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행시방
초록 빗방울
큰집사람
2013. 6. 19. 13:26
지리산 무제치기폭포의 겨울
초라하게 너무 없이 사는 게 싫어
때론 부대끼기도
더러는 나부대기도 하면서
살아온 지난 세월,
록(rock)은 아무래도 무리지만
이제 트로트(trot) 정도는
곡조 따라 꺾어 부를 줄도 알게 됐고,
빗어 넘길 머리칼도
깎을 수염조차 몇 가닥 없으니
편하기만 한데다,
방 빼!
그 무시무시한 소리가
귓전에서 사라진지 20년이 훌쩍 넘었으니,
100만 원 짜리 단칸방에서 시작하여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싶은데,
울지 마!
울긴 왜 울어!
바보처럼 울긴 왜 울어!
하면서도 그때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곤 하는데,
사람 사는 건 거의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