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산행기

홀로 가는 낙남정맥(제2구간 하동 길마재에서 원전고개까지)

큰집사람 2011. 5. 29. 22:57

* 날    짜 : 2011년 5월 28일(토)

* 날    씨 : 흐리고 맑음

* 산 행 지 : 길마재 - 돌고지재 - 옥산 천왕봉 - 백토재 - 마곡고개 - 원전고개

* 산행거리 : 27.8km(정맥거리 25.5km + 접근거리 2.3km)

* 산행시간 : 9시간 20분(운행시간 7시간 08분 + 휴식시간 2시간 12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명(나 홀로)

 

 



 

지난 5월 14일 낙남정맥 제1구간(영신봉 - 하동 길마재)에 이어, 길마재에서 원전고개에

이르는 제2구간 산행에 나섭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학동으로 가는 첫차(07:10)에 올라, 하동호에서 조금 더 간

장고마을에서 버스에서 내립니다.

제1구간을 끝내고 진주로 가는 버스를 탄 곳입니다.

개울을 따라 가다 다리 건너 콘크리트 임도를 슬슬 치오르는데, 활짝 핀 온갖 꽃들이 홀로 가는

날 반기며 길동무가 되니 외롭질 않습니다.

이마에 서서히 땀방울이 맺힐 즈음 봉화사를 지나고, 이어서 길마재에서 낙남정맥으로 붙으며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수줍은 듯 고갤 숙이던 그 많던 얼레지는 뵈지도 않는데, 촉촉이 젖은 솔가리를 밟으며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555m봉으로 올라섭니다.

임무를 다하고 외투만 남겨둔 채 산불감시원은 가고 없으며, 물 대신 막걸리를 한모금하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하동호가 한반도와 비슷한 모습으로 다가오며, 744m봉을 비롯한 주산(831.3m) 일대도 들어옵니다.

솔가리가 깔린 길이 쭉 이어지는데, 그것도 나 홀로 차지다 보니 더욱 좋습니다.

살짝살짝 오르내리길 20분 가까이 되었을까, 제법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고인돌을 닮은

바위가 나옵니다.

하나는 섰고 다른 하나는 누웠는데, 선 것과 누운 게 어우러지니 그것 또한 좋은 볼거리입니다.

잠깐 산죽이 나오는가 싶더니, 밋밋한 칠중대고지(565.2m)로 올라섭니다.

이끼를 잔뜩 머금은 삼각점(곤양 404)이 있으며, 보이는 건 산죽 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니 그래도 오늘은 뭔가가 있습니다.

삼각점에 올라앉은 독사(毒蛇)란 놈인데, 내가 다가서자 슬그머니 자릴 비키지만 아니꼬운 듯

혀를 날름거립니다.

산악인의 안전을 위해 그만 목숨을 거둘까 하다, 제 스스로 물러나는데 싶어 그냥 내버려둡니다.

오늘은 집행유예(執行猶豫)로 봐 주는데,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말거라!

제 놈은 목숨을 건졌고, 난 살생을 피했으니 서로서로 좋은 날입니다.

뱀 잡는 덴 거의 땅꾼 수준이지만, 요즘은 많이 너그러운 편입니다.

칠중대고지는 지리산 일대에 숨어든 빨치산을 토벌할 때 붙은 이름이라 하며, 그건 양이터재 너머

방화고지(665.8m)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밋밋한 길을 10분 남짓 가자, 이 또한 펑퍼짐한 565m봉에 다다릅니다.

크지도 많지도 않은 바위와 평평한 공터가 있어, 쉼터를 제공할 뿐 조망은 시원찮습니다.

살짝 내려서다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584m봉인데, 작은 바위 네댓이 자리할 뿐 그렇고 그런

봉우립니다.

바로 아래 하동호가 얼핏 들어오는 것만 해도 그나마 다행입니다.

양이터재로 내려섭니다.

청암면 쪽은 잔돌이 깔린 비포장이나, 옥종면 쪽은 콘크리트 포장이 된지 오랩니다.

개설한지 얼마 안 된 지리산 둘레길이 이곳을 지나는데, 화장실과 쉼터가 마련되어 민원을 해결해

준답니다.

양이터재를 뒤로 하고 4분 정도면 옛 양이터재를 지나고, 이어서 잣나무 조림지를 벗어나

돌아서자 천왕봉(1915.4m)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가 들어옵니다.

언제 어디서나 천왕봉은 천왕봉입니다.

치오르기만 하던 길은 628m봉 바로 아래서 오른쪽으로 꺾어 크지 않은 오르내림을 하는데,

무슨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멧돼지 일곱 마리가 냅다 길을 건너뜁니다.

어미 하나와 새끼가 여섯인데, 조그마한 것도 어미랑 같은 속도입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요, 불과 30m 남짓 떨어진 곳입니다.

어리둥절해 하며 서너 발짝 갔을까, 이번엔 어미 둘과 새끼 둘이 빛의 속도로 뛰어갑니다.

글자 그대로 저돌적(猪突的)입니다.

30m 차이로 충돌을 피했으니, 운수(運數) 좋은 날이라고나 할까요?

 

방화고지 갈림길인 654m봉으로 오르기에 앞서 주산과 그 뒤의 천왕봉과 웅석봉(1099.3m)이 반짝

들어오며, 크고 작은 바위가 여럿 깔린 654m봉으로 올라서자 갈등이 생깁니다.

정맥은 왼쪽으로 크게 꺾이지만, 예까지 와서 방화고지를 두고 그냥 간다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든 겁니다.

아무리 갈 길이 멀다 해도 10분 정도면 될 건데 싶어, 왼쪽으로 꺾지 않고 기어이 바로 가는

능선을 그대로 따릅니다.

길은 있는 둥 마는 둥 하며 안부로 내려섰다 치오르며, 능선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틀자 양이터재

임도로 내려서는 끄트머리 숲속에다 삼각점(곤양 302)을 숨기고 있습니다.

숲에 가려 조망이라곤 없으며, 저 자신도 아무런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가까운 667m봉도 들러 보지만, 방화고지랑 별스레 다를 건 없습니다.

다시 654m봉으로 돌아가, 이번엔 정맥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좀 내려서는가 싶더니 펑퍼짐해지다, 오르막이 나오자 많은 소나무가 말라 죽은 게 보입니다.

밑둥치가 검게 그을렸으니, 아무래도 산불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저 산이 좋아 틈나는 대로 산을 찾는 편인데, 나무가 뭘 잘못했다고 저 모양을 만들었는지?

제발 좀 아니 간 듯 다녀갔으면!

가슴 아파하며 652m봉으로 올라서는데, 지나온 654m봉과 방화고지가 언뜻언뜻 들어오긴 하나

아쉬움을 달래기엔 턱도 없습니다.

옥산(614.2m)과 옥산 천왕봉(602m)을 비롯한 옥산 일대는, 그런대로 모습을 드러내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어느새 점심때가 되었지만, 그다지 배가 고프진 않습니다.

산행이 있는 날 아침은 아내가 밥을 좀 많이 챙겨주는 편인데, 난 그걸 남김없이 비우고 나서니

아직도 든든한 겁니다.

김밥은 나중의 몫으로 돌리고, 인절미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며 기력을 보충합니다.

0.5리터 생수병에다 두 개를 넣어 왔으니, 적어도 산행이 끝날 때까진 알코올이 고프진 않으리란

생각입니다.

게다가 물도 2리터나 갖고 왔으니, 물과 막걸리만 해도 배부른 소리가 나올 것도 같습니다.

 

조금 내려서자 비스듬한 바위지대가 나오고, 얼마 안 가 잡목이 우거진 587m봉으로 올라섭니다.

그래도 빠끔한 데가 있어 뭔가가 인사를 하는데, 방화고지와 654m봉이 얼핏 들어옵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돌고지재도 이젠 가시거리 안쪽입니다.

비교적 뚜렷하고 평탄한 길을 따라, 쉼터이자 수많은 표지기가 달린 549m봉에 다다릅니다.

가지가 휘어지는 듯 참 많이도 걸렸는데, 어차피 그게 그거다 싶어 내 것도 하나 덧붙입니다.

때죽나무와 참나무가 사이좋게 이웃해 있으며, 내려서자마자 또 독사 하나가 스르륵 지나갑니다.

지팡이로 툭 건드리자 “나 독산데”하며 대가릴 치켜드는데, “그럼 난 땅꾼이다.”하자

대가리를 내리며 풀숲으로 사라집니다.

처음부터 잡고픈 마음은 없었으며, 심심해서 그냥 장난만 쳐본 것입니다.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자 2차선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돌고지재와 하동 청암면을 잇는

도로입니다.

도로로 쭉 가도 되긴 하지만, 그건 아니다 싶어 능선을 따릅니다.

3분쯤 갔을까, 풀밭을 이루는 펑퍼짐한 봉우리에 삼각점(경남 537)이 나옵니다.

여기저기 많은 곳에서 375m봉으로 소개한 곳이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엔 401m봉입니다.

왼쪽의 비포장 임도는 눈에 쏙 들어오나, 숲으로 내려서는 정맥 길은 잘 띄지도 않습니다.

도로 옆으로 붙어 가다 너른 길로 들어서는가 싶더니, 오른쪽 대밭으로 난 길로 돌고지재로

내려섭니다.

하동 3면(옥종면, 횡천면, 청암면)을 잇는 도로가 지나며, 건너편 콘크리트 임도 들머리에

옥산 4.4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오늘은 처음 보는 이정표인 셈입니다.

꽤나 비탈진 임도를 타고 가다, 가까이 숲이 붙자 숲길로 들어섭니다.

2005년 임도가 나기까진 이 길 뿐이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곧추선 가풀막이 골탕을 먹입니다.

그래봤자 10분도 걸리지 않지만.

 

다시 만나는 임도를 건너 오르자마자 467m봉인데, 산불감시원은 시즌을 마감한 지 오래이며

산불조심 깃발만이 나부낍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곳답게 조망이 활짝 열립니다.

멀리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와 웅석봉이 들어오고, 그 앞으론 주산과 지나온 낙남정맥

산줄기가 뚜렷합니다.

광양 백운산(1216.6m)이 보이는가 하면, 남해안에선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하동 금오산(875m)도

뿌옇게나마 모습을 드러냅니다.

구경과 함께 요기도 하면서 좀 쉬어갈까 하다, 그늘 없는 땡볕이 무서워 물만 마시곤 떠납니다.

때론 바람이 좀 불기도 하지만, 땀 흘리고 물 마시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후덥지근한 날씨입니다.

467m봉을 내려서자마자 임도로 들어서며, 조금 따르다 또 다시 산길로 올라붙습니다.

임도를 쭉 따르면 편하긴 하겠지만, 편하고자 산으로 든 건 아닙니다.

거치적거리는 웃자란 진달래와 실랑이를 벌이며, 번호 없는 삼각점이 박힌 526.9m봉으로 올라섭니다.

삼각점은 북쪽으로 살짝 비켜나 있는데, 길만 따라 무심코 가다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울 듯합니다.

조망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까운 주산과 천왕봉을 사이에 둔 지리산 일대가 열리는 것만

해도 좋긴 참 좋습니다.

진주시외버스주차장 앞 24시 김밥천국에서 산 김밥에다, 집에서 갖고 온 김치를 반찬 삼아 점심을

해결합니다.

아껴둔 막걸리도 곁들이는데, 한 통만 남기고 모두 비웁니다.

남긴 김밥 한 줄과 더불어 비상식량인 셈입니다.

조금 내려서다 슬슬 치오르더니, 능선 분기점인 546.8m봉에 다다릅니다.

고스락은 푹 꺼져 있고, 별스런 특징도 볼거리도 없는 평범한 봉우립니다.

오른쪽 능선은 황토재와 금오산를 지나 남해대교 앞 노량으로 이어지는 신백두대간(新白頭大幹)

으로 알려져 있으며, 5분 남짓 고사리·더덕 재배단지를 따라 임도로 내려섭니다.

 

임도로 5분 정도 가자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리고, 호젓한 숲길을 10분쯤 오르자

옥산 천왕봉(602.6m)발밑에 들어옵니다.

낡은 활공장 안내판과 크지 않은 바위 몇 개가 있을 뿐, 정상부엔 나무가 없어 조망이 활짝

열리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어느 곳도 숨김이 없으니, 그 어디라도 다 좋습니다.

맞은편 옥산은 손 내밀면 잡힐 듯 가까우며, 옥산 천왕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보는 것 또한

또 다른 감동이요 색다른 느낌입니다.

옥산 갈림길이 있는 옥산 2봉(567m)을 지납니다.

돌고지재는 3.6km·백토재는 3.5km로 두 고개의 중간지점이며, 이웃한 옥산은 1.0km를 가리킵니다.

이정표에는 573m이나 지형도엔 567m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건지?

솔가리가 밟히는 기분 좋은 길이 이어지는데, 오르내림도 크지 않은 착한 길입니다.

울창한 소나무에서 내뿜는 향내를 맘껏 들이마십니다.

오가는 이라곤 아무도 없습니다.

여태까지 사람이라곤 구경도 못했으며, 앞으로도 쉽사리 만날 것 같진 않아 보입니다.

어딘지도 잘 모를 정도인 옥산 3봉을 지나고, 이정표와 작은 돌탑이 자리 잡은 청수 갈림길

(340m)도 지납니다.

옥종면 청수마을에서 옥산을 한 바퀴 돌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곳입니다.

4분쯤 내려서자 청수 갈림길은 또 한 번 나오며, 황토로 된 바로 가는 임도를 따릅니다.

5분 남짓 임도를 타다 보면 또 다른 임도가 붙어 삼거리가 되는데, 임도를 모두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갑니다.

들어서자마자 갈림길이 또 나오는데, 내려서는 길을 마다하고 크고 작은 개

무덤(뽀삐) 표지석이 있는 능선으로 오릅니다.

알고 보면 어디로든 상관없는데, 조금 뒤 소주병을 꽂아둔 무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SK하동북천3W기지국에서 다시 임도를 만나 백토재로 내려가는데, 지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박요양병원이란 게 있습니다.

나로선 처음 보는 건물입니다.

 

백토재는 배토재라고도 하는데, 현지에선 백토재요 지형도엔 배토재입니다.

지방도 1005호선이 지나는 백토재는 하동군 옥종면과 북천면을 가르는 고개이며,

고향옥종(故鄕玉宗)이라 새긴 표지석과 그 앞에 놓인 옹기가 정겹습니다.

도로 건너엔 사천시에서 세운 사천시 관내 낙남정맥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있으며,

그 사이로 난 길로 돌계단을 타고 오르자마자 임도를 만나 그걸 따릅니다.

5분쯤 지나 밤나무단지가 사라지자 임도도 끝나는데, 이어받는 산길을 따라 크지 않은 오르내림을

하며 나아갑니다.

임도 옆으로 바짝 붙은 이정표(솔티고개 22.72km·돌고지재 6.51km)를 지나 오르자 247m봉인데,

이래봬도 백토재에서 원전고개에 이르기까진 최고로 높은 봉우립니다.

동쪽 바로 아래 영천이공(永川李公) 쌍무덤이 있는 곳입니다.

조금 내려서자 다시 임도를 만나고, 20m 정도 임도를 타고 가다 또 산길로 들어섭니다.

밤나무단지를 지나는 등 10여 분 가다 또 포장임도로 내려서며, 3분 남짓 뒤엔 안남골재에

다다릅니다.

임도 세 가닥과 산길 두 가닥이 만나는 오거리이며, 서쪽 아랜 작은 마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천시장 명의의 쓰레기를 버리지 말란 경고문이 있으며, 매실 밭을 지나자 꽤 큰 대나무 밭이

송두리째 말라 죽은 게 보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좀 오르자 소나무와 밤나무도 많이 말랐는데, 새카맣게 그을린 게 산불이 나 타 죽은 것입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실수는 한순간이지만 회복하는 덴 또 얼마가 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살아 있는 밤 산은 또 이어지며, 잘게 부순 돌을 깐 임도로 100m쯤 가다 너른 산길로

들어섭니다.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타며 숨바꼭질을 하는 셈인데, 쭉 임도를 따르는 게 속은 편할지라도

그건 아니란 생각입니다.

 

평평한 길이 이어지다 좀 오르는가 싶더니(208m봉), 앞이 탁 트이더니 또 다시 포장임도로

내려섭니다.

나무를 베어내고 백일홍 등을 심은 농장지대인데,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약통을 짊어지고

농약을 뿌리는 게 보입니다.

산행을 하며 처음 사람을 구경하는 것인데, 어쩌면 사람 사는 세상이 더욱 가까워졌는지도

모릅니다.

조망이 어느 정도 열려 옥산과 이명산(570.1m) 등이 들어오지만, 지리산 천왕봉은 구름에 싸여

보이는 둥 마는 둥입니다.

비탈진 임도와 가파른 길을 차례로 올라서자, 번호 없는 삼각점이 있는 감티봉(237m)입니다.

화삼산우회(華三山友會)의 감티봉 230.0m란 표지기가 있지만, 지형도엔 이름 없는 237m봉입니다.

숲에 가려 조망도 거의 없습니다.

남은 김밥 한 줄과 막걸리로 기력을 보충하고선, 왼쪽으로 크게 꺾으며 내려섭니다.

비교적 평탄하고 밋밋한 길이 이어지는데, 또 독사란 놈이 미끄러지듯 빠르게 달아나며 몸을

숨깁니다.

아무래도 짝퉁 땅꾼이 온다는 소문이 퍼졌나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독사인 줄도 모르고 그냥 달아나다니!

그런 놈은 상대할 것도 없어 내버려둡니다.

감티봉에서 15분쯤 갔을까, 빼곡한 솔 속에 옥정봉(玉亭峰, 244m)이 나옵니다.

형편이 그러하니, 뭐 보이는 것도 있을 리 없습니다.

내려서자마자 무덤 뒷부분에다 얼기설기 나무를 엮어 놨는데, 잘 모르긴 해도 멧돼지의 피해를

막고자 한 것 같습니다.

가선대부 밀양손공 부부묘(嘉善大夫 密陽孫公 夫婦墓)입니다.

정맥은 왼쪽으로 꺾이며, 철탑 옆을 지나 조금 가자 앞이 탁 열립니다.

아마도 농장을 개발하는 것 같으며, 아직은 다져지지도 않은 왼쪽 임도를 따릅니다.

3분 남짓 가자 농장을 벗어나 다시 산으로 붙고, 4분 정도 더 가자 왼쪽에 대단위태양열시설을

한 데가 있습니다.

부드러운 길을 한동안 따르자 매봉산(梅峰山, 155m)이 나오지만, 솔 속에 참나무 하나가 눈에

띌 뿐 조망은 열리질 않습니다.

 

2차선 도로가 지나는 마곡고개로 내려섭니다.

능선을 깎은 절개지는 높아만 보이는데, 철망엔 수많은 표지기로 울긋불긋 단풍이 든 듯합니다.

이정표(솔티고개 16.32km·돌고지재 12.91km) 왼쪽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 이내 평평해지며,

4분 정도 뒤 나오는 야트막한 봉우리는 오르질 않고 오른쪽으로 꺾어집니다.

널따란 밤나무단지 끝으로 난 임도를 쭉 타고 가는데, 송비산(松飛山, 243m)이 들어와 아는 체를

합니다.

임도는 살짝 내려서다 밤나무단지가 끝나는 안부에서 왼쪽 임도와 만나 삼거리가 되어 또 살짝

오르는데, 그냥 임도를 따라 가면 정맥을 벗어나니 주의해야 하는 곳입니다.

오른쪽 골짝 비슷한 데로 난 산길로 내려서야 하는데, 무슨 표시나 표지기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걸 달고자 배낭을 여는데, 이를 어쩌나!

남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갖고 간 다섯 개를 이미 써버린 겁니다.

산길을 4분쯤 따르자 임도로 붙고, 이어서 한쪽에 돌을 모아둔 널따란 공터가 나옵니다.

5분 남짓 뒤 옛 국도 제2호선이 지나는 원전고개에 닿으며, 낙남정맥 제2구간 산행을

마무리하지만 반기는 이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습니다.

경전선 철로 아래 좁디좁은 굴다리가 말없이 맞을 뿐입니다.

제3구간 들머리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뭐 하러 혼자 산을 다니느냐 하겠지만, 그렇다고 산으로 가는 발걸음을 멈추고픈 마음은

없답니다.

거기에 산이 있고, 내 스스로 움직일 수만 있다면.

송림버스정류소가 있기에 들어가 기다리는데, 무심결에 본다고 보니 시외버스가 아닌 시내버스

입니다.

송비산을 보면서 4분 정도 더 간, 옥종 갈림길 삼거리에 송림시외버스정류소가 있습니다.

버스는 기다리면 온다고 했던가요?

좀 이따 버스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을 실컷 구경하며 내 사는 진주로!

 

 



 

* 산행일정

08:35          하동 청암면 장고마을

09:07 - 09:12  봉화사

09:16          길마재(480m)

09:22 - 09:28  555m봉(산불감시초소)

09:45          고인돌바위

09:50 - 09:55  칠중대고지(565.2m, △ 곤양 404)

10:05          565m봉

10:14          584m봉

10:20 - 10:27  양이터재(500m)

10:31          옛 양이터재 사거리

10:43          628m봉

11:08 - 11:20  654m봉(방화고지 갈림길)

11:31 - 11:46  652m봉

12:01          587m봉

12:05          549m봉

12:25 - 12:30  401m봉(△ 경남 537)

12:40 - 12:45  돌고지재(314m)

13:00 - 13:07  467m봉(산불감시초소)

13:20 - 13:40  526.7m봉(△)

13:50          546.8m봉

14:10 - 14:20  옥산 천왕봉(602.6m)

14:27          옥산 2봉(567m)

14:41          옥산 3봉(505m)

14:53          청수 갈림길(340m)

15:11 - 15:20  백토재(180m)

15:33          임도 옆 이정표(솔티고개 22.72km·돌고지재 6.51km)

15:40          247m봉

15:57          안남골재(160m)

16:24 - 16:37  감티봉(237m)

16:52          옥정봉(190m)

17:21          매봉산(155m)

17:27 - 17:32  마곡고개

17:55          원전고개(60m)

 

 

 

* 낙남정맥 제2구간거리(25.5km)

길마재 - 2.05km - 칠중대고지(2.05km) - 1.85km - 양이터재(3.9km) - 5.9km - 돌고지재(9.8km)

- 2.7km - 옥산 천왕봉(12.5km) - 3.5km - 백토재(16.0km) - 7.75km - 마곡고개(23.75km) -

1.75km - 원전고개(25.5km)

 

※ 포항대정산악회에서 50m 줄자로 실측한 거리라고 함(2003.10.19 ~ 2005.5.15)

※ 교통비(11,700원): 진주 - 장고 버스요금 7,200원, 송림 - 진주 버스요금 2,300원,

                     진주 시내버스(2회) 2,200원

 

 

 

 

 

 

 

장고마을

 

장고마을

 

목수국  

 

 

 

 

 

민들레

 

찔레꽃

 

 

 

 

 

 

 

초피나무

 

엉겅퀴

 

 

 

 

 

 

 

고들빼기

 

 

 

 

 

매실

 

 

 

때죽나무

 

 

 

 

 

달팽이

 

 

 

봉화사

 

봉화사

 

작약

 

 

 

엉겅퀴

 

 

 

봉화사

 

봉화사

 

 

 

 

 

 

 

줄딸기

 

청미래덩굴

 

길마재

 

길마재

 

 

 

 

 

555m봉 산불감시초소

 

555m봉에서 하동호

 

555m봉에서 하동호

 

 

 

555m봉에서 깃대봉

 

555m봉에서 744m봉과 주산

 

555m봉 산불감시초소

 

555m봉 산불감시초소

 

 고인돌바위

 

고인돌바위

 

고인돌바위

 

고인돌바위

 

고인돌바위

 

 

 

칠중대고지

 

칠중대고지

 

칠중대고지

 

 

 

565m봉

 

565m봉

 

 

 

584m봉

 

양이터재

 

양이터재

 

양이터재

 

양이터재

 

양이터재

 

양이터재

 

양이터재

 

양이터재

 

 

 

옛 양이터재

 

옛 양이터재 위에서 천왕봉

 

628m봉 갈림길

 

 

 

 

 

654m봉 오름길에서 천왕봉

 

654m봉 오름길에서 천왕봉

 

654m봉 오름길에서 천왕봉

 

654m봉 오름길에서 천왕봉

 

654m봉 오름길에서 주산

 

654m봉 오름길에서 웅석봉

 

654m봉 오름길에서 웅석봉

 

654m봉

 

654m봉

 

방화고지

 

방화고지

 

방화고지

 

방화고지

 

667m봉

 

 

 

652m봉

 

652m봉

 

652m봉에서 방화고지

 

652m봉 내림길 바위지대

 

652m봉

 

옥산과 옥산 천왕봉

 

587m봉에서 방화고지와 654m봉

 

587m봉에서 방화고지와 654m봉

 

549m봉

 

549m봉

 

549m봉

 

549m봉

 

개옻나무

 

개옻나무

 

개옻나무

 

 

 

 

 

401m봉

 

401m봉

 

401m봉

 

549m봉

 

 

 

467m봉

 

방화고지, 654m봉, 549m봉

 

 

 

467m봉

 

 

 

 

 

돌고지재

 

돌고지재

 

돌고지재

 

돌고지재

 

돌고지재

 

돌고지재

 

돌고지재

 

밀밭

 

 

 

 

 

돌고지재

 

549m봉

 

549m봉, 천왕봉, 주산

 

467m봉 산불감시초소

 

467m봉 산불감시초소

 

467m봉에서 천왕봉

 

467m봉에서 천왕봉

 

467m봉에서 방화고지, 459m봉, 652m봉

 

467m봉에서 광양 백운산

 

467m봉에서 하동 금오산

 

 

 

526.9m봉 삼각점

 

526.9m봉에서 천왕봉

 

546.9m봉에서 하동 이명산

 

546.7m봉

 

546.7m봉

 

옥산 천왕봉

 

옥산 천왕봉

 

옥산 천왕봉

 

옥산 천왕봉에서 옥산 

 

옥산 천왕봉에서 지리산 천왕봉 

 

옥산 천왕봉에서 지리산 천왕봉 

 

옥산 천왕봉에서 지리산 천왕봉 

 

옥산 천왕봉에서 웅석봉 

 

옥산 천왕봉에서 이명산 

 

옥산 천왕봉에서 금오산 

 

옥산 천왕봉에서 광양 백운산 

 

 

 

옥산 2봉

 

옥산 2봉

 

옥산 2봉

 

옥산 2봉

 

 

 

바위채송화

 

 

 

청수 갈림길

 

청수 갈림길

 

 

 

 

 

SK하동북천기지국

 

백토재


 


 

백토재

 

백토재

 

 

 

 

 

 

 

 

 

 

 


 


 

 

 

안남골재

 

안남골재

 

 

 

 

 

 

 

 

 

옥산

 

옥산

 

농장지대

 

농장지대

 

농장지대

 

 

 

이명산(왼쪽) 일대

 

옥산

 

농장지대

 

옥산

 

감티봉

 

감티봉

 

감티봉

 

옥정봉

 

옥정봉

 

 

 

 

 

농장개발지대

 

매봉산

 

매봉산

 

마곡고개 위에서 국도 제2호선

 

마곡고개

 

마곡고개

 

마곡고개

 

마곡고개

 

마곡고개

 

밤나무단지에서 송비산

 

밤나무단지 임도 삼거리

 

 

 

공터 옆 이정표

 

공터

 

공터

 

제3구간 오랑동 부근

 

제3구간 오랑동 부근

 

원전고개

 

원전고개

 

원전고개(경전선 굴다리)

 

원전고개(송림시내버스정류소)

 

오랑동

 

오랑동

 

경전선

 

 

 

 

 

 

 

원전고개에서 송비산

 

원전고개

 

원전고개

 

송림버스정류소 삼거리

 

송림버스정류소

 

송림버스정류소 부근에서 송비산

송림버스정류소 부근에서 송비산

 

 

 

돌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