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봐줄 만한 황매산 철쭉과 선유동계곡
* 날 짜: 2011년 5월 21일(토요일)
* 날 씨: 흐림
* 산 행 지: 산청 차황면 신촌주차장 - 황매산 - 베틀봉 - 신촌주차장
* 산행인원: 2명(옆지기랑)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녘, 온다던 비는 오질 않고 하늘은 잔뜩 토라진 시누이
얼굴입니다.
천만다행이란 생각으로 낙남정맥 제2구간을 하고자 배낭을 꾸리는데, 불현듯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얼핏 들면서 하던 짓을 그만 멈춥니다.
오늘이 부부의 날이라는데!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하며, 가정의 달 5월에 둘이서
하나 된다는 뜻에서 5월 21일이 부부의 날로 채택되었다고 합니다.
그래 오늘 만이라도!
“황매산 철쭉이나 보러 갈까요? 오늘 아니면 다 질 것 같은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선뜻 그러겠답니다.
멋모르고 또 나 홀로 산으로 갔더라면, 정말 큰 일 날 뻔 했는지도 모릅니다.
낮엔 너무 혼잡할 것 같기에 이른 아침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참말로 오랜만이요 얼마만인지는
알 수도 없습니다.
황매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산청 차황면 신촌주차장에 닿으니, 널따란 주차장엔 네댓 대의 차만
있을 뿐 텅 빈 거나 마찬가집니다.
황매산 정상인 황매봉(1113m) 일대와 베틀봉(946.3m)이 들어오며, 드넓은 산기슭엔 울긋불긋한
철쭉으로 수를 놓은 듯합니다.
주차장과 맞닿은 철쭉평전으로 오르는데, 아뿔싸 이를 어쩌나!
붉은 끼라고는 없는 말라비틀어진 철쭉이 우릴 맞으며, 올핸 영업이 끝났으니 내년에 다시 보잡니다.
이럴 수가!
이번 주말이 한창일거라고 했는데?
풍년기원제단 옆 돌팍샘의 약수로 아쉬움을 달래는데, 그나마 오를수록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합천군과 경계를 이루는 주능선으로 올라서자, 넓디넓은 황매평전이 한눈에 들어오며 장관을
연출합니다.
좀은 물이 간 것도 같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봐줄 만한 철쭉이 있어 더욱 그러합니다.
582개나 된다는 나무계단으로 정상처럼 보이는 1055m봉으로 올라가는데, 계단이 높지 않고 착해
비교적 편안하고 수월한 편입니다.
황매산 정상인 황매봉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고, 황매평전을 비롯한 황매산 일대가 잘도
들어옵니다.
천왕봉과 지리산 일대는 보여줄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더니, 끝끝내 기대를 저버리고 말아
아쉽습니다.
철쭉은 싱그러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미처 봉오리를 터트리지 못한 것도 더러 보입니다.
황매봉으로 올라서자 보다 나은 볼거리를 선사하며, 좀은 이른 때라 몇몇이만 있을 뿐이라 더욱더
좋습니다.
명색이 정상이라고 제법 찬바람이 몰아치는데, 안 그래도 오래 머물고 싶진 않았기에 서둘러
내려섭니다.
장박마을과 떡갈재로 이어지는 펑퍼짐한 봉우리에서, 중봉(1110m) 쪽으로 조금 더 가 기어이
합천호를 눈에 담고서야 되돌아섭니다.
황매봉과 1055m봉을 지나 다시 황매평전으로 가는데, 아까와는 달리 합천과 산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혼잡합니다.
베틀봉을 에돌자마자 산불감시초소와 전망대가 나오는데, 드넓은 황매평전엔 살짝 물이 간 것
같은 철쭉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니 때 아닌 단풍이 든 듯합니다.
모산재(767m)와 감암산(834m)은 손에 잡힐 듯 가까우며, 황매봉과 중봉 등 황매산 일대가 빠짐없이
들어옵니다.
돌아 나와 베틀봉을 오른 뒤 바로 아래 베틀바위로 내려서는데, 여태껏 꽤 많이 지나만 다녔지
오르는 건 처음입니다.
역시나 좋은 전망대인데, 갖고 간 김밥으로 요기를 합니다.
땀 흘린 뒤라 그런지, 김밥보다 더한 맛을 보입니다.
높다란 바위에다 주변은 온통 철쭉세상이니, 아무리 무딜지라도 감흥이 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촌주차장과 붙어 있는 영화주제공원을 둘러봅니다.
2000년 11월 개봉한 김석훈, 설경구, 최진실, 김윤진, 이미숙 등이 출연한 "단적비연수"란 영화를
촬영한 곳인데, 오랜 세월 돌보지 않아서인지 어쩐지 황량하단 느낌입니다.
두릅튀김에다 막걸리 두어 잔을 걸치고선, 황매산을 뒤로한 채 선유동계곡으로 떠납니다.
산청 신안면 안봉리 수월마을에서 조금 더 간 수월교가 들머리인데, 오른쪽에다 계곡을 끼고
5분쯤 오르자 작은 폭포가 반기는 선유동계곡으로 들어섭니다.
곧이어 작은 폭포가 줄줄이 나오는가 싶더니, 그럴싸한 물줄기 넷이 꽤 높은 바위를 타며 쏟아져
내립니다.
지금도 그런대로 볼거리는 되지만, 비온 뒤나 물이 많을 땐 상당한 위용을 자랑할 것 같습니다.
맑은 물속의 다슬기를 잡는 등 좀 머물다, 아침에 떠난 내 사는 곳 진주로 떠납니다.
오랜만에 둘이서 낮 시간을 함께 보낸 셈입니다.
어쩌면 부부의 날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오늘은 좋은 날입니다.
신촌 주차장에서 바라본 황매산
신촌 주차장에서 바라본 베틀봉
신촌 주차장
돌팍샘
1055m봉
국사봉과 구름 속으로 보이는 왕산
국사봉
황매평전
황매평전과 베틀봉
영화주제공원
구름에 싸인 모산재
1055m봉에서 바라본 황매봉
1055m봉에서 내려다본 신촌 주차장
1055m봉에서 바라본 황매봉, 삼봉, 중봉
1055m봉에서 바라본 중봉
1055m봉에서 바라본 황매봉과 삼봉
구름에 싸인 모산재
진양기맥 산줄기
황매봉
황매봉에서 바라본 삼봉과 중봉
황매봉에서 돌아본 1055m봉
중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돌아본 황매봉
온통 바위로 뒤덮인 모산재
황매봉에서 바라본 감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황매봉에서 바라본 국사봉
황매평전에서 돌아본 1055m봉
황매평전에서 내려다본 영화주제공원
황매평전에서 내려다본 신촌 주차장
황매평전 뒤로 보이는 베틀봉
베틀바위
황매평전에서 돌아본 황매봉, 삼봉, 중봉
합천 가회면 황매평전 주차장
산불감시초소 전망대에서 모산재
산불감시초소 전망대에서의 부암산과 감암산
산불감시초소 전망대에서의 모산재
산불감시초소 전망대에서의 황매봉, 삼봉, 중봉
베틀바위
베틀바위에서의 황매봉과 중봉
베틀바위에서의 영화주제공원과 신촌 주차장
베틀바위
멀리 필봉산과 왕산 바로 앞 국사봉
1055m봉
영화주제공원
영화주제공원
민들레
영화주제공원
영화주제공원
영화주제공원
토끼풀
신촌 주차장에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부
보리밭
작약
찔레꽃
엉겅퀴
산청 신안면 안봉리 수월교
수월폭포
선유동계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