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산행기

홀로 가는 낙남정맥(제7구간 한치에서 창원 굴현고개까지)

큰집사람 2011. 7. 18. 22:50

* 날    짜 : 2011년 7월 16일(토)

* 날    씨 : 흐리다 맑음

* 산 행 지 : 한치 - 광려산 - 대산 - 무학산 - 마재고개 - 천주산 - 굴현고개

* 산행거리 : 27.85km

* 산행시간 : 11시간 40분(운행시간 9시간 16분 + 휴식시간 2시간 24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제6구간에서 여항산(770m)·서북산(738.3m) 등 700m가 더 되는 산줄기를 솟구치며 장쾌함을

선사한 낙남정맥은, 한치에서 창원 굴현고개에 이르는 제7구간에서도 광려산 삿갓봉(720.2m)·

광려산(752m)·대산(726m)·무학산(760m) 등 700m가 넘는 산줄기가 그대로 이어지며,

마산만을 가로지르는 마창대교와 창원 시내를 굽어보며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산행을 그리며

몸에 밴 오랜 버릇처럼 이른 새벽녘 스스럼없이 집을 나섭니다.

하지만 좀 늦은 것 같기도 해 서둘러 택시를 타고 진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가자,

내가 내릴 창원 진동 경유 남마산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첫차(05:50)는 이미 떠나고 없습니다.

이를 어쩌나!

다음 차(06:40)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첫차가 05시 50분에 있는 걸 05시 55분인 줄로 잘못 알고 있었으니, 아무리 착각은 자유라지만

5분 때문에 그만 50분이 늦어지고 만 것입니다.

1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진동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남짓 지나자, 제6구간 산행의 날머리이자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한치(150m)에 다다릅니다.

함안 여항면과 창원 마산합포구 진북면을 가르는 고개이며, 고갯마루에 널따란 주차장과

진고개휴게소가 있어 진고개로 그릇되게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선지 택시기사에게 한치라 하니 잘 모르는데, 진고개라 하니 금방 알아들으며 여태까지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나잇살이나 먹은 느티나무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산행에 들어가는데, 처음엔 비스듬히 오르다

10분쯤 뒤 왼쪽으로 따라붙는 포장임도를 지나자 기울기를 더하며 쭉 가풀막길입니다.

아직은 별스레 힘이 들진 않지만, 그보다 괴로운 건 길을 가로막은 거미줄과의 전쟁입니다.

조심스레 간다곤 하지만 어느 틈에 얼굴에 칭칭 감기는 거미줄, 참으로 귀찮고 짜증나게 하는

여름산행에 있어 또 하나의 장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바탕 가풀막을 치오르자, 내곡마을 갈림길에 다다릅니다.

왼쪽 아래론 여항면 내곡마을 위 내곡저수지로 이어지며, 정맥은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오릅니다.

쉽사리 누그러뜨리지 않는 가풀막을 7분 남짓 따르자, 크지 않은 바위 둘이 맞대고 있는

봉우리입니다

2분 정도 더 가면 있는 삿갓봉보다 어쩌면 조금 더 높은 것 같기도 하니, 지형도에 나란히 표기된 720.2m봉과 723m봉 가운데 723m봉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살짝 내려서다 다시 살짝 오르자, 광려산 삿갓봉이란 정상석과 나무 데크가 설치된 720.2m봉입니다.

이정표에 따르면 한치에서 1.7km를 온 것인데, 자그마치 고도차가 570m나 나는 셈입니다.

어느새 밀려든 안개 때문에 가까운 곳만 겨우 보일 뿐, 먼 곳 조망은 어림도 없어 아쉽습니다.

 

지형도엔 720.2m로 되어 있어 삼각점이 있는 것 같지만, 작은 여항산이란 743.5m봉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삼각점을 본 기억은 여태까지 없습니다.

삿갓봉과 광려산을 둘러싼 산 이름을 보면 참으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는데, 어느 게 맞는 건진

산신령이나 겨우 알 뿐 인간으로선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입니다.

지형도엔 720.2m봉인 이곳을 삿갓봉도 광려산(匡廬山)도 아닌 광로산(匡盧山)이라 했는데,

이는 려(廬)와 로(盧)의 한자가 비슷하여 헷갈린 것 같지만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마산회원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광로산이라 함은 잘못되었으며 이곳을 광려산 상봉이라 하면서

이웃한 삿갓봉(752m)이 사실은 더 높다고 했는데, 같은 옛 마산시의 바람재에 있는 등산안내도엔 720.2m봉은 삿갓봉이요 752m봉이 광려산입니다.

또한 함안군에서 세운 이정표를 보면 이곳이 삿갓봉이요 752m봉이 광려산인데,

752m봉에는 광려산 정상이라 하면서도 높이는 720m란 이정표가 있는 등 그야말로 뒤죽박죽입니다.

이것저것 종합해 보면, 720.2m봉은 광로산도 광려산도 아닌 광려산 삿갓봉이요 752m봉이 광려산

정상임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거의 그렇게 굳어져가는 것 같은데, 아직도 틀린 그대로인 지형도가 문제일 따름입니다.

어쨌거나 첫 봉우리에 오른 기념으로 막걸리로 정상주를 한 모금 하고선, 물기를 머금어 축 처진

나뭇가지를 헤집으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안개는 가렸다 벗어나길 되풀이하며 조화를 부리는데, 그에 따라 조망도 막혔다 트였다하며

애간장을 태웁니다.

지형도엔 이름조차 없는 752m봉이지만, 일반적으로 광려산 정상이란 752m봉으로 올라섭니다.

광려산은 산세가 중국의 여산(廬山)을 닮았다고 하여 “여(려)”를 따오고, 그 여산에 살았다는

은둔자의 대명사인 광유(匡裕)의 이름에서 “광”을 따와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2003년 6월 16일 마산반월산악회에서 세운 스테인리스 표지판이 정상석을 대신하는데,

여기도 이정표엔 752m가 아닌 720m로 되어 있어 모르는 이들은 헷갈리기 딱 좋게 되어 있습니다.

사방팔방 막힘없이 조망이 열리는 곳이지만, 오늘은 그러하질 못해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대산(726m)·무학산(760m)·천주산(641m)·상투봉(725m)·자굴산(897.1m)·방어산(530.4m)·

월아산(483.2m)·여항산(770m)·봉화산(674m)·서북산(738.3m) 등 주변의 높고 낮은 산들이

돌아가며 들어오고, 해맑은 날엔 저 멀리 천왕봉(1915.4m)과 중봉(1875m) 등 지리산 일대도

보이지만 오늘따라 희뿌연 연무에 가려 꿈에 본 내 고향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광려산을 뒤로 하고 잰걸음을 옮기는데, 쿵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눈에선 별이 번쩍합니다.

멀건 대낮에 웬 별?

내려앉은 나뭇가지에 정수리 부분이 사정없이 부딪친 것입니다.

얼얼한 게 아프기도 하거니와, 아무래도 생채기가 난 것 같습니다.

모자를 썼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더 큰일 날 뻔한 아찔했던 순간입니다.

남보다 충격 흡수가 덜 되는 신체구조이기에, 조심한다고 해도 어쩔 수없이 더러 당하는

수난입니다.

 

광산사 갈림길과 진북면 쪽 조망이 좋은 전망대를 돌아내려서다 좀 오르자, 119 표지판

(광려산 아래 갈림길, 내서읍 1-자)과 긴 나무의자 셋이 놓인 657m봉입니다.

잠깐 쉬었다 가라지만, 아직은 아니기에 못 들은 척 그냥 지나칩니다.

안개가 덜해지나 싶더니, 차츰차츰 가시거리가 늘어납니다.

좀은 더 덥긴 하겠지만, 그래도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크지 않은 오르내림이 이어지다, 추곡저수지 갈림길 안부로 내려섭니다.

웃자란 풀로 길은 흔적도 찾기 어려우나, 때맞추어 어느 정도 조망이 열리기에 작은 바위로

오르자 뭔가가 미끄러지는 게 보입니다.

독사(毒蛇)란 놈인데, 몸을 말리다 불청객에게 자리를 내준 것입니다.

하도 기특하여 대가릴 쓰다듬으려 손을 내밀다, 이건 아니란 마음에서 그만 내민 손을 거둡니다.

요샌 산을 다니다 보면 더러 독사를 만나는데, 정면승부를 거는 간 큰 놈은 찾아볼 수 없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짝퉁 땅꾼이란 소문이 널리 퍼졌나 봅니다.

하나 뿐인 목숨인데, 소중히 여겨라!

안부에선 쭉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가파른 바위지대의 나무계단을 타고 대산(大山, 726m)으로

오릅니다.

그전엔 밧줄을 잡고 오르내렸는데 싶어 두리번거리자, 아니나 다를까 밧줄은 그대로 달려

있습니다.

대산 정상엔 1998년 9월 1일 마산장수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으며,

정상석엔 727m로 되어 있지만 지형도엔 1m가 낮은 726m로 나와 있습니다.

광려산과 별스레 다를 바 없는 멋진 전망대지만, 열릴 듯 말 듯 애를 태우다 끝내 제대로 된

조망은 트이질 않습니다.

정상주 삼아 막걸리를 들이키고선 3분 남짓 가자, 진동면 동전리 동심회에서 세운 광산

(匡山, 727m) 정상석이 나옵니다.

광산 먼등이라고 같이 새겨놨는데, 경상도에선 산꼭대기를 가리켜 먼등이나 먼당 또는 만댕이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광려산과 삿갓봉이 엇갈리며 헷갈리게 하더니, 거기다 광산까지 더해지자 이거야 정말 골치가

아픕니다.

정맥은 왼쪽으로 휘어져 내리는데, 10분 정도 가다보니 커다란 바위지대가 덮칠 듯이 내려다봅니다.

작은 오르내림을 하다 억새밭 속의 낡은 윗바람재 표지판을 지나자, 마침내 이곳저곳에서 안개가

걷히며 조망이 열립니다.

 

2분쯤 억새밭 사이로 오르자,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570.5m봉을 밟고 섭니다.

삼각점(마산 435)과 나무 데크가 있으며, 낯익은 준·희님의 낙남정맥 570.5m 란 팻말이 반가움을

더합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만큼, 여기저기 막힘없는 조망이 활짝 열립니다. 대산·상투봉·무학산과

불모산(801.2m) 등 창원을 둘러싼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창원 시내 일부와 마산만에 걸친

마창대교(馬昌大橋)도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창대교는 창원 마산합포구 가포동과 성산구 귀산동을 잇는 폭 20m·길이 1.7km의 4차선

다리로 2008년 7월 1일 개통되었으며, 사장교(斜張橋)의 2개의 주탑의 높이가 164m·해수면에서

상판까지는 64m로 세계에서도 가장 높다고 합니다.

예곡마을 갈림길을 지나는 등 오르내리다, 널따란 바람재에 다다릅니다.

2000년 10월 22일 봉화산악회에서 세운 바람재진달래축제 3월31일이란 표지석이 있으며,

멋들어진 육각정이 전망대와 쉼터 노릇을 함께 하며 오가는 이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산행안내도와 같이 내서읍 중리역에서 무학산 - 대곡산 - 대산 - 광려산 - 삿갓봉 - 상투봉과

화개산(454.5m)을 잇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도 있는데, 언젠가 해야 할 마음에 담은 숙제이기도

합니다.

바람재에선 능선을 오른쪽으로 돌아 길이 나 있는데, 비스듬한 길을 10분 남짓 가자 왼쪽으로

산으로의 길이 열립니다.

447m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며, 예전에 두어 번 갔기에 바로 가는 길을 그냥 따릅니다.

곧이어 작은 개울을 건너고, 크고 둥근 두 개의 콘크리트 통이 있는 농장 진입로를 따라

만날고개와 쌀재고개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포장임도로 들어섭니다.

얼마 안 가 왼쪽의 고갯마루에 닿으니, 여기가 바로 쌀재고개라는 곳입니다.

쌀재라고 해도 되겠는데, 지형도엔 쌀재고개와 살재고개랍니다.

쌀재는 포장임도 다섯 가닥이 지나는 5거리이며, 무학산 등산로는 왼쪽 아래 150m 지점에 있으니

농장 출입을 삼가해 달란 쌀재임마농원의 안내문이 보입니다.

가로 막은 농장 때문에, 쌀재를 앞뒤로 한 마루금이 제대로 그려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서읍 삼계 쪽으로 좀 내려서자, 무학산 등산로 입구란 팻말과 함께 있는 얼기설기 엮은

통나무다리를 건너 다시 산으로 붙습니다.

나무받침계단이 잇달아 나오는 가풀막을 한동안 치올라, 산턱에 닿자 오른쪽으로 꺾이며 숨을

고르게 합니다.

무학산 조망이 열리는 억새 공터를 지나 살짝 치오르자, 돌탑과 삼각점(마산 302)이 자리 잡은

대곡산(大谷山, 516.4m)입니다.

잘 퍼진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 데론 경남대학교 부근으로 이어지며, 무학산을 지나는

낙남정맥은 왼쪽으로 크게 꺾입니다.

 

대도시 근처의 이름난 산답게 반질반질하고 넓은 길이 오르내리며, 대곡산에서 20분 가까이 되자

멋진 전망대가 나와 눈을 즐겁게 합니다.

창원 시내는 말할 것도 없고, 마산만에 걸친 마창대교와 돝섬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다리를 물속에 담근 채 몸체만 물위로 나온 돼지 같은 모습이라 하여 돝섬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나로선 마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더러 들른 추억이 묻은 곳이기도 합니다.

전망대에서 5분 거리인 완월폭포 갈림길 쉼터에서, 점심을 먹으며 텅 빈 배와 떨어진 기력을

보충합니다.

아내가 싸준 현미밥에다가 두어 가지 반찬뿐인 친서민적 오찬(午餐)이지만, 흠씬 땀 흘린 뒤의

그것은 진수성찬(珍羞盛饌) 못지않은 맛을 안겨줍니다.

게다가 진주 명석 막걸리를 곁들이니, 이보다 더한 행복도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랍니다.

먹고 마시며 배를 채우고선 5분 남짓 갔을까, 무학산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안개 약수터에

다다릅니다.

용 모양의 입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데, 그동안 많은 비가 와서 그런지 양도 많고 맛도 좋습니다.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셈입니다.

실컷 마시고 줄어든 물통을 채우고, 얼굴을 씻고 머리에도 들이부으며 열기를 식힙니다.

정말 진짜로 덥고도 더운 날씨입니다.

이런 날 낙남정맥을 나선 것부터가, 잘못된 선택이요 출발인지도 모릅니다.

언제나처럼 태극기가 나부끼는 무학산(舞鶴山, 760m) 정상으로 올라섭니다.

마산 삼월정신의 발원지란 멋들어진 정상석이 있으며, 정상석엔 761.4m이나 지형도엔 그보다

1.4m가 낮은 760m로 나와 있습니다.

삼각점(마산 301)과 헬기장이 있으며, 창원 시내와 멀고 가까운 높고 낮은 산들이 빠짐없이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무학산의 옛 이름은 두척산(斗尺山)이었다는데 그 유래는 알려진 게 없다고 하며, 신라 말기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선생이 멀리서 이 산을 바라보다, 마치 학(鶴)이 춤추는 모습과

같다 하여 무학산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언제까지고 머물 순 없어, 무학산을 뒤로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15분 남짓 되었을까 시루바위(636m) 갈림길이며, 이어서  하나의 시루바위 갈림길인

시루봉(662m)으로 올라섭니다.

바위라기 보단 돌에 가까운 게 촘촘히 박혀 있으며, 꽤 너른 공간과 그늘이 어우러져 오가는

이들의 쉼터가 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머물지 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셋으로 쪼개진 3등분바위를 지나는 등 25분쯤 크지 않은 오르내림 끝에, 중리와 마재고개로

나뉘는 중요한 갈림길을 만납니다.

바로 가는 길이 더욱 뚜렷하긴 해도 그건 내서읍 중리로 이어지며, 정맥은 덜 뚜렷해도 그런대로

갈만한 오른쪽으로 휘어집니다.

어쩐지 몸이 무거운 느낌입니다.

너무 많은 땀을 흘려서인지, 좀은 어질어질한 것도 같습니다.

다리가 휘청휘청 후들거리니, 내리막인들 수월할 리 없습니다.

마재고개에서 산행을 그만 두고픈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는데 후다닥 달아나는 게 보입니다.

바로 고라니란 놈인데, 풀숲에 있다 날 보고 놀랬나봅니다.

산에 사는 그들이 주인이고 난 스쳐가는 나그네일 뿐인데, 아니 간 듯 간다고 해도 이래저래

어쩔 수없이 민폐(民弊)를 끼치는가봅니다.

두어 군데 갈림길이 나오긴 해도 어디로든 상관없으니, 봉우리 같잖은 걸 두르거나 밟고 가는

길입니다.

송전탑(마산 31) 바로 앞에서 무학산 둘레길을 가로질러 내려서고, 4분 남짓 뒤 바로 가는 묵은

능선에서 벗어나 살짝 오른쪽으로 틀어 다시 4분쯤 내려서자 4차선 지방도 236호선에 다다릅니다.

오른쪽 아랜 수십 대의 화물차와 사무실이 있는 청보산업(주)이며,

차량통행이 뜸한 틈을 타 도로를 건너 오른쪽으로 나아갑니다.

땡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데다 아스팔트 열기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찜통이요 가마솥더위로

와 닿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지방도 236호선과 국도 5호선이 만나는 삼거리이며, 두척육교로 남해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등 100m 정도 가자 횡단보도와 함께 마잿고개 표지석이 반깁니다.

때맞추어 들어오는 보행신호로 도로를 건넙니다.

마잿고개 표지석의 글을 옮기면“마잿고개는 회성동과 중리 사이에 있는 국도 5호선이 통과하는

지역에 있는 고개이름이다.

마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하여온 말인데, 그 어원은 마재산<斗尺山>에서 비롯한 것이다.

마재산은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하여 1895년에 편찬된 영남읍지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리서 및 지도에 <斗尺山>이라는 표기로 전해오는 무학산의 옛 이름이다.

그러나 오늘날 마재라는 말은 상류 두척마을 뒷골짜기를 마잿골이라 부르고 있다.”

 

마재고개 버스정류소 옆에서 다시 산으로 붙은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이정표(마재고개 0.3km·

평성소류지 1.6km·구봉산 정상 1.1km)와 함께 갈림길이 나오는데, 바로 올라가는 구봉산이 아닌

평성소류지를 가리키는 오른쪽입니다.  

부드러운 흙길로 3분 남짓 갔을까, 비포장임도가 지나는 마티고개가 나옵니다.

지형도상 마재고개로 표시된 곳이며, 진흙탕으로 바뀐 길을 내려서다 오르자 다시 부드러운

흙길로 바뀝니다.

5분쯤 뒤 살짝 내려서던 길이 네댓 갈래로 나뉘는데, 그중 뚜렷한 가운데로 난 길로 오릅니다.

7분 정도 오르자 삼거리 갈림길인데, 여기선 바로 가는 길이 정맥입니다.

5m 남짓 위의 소나무 봉우리로 가는 길이 더 뚜렷하여 헷갈리기 쉬운데, 그건 평성저수지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나도 봉우리로 올라 몇 발짝 내려서다, 아무래도 방향이 아닌 것 같아서 되돌아섭니다.

한동안 크지 않은 오르내림이다 꽤나 떨어진다 싶더니, 2차선 도로가 지나는 송정고개로 내려섭니다.

4차선으로 확장공사가 벌어지고 있으며, 고갯마루 야생동물이동통로 밑으론 터널이 둘 지납니다.

왼쪽으론 내서읍 평성리 평성마을 삼거리에서 국도 5호선과 만나며, 오른쪽은 회성동 창원교도소와 창원 시내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왼쪽으로 100m 정도 내려가자, 산으로 붙는 길이 열립니다.

비탈진 길로 빙 둘러 정상적인 마루금을 그으며 오르는데, 20분 가까이 되자산턱에 닿으며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의 좀 희미한 길은 아니며, 보다 뚜렷한 오른쪽으로 정맥은 이어집니다.

포장임도가 지나는 중지고개(마재고개 2.65km·장등산 2.2km·천주산 5.2km)로 내려서기에 앞서,

졸졸 흐르는 아주 작은 개울물에다 얼굴을 씻고 머리에도 끼얹습니다.

장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나마 물이 있을 뿐, 다른 때 같으면 물 구경을 하기란 턱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머물며 열기를 식히자, 어질어질 하던 게 어느 정도 나아진 걸 느낄 수가 있습니다.

비포장임도를 따라 장승과 돌탑이 어우러진 제골농장을 지나는데, 개란 놈이 어찌나 앙칼스럽게

짖어대는지 귀가 다 멍멍합니다.

밥값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지, 아무래도 이건 좀 심하단 느낌입니다.

무슨 난리라도 났는가 싶었는지, 주인이 문을 열고 빠끔히 내다봅니다.

제골농장을 지나 2분쯤 가자, 비포장임도에서 벗어나 왼쪽의 통나무다리를 건너 산으로 붙어

오릅니다.

한동안 치오르다 잠깐 숨을 고르게 하더니, 또 다시 치오른 낮은 무덤이 자릴 잡은 봉우리에서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의 희미한 길이 아닌, 뚜렷한 오른쪽이 진행방향입니다.

나무 사이로 아까 들른 무학산이 언뜻언뜻 들어오기도 하지만, 한여름이라 그런지 기대한 만큼의

조망은 열리질 않습니다.

어디선가 후다닥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고라니 한 마리가 또 재빠르게 달아 납니다.

멧돼지도 많긴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건 고라니일 것 같습니다.

밋밋하게 나아가다 살짝 오른 봉우리(429m)에 Y자로 된 갈림길과 이정표가 있지만,

게이트볼장도 장등산 정상을 가리키는 것도 거리표시는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두어 발짝 내려서자 창원 시내가 얼핏 들어오다 사라지며, 4분쯤 뒤 약수터 윗고개

(게이트볼장 2.0km·약수터 0.8km·장등산 정상 0.2km)에서 장등산으로 오릅니다.

5분 만에 다다른 장등산(452m)!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져 쉼터를 제공하며, 이정표(금강산계곡 2.7km·2.7km ·금강사 1.9km)와

비상약품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별스런 조망이 없긴 여느 곳과 다를 바 없습니다.

잠깐 뚝 떨어지다 한동안 밋밋한 오르내림을 하다 사거리 안부로 내려서니, 평상 두 개가 놓인

널따란 안성고개라는 곳입니다.

왼쪽으론 내서읍 안성리 안성마을이요, 오른쪽은 3.15 국립묘지 부근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1분 남짓 오르자 제2금강산이란 이정표(천주산 3.0km·장등산 정상 1.3km·

금강산계곡 3.2km)가 있는 사거리인데, 여기에도 3.15 국립묘지로 내려설 수 있답니다.

바로 가는 길을 4분 정도 치오르자 작대산·예곡 갈림길인데, 낡은 이정표는 마재 6km요

천주산 3km를 가리킵니다.

비스듬히 바로 가는 건 작대산과 함안 칠원면 예곡이요, 천주산은 오른쪽으로 꺾어 오르는 길입니다.

10분쯤 지나자 예곡 갈림길(예곡 곡촌마을 4.1km·안성마을 3.2km·천주산

1.3km·청룡산(작대산) 6.1km)이 나오며, 억새밭을 지나 오르자 구암동 갈림길(천주산 1.1km·

칠원 예곡 5.6km) 봉우리입니다.

참말로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조망이 열리는데, 여항산과 무학산을 비롯하여 창원 시내와 가야 할

천주산이 잘도 들어옵니다.

좀은 밋밋하게 나아가다 소계동 갈림길 안부(천주산 400m·칠원 예곡 6.3km)에서 다시

치오르는데, 그 뜨겁던 태양도 기운이 떨어진 채 서녘 하늘을 검붉게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데, 그 무엇도 예외일 수는 없나 봅니다.

천주산(天柱山) 정상부로 오르자 돌탑이 먼저 나와 반기고, 이어서 용지봉(龍池峰)과 천주산이라

새긴 두 개의 정상석이 홀로 찾은 날 맞습니다.

천주산은 정상석과 이정표엔 638.8m로 되어 있지만, 지형도엔 641m로 나와 있습니다.

 

창원 시내와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낮 시간의 끝자락에 다다른지라 마음이 바빠집니다.

오랜만에 들른 천주산이지만 얼마 머물지 못하고, 기약 없는 이별을 하며 서둘러 천주산을

뒤로합니다.

널따란 헬기장을 지나 내려서자 가야 할 천주봉(天柱峰, 484m)이 들어오며, 그럴싸한 돌탑이

자리 잡은 봉우리를 거쳐 만남의 광장으로 내려섭니다.

천주암과 창원 시내로 이어지는 반질반질한 오른쪽 길을 마다하고, 좀은 덜 뚜렷한 바로 가는 걸

따라 오릅니다.

10분이 채 못 돼 천주산 팔각정을 지나고, 2분 뒤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천주봉으로 올라섭니다.

천주봉(天柱峰)과 천주대(天柱臺)를 양쪽에다 새긴 정상석이 있으며, 천주산 정상에 버금가는

좋은 전망대입니다.

웃자란 풀에 덮인 기울기가 장난이 아닌 내리막이 이어지는데, 흙길이 많아 미끄럽기도 해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미끄러져 스틱으로 겨우 버티는데, 스틱 하나가 갑자기 짧아지며 그만

주저앉아 버립니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러진 것입니다.

6만 원 짜리 스틱은 그렇게 허무하게 수명을 다하고야 맙니다.

바지 버린 거야 빨면 되지만, 부러진 스틱은 그런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공동묘지를 지나자 차츰 기울기가 덜해지며 수월해지더니, 얼마 안 돼 굴현고개로 내려서며

제7구간 산행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습니다.

굴현고개는 창원 북면과 창원 시내를 잇는 2차선 도로(천주로)가 지나며,

멀지 않은 곳에 널따란 도로가 있지만 시내버스는 여전히 이리로 다니는 등 차량통행이 적지 않은

곳입니다.

어느새 낮과 밤이 맞물리며, 살포시 어둑살이 내려앉습니다.

우리 동네 경상도에선 땅거미를 어둑살이라 한답니다.

조금 어긋나 있는 다음 산행의 들머리를 확인하고선, 굴현고개 버스정류소에서 마산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24번 시내버스에 오릅니다.

제 좋아서 스스로 한 고생이니 어디 말할 데도 없지만, 보람 또한 그에 못지 않단 마음으로

굴현고개를 뒤로 합니다.

기나긴 한여름 낮은 또 그렇게 갔습니다.

전혀 아깝단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 산행일정

08:15          한치(150m)

09:00          내곡마을 갈림길

09:09 - 09:17  광려산 삿갓봉(720.2m)

09:30 - 09:35  광려산 정상(752m)

09:51          657m봉

10:10          추곡저수지 갈림길

10:26 - 10:35  대산(726m)

10:38          광산 먼등(727m)

11:02 - 11:12  570.5m봉

11:21          예곡마을 갈림길

11:26 - 11:30  바람재

11:47 - 11:53  쌀재고개

12:18 - 12:25  대곡산(516.4m)

12:48 - 13:20  완월폭포 갈림길

13:25 - 13:30  안개 약수터

13:47 - 13:55  무학산(760m)

14:12          시루봉(662m)

14:37          중리 - 마재고개 갈림길

15:01          지방도 236호선

15:04 - 15:09  마재고개

15:18          구봉산 갈림길

15:21          마티고개

15:53 - 16:05  송정고개

16:32 - 16:42  중지고개

17:21          429m봉

17:25 약수터   윗고개

17:30 - 17:35  장등산(452m)

17:58          안성고개

18:03          작대산 갈림길

18:13          칠원 예곡 갈림길

18:16          구암 갈림길

18:27          소계동 갈림길

18:42 - 18:55  천주산(641m)

19:16          만남의 광장

19:27 - 19:32  천주봉(484m)

19:55          굴현고개

 

 

 

 

* 낙남정맥 제7구간거리(27.85km)

   한치 - 2.05km - 광려산(2.05km) - 3.4km - 대산(5.45km) - 3.35km - 쌀재고개(8.8km) -

   0.8km - 대곡산(9.6km) - 2.85km - 무학산(12.45km) - 4.75km - 마재고개(17.2km) -

   1.85km - 송정고개(19.05km) - 5.85km - 천주산(24.98km) - 2.95km - 굴현고개(27.85km)

 

  ※ 포항대정산악회에서 50m 줄자로 실측한 거리라고 함(2003.10.19 ~ 2005.5.15)

  ※ 일부 해발고도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교통비(24,400원): 진주 택시요금 3,200원, 진주-창원 진동 버스요금 5,200원,

                       진동 - 한치 택시요금 9,400원, 창원 시내버스 1,100원,

                       마산 - 진주 버스요금 4,400원, 진주 시내버스 1,100원

 

 

 

 

 

 

한치

 

한치

 

한치

 

한치

 

한치

 

한치

 

한치

 

한치

 

접시꽃

 

 

 

 

 

 

 

 

 

 

 

 

 

 

 

 

 

 

 

 

 

 

 

 

 

 

 

 

 

 

 

 

 

 

 

 

 

 

 

 

 

 

 

 

 

 

 

 

 

 

 

 

 

 

 

 

 

 

 

 

 

 

 

 

 

 

 

 

 

570.5m봉에서 상투봉

 

570.5m봉에서 대산

 

570.5m봉

 

570.5m봉

 

570.5m봉

 

 

 

570.5m봉에서 마창대교 

 

570.5m봉에서 마창대교 

 

570.5m봉에서 마창대교 

 

570.5m봉에서 마산만 

 

570.5m봉

 

570.5m봉에서 마산만 

 

570.5m봉

 

570.5m봉에서 무학산

 

 

 

 

 

 

 

바람재

 

바람재

 

바람재에서 마창대교 

 

바람재에서 국도 5호선 

 

바람재

 

쌀재 부근 농장

 

쌀재

 

쌀재

 

쌀재

 

쌀재

 

쌀재

 

쌀재

 

쌀재

 

 

 

 

 

 

 

 

 

 

 

대곡산

 

대곡산

 

 

 

 

 

대곡산

 

대곡산

 

대곡산

 

대곡산

 

 

 

전망대에서 무학산

 

전망대에서 창원

 

 

 

 

 

 

 

 

 

 

 

 

 

 

 

 

 

 

 

 

 

 

 

 

 

 

 

 

 

 

 

 

 

 

 

 

 

 

 

무학산 

 

730m봉 돌탑 

 

무학산

 

730m봉 돌탑 

 

무학산에서 대산과 광려산 

 

무학산에서 대산

 

무학산에서 광려산

 

무학산에서 상투봉과 멀리 여항산

 

무학산에서 상투봉과 멀리 여항산

 

무학산에서 대산

 

무학산에서 광려산과 삿갓봉

 

 

 

 

 

 

 

 

 

 

 

 

 

 

 

 

 

 

 

 

 

 

 

무학산에서 상투봉과 여항산

 

무학산에서 광려산과 삿갓봉

 

무학산에서 대산

 

무학산에서 730m봉

 

 

 

 

 

 

 

 

 

무학산에서 상투봉과 여항산

 

무학산에서 광려산과 삿갓봉

 

 

 

 

 

 

 

무학산에서 시루바위

 

 

 

 3등분바위

 

중리 갈림길

 

 

 

 

 

 

 

 

 

 

 

지방도 236호선

 

 

 

청보산업(주)

 

 

 

 

 

 

 

 

 

 

 

마재고개

 

구봉산 갈림길

 

송정고개

 

 

 

송정고개 

 

중지고개 

 

중지고개 

 

 

 

제골농장 

 

제골농장

 

 

 

 

 

 

 

 

 

429m봉

 

 

 

 

 

안성고개

 

 

 

 

 

 

 

 

 

 

 

 

 

 

 

예곡 갈림길

 

예곡 갈림길

 

 

 

 

 

예곡 갈림길

 

소계동 갈림길

 

천주산

 

천주산

 

천주산 정상부 돌탑

 

 

 

천주산

 

천주산

 

천주산

 

천주산

 

천주봉

 

 

 

 

 

 

 

 

 

 

 

 

 

  

 

구간 출발지와 도착지는 맞지 않으며 지도만 참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