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종주 산행기

덕유산 왕복종주

큰집사람 2009. 11. 5. 22:18

 

* 날     짜: 2006년 5월 11일(목요일)

 

* 날      씨: 맑음

* 산 행  지: 덕유산 주능선 왕복종주(육십령 - 향적봉 - 육십령)

* 산행거리: 47.2km(23.6km + 23.6km)


* 산행시간:14시간 27분(운행시간 13시간 33분 + 휴식시간 54분)

 

* 산행속도: 약간 빠른걸음

* 산행인원: 1명(나 홀로)

 





덕유산 왕복종주산행에 나섰다.

육십령 - 남덕유산 - 향적봉 - 남덕유산 - 육십령을 잇는 47.2km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어둠이 막 걷힌 육십령(734m)을 뒤로하고 백두대간 길을 따라 출발,(05:25) 

호젓한 숲길을 지나 한동안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할미봉(1026.4m)이다.(06:07) 

암봉으로 된 정상엔 삼각점(함양 304)이 박혀 있으며, 할미봉 조망안내판이 서있다. 

가야 할 서봉과 남덕유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할미봉 로프구간을 조심스레 내려서니 푹신푹신한 낙엽길이 덕유교육원 삼거리까지 이어진다.(06:53) 

 

 

 

여기서부터 서봉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서봉(1492m)은 장수 덕유산이라고도 하며, 남덕유산과 쌍벽을 이루는 봉우리이다.

정상엔 넓은 헬기장이 있다. 

철계단을 밟고 내려서서 좀 더 진행하면 백두대간 지름길이 나오며, 

 

그대로 직진하여 올라서면 남덕유산(1507.4m)이다.(08:14) 

지나온 할미봉과 서봉, 가야 할 삿갓봉과 향적봉 등이 잠시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안개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간식으로 원기를 돋우고 월성재를 향하여 내려선다. 

 

상당한 내리막이다. 

지금이야 좋지만 돌아올 때의 일이 은근히 걱정이다. 

월성재(1240m)는 동으로 황점매표소, 서로는 토옥동계곡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이다. 

월성재를 지나 가풀막을 힘들여 오르면 삿갓봉(1418.6m)인데,(09:21) 

산의 모양이 삿갓을 닮았다고 하여 삿갓봉이라 한단다. 

 

멋진 정상석이 서있다. 

삿갓봉을 뒤로하고 내려서면 삿갓골재대피소(1280m)에 닿는데, 아담하고 한적한 대피소이다.

인기척은 없고 발전기 소리만 요란하다. 

동쪽의 황점매표소 방향으로 60m 지점에 샘이 있다. 

잠깐 쉬어갈까 생각하다 그냥 지나친다. 

은근한 오르막을 안개와 더불어 한발 한발 나아가니 무룡산(1491.9m)이다.(10:13) 

용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무룡산이라고 한단다. 

삼각점(무주 27)이 박혀 있으며, 이곳 또한 멋진 정상석이 서있다. 

덕유산 일대 최고의 전망대라고 하나, 조망이 열리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잠시 쉬면서 원기를 보충한다.



무룡산을 내려가 1380m봉을 지나서 동엽령(1320m)에 이르는 길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동엽령은 서로는 칠연계곡을 따라 안성매표소, 동으론 거창 병곡으로 이어지며,

동엽령을 지나니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확보된다.

송계사 삼거리(1503m)는 동으로 백두대간이 분기되는 곳으로, 

송계사 6.2km, 신풍령 11km라고 되어 있다.

2002년 10월 13일 덕유산 종주 때에는 백암봉(1503m)이라는 표지석이 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아 궁금할 따름이다. 



중봉(1594.3m) 오름길도 예사롭지가 않다.

기운이 빠져서인지 더욱 힘들다. 

중봉에선 동으로 오수자굴 가는 길이 열린다. 

덕유평전과 향적봉대피소를 지나 마지막 오름질을 하니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1614m)이었으니,(12:37) 

 

토사 유출을 방지하는 돌깔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보존도 좋지만 원형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어느 정도의 보존책도 필요할 것 같았다. 

수고한다는 말을 남기고 되돌아섰다.(12:40) 



중봉과 송계사 삼거리, 동엽령을 차례로 지나서 1380m봉에서 잠시 쉰다.(14:07 - 14:16) 

기력이 많이 떨어짐을 느낀다. 

거의 9시간째 산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무룡산 오름길이 힘겹다. 

삿갓봉은 힘들어 우회하려다 마음을 추스르고 오른다. 

월성재까지의 내리막도 결코 쉽지만은 않다. 

식수도 모자랄 것 같아, 월성재에서 토옥동계곡 쪽으로 100m나 내려가 채우느라 기운을 뺀다.

 

(16:32 - 16:43) 월성재에서 남덕유산까지의 1.4km 가풀막은 그야말로 지옥구간이었다. 

바닥난 체력을 다독이며 숨을 헉헉거리면서,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 것 자체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으리라고 몇 번을 되뇌었는지 모른다. 

2004년 7월 10일의 지리산 주능선 왕복종주(성삼재 - 천왕봉 - 성삼재를 잇는 56.8km의 거리를 14시간

 

소요) 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진다. 

요즈음 들어 체력훈련을 게을리한 자신이 한없이 미워진다. 



남덕유산에서 간식을 먹으며 마지막 휴식을 한다.(17:19 - 17:28) 

산행을 시작한지 12시간이 지났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은 8.8km가 남았다. 

힘을 내자, 힘을 내!!!

고함을 지르고 나니, 다시 기운이 솟는 것 같다. 

서봉으로 이어지는 마의 철계단을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덕유교육원 삼거리를 지나고 할미봉에 닿을 즈음 해가 떨어진다.(19:21) 

보름달이 떠오른다. 

 

마음이 급해진다. 

어둑어둑한 길을 재촉하여 내려가, 육십령에 도착하여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19:52)



덕이 많아 여유로운 산이라서 덕유산이라 한다지만, 하루 종일 몸과 마음이 바빴다.

14시간 27분이 걸렸다.

향적봉으로 가는데 7시간 12분, 육십령으로 오는데 7시간 12분이 걸렸으며, 

향적봉에서 머문 3분을 더하면 14시간 27분이 되는 것이다. 

우연히도 오고가는데 똑같은 시간이 걸렸다.


 


덕유산 단독당일왕복종주!!!

어떻게 보면 무모한 짓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산꾼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된다. 

마음을 먹는 것이 두려워 그렇지 일단 첫발만 떼고 나면, 웬만한 산꾼이라면 충분히 성공하리라 

 

믿는다. 

성공은 도전하는 사람들만의 몫인 것이다.



 

* 산행일정

05:25             육십령(734m)

06:07             할미봉(1026.4m)

06:53             덕유교육원 삼거리

07:45             서봉(1492m)

08:14 - 08:20  남덕유산(1507.4m)

08:43             월성재(1240m)

09:21             삿갓봉(1418.6m)

09:35             삿갓골재대피소(1280m)

10:13 - 10:19  무룡산(1491.9m)

10:55             1380m봉

11:17             동엽령(1320m)

11:52 - 12:02  송계사 삼거리(1503m)

12:20             중봉(1594.3m)

12:33             향적봉대피소

12:37 - 12:40  향적봉(1614m)

12:43             향적봉대피소

12:56             중봉

13:12             송계사 삼거리

13:43             동엽령

14:07 - 14:16  1380m봉

14:59             무룡산

15:32             삿갓골재대피소

15:53             삿갓봉

16:32 - 16:43  월성재

17:19 - 17:28  남덕유산

17:59             서봉

18:37             덕유교육원 삼거리

19:21             할미봉

19:52             육십령



* 구간거리 및 소요시간

 

육십령 - 2.3km(42분) - 할미봉 - 2.9km(46분) - 덕유교육원 삼거리 - 2.1km(52분) - 서봉 - 1.5km(29분) -

 

 남덕유산(6분 휴식) - 1.4km(23분) - 월성재 - 2.9km(52분) - 삿갓골재대피소 - 2.1km(38분) - 무룡산    

 

(6분 휴식) - 2.7km(36분) - 1380m봉 - 1.5km(22분) - 동엽령 - 2.2km(35분) - 송계사 삼거리(10분 휴식) -

 

 1.0km(18분) - 중봉 - 0.9km(13분) - 향적봉대피소 - 0.1km(4분) - 향적봉(3분 휴식) - 0.1km(3분) - 

 

향적대피소 - 0.9km(13분) - 중봉 - 1.0km(16분) - 송계사 삼거리 - 2.2km(31분) - 동엽령 - 1.5km(24분) 

 

- 1380m봉(9분 휴식) - 2.7km(43분) - 무룡산 - 2.1km(33분) - 삿갓골재대피소 - 2.9km(60분) - 월성재

 

(11분 휴식) - 1.4km(36분) - 남덕유산(9분 휴식) - 1.5km(31분) - 서봉 - 2.1km(38분) - 덕유교육원

 

삼거리 - 2.9km(44분) - 할미봉 - 2.3km(31분) - 육십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