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행시방
포장마차
큰집사람
2013. 8. 27. 12:24
지리산 와운골
포승으로 묶고
수갑을 채우면서 도둑놈과 부대끼며
더불어 살아온 세월만도 30년이 훌쩍 넘었는데,
장한 일이야 되겠냐마는
부끄러운 짓은 더더욱 아닐 것이니,
난 단지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벌어먹고 살고자 그랬을 뿐이고,
마산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오동동에 있던 붉은 벽돌집인
마산교도소 앞을 지나다닌 게 인연의 전부지만,
차라리 요즘 들어선
잘된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차피 콩밥을 먹을 팔자라면
도둑놈보다야 훨씬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