

그 눈 덕분에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월요일의 황매산 원점산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황매평전에 자리 잡은 은행나무주차장,

눈으로 덮인 아무도 없는 널따란 주차장에다 나 홀로 차를 세우고선,

황매평전주차장 - 초소전망대 - 베틀봉 - 1059.3m봉 - 황매봉 - 삼봉 - 상봉을 잇고,

지능선으로 내려서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황매산 원점산행에 나서는데,

올겨울 들어선 처음으로 제대로 눈을 밟으면서 눈과 함께하는 산행인 셈으로,

  새벽녘에 내린 눈 때문에 대구로 출근도 하지 못한 아픔을 과연 눈이 달래주긴 할까?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는 하늘엔 어쩌다 구름이 조금 보일 뿐이요,

잔잔한 바람에다 겨울 날씨치곤 따스한 느낌이 드는,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이긴 한데(12:10)

 

은행나무주차장에서 바라본 황매봉, 삼봉, 상봉

 


1059.3m봉, 황매봉, 삼봉

 


삼봉과 상봉

 


 

 

 

 

 

 

 은행나무주차장 이정표,

황매산정상 2.6km · 상봉 2.0km · 덕만주차장 2.8km를 가리키고 

 

 

 

 

 

 

 

 

 

 

 

 

 

 

 

 

 

 

 

 

 

 

 

 

 

황매평전주차장(12:22)

 


 

 

 

 

 

 

초소전망대와 베틀봉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나 홀로 차지이고

 


 

 

 

 

 

 

 

 

 

 

 

 

828m봉 부근으로 올라선 안부,

모산재와 초소 전망대로의 갈림길이 있는 곳으로,

철쭉 군락지와 더불어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고(12:30 - 12:33)

 

 

 

 

 

 

 

 

 

 

 

 

 

 

 

 

 

 

 

멀리 부암산이 보이고

 


 

 

 

(12:35)

 


 

 

 

 

 

 

 

 

 

 

 

 

합천군 황매산철쭉제단,

산청군 황매산제단은 좀 이따 만나게 되고(12:37 - 12:40)

 

 

 

 

 

 

 

 

 

 

 

 

 

철쭉 군락지

 


 

 

 

 

 

 

 

 

 

 

 

 

 

 

 

 

 

 

감암산과 부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초소전망대,

눈이 와서 산불이 날 염려가 없어서 일까,

산불지기는 그림자조차 보이지도 않는데,

이런 날이야 말로 맘 편하게 쉬는 날이 아닐는지?(12:47 - 12:51)

 

828m봉 뒤엔 모산재가 보이고

 


모산재와 누룩덤 아랜 대기마을이고

 


박덤과 828m봉 뒤엔 허굴산이고

 


 

 

 

이정표 뒤로 보이는 가까운 베틀봉,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따 갈 거고

 

희미하게 보이는 둔철산과 정수산,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도 보이는 곳이지만,

오늘따라 구름에 가려 좀은 아쉽기도 하고  

 

감암산과 부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해발 1000m라는 초소전망대 이정표,

베틀봉이 946.3m라는데 이건 아니지 않을까?

여긴 930m쯤 된다는데 ,

황매산정상 2.0km · 모산재 2.1km를 가리키고

 

 

 

 

 

 

 

 

 

 

 

 

 

베틀봉에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부 일대(12:55)

 


 

 

 

베틀바위(12:58 - 13:01)

 


산청군 차황면 신촌마을 뒤엔 국사봉이 솟았고


 

 

 

 

 

 

 

 

 

 

베틀바위 오른쪽의 철쭉 군락지 사이로 난 길로 빠져나가는데,

그전에 비해 훌쩍 자라버린 철쭉이 터널을 이루면서 훼방을 놓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눈 속에서 수그리거나 포복을 하는 등 골탕을 먹을 수밖에는

 

 

 


 

 

 


 

 

 900m봉,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을까,

무너진 채 방치된 너와집이 안쓰럽고(13:10)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가회면을 잇는 새터분지고개,

산청군과 합천군에서 세운 이정표가 각각 있는 곳으로,

황매평전을 사이에 두고 두 지방자치단체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인 셈인데,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을는지?

예전엔 가운데로 난 저 길 뿐이었건만,

산청과 합천 쪽으로 제각기 길을 내는 바람에 지금은 묵은 길이 됐으니,

사람이나 길이나 세월 따라 변하는 건 마찬가지란 말인가?(13:13 - 13:18)

 

합천군에서 세운 이정표,

해발 930m라는데 그게 아닌 890m쯤 된다고 하며,

황매산정상 1.1km · 철쭉군락지 0.9km · 오토캠핑장 0.8km를 가리키고 


 

 

 

산청군에서 세운 이정표,

황매산정상 1.1km · 부암산정상 5.3km · 신촌마을 3.4km를 가리키고 


 

 

 

 

 

 

 

 

 

황매산성(13:20 - 13:24)

 


 

 

 

 

 

 

 

 

 

 

 

 

 

 

 

 

 

 

황매산성과는 바로 이웃인 산청군 황매산제단(13:25)

 


 

 

 

 

 

 

 

 

 

 

 

 

돌아본 초소 전망대와 베틀봉

 


 

 

 

산청황매산주차장 갈림길,

황매산정상 0.8km · 부암산정상 5.6km · 신촌마을 2.9km를 가리키고(13:29) 


 

 

 

 

 

 

 

 

 

 

 

 

 

 

 

 

 

 

 

 

 

119 황매산 3지점(13:38)

 


 

 

 

 

 

 

 

 

 

 

 

 

 

 

 

옛 등산로로 올라선 1059.3m봉 전망대,

가까이선 베틀봉과 감암산이 보이는가 하면,

효렴봉 뒤 저 멀리엔 정수산과 둔철산이고(13:44 - 13:48)

 

1059.3m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인 황매봉과 1059.3m봉

 


 

 

 

1059.3m봉(13:49 - 13:52)

 


1059.3m봉에서 내려다본 1059.3m봉 전망대

 


 

 

 

이제 황매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서고

 


황매봉 - 삼봉 - 상봉을 잇는 산줄기

 


 

 

 

 

 

 

 

 

 

돌아본 1059.3m봉

 


황매봉 정상석이 살짝 보이고 

 


황매산 정상인 황매봉,

황매산이나 그 부근은 해마다 서너 번씩은 찾는 편이며, 

황매봉은 올해 들어 나랑은 두 번째 만남인 셈인데,

아무도 없어 나 홀로 차지이니,

이 어찌 아니 좋을손가?(14:02 - 14:12)

 

 

 

 

 

 

 

  

 

 

 

 

 

 

 

 

 

 

 

 

 

 

 

 

 

 

 

 

바닥에 나뒹구는 무학굴 이정표,

세월 앞에 장사는 그 어디에도 없다던가?

 

무학굴(14:13 - 14:16)

 





 

 

 

 

 

 

 

 

 

  무학굴,

태백산맥의 마지막 영봉인 황매산은

예로부터 많은 선인들이 수도한 곳으로 이름나 있다.  

그 중에서도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도운 왕사 무학대사가 으뜸일 것이다.

무학대사는 합천군 대병면 성리(합천댐 하류)에서 태어나

황매산 이곳 동굴에서 수도를 하였다 한다.

수도를 할 적에 그의 어머니께서 이 산을 왕래하면서 수발을 하다가,

뱀에 놀라 넘어지면서 칡넝쿨에 걸리고 땅가시에 긁혀 상처난 발을 보고,

100일 기도를 드려 이 세 가지를 없앴다고 한다.

그리하여 황매산은 이 세 가지가 없다 하여 삼무(三無)의 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진양기맥 삼거리 봉우리,

여기서부터 상봉 삼거리까지는 진양기맥 산줄기와 함께하는데,

왼쪽으로 내려서는 진양기맥은 떡갈재와 작은황매산을 지나 밀치로 이어지고(14:18 - 14:23) 

 

산청군에서 세운 이정표,

장박마을 3.9km·황매산정상 0.1km를 가리키고 


합천군에서 세운 이정표,

떡갈재 2.6km·삼거리 1.6km·모산재 3.8km를 가리키며,

황매산정상 1.0km는 0.1km의 잘못으로 페인트로 덧칠하여 덮었고

 

돌아본 황매산 황매봉

 


돌탑지대에서 바라본 가야 할 삼봉과 상봉

 


 

 

 

삼봉 제1봉이 바로 코앞이고

 


삼봉 제1봉(14:33 - 14:36)

 


 

 

 

 

 

 

삼봉 제1봉에서 돌아본 황매산 정상부

 


삼봉 제1봉에서 가야 할 제2봉과 상봉

 


삼봉 제2봉(14:39 - 14:42)

 


삼봉 제2봉에서 돌아본 제1봉과 황매산 정상부

 


삼봉 제2봉에서 내려다본 은행나무주차장과 황매평전주차장

 


삼봉 제2봉에서 가야 할 제3봉과 상봉

 


삼봉 제3봉(14:43)

 


삼봉 제3봉에서 돌아본 2봉과 1봉 및 황매산 정상부

 


삼봉 제3봉에서 가야 할 상봉

 


삼봉 제3봉의 나무계단,

그전엔 가파른 바위지대를 오르내리느라 애깨나 먹었지만,

나무계단이 생기는 바람에 한결 수월하고

 

 

 



몰랐더라면 그냥 지나칠 뻔한 삼각점(산청 23),

눈 속에 파묻힌 걸 세상 밖으로 들추어내고(14:52, 1103.5m)

 

산세나 높이로도 황매봉에 별스레 뒤질 것도 없는 상봉,

이곳저곳 눈요기를 하면서 입요기도 함께하고(14:57 - 15:12)

 

상봉 정상부

 


 

 

 

 

 

 

 

 

 

 

 

 

 

 

 

 

 

 

 

 

 

작은황매산과 월여산 뒤엔 펑퍼짐한 감악산이고

 


합천호

 


 

 

 

 

 

 

 

 

 

 

 

 

상봉 이정표,

그전엔 삼봉이라 해놔 헷갈리게 하더니,

이번엔 또 상봉이라고?

황매산정상 1.0km · 삼거리 0.6km · 오토캠핑장 2.3km를 가리키고


여긴 삼봉이라는 걸

 


올해 5월 8일에도 이랬는데

 


상봉삼거리에서 한동안 함께하던 진양기맥 산줄기를 벗어나,

황매평전 쪽으로 내리뻗은 지능선으로 내려서고

 

 

 

 

 

 

 

 

 

 

난간 전망대(15:17 - 15:22)

 


 

 

 

 

 

 

 

 

 

 

 

 

 

 

 

 

 

 

 

 

 

지능선 안부 삼거리,

바위 봉우리를 지나 지능선으로 내려갈까도 생각을 했지만,

응달이라 눈이 많고 바위지대는 꽤나 미끄러울 것 같은데다,

시간 또한 그다지 넉넉하지도 않아 정규 등산로를 따르기로,

상봉 0.3km · 은행나무주차장 1.7km를 가리키고(15:28) 

 

 

 

 

 

 

 

 

 

 

 

 

 

 

 

 

 

 

 

 

 

 

계곡으로 바뀌어버린 등산로가 나오기도 하고(15:38)


 

비포장임도 삼거리에서 돌아본 황매봉(15:42)

 


비포장임도 삼거리에서 돌아본 삼봉

 


비포장임도 삼거리에서 돌아본 상봉


 

비포장임도 삼거리에서 돌아본 상봉과 지능선 암봉

 


지능선의 이런저런 암봉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포장임도에 합류하는 임도 삼거리,

황매평원 뒤로 베틀봉이 보이고(15:45)

 

 

 

 

 

 

 

 

 

 

설치공사를 하고 있는 숲속 화장실,

내년 봄이면 마음놓고 볼일을 볼 수 있겠지?(15:52)

 

 

 

 

 

 

 

 

 

 

 

 

 

 

 

 

 

 

 

 

 

 

 

 

 

 

 

 

 

 

 

 

 

 

 

 

 

 

 

 

 

 

 

 

 

 

 

 

 

차디찬 눈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기다린 13년하고도 6개월이 다된 싼타모,

베틀봉 - 1059.3m봉 - 황매봉 - 삼봉 - 상봉을 잇고 돌아오는 원점산행을 마무리하는데,

오랜만에 널널하게 눈길을 걸으면서 실컷 눈요기도 한 멋진 하루였으니,

 비록 눈 때문에 출근도 하지 못한 채 엉겁결에 나서긴 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았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는가 보다.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