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태극(관련) 산행기

남강 지리태극의 들머리는 어디인가?

큰집사람 2013. 5. 11. 22:01

* 날    짜 : 2013년 5월 11일(토)

* 날    씨 : 구름 조금

* 산 행 지 : 산청군 단성면 왕봉산 일대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남강 지리태극의 들머리는 어디인가?

지리산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중봉 - 새봉 - 왕등재 - 도토리봉 - 웅석봉 - 석대산 -

망해봉을 지나 왕봉산으로 이어지다,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와 소남리를 가르는 남사천에 걸친

새들교에서 사그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게 일반적인 사실이다.

살고개에서 국도 20호선과 엇갈리는 지방도 1047호선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새들교가 들머리가 됨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새들교에서 지리태극을 시작하는 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살고개 쪽으로 500m 남짓 올라간 편의상 소남고개로 부르는 곳, 살고개 300m를 가리키는

교통표지판 바로 위에서 임도를 따라 밤나무단지로 들어서서 왕봉산으로 오른다.

그렇다면 왕봉산에서는 어디로 내려가는가?

거의 다 무덤 왼쪽으로 난 길로 이동통신탑 앞으로 내려가선, 포장도로를 따라 왕봉산을

내려가면 외딴집 앞에서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은 경호강과 맞붙은 배양양수장으로 이어지니, 포장도로를 따라 왼쪽의 살고개로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왕봉산으로 오른 길을 되짚어 내려가다 밤나무단지로 들어서면, 살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자그마치 다섯 가닥이나 된다.

소남고개에서 오른 길로 되돌아가도 되고, 밤나무단지로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틀어 많은 무덤을

지나 지방도 1047호선으로 내려가도 되고, 밤나무단지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외딴 무덤으로

틀어 희미한 길로 또 다른 많은 무덤을 지나 많은 무덤으로 내려가도 되고,

오른쪽 외딴 무덤을 지나 황토가 드러나는 길로 포장도로로 내려가도 되고, 밤나무단지 바로

위에서 오른쪽 갈림길을 따라 무덤을 지나자마자 포장도로로 내려가도 된다.

하지만 이동통신탑 앞을 지나는 포장도로로 왕봉산을 오르내릴 때를 빼고나면,

이쪽으로 다니는 이는 드문 것 같다.

어쨌거나 지방도 1047호선으로 이어지는 게 셋이요, 이동통신탑 앞으로 지나는 포장도로로

이어지는 게 둘인 셈이다.

 

 

 

 

 

왕봉산 정상을 소남소개 부근에서 몇 차례 올랐는데, 머리에서 맴돌면서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었으니 바로 남강 지리태극의 들머리이다.

갈 때마다 그 수수께끼를 풀고자 해도 아직도 모르고 있으니, 결국은 번번이 실패를 한 셈이다.

첫 번째인 2012년 6월 9일 덕산교에서 웅석봉을 지나 왕봉산으로 올라선, 이른바 덕산 -

남강 지리태극 끝자락 산행에선 절반의 성공을 하긴 했다.

일단은 소남고개나 새들교는 왕봉산의 산줄기를 이어받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제외하고,

왕봉산의 기운이 다하면서 경호강(남강)으로 스러지는 동쪽으로의 길을 찾기로 한다.

왕봉산 정상을 차지한 무덤 아래를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길은커녕 그 흔적조차도 보이질 않는다.

돌담을 둘러친 무덤 왼쪽의 펑퍼짐한 곳에서 길이 나오더니, 곧 이어 이동통신탑 앞에서

포장도로를 만난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선 외딴집 앞 삼거리에서, 왼쪽은 살고개이니 오른쪽으로 가자 배양양수장이

나온다.

경호강과 맞붙어 있는 곳이다.

경호강으로 내려가 얼굴을 씻고 돌아오면서도, 이건 아니다와 그나마 절반의 성공은 한 셈이란

생각이 엇갈린다.

못다 찍은 사진을 그 다음날 찍으러 가서도, 남강 지리태극 들머리 찾기란 숙제는 해결을 하지

못한다.

언젠가 또 가야지 하면서도, 마음 뿐 그렇게 세월만 흘렀다.

다른 데서 원체 성화를 부리니,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아니 가 봤자 자신이 없기에, 일부러 안 갔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올 5월 5일 태극을닮은사람들 남원지부에서, 왕봉산에서 밤머리재까지 남강 지리태극

답사산행을 한단 소식이 들린다.

모두가 왕봉산에서 웅석봉까진 가보지 않은 곳이라기에, 멀지 않은 진주에 사는 내가 앞장을

서기로 하고선 왕봉산으로 올랐다.

불현듯 묵혀둔 숙제가 생각이 난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선, 무덤 주위를 맴돌면서 길을 찾아본다.

없다.

아니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용을 써도 헛방이다.

하지만 왕봉산을 내려가면서 마음을 다진다.

가까운 날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다.

그리고 찾을 것이다.

찾아도 정말 없다면, 내가 길을 닦을 것이다.

 

 

 

 

 

드디어 기다리던 그날이 왔으니, 오늘은 반드시 찾을 것이다.

아니 없으면 내가 닦을 것이다.

봇짐을 메고 집을 나선다.

작은 톱 한 자루가 봇짐 속에 들어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남고개에서 왕봉산으로 올랐다.

이곳저곳 조망이 열리지만,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 말이다.

무덤 주변을 샅샅이 살피며 길을 찾는다.

하지만 없다.

아니 오늘도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닦고 만들어야지!

무덤 오른쪽 옆 흙이 드러난, 콘크리트 말뚝이 있는 곳으로 들어선다.

길이 있는가 싶어 슬금슬금 아래로 내려가는데, 없는 줄로만 알았던 아주 희미한 길이 날 반긴다.

직감적으로 내가 찾던 바로 그 길이란 생각이 들면서, 심봉사가 눈을 뜨듯 나 또한 눈이 번쩍 뜨인다.

내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길이 아닌가!

그 흔한 표지기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길이다.

 

거치적거리는 잡목을 제거하며 내려가자, 세 번인가 갈림길을 지나더니 마침내 경호강이 보인다.

진양호와 맞닿은 곳이라 엄청 넓다.

강가를 따라 왼쪽으로 2분 가까이 가자, 멋들어진 바위가 막아서면서 발길을 막는다.

더 이상 가지 말란다.

더 갈 수도 없거니와, 더 갈 것도 없는 것이다.

여기가 바로 거긴데 말이다.

깨끗하지는 않은 물이지만, 감격에 겨워 손을 담근다.

손가락으로 찍어 맛도 본다.

물맛이 좋을 리야 없겠지만, 꿀맛보다 더한 달콤한 맛이 난다.

남강 지리태극이란 표지기 하날 남기고선 되돌아선다.

왕봉산으로 다시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등산로 정비작업을 한다.

무더운 날씨로 땀이 비 오듯 하지만, 오랜 숙제를 해결한 것 같기에 힘든 줄도 모른다.

하지만 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 어쩌면 들머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들머리가 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사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왕봉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소남고개에서 보는 것과는 비교가 될 수 없는, 가슴이 탁 트이는 그 무엇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누가 뭐래도 들머리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와 소남리를 가르는 남사천에 걸친 새들교 부근에는, 살고개에서

국도 20호선과 엇갈리는 지방도 1047호선의 가장자리가 있어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새들교에선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보이며, 가까운 왕봉산과 망해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들교에서 남강 지리태극 들머리로 가고자 도평제방으로 내려가 둑길을 따르자, 누가 언제 왜

심었는지 모를 아직은 키 작은 아카시아나무가 드문드문 보이더니, 갈수록 많아지며 성가시게

하다 아예 갈 수도 없을 지경에 이르러 어쩔 수 없이 되돌아선다.

다시 새들교로 돌아와선 도로를 따라 소남고개 쪽으로 가는데, 오른쪽으론 수많은 비닐하우스가

햇볕을 받아 반짝거린다.

150m 남짓 갔을까, 지방도에서 벗어나 비닐하우스가 늘어선 오른쪽 포장도로로 들어선다.

파란색의 커다란 물통이 놓여있는 곳이다.

비닐하우스가 끝나는 곳에서 도평제방으로 올라가 왼쪽으로 가는데, 아카시아가 있긴 하지만

그다지 촘촘하진 않아 못 갈 정도는 아니다.

앞엔 망해봉과 왕봉산이요, 오른쪽으론 경호강의 검푸른 물결이 넘실거린다.

 

새들교에서 7분 정도 갔을까, 제방이 끝나는 곳에서 왕봉산과 들머리 갈림길이 나온다.

답사산행이니 들머리로 갔다가 돌아 나오기로 한다.

경호강가로 붙어 가길 2분이 채 되지 않아 커다란 바위가 막아서며 못 가게 하는데, 더 갈 수도

없거니와 여기가 들머리이니 더 갈 것도 없는 것이다.

진양호와 맞닿은 곳이라 물의 흐름이 거의 없어, 강이 아닌 호수와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다보니 깊고 넓긴 한데, 물이 깨끗하지 않아 좀은 아쉽고 안타깝다.

하지만 앞이 탁 트이니, 보는 눈은 즐겁기만 하다.

경호강에 걸친 묵곡교와 그 위엔 월명산과 백마산이 앞 다퉈 들어오고, 원지 사람들의 놀이터

노릇을 하는 적벽산과 엄혜산도 날 좀 보란다.

성철 스님의 생가를 품은 겁외사 부근의 고속국도 35호선을 내달리는 차들도 보인다.

언제 또다시 찾으리라 기약하며, 다시 한 번 휘둘러보고선 되돌아선다.

 

2분 가까이 되자 도평제방으로 올라서는데, 여기선 제방을 가로질러 산길로 올라선다.

상수도 보호구역이란 콘크리트 말뚝이 5m 남짓 왼쪽에 있는 곳이다.

20m 정도 간 꽤 너른 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는데, 임도가 아닌 무덤을 만들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조금 오르자 파묘 흔적이 있는 곳에서, 산줄기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오른다.

크고 작은 두 개의 무덤에서 30m 남짓 간 갈림길에선, 산길을 따라 곧바로 오른다.

너른 길은 오른쪽으로 가는데, 진양강씨 무덤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갈림길에서 또 30m 남짓 오르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의 뚜렷한 길은 매실농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곧장 산줄기를 따르면 되는데, 5분 남짓이면 왕봉산으로 올라선다.

새들교에서 들머리는 10분 안팎이요, 들머리에서 왕봉산은 12분에서 15분 정도면 될 것 같단

생각이다.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와 소남리를 가르는 남사천에 놓인,

새들교에서 바라본 망해봉과 왕봉산

 

 

 

새들교에서의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새들교에서의 엄혜산

 

남사천이 경호강에 합류하는 새들교에서의 도평제방과 경호강

 

 

 

새들교에서 소남고개 쪽으로 150m 남짓 되는,

남강가의 도평제방으로 이어지는 길

 

도평제방에서의 망해봉과 왕봉산

 

도평제방에서의 왕봉산

 

 

 

도평제방에서의 왕봉산 끝자락과 경호강에 걸친 묵곡교

 

 

 

도평제방 끄트머리 남강 지리태극 갈림길에서의 상수도 보호구역 말뚝과 주변

 

남강 지리태극 들머리와 묵곡교가 보이고

 

태극바위 뒤로 보이는 월명산, 백마산, 적벽산(가운데 낮은 세 봉우리)

 

 

 

 

 

태극바위 뒤로 보이는 적벽산과 엄혜산

 

 

 

이랬던 찔레나무를 말끔히 제거하고

 

 

 

 

 

 

 

 

 

 

 

남강 지리태극이란 표지기 하날 남기고

 

 

 

도평제방에서 산길로 올라가고

 

너른 길에서 오른쪽으로 올라,

이어 나오는 파묘터 흔적에선 왼쪽으로 오르고

 

 크고 작은 두 개의 무덤을 지나고

 

 

 

무덤 30m 남짓 위에서,

오른쪽의 진양강씨 무덤 갈림길을 지나고   

 

진양강씨 무덤 갈림길에서 30m 남짓 위,

왼쪽의 매실농장 갈림길을 지나고

 

왕봉산 정상에 자리 잡은 무덤 옆 콘크리트 말뚝

 

 

 

 

 

 

 

 

 

왕봉산 정상

 

이동통신(KT, SK) 산청사월기지국

 

 

 

 

 

왕봉산에서 바라본 멀리 광제산

 

좀 더 가까이로 당기고

 

왕봉산에서 바라본 둔철산, 월명산, 백마산 

 

왕봉산에서 바라본 단성면 일대와 월명산, 백마산, 적벽산, 신안면 원지

 

왕봉산에서 희미하게 들어오는 집현산

 

왕봉산에다 표지기 하날 더 남기고

 

어느새 아카시아꽃이 피었고  

 

산딸기꽃은 끝물인 것 같고

 

 

 

 

 

 

 

 

 

 

 

 

 

밤나무단지 끝으로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틀어 무덤지대에서 지방도 1047호선으로   

 

 

 

무덤지대에서 40m 남짓 아래, 

지방도 1047호선이 지나는 소남고개 부근으로 내려서고  

 

소남고개

 

 

일반적으로 남강 지리태극 들머리와 날머리로 이용하는 소남고개 부근 포장임도,

   왕봉산을 오르내릴 때의 경유지 노릇은 할지라도 그건 아니란 생각에서,

진짜배기 남강 지리태극의 들머리를 찾아보기로 한 거고

 

소남고개 포장임도 부근 교통표지판 

 

국도 20호선과 지방도 1047호선이 엇갈리는 살고개

 

살고개 굴다리

 

지금은 공터가 된,

옛 국도 20호선가의 살고개 망해봉 등산 안내도

 

 

 

살고개에서의 국도 20호선과 왕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