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마을에서 선녀굴 - 함양독바위 - 오뚝이바위 - 상내봉 잇고 제자리로
* 날 짜 : 2012년 5월 20일(일)
* 날 씨 : 맑음
* 산 행 지 : 송대마을 - 선녀굴 - 의론대 - 함양 독바위 - 안락문 - 사립재 - 상내봉 - 송대마을
* 산행시간 : 4시간 15분(운행시간 4시간 03분 + 휴식시간 1시간 12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 산행일정
09:55 송대마을주차장
10:40 - 10:50 선녀굴
11:05 - 11:18 의론대
11:24 - 11:38 함양 독바위(1120m)
11:55 - 11:58 상대날등 꼭지점(1195m)
12:08 1214m봉
12:10 - 12:20 오뚝이바위
12:30 - 12:35 사립재
12:47 상내봉 삼거리(1211m, 오뚝이바위)
12:57 - 13:10 상내봉(와불산, 1161m)
13:46 - 13:50 잣나무 조림지 안부 삼거리(상내봉 - 벽송사 - 송대 갈림길)
14:10 송대마을주차장
* 어제 바래봉 철쭉산행을 하면서
콧바람을 쐬었기에 모처럼 느긋한 일요일,
아침을 먹고 나자 또 슬슬 몹쓸병이 도지기 시작하는데,
하루쯤 쉬어볼 참으로 달아오르는 마음을 억지로 누르지만,
그런다고 수그러들지 않을 것임은 내 마음 내가 더 잘 안다.
때마침 쉬는 날이라는 옆지기를 슬쩍 떠본다.
오뉴월 긴긴 낮을 집에서 보내자면 따분도 할텐데,
그다지 멀지도 않은 공개바위나 함 갔다 올래요?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이란 싸늘하다 못해 추운 느낌이 든다.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설사 없다손 치더라도 산에는 안 간단다.
그런다고 물러설 내가 아니지!!
자존심을 살살 긁어본다.
산청 그것도 공개바위가 자리 잡은 금서면 출신이,
공개바위도 안 가봤다면 누가 웃는다, 웃어!!
그렇더라도 할 수 없단다.
오늘은 절대로 안 간다며, 끝끝내 고집을 피운다.
그럼 어디로든 내 맘대로 간다!!
언제는 안 그랬냐며 마음대로 해란다.
어디로 갈까??
잠깐 망설이는데 문득 함양 독바위가 떠오른다.
그래 바로 거기다!!
그러고 보니 독바위 간 지도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송대마을에서 올라 한 바퀴 돌고선 송대마을로 내려오는,
함양 독바위 원점산행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중부고속도로 산청 생초나들목 부근에 아름답게 꽃을 피운 작약
임천강을 가로지르는 용유교
지리산댐이 들어서느냐 마느냐로 시끌벅적한 용유담의 모습인데,
그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용유담은 잔 물결조차 일지 않으니,
그야말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요 난 사람일 뿐이고
용유담
용유교
송대마을 진입로 기념비가 있는 주차장에다 차를 세우고
송대마을
송대마을주차장에선 함양 독바위가 들어오고
금대산도 꼭대기나마 내밀고
예전엔 주차장과 맞닿은 이 다리 너머 임도로 벽송사능선 등산로가 이어졌는데,
지금은 20m 남짓 아래의 계곡을 건너야 하고
벽송사능선 등산로 들머리
계곡을 건너는 벽송사능선 등산로
함양군에서 설치한 지리산빨치산루트안내소,
지금은 방치되어 바닥엔 물이 흥건한 채 흉물로 남았고
지리산빨치산루트안내소에서 바라본 상내봉(부처바위)
기둥만 남은 이정표와 상내봉을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 들어가고(09:55)
5분 남짓 계곡 옆으로 붙어가자 삼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가는 계곡이 아닌 선녀굴 표시가 된 왼쪽으로 오르고(10:00)
누가 지리산 자락이 아니랄까 봐 산죽이 나타나고
제법 큰 계곡을 건너자마자 바위에 벗어둔 신발 한 짝이 있는데,
처음엔 신데렐라 건가 했지만 그게 아님을 아는데는 오랜 시간은 아니니,
유럽에 살았다는 신데렐라가 대한민국에 왔단 기록은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네 여염집 아낙의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고(10:10)
여기서부터 계곡과는 서서히 멀어지며,
여태껏 비교적 완만하던 길은 가풀막으로 바뀌고(10:22)
치오르던 등산로가 왼쪽으로 확 굽어지는 곳에 선녀굴 갈림길이 있는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표지기를 한군데다 모았지만 언제 또 흩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고
20m쯤 올라가자 선녀 없는 선녀굴이 반기지만,
여기도 예전에 있던 안내문과 빨치산 모형물은 치워버리고 없고(10:40 - 10:50)
샘이 있지만 관리를 하지 않아 마시긴 좀 뭐 하고
그전엔 이랬는데
선녀굴 부근 등산로에 깔린 납작한 바위
선녀굴에서 2분 남짓 비스듬히 나아가자 사거리 갈림길인데,
바로는 적조암이요 왼쪽은 솔봉이요,
함양 독바위는 오른쪽으로 올라가야 하고(10:52)
여기도 예전엔 이랬건만
의론대(議論臺),
신열암, 선열암, 고열암의 스님들이 모여 불교에 관한 철학을 논의한 곳이라는데,
함양 독바위가 멀지 않아 함양군에서 설치한 독바위 조망안내문이 있었지만,
이것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없애버려 지금은 없고(11:05 - 11:18)
예전엔 이런 것도 있었건만
의론대에서 바라본 상내봉(부처바위)
의론대에서 바라본 상내봉과 두류능선
의론대에서 바라본 창암산과 삼정산
의론대에서 바라본 금대산과 백운산
의론대에서 바라본 삼봉산
의론대에서 바라본 법화산
의론대에서 내려다본 적조암
의론대에서 바라본 함양 독바위
의론대
의론대에서 2분쯤 오르자 좌우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은 고열암터 부근으로 해서 함양 독바위와 안락문을 비켜가는 길이요,
왼쪽은 신열암터를 지나 함양 독바위로 이어지고(11:20, 지금은 없음)
여기도 지금은 없는 예전 것이고
함양 독바위에도 예전엔 사다리가 있었건만,
밧줄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뿐이고(11:24 - 11:38)
함양 독바위,
지리산의 또 다른 독바위(산청 독바위, 하동 독바위)와
구별하기 위해 함양 독바위라 부르는데,
멀리선 하나로 보이지만 다섯 개의 커다란 바위가 맞대고 있고
각각 그 크기와 모양새가 다르다.
1472년 지리산을 유람하고 쓴 점필재 김종직의 유두류록에는,
"한 여인이 바위 사이에다 돌을 쌓고,
그 안에 들어가 도를 닦아 하늘로 올라갔다."고
독녀암을 소개하고 있는데, 지금의 함양 독바위가 그 독녀암으로 보고 있다고
독녀암을 두고 부근에 사는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이라는데,
함양 유림에선 상투를 닮았다고 하여 상투바위라 하고,
함양 휴천에선 독아지를 닮았다며 장독바위라 부른다고 한다.
또한 함양 마천에선 붓끝을 닮았다고 하여 필봉(筆鋒)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건 유림 쪽에서 본 상투 모양을 한 독바위 모습이다.
운암마을에서 노장동을 거쳐 독녀암까지를 함양군에서 빨치산탐방루트로 지정했을 때,
함양 독바위를 노장대라고 하고 있으나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노장대는 토착민들이 부르는 노장동마을의 또 다른 이름일 뿐,
함양 독바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고
함양 독바위
안락문
독바위에서 100m 정도 오르면 크고 높고 기다란 석문이 나오는데,
누군가가 안락문이라 새겼으며 또 통락문이라 해놨지만,
예전엔 금강대라 불렀다고 한다.
바위 두 개가 쪼개져 있는 이곳에 엽전만한 금부처가 있는데,
도인이 나타나면 그것을 찾을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단다.
난 아무리 봐도 금부처는커녕 돌부처도 보이지 않는 걸(11:40 - 11:45)
안락문에서 2분 남짓 오르자 아까의 우회로와 다시 만나고,
바로 위 상대날등 갈림길에서 목포에서 왔다는 산꾼들을 만나,
처음이자 마지막인 인증샷을 남기는데, .
안락문과 함양 독바위 가는 길을 묻기에 자세하게 설명했으니,
이런 걸 가리켜 빅딜은 아니더라도 스몰딜이라 해도 되는 건지?
상대날등 꼭지점으로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길로 가는데,
또다시 갈림길이 나오자 불현듯 상대날등 꼭지점이 보고 싶기에,
오뚝이바위와 상내봉 삼거리는 오른쪽이지만,
일단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왼쪽으로 가고(11:52)
누군가가 이런 멋진(?) 글씨를 남겼는데,
이정표 노릇을 하는 건 고맙기도 하지만,
별스레 좋은 모양새는 아닌 것 같고(11:54)
상대날등 꼭지점(1195m)엔 마침맞게 철쭉이 피었고(11:55 - 11:58)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 5분 남짓 간 안부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뚝이바위와 상내봉 삼거리로 이어지는 길은 오른쪽이지만,
왼쪽으로도 좀은 희미한 길이 있어 그리로 오르는데,
군계능선이 분기하는 1214m봉임을 알게 되고(12:08)
1214m봉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섰다 올라선 오뚝이바위,
거의 다 오뚝이바위가 아닌 오뚜기바위라고 소개하지만,
오뚜기가 아닌 오뚝이가 맞는 말이니 올바른 게 아니고(12:10 - 12:20)
오뚝이바위
오뚝이바위에서 바라본 동부능선 새봉
오뚝이바위에서 바라본 왕등재와 멀리 웅석봉
오뚝이바위에서 바라본 왕산과 필봉산
오뚝이바위 아래 오봉계곡
오뚝이바위와는 3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갈림길이 있는데,
산꾼들이 흔히들 상내봉 삼거리라 부르는 곳이다.
바로 가면 오봉마을 갈림길이 있는 사립재를 지나 새봉으로 이어지며,
송대마을로 돌아가자면 오른쪽 벽송사능선으로 내려서야 하지만,
새봉까진 아니더라도 어쩐지 사립재가 보고 싶기에 거기까진 가기로 하고
사립재로 내려서기에 앞서 벽송사가 있는 광점동 갈림길이 나오고(12:23)
명색이 지리산 자락이라고 어김없이 산죽이 나타나고
사립재 사거리로 내려서지만 반기는 이 있을 리 없으며,
사립재(싸리재)에서 왼쪽은 오봉마을이요 오른쪽은 광점동이고,
바로는 지리산 태극종주 때 거치는 동부능선 새봉으로 이어지고(12:30 - 12:35)
누군가가 사립재 나무에다 오봉 가는 길임을 새겼는데,
이건 뭐 모양새도 괜찮은데다 나무가 죽을 정도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도 되겠고
다시 상내봉 삼거리로 돌아가 벽송사능선으로 내려서는데,(12:47)
노고단에서 이어온 지리산 주능선이 최고봉인 천왕봉을 솟구치고,
다시 중봉과 하봉을 거쳐 북동진하다 새봉(1,315m)에 이르러
동쪽으로 꺾어 웅석봉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동부능선이다.
새봉에서 동부능선 북쪽으로 갈래를 친 산줄기는,
사립재를 지나 1211m봉에서 다시 세 줄기로 갈라진다.
서쪽의 벽송사능선과 동쪽의 군계능선,
그리고 1,195m봉과 함양 독바위로 이어지는 북쪽의 능선이 그것이다.
벽송사능선은 고찰 벽송사로 뻗은 능선이고,
함양과 산청의 경계를 이루는 군계능선은 공개바위 쪽으로 뻗어 있다.
또 다른 한 줄기는 북쪽 1,195m봉과 함양 독바위로 이어지면서,
1,195m봉에서 또 다시 세 가닥으로 펼쳐진다.
왼쪽으로 신열암과 고열암터, 의론대, 선녀굴과 유슬이굴을 품은
솔봉능선이 송대마을 쪽으로 뻗어 있고, 오른쪽의 상대날등은 지장사터와
금낭굴과 박쥐굴 등을 품었으며, 그 사이에 함양 독바위와 선열암,
환희대를 등에 태운 황새날등이 임천강에 걸친 한남교 쪽으로 누워 있다.
동북부7암자터가 음기가 세다는 이 일대에 몰려 있다.
벽송능선으로 8분 남짓 내려서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다름 아닌 상내봉을 돌아가는 길과 상내봉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곳이다.
오랜만에 왔는데 싶어 마루금을 타며 2분쯤 나아가자,
커다란 바위와 함께 나무를 벤 공터가 나오는데,
함양군에서 2009년 9월 24일 세웠다는 와불산 정상석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뽑아서 밑으로 처박아 버렸단다.
상내봉 또는 부처바위라고 부르지만,
멀리서 보면 부처님이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와불산이라고도 하는데,
누워 있는 부처님께 기도하면 소원성취 한다고 전해오고 있다 하고(12:57 - 13:10)
상내봉에서 바라본 함양 독바위와 상대날등 꼭지점(1195m봉)
상내봉에서 바라본 오뚝이바위 삼거리
상내봉 부처바위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새봉과 산청 독바위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새봉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산청 독바위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산청 독바위와 써리봉능선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영랑대(초암능선 정상)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써리봉능선과 영랑대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솔봉, 삼봉산, 법화산
상내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송대마을
상내봉 정상에서 바라본 금대산과 삼봉산
상내봉에서 내려서면 우회로와 다시 만나는,
비스듬한 바위지대엔 이런 무늬가 있는가 하면(13:17)
나름대로의 볼거리를 선사하는 멋들어진 소나무도 있고
곧이어 밧줄지대를 지나고
비교적 수월한 길을 한참 동안 따르다 잣나무 조림지 안부 삼거리로 내려서는데,
바로 이어지는 벽송사능선에서 벗어나 오른쪽 송대마을로 꺾고(13:46 - 13:50)
상내봉 - 벽송사 - 송대마을 안부 삼거리
때론 쏟아지기도 밋밋하기도 한 뚜렷한 길로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을 건너고,
3분 남짓 더 가 큰 계곡을 건너 송대마을주차장에서 원점산행을 마무리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엉겁결에 나선 산행이었지만,
옛 추억을 더듬으며 오래간만에 밟은 지리산 동부능선 자락이었기에,
오늘도 좋은 날이란 뿌듯한 마음으로 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4:10)
함양 독바위와 상내봉, 솔봉
상대날등 꼭지점과 함양 독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