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골로 오른 천왕봉
* 날 짜 : 2021년 10월 24일(일요일)
* 날 씨 : 구름 많음
* 산 행 지 : 중산리 - 칼바위 - 법천폭포 - 깊은골 - 임자령 - 천왕봉 - 개선문 - 로타리대피소 - 순두류
* 산행거리 : 10.3km
* 산행시간 : 8시간 25분(운행시간 6시간 12분 + 휴식시간 2시간 13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4명(앵경, 신난다, 유비, 선함)
* 산행일정
07:27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07:30 법계교(중산리야영장, 637m)
07:45 세존봉능선 갈림길
07:59 칼바위(830m)
08:02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
08:18 - 08:28 법천폭포
08:38 - 08:53 깊은골 수문장바위
09:55 - 10:00 깊은골 최고의 폭포(샤워폭포)
10:17 다이아몬드형 쉼터바위
10:45 - 11:37 바위 아래 공터(밥자리)
12:47 정규 등산로 합류(선바위 50m 위쪽)
12:57 임자령
12:59 - 13:02 천왕샘
13:17 - 13:50 천왕봉(1915.4m)
13:59 천왕샘
14:07 선바위
14:12 개선문(1700m)
14:22 사자바위
14:38 - 14:53 고운최선생장구지소 각자 바위(가짜 문창대)
14:57 로타리대피소(1335m)
15:11 광덕사교
15:19 아리랑고개
15:52 순두류 삼거리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양쪽 무릎을 정비한 지도 1년이 지났거나 근 1년,
이달 4일 기암괴석 모산재와 억새가 일렁이는 황매산 환종주에 이어,
20일 만에 또다시 지사모 회원들이랑 발을 맞추게 되는 기회가 왔으니,
숨은골로 해서 지리산 천왕봉으로 올라 순두류로 내려갈 거라나?
황매산 상봉은 아무런 탈도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찍었는데,
황매산과는 달리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지리산 상봉,
지리산 한두 번 간 건 아니지만 걱정이 앞설 수밖에는,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지만,
한물간 산꾼은 발걸음을 되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
법계교(중산리야영장),
도대체 얼마 만에 눈을 맞추게 되는 건가?
지난해 1월 4일 경자년 지사모 신년산행이 마지막이었으니,
자그마치 1년하고도 9개월 20일 만인가?
천왕봉 5.2km·순두류 3.0km를 가리키고
어이쿠, 왜 그러십니까?
잘 봐,
엉덩방아는 이렇게 찧는 거야!
이른 아침부터 뭘 그런 걸 다 보여 주신다고요?!
칼바위,
홈바위와 얽힌 전설이라는데,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난 뒤,
지리산에 자기의 목숨을 노리는 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부하 장수에게 칼을 주면서 그놈의 목을 베어 오란 명령을 내렸는데,
그 장수가 그놈을 찾아 지리산을 헤매고 다니다가,
소나무 아래 큰 바위에서 글을 읽고 있는 선비에게 다가가 칼로 내려치자,
큰 바위는 갈라져 홈바위가 되고 부러진 칼날이 3km를 날아가 칼바위가 되어,
크고 작은 두 개의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형상을 하고 있으니,
칼바위는 법천폭포와 더불어 중산리 일대선 최고의 명물이 아닐까?
칼바위 위 출렁다리 삼거리,
중산리에서 올라가면 장터목대피소와 로타리대피소로 길이 나뉘는 곳으로,
중산리코스에선 첫 번째 심장안전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4.0km를 가리키는 장터목대피소 쪽으로 가고
법천폭포로 가기 위해 깊은골 끄트머리로 내려가는데,
깊은골과 칼바위골의 합수지점은 천왕 남릉이 꼬리를 내리며 사그라지는 곳이고
법천폭포(法川瀑布),
높이가 15m 정도 된다는 꽤 큰 폭포로,
법천(法川)이란 <부처님의 불법이 내와 같이 흐른다.>는 뜻이라던가?
한국전쟁 이후 폐허로 변한 법계사에서 초막을 치고 복원불사를 벌였던 손청화(孫淸華) 보살,
1960년대 지리산 산악인들에겐 어머니와도 같았던 존재였다고 하는데,
법계사 쪽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 계곡으로 간다는 생각에서 법천폭포라 불렀다지만,
실제로는 통신골과 깊은골을 가르며 뻗어 내린 천왕 남릉이 스러지는 합수지점,
그 바로 위 장터목 쪽에서 내려오는 칼바위골에 자리하고 있으며,
칼바위와 더불어 칼바위골에선 제일가는 볼거리라고나,
법천폭포를 오르내릴 때 요긴하게 이용하던 밧줄은 간곳없는데,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천수(天壽)를 누리고 사그라진 걸까?
깊은골 출렁다리,
그전엔 깊은골보다는 숨은골로 더 많이 불렀던 것 같은데,
요즘의 지형도상으론 숨은골 아닌 깊은골로 나오는 걸,
어차피 깊은골이나 숨은골이나 변함없는 그 골짝이건만,
홈바위로 흘러내린 엎어진골도 자빠진골로 되어 있는 걸 보면,
지리산에 자빠진골이 중산리와 내대리에 두 개인 셈인데,
차라리 엎어진골은 그대로 두는 게 좋지 않았을까?
깊은골 수문장바위(?),
용수암골 용수암과 비스무리한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용수암보다는 좀 더 크지 않을까?
첫 번째 쉼,
이런저런 먹거리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면서
올가을엔 단풍이 시원찮다던데?
좋긴 참 좋네!
좋고 말고!!
암만,
그렇고 말고!!!
이 그림은 어떻고!!!!
하동 금오산이 살짝 보이기도 하지만,
눈만큼 좋은 사진기가 있을까?
갈수록 점점 더 투박해지는 깊은골,
지리산 어느 골짝인들 그렇지 않으랴마는
깊은골 최고의 폭포,
누군 샤워폭포라 하더라만,
폭포의 형태를 제대로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데,
직등은 안 돼,
왼쪽으로 크게 돌아 올라가야 하고
위에서 보면 다이아몬드형 쉼터바위라고나?
석축 위 큼지막한 바위 아래 자리 잡은 밥자리,
어쩌다 깊은골에 들 때면 언제라도 그러하듯이 그냥 갈 수 없는 곳이기에,
오늘도 마찬가지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민생고를 해결하고 가기로 하는데,
앵경표 떡국이 그렇게나 맛깔스러웠다고 깊은골 일대에 소문이 자자,
그래 봤자 깊은골에 우리밖에 더 있겠냐마는,
어쨌거나 배불리 잘 먹었다는 말씀.
이제 상봉을 향하여 고고-씽!!!
깊은골을 만만하게 봤다간 큰코다치지 않을까?
깊은골 탈출이 임박한 듯?
성가신 잡목이 훼방을 놓아 더 이상 진행이 어려운 계곡을 벗어나,
있는 둥 마는 둥한 길로 깊은골을 왼쪽으로 두고 좀 더 올라가고
선바위 부근의 정규 등산로로 치올라가고
정규 등산로 합류지점,
50m 정도 아래 선바위가 있는 걸로 봐선 거의 제대로 탈출했다고나?
이제 진짜배기로 상봉을 향하여 고고-씽!!!!!
오랜만이지만 낯설지 않은 풍경들,
무르팍이 비루먹은 양다리는 비실거렸어도,
아직도 눈은 변하지 않은 그대로인 셈인가?
미어캣바위,
미어캣은 식육목 몽구스과에 속하는 무리생활을 하는 포유동물로,
주로 아프리카 남부의 건조하고 돌이 많은 지역에서 서식한다는데,
무리의 개체들이 돌아가면서 보초를 서는 습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사막의 파수꾼’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나?
미어캣(meerkat)
임자령,
이제 상봉이 바로 코앞에서 내려다보며 어서오라는데,
뾰족하게 보이는 상봉은 말할 것도 없고 깔딱고개를 오르내리는 울긋불긋한 인파들,
오늘따라 꽤나 푸근한 날씨이고 보니 참 많이도 몰려왔는가 보다.
하기야 오랜만에 나까지 나서지 않았던가?
천왕샘,
상봉을 오르내리는 산꾼들에겐 오아시스(oasis)와도 같은 존재라고나?
남명 조식 선생의 13세손이자 덕산두류산악회 창립 부회장 조재영 씨가 석공을 동원,
1977년 7월 31일부터 사흘 동안 작업한 끝에 마침내 8월 2일 천왕샘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우리 또한 그냥 갈 수 없잖아!
너 나 할 것 없이 물맛을 보고선 깔딱고개로 올라가는데,
예로부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던가?
갑자기 왁자지껄하며 웃음소리가 들리는데,
산꾼은 언제 어디서든 산에서 만나게 된다더니,
상봉(上峰)에서 내려오는 해당화님 일행을 상봉(相逢)할 줄이야?
가자,
상봉으로!!!
지리산 천왕봉,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인산인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많은 산꾼들로 북적이는 상봉,
인증 숏을 하려고 위아래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감격(?)에 겨워 곧장 올라가려 하자 웬 남정네가 태클(tackle)을 거는 걸,
"줄서서 올라가야지요!"
빤히 쳐다보며 "아니 언제부터 줄서서 천왕봉 올라가나요?"며 쏘아붙이자,
머쓱한 남정네 대신 일행인 듯한 여인네가 가라사대,
"인증사진 안 찍을 거면 그냥 올라가셔도 됩니다."
누가 그걸 모르나?
참으로 오래간만이긴 하지만,
그 짓(?)을 하며 올라선 것만 해도 열세 번이나 되는데,
늙수그레한 중늙은이라 그런 것도 모를 줄 알았을까?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역사의 현장에서!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는 종주능선(25.5km)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의 삼대 주봉을 연결하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탐방로입니다.
지리산의 종주능선에서는 천왕일출, 반야낙조, 노고운해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비롯해
반달가슴곰 등 희귀 야생 동·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다양한 야생동물과 수려한 자연경관, 유구한 문화유적 등을
온전히 보전함으로써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탐방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보는 눈은 달라도 보는 곳은 같은 건가?
천주(天柱),
하늘을 괴고 있다는 상상의 기둥이라던가?
오직 날 위해 하루해를 투자한 고마운 분들
이런 날이 다시 올 거라 생각이나 했을까?
마냥 머무를 수만은 없어 상봉을 뒤로하고
천왕샘
임자령
선바위,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산꾼들 사이에선 그렇게 부른다던가?
법계사 1.4km를 가리키고
개선문(凱旋門),
<하늘을 여는 문>이라는 뜻으로 개천문(開天門)이라고도 부르며,
서쪽의 통천문과 더불어 천왕봉을 오르는 주요 관문이기도 한데,
원래 좌우측에 엇비슷한 높이의 바위 기둥이 서 있어 독특한 느낌을 주었지만,
십 몇 년 전이었던가,
앞에서 볼 때 오른쪽 바위가 벼락을 맞아 큰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전성기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초라한 행색이라 안타깝지만,
이 또한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법계사 1.2km를 가리키고
사자바위,
지리 05-08지점 바로 아래 위치하고
고운최선생장구지소(孤雲崔先生杖屨之所) 각자 바위,
<최치원 선생이 지팡이와 짚신을 놓아 두었던 곳>이란 뜻으로,
1970년대 후반에 이 각자를 근거로 문창대(文昌臺)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는데,
오래전부터 문창대는 세존봉(世尊峰)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범성불(梵成佛)"이라 새긴 각자도 있지만,
풍화작용으로 인하여 이젠 알아보기도 쉽지 않을 정도이며,
배낭털이를 마저 하고선 로타리대피소로 내려가고
세존봉에 자리 잡은 문창대,
가짜 문창대를 보고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법계사 일주문
로타리대피소샘
로타리대피소,
부산 산악인들과 국내외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3,000만 원의 성금으로 1977년 7월 기공,
이듬해인 1978년 10월 26일 완공하여 로타리대피소란 이름표를 붙였다고 하는데,
천왕샘을 조성한 조재영(曺在永) 씨가 오랫동안 관리인으로 있었으며,
이제 내려갈 순두류는 2.7km를 가리키고
광덕사교,
이제 순두류는 2.1km를 가리키고
요구조자 안전쉼터
아리랑고개,
그전엔 없던 그럴싸한(?) 이름표를 꿰찼는데,
하여간에 그 이름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제 순두류 1.7km를 가리키고
짧은 출렁다리
긴 출렁다리
계수기,
생태탐방로를 오가는 인원을 헤아리는 거라는데,
작동은 잘 되고 있겠지?
생태탐방로,
그전엔 순례길이라 했던가?
중산리탐방안내소 3.4km·천왕봉 4.4km·로타리대피소 2.3km를 가리키는데,
가야 할 순두류 삼거리는 0.4km인가?
노익장(?)
하트가 왜 저 모양이지?
순두류 삼거리,
아침에 떠난 중산리탐방안내소까지는 두류여객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데,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선배님이 운전기사라 안내양 아닌 안내군(?) 노릇을 하기도,
오랫동안 함께 근무하다 퇴직하여 지금도 동우회에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며,
지리산 상봉 천왕봉,
그끄저께 청학동 삼신봉 일원을 돌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지만,
나설 때 걱정했던 것보단 좀은 수월하게 오르내린 게 아닐까?
아직도 완전히 무릎 재활이 끝났다고 할 순 없고,
이제 겨우 앉은뱅이 신세는 면했다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오로지 날 위해 멀리 여수 또 통영에서 달려와 지리산에서 하루해를 보낸 분들,
몸 아닌 마음만은 함께하면서 성원을 아끼지 않은 지사모 회원님들,
이 어찌 눈물겹게 고맙지 아니하고 잊을 수가 있을까?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고,
성공은 도전하는 사람만의 몫이요,
꿈★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