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산행기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 중산리에서 장터목대피소로 천왕봉 올라 로타리대피소 거쳐 제자리로

큰집사람 2013. 11. 16. 19:57

* 날    짜 : 2012년 11월 16일(토)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중산리 - 칼바위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칼바위 - 중산리

* 산행거리 : 15.4km

* 산행시간 : 6시간 45분(운행시간 4시간 53분 + 휴식시간 1시간 52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09:40          중산리 대형주차장(470m, 중산리탐방안내소 1.5km·법계교 1.7km·천왕봉 6.9km)

09:58 - 10:05  중산리탐방안내소(대형주차장 1.5km·법계교 0.2km·법계사 3.4km·천왕봉 5.4km) 

10:08 - 10:12  법계교(637m, 법계사 3.2km·천왕봉 5.2km·장터목대피소 5.1km·대형주차장 1.7km)

10:21          지리 05 - 01지점(741m)

10:23          세존봉능선 갈림길 이정표(중산리 0.7km·장터목대피소 4.6km·법계사 2.7km) 

10:31          지리 05 - 02지점(829m)

10:32 - 10:35  칼바위(800m)

10:38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중산리 1.3km·장터목 4.0km·천왕봉 4.1km·법계사 2.1km)

10:44          지리 04 - 01지점(909m)

10:48 - 10:51  숨은골 출렁다리

10:54 - 11:04  법천폭포

11:09          지리 04 - 02지점(977m)

11:11 - 11:14  칼바위골 최고의 물웅덩이 

11:19          지리 04 - 03지점(1025m)

11:20          큰 단풍나무 이정표(중산리 2.6km·장터목대피소 2.7km)

11:32          홈바위(지리 04 - 04지점, 1114m, 중산리 3.1km·장터목대피소 2.2km)

11:37 - 11:40  홈바위교

11:42          지리 04 - 05지점(1187m)

11:45 - 11:55  유암폭포(중산리 3.7km·장터목대피소 1.6km)

12:03          지리 04 - 06지점(1298m)

12:08 - 12:15  병기막터교

12:21          명성교(중산리 4.3km·장터목대피소 1.0km)

12:24          지리 04 - 07지점(1430m)

12:27          이정표(중산리 4.8km·장터목대피소 0.5km)  

12:34          지리 04 - 08지점(1552m)

12:42          지리 04 - 09지점(1641m)

12:45 - 12:58  장터목대피소(1653m, 중산리 5.3km·천왕봉 1.7km·세석대피소 3.4km·백무동 5.8km) 

13:03          지리 01 - 49지점(1708m)

13:11 - 13:16  제석봉(1808m, 장터목대피소 0.6km·천왕봉 1.1km)

13:19          지리 01 - 50지점(1756m)

13:23          호구당터 안부 이정표(장터목대피소 1.0km·천왕봉 0.7km)

13:33 - 13:36  통천문(지리 01 - 51지점, 1814m, 장터목대피소 1.2km·천왕봉 0.5km)

13:41 - 13:50  철계단

13:54          지리 01 - 52지점(1915m, 칠선계곡 갈림길) 

13:56 - 14:15  지리산 천왕봉(1915.4m, 대원사 11.7km·중산리 5.4km·장터목대피소 1.7km) 

14:20          지리 05 - 10지점(1859m)

14:22 - 14:26  천왕샘(천왕봉 0.3km·법계사 1.7km·중산리 5.1km)

14:27 - 14:30  천왕샘고개

14:36          선바위(천왕봉 0.6km·법계사 1.4km·중산리 4.8km)

14:38          지리 05 - 09지점(1711m)

14:40          개선문(천왕봉 0.8km·법계사 1.2km·중산리 4.6km)

14:49          사자바위(지리 05 - 08지점, 1531m)

14:58          지리 05 - 07지점(1456m)

15:01          법계사(천왕봉 2.0km·중산리 3.4km)

15:03          로타리대피소(1335m , 천왕봉 2.1km·중산리 3.3km·칼바위 2.0km·순두류 2.7km)

15:06 - 15:09  로타리대피소 헬기장

15:10          지리 05 - 06지점(1359m)

15:13          문창대샘

15:15          문창대 우량국

15:20          지리 05 - 05지점(1265m)

15:25          망바위(1177m, 법계사 1.0km·천왕봉 3.0km·중산리 2.4km)

15:29          지리 05 - 04지점(1129m)

15:38          지리 05 - 03지점(960m)

15:44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중산리 1.3km·장터목 4.0km·천왕봉 4.1km·법계사 2.1km)

15:47          칼바위(800m)

15:48          지리 05 - 02지점(829m)

15:55          세존봉능선 갈림길 이정표(중산리 0.7km·장터목대피소 4.6km·법계사 2.7km) 

15:56          지리 05 - 01지점(741m)

16:03 - 16:06  법계교(637m, 법계사 3.2km·천왕봉 5.2km·장터목대피소 5.1km·대형주차장 1.7km)

16:09          중산리탐방안내소(대형주차장 1.5km·법계교 0.2km·법계사 3.4km·천왕봉 5.4km)

16:25          중산리 대형주차장(470m, 중산리탐방안내소 1.5km·법계교 1.7km·천왕봉 6.9km)

 

 

 

 

 

 

* 11월 16일!

일주일에 한 번은 있는 토요일의 하나로 무심코 넘길 뻔 했는데,

새벽녘에 눈을 뜨자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른다.

그렇지, 오늘이 바로 그날이지!

내가 콩밥(?)을 먹은 지 꼭 32년이 되는 날이다.

1981년 오늘 첫발을 내디뎠으니,

벌써 32년이란 세월이 흐른 것이다.

세월은 저 홀로 흐르진 않았는가 보다.

스물일곱이던 베토벤머리의 총각은

한 달 보름이면 6학년인 중늙은이가 되었고,

파릇파릇한 새내기는 어느새 최고참 반열에 올랐으니,

흐른 세월이 그 얼만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고참이면서 최고로 높은 자리에 앉았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겠지만,

그러기엔 스스로의 노력이 너무 모자랐음을 잘 아는 터라,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설상가상(雪上加霜)은 아닌

천만다행(千萬多幸)이 아닐까?

 

오랜 버릇인 양 자연스레 배낭을 메고 또 집을 나선다.

어디로 갈까?

오늘만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않고 망설일 것도 없이

지리산 천왕봉을 골라잡는데,

비록 최고로 높은 자리엔 오르지 못했지만

최고로 높은 곳엔 오르고 싶어서이다.

내가 남들만큼 하는 건 아니 좀 잘하는 건,

술과 산 그 둘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어쩌면 그건 나의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건 또 어떨지 모르지만,

그 둘만은 질 때 지더라도 아직은 남에게 지고픈 마음은 없다.

하지만 몸이 정상이 아니기에 좀은 걱정이다.

나흘 동안 감기몸살로 골골하다 이제 겨우 눈이 떨어졌는데,

눈을 뜨자마자 천왕봉으로 가는 건 좀은 무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리가 따르더라도 기어이 천왕봉을 고집하는 건,

오늘만은 최고로 높은 자리는 아니더라도

최고로 높은 곳에는 오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대리만족 내지는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생활의 지혜라고나 할까?

못난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는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어쨌거나 중산리로 가고자 집을 나서는 순간,

마음은 이미 천왕봉 정상석을 보듬는다.

한국인(韓國人)의 기상(氣像) 여기서 발원(發源)되다!!!

 

 

 

 

 

 

 

진주에서 40분 남짓 만에 다다른 중산리 대형주차장에다 12년지기도 더 된 싼타모를 세우고선,

법계교 - 칼바위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칼바위 - 법계교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지리산 천왕봉을 정점으로 하는 고전산행에 나서는데,

     아직도 감기몸살 기운이 좀은 남아 있어 다리가 후들거리기에,

 오늘만은 휘리릭이 아닌 즐기면서 천천히 갔다오리란 생각이지만,

 그렇게 될지 어떨지는 두고보면 알게 될 것이고(09:40)

 

무딘 사람들은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도 알 수 없는 요즘이지만,

소형주차장은 이미 가득 찼다면서 더 이상 올려보내질 않으니,

양쪽 가장자리는 빼곡하게 세워진 차들의 차지이며,

지리산국립공원이 시작되는 곳에서 천왕봉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데,

좀 있으면 나완 올 들어 여덟 번째 만남이 되는 셈이고(09:47)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소형주차장에서 천왕봉을 우러러보자,

해맑은 날씨라 금세라도 닿을 듯이 가깝게 느껴지지만,

가본 이들은 알 듯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천왕봉은 아니며,

  더러는 쌕쌕거리기도 하면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만 할 것이고(09:58 - 10:05) 

 

 

 

 

소형주차장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문창대

 

 

 

 

 

 

 

소형주차장과 맞닿은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본격적인 천왕봉 산행은 법계교에서 시작되는 셈인데,

법계교 포토존에서 다시 한 번 천왕봉과 눈을 맞추고선,

언제나 그러하듯이 우천 허만수 선생께 입산신고를 하고(10:08 - 10:12)     

 

법계교에서 쳐다본 제석봉과 천왕봉

 

 

 

 

제석봉 아랜 장터목대피소가 얼핏 보이지만,

눈에만 살짝 들어올 뿐 제대로 담기진 않고

 

 

 

 

 

 

 

 

 

 

 

 

 

 

 

 

중산리야영장을 벗어나는 곳엔 통천길이란  대문이 있는데,

  통천문이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고 했으니,

통천길은 하늘로 통하는 길이라고 하면 되겠는데,

통천길을 따라가면 통천문으로 이어지긴 할까?(10:13)    

 

 

 

 

 지리 05 - 01지점(10:21, 741m)

 

세존봉능선 갈림길 이정표(10:23)

 

지리 05 - 02지점(10:31, 829m)

 

언제나 그 자리에서 꼿꼿함을 잃지 않고 서 있는 칼바위, 

홈바위와 관련한 전설은 홈바위에서 설명하기로 하고(10:32 - 10:35)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에서 로타리대피소가 아닌 장터목으로 가는데,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은 거치적거려 마음대로 갈 수도 없거니와 번잡해서 싫기에, 

좀은 적게 가는 곳으로 거꾸로 타면서 이따 내려올 때의 몫으로 돌리고(10:38)     

 

 

 

 

지리 04 - 01지점(10:44, 909m)

 

법천폭포로 가고자 숨은골 출렁다리에서 숨은골로 내려서는데,

3분 남짓이면 합수지점 바로 위쪽에 자리 잡은 법천폭포에 이르고(10:48 - 10:51)  

 

 

 

 

그다지 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법천폭포는 날 실망시키진 않는데,

비록 불일폭포나 무제치기폭포의 웅장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만하면 훌륭한 볼거리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 아닐 수 없고(10:54 - 11:04) 

 

 

 

 

 

 

 

 

 

 

 

 

 

법천폭포 오른쪽으로 매단 밧줄을 붙잡고선 위로 올라가고

 

 

 

 

 

 

 

 

 

 

 

 

 

 

 

 

 

 

 

 

 

 

법천폭포에서 돌아본 황금능선 끝자락에 자리 잡은 구곡산

 

법천폭포 위에서 1분 정도 올라 정규 등산로에 합류하고(11:05)

 

지리 04 - 02지점(11:09, 977m)

 

 

 

 

칼바위골에선 최고를 자랑하는 물웅덩이,

풍덩 뛰어들고픈 충동이 일기도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라고?(11:11 - 11:14) 

 

 

 

 

 

 

 

 

 

 

 

 

 

지리 04 - 03지점(11:19, 1025m)

 

큰 단풍나무 이정표는 법계교와 중산리대피소의 중간쯤 되는 곳이고(11:20)

 

호박꽃도 꽃이라는데,

말라비틀어진 단풍도 단풍이 아닐까?

비록 끝물이긴 하지만,

마지막까지 눈요기를 시키니 고마울 따름이고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던가?

그런 줄도 모르고 사람들은 좋다며 난리부르스를 치니,

이거야 말로 뭐라고 해야 할지? 

 

홈바위 바로 아래 지리 04 - 04지점 이정표

 

 지리 04 - 04지점(1114m)

 

칼바위와 얽힌 전설이 있다는 홈바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난 뒤,

지리산에 자기의 목숨을 노리는 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부하 장수에게 칼을 주면서 그놈의 목을 베어 오란 명령을 내렸는데,

그 장수가 그놈을 찾아 지리산을 헤매고 다니다가,

소나무 아래 큰 바위에서 글을 읽고 있는 선비에게 다가가 칼로 내려치자,

바위는 갈라져 홈바위가 되고 부러진 칼날이 3km를 날아가 바위가 되어,

크고 작은 두 개의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를 칼바위라 한다나?(11:32)

 

홈바위

 

 

 

 

홈바위와 홈바위교 사이의 너덜지대로 올라가자 제석봉이 빤히 보이고

 

수많은 돌탑과 홈바위교 뒤엔 제석봉이 내려다보고   

 

 

 

 

 

 

 

칼바위골 너덜지대를 가로지르는 홈바위교(11:37 - 11:40)  

 

 

 

 

 

 

 

홈바위교

 

지리 04 - 05지점(11:42, 1187m)

 

 

 

 

법천폭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볼거리를 선사하는 유암폭포,

기세 좋던 변강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본래대로 돌아왔는데,

이 정도 쯤이야 나의 오줌줄기랑 별스레 다를 것도 없고(11:45 - 11:55)  

 

2013년 9월 14일의 유암폭포,

가까이 다가갈 수조차 없었으니,

그땐 정말 대단했었지!

 

 

 

 

 

 

 

 

 

 

일용할 양식,

단감 다섯 가운데 하나는 이미 뱃속으로 들어갔으며,

단감 넷과 곶감 넷에다 천왕봉에서 정상주가 될 맥주가 전부인데,

나 홀로 산으로 다닐 땐 거의 다 밥은 아예 안 갖고 가며,

   떡과 사탕 및 과일 몇 개로 요기를 할 때가 더 많은 편이고    

 

 

 

 

 

 

 

통신골과 만나는 합수지점에서 바라본 천왕봉 일대,

천왕봉은 뒤에 살짝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아니하고(11:59)  

 

지리 04 - 06지점(12:03, 1298m)

 

 

 

 

 

 

 

홈바위교를 건너면서 다시 한 번 칼바위골을 가로지르고(12:08 - 12:15) 

 

 

 

 

 

 

 

홈바위교 위 그럴싸한 폭포에는 얼음이 보이는데,

역시 지리산이란 감탄사가 절도 터져나오고

 

 

 

 

 

 

 

 

 

 

 

 

 

 

 

 

마지막으로 법천계곡 상류지점을 또 한번 건너는데,

그전엔 명성교란 이름표가 있었지만 언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으며,

 명성교 바로 위 계곡은 여름이면 멋들어진 폭포가 되고,

겨울이면 얼음폭포를 이루면서 볼거리를 선사하는 곳이지만,

지금은 어정쩡한 때라 그런지 그저 그렇기만 하고(12:21)  

 

 

 

 

 

 

 

명성교에서 장터목대피소는 이제 1.0km가 남았다고 하는데,

지금부터가 진짜배기라 싶을 정도로 쭉 가풀막이 이어지고    

 

명성교를 지나자마자 응달엔 눈이 보이는데,

그다지 오래된 것 같진 않은 걸로 봐선,

사람 사는 세상에 비가 내리던 지난 목요일 밤,

산신령이 머무는 지리산엔 비가 아닌 눈이 내린 것 같고

 

지리 04 - 07지점은 가야산 상왕봉과 같은 1430m라 하고(12:24)   

 

 

 

 

점점 가팔라지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다리가 후들후들하더니 갈수록 힘들단 느낌인데,

지독한 감기몸살로 꼬빡 나흘을 고생하다 겨우 눈이 떨어지자마자 지리산으로 왔으니,

그럴 수밖에 없으며 어쩌면 그러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이제 장터목대피소가 0.5km라고 하니 기를 쓰고 오르기로 하고(12:27)    

 

지리 04 - 08지점(12:34, 1552m)

 

 

 

 

 지리 04 - 09지점(12:42, 1641m)

 

마침내 장터목대피소로 올라서면서 산희샘에서 목을 축이는데,

한겨울이면 꽁꽁 어는 바람에 제 구실을 못하는 샘이지만,

아직은 얼지 않아 오가는 산꾼들의 젖줄 노릇을 톡톡히 하고(12:45 - 12:58)    

 

 

 

 

장터목대피소 증축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 같고

 

 

 

 

어느새 장터목대피소 화장실 가는 길은 빙판길이 되어 있고   

 

 

 

 

 

 

 

뾰족한 주산 뒤론 삼천포 앞바다가 보이기도 하는데,

오늘 따라 그쪽은 흐릿하기 짝이 없어 좀은 아쉽고

 

 장터목대피소에서 가장 가까운 일출봉,

하지만 저곳은 가지 말란 곳이기도 하니,

돈을 아끼자면 안 가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반야봉과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주릉과 서북능선의 만복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올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남강과 진양호 지리태극을 하면서 지난 곳이지만,

산불방지기간(11.15 - 12.15)은 등산로를 통제하는 곳이므로 눈인사만 나누고

 

 

 

 

중북부능선에 자리 잡은 영원봉과 삼정산 뒤에선,

서북능선의 바래봉과 덕두봉이 반갑다며 손짓을 하고

 

삼정산 뒤로 보이는 바래봉과 덕두봉

 

삼봉산도 제발 좀 들르라며 성화를 부리지만,

선뜻 그러마란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산도 많기도 하거니와 가야 할 산도 많고 많지만,

몸은 하나요 늘 시간은 빠듯하니 그럴 수밖에 없고 

 

장터목대피소를 뒤로 하고선 제석봉으로 오르자,

 후들거리던 아랫도리에 다시 힘이 들어오는 느낌인데,

생각보다 빨리 몸이 회복되는 것 같으니 천만다행이고  

지리 01 - 49지점(1708m),

여긴 설악산 대청봉과 같은 높이이고(13:03)

 

 

 

 

제석봉 주변의 고사목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산 나무도 견디기 어렵다는 지리산의 그 모진 비바람과 눈보라를,

죽은 나무가 버티고 섰기엔 버거웠는지도 모르고

 

 

 

 

 

 

 

 

 

 

 

 

 

 

 

 

 

 

 

 

 

 

 

 

 

제석봉의 이정표도 통천문과 마찬가지로 요새 새로이 설치했는데,

그전의 제석봉 1808m란 표기는 사라지고 없고(13:11 - 13:16)    

 

제석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주릉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중봉과 천왕봉

 

천왕봉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데,

  그런대로 잘 보이는가 싶더니 제대로 담기진 않고  

 

 

 

 

반야봉과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주릉과 만복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금오산과 망운산이 검은 구름처럼 보이고

 

구곡산과 주산 뒤로 살짝 드러나는 와룡산도 마찬가지이고  

 

바로 아랜 중산리 일대요 그 뒤엔 구곡산과 주산이고

 

설마하니 곰 발자국은 아니겠지?

 

제석봉을 뒤로 하고 이젠 천왕봉으로

 

지리 01 - 50지점(13:19, 1756m)

 

 

 

 

 (13:19)

 

우람한 바위(13:20)

 

호구당터 안부 이정표(13:23)

 

 

 

 

호구당터 안부에서 돌아본 제석봉

 

아이젠을 안 갖고 갔더니,

때론 쭉쭉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통천문 바로 아랜 지리 01 - 51지점이고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통천문,

아까의 통천길을 따랐더니 통천문을 지나긴 하고(13:33 - 13:36) 

 

 

 

 

 

 

 

 

 

 

 

 

 

통천문에서 돌아본 제석봉 뒤론 반야봉이 꼭대길 내밀고

 

통천문에서 얼마 안 가 철계단에 이를 즈음 누군가가 내려오면서,

날더러 '혹시 조선생님 아니십니까?' 하는데,

수그린 고갤 들자 안면이 있긴 하지만,

누군지 어디서 봤는지 생각이 날듯 날듯 하면서 맴도는데,

빙그레 웃더니 작년 여름 딱바실계곡에서 만난 호산광인이란다.   

맞다. 

바로 그 호산광인(안강식)이란 부산 산꾼이다.

나랑은 알탕까지 같이한 사이다.

 

호산광인(好山狂人)!

산을 좋아하다 미친 사람인지,

산을 좋아하는 미친 사람인지,

미치도록 산을 좋아하는 사람인진 모르지만,

어쨌거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인연이란 참 알 수 없는 거라지만,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이야?

이곳저곳 부지런히 다니는 산꾼이지만,

지리산 천왕봉을 15년이 되어서야 다시 찾았단다.

난 올해만도 열 번 가까이 되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지리산이 가까운 진주에 산다는 게,

산꾼으로선 얼마나 복받은 건지도 모르는 일이다.

    안부를 묻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한동안 머물다,

호산광인은 제석봉으로 난 천왕봉으로 떠나고(13:41 - 13:50) 

 

호산광인

 

 

 

 

 

 

 

삶과 죽음이란 무엇일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 정도의 차이일 뿐,

결국은 같은 길이지 않을까?

 

칠선계곡으로의 저 길은 언제나 풀리려나?

안내문엔 2027년 12월 31일까지라고 하지만,

그때 가선 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인데,

 칠순을 훌쩍 넘긴 영감이 풀어준들 갈 수나 있으려나?(13:54)

 

칠선계곡 들머리,

지리 01 - 52지점이기도 하고(1915m)

 

수많은 사람들로 마치 단풍이 든 듯 울긋불긋한 천왕봉,

정상석을 보듬고 기념촬영을 하려는 이들이 길게 늘어섰는데,

엄청 포근하여 쉬이 내려가지도 않기에 더욱 그런 것 같고(13:56 - 14:15)    

 

 

 

 

천왕봉과는 이웃사촌인 하봉과 중봉

 

하봉 너머엔 함양읍과 덕유산 산줄기가 들어오고 

 

천왕봉에 온 김에 중봉이 들르라고 하지만,

산불산불기간 동안은 중봉 또한 통제구역이니 그럴 순 없고

 

천주(天柱),

하늘을 괴고 있다는 상상의 기둥이라던가?

 

 

 

 

 

 

 

문창대와 중산리 쪽을 내려다보고

 

문창대를 좀더 가까이로 당기고

 

천왕 동봉 너머엔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정상석은 어림도 없기에 여기서나마 흔적을 남기고

 

연하봉과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천왕 동봉

 

천왕봉 - 중봉 - 치밭목대피소를 잇는 정규 등산로도,

산불방지기간 동안은 통제지역이고

 

 

 

 

 

 

 

천왕 동봉

 

 

 

 

 

 

 

 

 

 

칠선계곡과 창암산 그 뒤엔 금대산, 백운산, 삼봉산이고

 

반야봉과 서북능선의 터줏대감 만복대 

 

삼정산과 그 뒤 서북능선의 바래봉과 덕두봉

 

천왕봉을 뒤로 하고선 로타리대피소로 내려가고

 

깔딱고개로 내려오기도 하고

 

깔딱고개로 올라가기도 하고

 

 지리 05 - 10지점(14:20, 1859m)

 

 

 

 

천왕샘의 물도 아직은 말라붙진 않았고(14:22 - 14:26) 

 

 

 

 

 

 

 

천왕샘고개에서 돌아본 천왕봉 일대(14:27 - 14:30) 

 

 

 

 

 

 

 

 

 

 

 

 

 

천왕샘고개

 

연하봉과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멀리 노고단과 반야봉이 장터목 뒤로 보이고 바로 앞은 제석봉이고

 

남부능선 끝자락에 자리 잡은 외삼신봉, 삼신봉, 내삼신봉   

 

 

 

 

 

 

 

공식명칭은 아니지만,

난 선바위라 부르고(14:36)

 

선바위 이정표

 

 지리 05 - 09지점(14:38, 1711m)

 

개선문을 지나고(14:40)

 

 

 

 

지리 05 - 08지점,

산줄기를 따르는 법계사로의 갈림길이고(14:49, 1531m)

 

눈이나 비가 올 땐 간식과 점심을 먹는 장소로 사랑을 받는,

지리 05 - 08지점 바로 아래 자리 잡은 사자바위

 

비스듬한 바위지대 전망대(14:55)

 

비스듬한 바위지대 전망대에서의 문창대와 구곡산  

 

 

 

 

지리 05 - 07지점(14:58, 1456m)

 

법계사로 내려서고(15:01)

 

뭐라고?

법계사 일주문이 바람에 날아갔다고?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 소린가?

 

2013년 2월 2일 마지막으로 본 법계사 일주문의 모습 

 

 

 

 

로타리대피소에도 수많은 등산객들로 북적이고(15:03)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눈요기를 시키는데,

무성한 나뭇잎이 떨어져서 그런지 좀 더 잘 보이는 것 같고(15:06 - 15:09) 

 

돌아본 법계사와 천왕봉

 

 

 

 

들쭉날쭉한 써리봉능선

 

촛대봉, 삼신봉, 일출봉

 

청학동 삼신봉 셋(외삼신봉, 삼신봉, 내삼신봉) 

 

아주 가까운 문창대

 

지리 05 - 06지점(15:10, 1359m)

 

요상스럽게 얹힌바위를 지나고(15:12)

 

문참대샘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마른 것도 아니고(15:15)  

 

문창대 바로 아래 자리 잡은 문창대 우량국(15:17)

 

 지리 05 - 05지점(15:20, 1265m)

 

제대로 된 사진이 잘 안 나오는 망바위,

유별스레 나만 그렇게 생각할까?(15:25)

 

 

 

 

여길 오르자면 용깨나 써야 하지만,

내려가는 건 거의 장난이랑 비스무리하고

 

지리 05 - 04지점(15:29, 1129m)

 

지리 05 - 03지점(15:38, 960m)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로 되돌아왔으니,

천왕봉 원점산행도 이제 막바지에 들어선 셈이고(15:44)  

 

 

 

 

 

 

 

 

 

 

아침나절 반짝이던 칼바위도 빛을 많이 잃었으니,

그놈의 세월이 무엇인지?

세월 이기는 장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15:47)  

 

지리 05 - 02지점(15:48, 829m)

 

 세존봉능선 갈림길 이정표(15:55)

 

지리 05 - 01지점(15:56, 741m)

 

통천길을 따라 통천문으로 갔다가 다시 통천길을 따라 제자리로(16:02)

 

 

 

 

법계교에서 본 천왕봉의 햇살도 아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인데,

강렬하던 햇볕도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고 있고(16:03 - 16:06)   

 

 

 

 

그건 제석봉이라해서 별다를 것도 없고

 

황금능선 국수봉에도 반쯤은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를 지나면서 소형주차장으로 내려서는데,

이제 대형주차장까진 20분이 채 되지 않는 거리가 남았을 뿐이고(16:09)

 

빼곡하던 소형주차장에도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이고

 

노릇노릇 참으로 잘도 익은 황금능선,

능선을 뒤덮은 지독한 산죽이 가을이면 누렇게 변한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지만,  

그것보단 중산리에서 보는 해질녘의 단풍이 어여뻐 황금능선이라 하지 않았을까? 

황금능선은 써리봉에서 외공마을까지 15.1km라 하고   

 

 

 

 

 

 

 

 

 

 

 

 

 

 

 

 

 

 

 

아깐 떠났던 중산리 대형주차장으로 돌아와 천왕봉 원점산행을 마무리하는데,

 그동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내렸지만, 

콩밥(?)을 먹은 지 꼭 32년이 되는 날의 기념산행이었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리란 아니 어쩌면 잊혀지지 않으리란 생각이며, 

주차장 일대를 돌아보면서 다시 한 번 천왕봉과 눈을 맞추고선,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