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산행기

진주의 둘레산 이어가기(2)

큰집사람 2009. 11. 5. 22:06

 

* 날    짜: 2009년 6월 15일(월요일)

* 날    씨: 흐린 후 차차 맑음

* 산 행 지: 진주의 둘레산(2)

* 산행거리: 44.5km

* 산행시간: 10시간 55분(운행시간 9시간 57분 + 휴식시간 58분)

* 산행속도: 약간 빠른걸음

* 산행인원: 1명(나 홀로)

 

 

진주의 둘레산 산행에 또 나서봅니다.

진주 시내의 산 중 선학산과 비봉산, 대룡산이 빠지고, 그 자리를 집현산과 광제산이 대신합니다.

마지막에는 망진산에서 가좌산과 가호동 석류공원으로 이어갑니다.

그전보다 좀 더 행동반경을 넓힌 셈입니다.

이현동에서 07시 35분 출발하는 응석사행 시내버스(25-1번)를 타고 장도에 오릅니다.

첫차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닙니다.

첫차는 05시 25분에 있다고 합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첫차를 타는 건데......

가야 할 산행거리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나 홀로입니다.

남들과 다른 생활을 해야 하는 직업특성 상 좀체 독립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진주시 집현면 정평리에 있는 응석사는 신라 24대 진흥왕 15년(55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사찰로, 경내 뒤쪽에 있는 무환자나무가 유명합니다.

열매는 염주를 만드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응석사주차장에서 집현산 동봉(장군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08:55)

임도를 따라가다 월명암, 집현산 동봉 등산로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며 능선으로 올라붙습니다.

오늘따라 몸이 무거운 느낌입니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큰일입니다.

월명암 약간 못간 곳에서 임도 왼쪽의 능선으로 방향을 틉니다.

여기서부터는 진양기맥길입니다.

집현산 동봉(549m)은 장군봉이라는 또 다른 정상석이 있으며, 둘레에 낮은 돌담을 두르고 제단이

있는 등 신령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곳입니다.

크고 기품 있어 보이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인상적입니다.

 

진주 집현산이라 부르기도 하는 집현산 부봉(548m)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현산 행세를 하면서

대접을 받았던 곳입니다.

산청 쪽에 있는 진짜 집현산은 정상석은 커녕 아무 표시도 없이 숲속에 묻혀 있었던데 반해,

진주에서의 접근이 수월한데다가 조망까지 좋으며, 집현산 572.2m라는 정상석까지

갖추었으니 그럴 만도 했을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 정상석은 박혀 있습니다.

날씨가 흐려 가까운 곳만 보일 뿐, 천왕봉 등 지리산 일대가 조망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무너미재(물넘이재)를 지나 삼면봉(563m)으로 오릅니다.

몸이 풀릴 만도 한데, 아직도 다리가 무겁습니다.

오르막길은 더욱 그러합니다.

날씨 탓일까......

삼면봉은 집현산과 광제산으로 가는 길이 갈리는 곳입니다.

정식 지명은 아니고, 진주시 명석면과 산청군 신안면, 생비량면 등 3개 면이 경계를 이루는 곳이라 하여 삼면봉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집현산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집현산(577m)은 몇 년 전에야 정상석이 세워져, 비로소 집현산 정상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주변에선 보기 드물게 정상부가 크고 작은 바위로 솟아 있으며, 그 모양이 상여를 닮았다고 하여

상여바위라고 합니다.

바위 위로 나무쉼터를 설치하여 편하기는 하지만,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려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정상석 옆에 삼각점(산청24호) 안내판이 있으나, 삼각점은 능선을 타고 북쪽으로 100m 정도 더 간 곳에 있습니다.

그곳의 높이가 지형도상에 나오는 바로 572.2m입니다.

 

삼면봉으로 되돌아와 광제산을 향해 내려갑니다.

상당한 내리막입니다.

군데군데 밧줄이 매어져 있습니다.

청현고개에서 오르면 땀깨나 빼는 구간입니다.

청현고개는 진주시 명석면 신기리와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를 가르는 고개로, 잘게 부순 자갈을 깔아놓아 차가 지나다닐 수 있습니다.

예전 산청 사람들이 진주장을 넘나들 때 1,000명이 모여야 갈 수 있을 정도로 도둑떼와 산짐승이

많아 천고개라고 했다고 합니다.

삼각점이 있는 324.1m봉을 지납니다.

날씨가 맑아지고 볕이 납니다.

집현산 일대가 조망됩니다.

한참동안 임도와 나란히 갑니다.

앞에 솟은 높은 봉우리는 광제산이 아니고, 광제산 직전봉(415m)입니다.

산소가 있으며, 왼쪽으로 홍지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윽고 광제산(420m)에 도착합니다.(11:55)

응석사에서 꼭 3시간 만입니다.

광제산 봉수대는 오랫동안 허물어져 방치되어 있다가, 2004년 12월 무너진 돌무더기를 이용하여

원형대로 복원하였으며, 3개의 화구가 있습니다.

지리산 일대를 비롯한 높고 낮은 산들이 조망되는 최고의 전망대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해

아쉽습니다.

날씨는 맑아졌지만 가시거리는 별로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봉수대 옆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오늘도 편의점에서 산 김밥 세 줄입니다.

집에서 갖고온 약간의 반찬을 곁들이니 훌륭한 오찬이 됩니다.

 

광제재(222m)는 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임도이며, 명석면 덕곡마을과 외율마을을 연결해 줍니다.

예전 산청 단성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넘나들던 곳이라고 합니다.

너럭바위가 좋은 쉼터를 제공해 주는 310m봉의 덕곡마을 갈림길에서 내려서다 다시 오르면 299.5m 봉에 닿습니다.

삼가 311이라는 삼각점이 있으며, 숲에 가려 조망은 없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함께 하던 진양기맥이 갈려 용산치로 내려서는 곳으로, 기맥 종주꾼들이 무심코 가다보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그 흔한 안내판도 여기는 없습니다.

진양기맥 갈림길이라고 표시하고 등산로도 좀 정비했으면 합니다.

광제산 등산로에 쏟는 정성의 반의 반 만이라도 할애했으면 좋겠습니다.

소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작은 돌조차 없는 흙길입니다.

군데군데 체육시설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동신아파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갑니다.

 

명석면사무소에 도착합니다.(14:21)

산행을 시작한지 5시간 30분이 되어갑니다.

잠시 쉬려다 그냥 지나갑니다.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은데, 앉으면 일어나기 싫을까봐, 산행을 그만두고픈 마음이 생길까봐

겁이 났기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반 정도 왔을 뿐입니다.

이왕 나섰으니 끝까지 가보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명석파출소에서 숙호산 자락으로 접어듭니다.

제법 가풀막 길을 올라 명석터널 윗봉을 지나면 널따란 매실밭이 나옵니다.

수확이 끝난 매실나무가 황량해 보입니다.

삼각점이 있는 산불감시초소봉을 뒤로하면 곧이어 일명 바위산 삼거리에 닿습니다.

대아고등학교와 판문동 상촌마을 갈림길봉입니다.

잡목에 막혀 아쉽게도 조망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대아고등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면, 삼각점(진주 407)이 있는 지형도상 숙호산(134.0m)에 닿게 됩니다.

간단한 체육시설이 있을 뿐 별 특징은 없으며, 조망 또한 별로입니다.

멀지 않은 거리에 배드민턴장과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느티나무 쉼터가 있는 서진주터널 위를 지나 석갑산 체육공원으로 갑니다.

신안동, 평거동의 많은 시민들이 애용하는 곳입니다.

석갑산 남쪽 기슭엔 경상남도 사적 제164호로 지정된 고려고분군 6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묵은 삼각점과 작은 바위가 징검다리처럼 박혀 있는 판문산을 내려가, 중부고속도로(제35호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합니다.

통영 54km, 진주분기점 6km 지점입니다.

고속도로가 판문산 일대를 갈라놓은 셈입니다.

판문산 배드민턴장과 사각쉼터가 있는 체육장을 차례로 지나 평거초등학교로 내려섭니다.

 

남강댐 노을공원(물문화관)에서 칠봉산으로 접어듭니다.

아름다운 남강을 왼쪽에 끼고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오르내림이 계속됩니다.

간단한 체육시설과 사각쉼터 전망루가 있는 칠봉산(163.8m)에서 조망이 열립니다.

진양호와 평거동, 신안동 일대가 잘 보입니다.

진양호에서 남강을 따라 동쪽으로 높고 낮은 일곱 봉우리가 늘어섰다고 하여 칠봉산이라 한답니다.

삼각점(진주 449)은 뽑혀져 수풀 속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약수암 갈림길을 지납니다.

중부고속도로 밑을 또 한 번 통과합니다.

 

일신건영 남강휴먼빌 공사현장을 오른쪽으로 돌고 철길을 건너서, 내동고개에서 망진산 기슭으로

올라붙습니다.

내동면과 망경동의 경계지점입니다.

완만한 비탈길을 오르면 망진산 주능선 내동고개 갈림길에 합류합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오른쪽은 석류공원과 경상대학교로 가는 길입니다.

한바탕 가풀막을 치고 오릅니다.

망진산(172.2m)은 망경산으로 더 잘 알려진 산이며, 삼각점(진주 303)과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방송중계시설과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북쪽으로 250m 지점에 봉수대가 있습니다.

망진산에서의 조망은 진주 제일을 자랑합니다.

지리산 일대에서부터 웅석봉, 금오산, 와룡산, 자굴산 등이 막힘없이 보이고, 진주 시내의

중서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잠시 머물다 가호동 석류공원 방면 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길고 긴 산행이 막바지에 접어든 셈입니다.

내동고개 갈림길을 거쳐 거북바위 옆을 지납니다.

거북바위는 등산로를 향하여 큰 거북이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등산로에서 살짝 비켜 있어서 들르는 사람은 드문 편입니다.

주약동과 가호동을 잇는 진치령을 통과합니다.

그 밑으로 경전선 진치령터널이 뚫려 있습니다.

가좌산(116.8m)에 오릅니다.

오늘의 마지막 산입니다.

연암공업대학 바로 뒤쪽에 있는 산입니다.

삼각점이 있으며, 잡목에 막혀 조망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여씨골 갈림길을 지납니다.

주약동 한보은빛마을과 현대아이파크, 금호석류마을, 한주럭키 등 아파트 단지로 가는 길입니다.

 

석류공원에서 일정을 마무리합니다.(19:50)

새로 단장한 인공폭포의 물줄기가 위용을 뽐내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초저녁의 진주 시내가

아름답습니다.

서쪽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진주 시내가 조망됩니다.

거의 11시간이나 걸린 대장정이었습니다.

산행코스가 그렇게 힘든 편은 아니었지만, 별로 좋지도 않은 컨디션으로 온 종일을 악전고투한

셈입니다.

 

진주의 둘레산 이어가기 제2탄! 

어떻게 보면 무모한 짓이지마는, 진주 시민이라면 아니 산을 좋아하는 산꾼이라면,

한번쯤 걸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군데군데 탈출로가 있어 자신에게 맞는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찾아도 좋은 곳이 산입니다.

산이 있기에 우린 행복한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산이 없고 평지만 있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밋밋해지리라 믿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 산행일정

08:55         응석사주차장(150m: 집현산 동봉 2.6km)

08:58         월명암, 집현산 동봉 등산로 입구(응석사주차장 0.2km, 집현산 동봉 2.4km)

09:15         임도에서 진양기맥길 합류(응석사 1.2km, 집현산 동봉 1.4km)

09:35         집현산 동봉(549m: 집현산 부봉 1.2km, 응석사 2.6km)

09:44         현동 갈림길 헬기장(450m, 금광 0.4km, 현동 1.4km)

09:53 - 09:55 집현산 부봉(548m: 집현산 동봉 1.2km, 응석사주차장 2.4km)

10:01         오봉 삼거리(526m: 집현산 1.5km, 집현산 부봉 0.3km, 명석각 3km,

              홍지주차장 3.5km, 광제산 7.0km)

10:07         무너미재(400m: 집현산 0.95km, 집현산 부봉 0.9km, 현동 1.35km)

10:15         삼면봉(563m: 집현산 0.5km, 광제산 6km, 현동 1.8km, 동전마을 4km)

10:22 - 10:24 집현산(577m: 대둔 3.59km, 현동 2.3km)

10:26         지형도상 집현산(572.2m, 삼각점 산청 24)

10:28         집현산

10:35         삼면봉

10:53         청현고개(집현산 2km, 광제산 4km, 신기마을 2km)

11:03         324.1m봉(삼각점)

11:10         임도 옆 육각정자봉(집현산 3km, 광제산 3km 근처)

11:50         415m봉(집현산 5.7km, 광제산 0.3km, 홍지소류지 2km)

11:55 - 12:22 광제산(420m: 집현산 6km, 명석면사무소 10km, 덕곡마을 4.0km)

12:33         광제재(222m: 광제산 1km, 명석면사무소 9km)

12:45         310m봉 덕곡마을 갈림길(광제산 2km, 명석면사무소 8km, 덕곡마을 2km)

12:56         299.5m봉(진양기맥길 갈림봉, 삼각점 삼가 311)

11:28         관지마을 갈림길

14:00         208.1m봉(삼각점, 평상쉼터, 진주 남서부 조망처)

14:17         동신아파트 갈림길

14:21         명석면사무소(광제산 10km, 집현산 16km, 명석파출소 0.5km)

14:27         명석파출소(명석면사무소 0.5km, 숙호산 4.0km)

14:50 - 14:57   산불감시초소봉(177.6m)

15:02              바위산 삼거리(180.4m: 숙호산 1.8km, 명석파출소 2.2km)

15:31 - 15:41  숙호산(134.0m: 바위산 삼거리 1.8km, 석갑산 체육공원 1.3km)

15:58              석갑산 체육공원(숙호산 1.3km, 판문산 0.5km)

16:05              판문산(170.0m: 석갑산 체육공원 0.5km, 평거초등학교 2.1km)

16:14              중부고속도로 굴다리(통영 54km, 진주분기점 6km, 서진주나들목 1km)

16:34              평거초등학교(판문산 2.1km, 남강댐 노을공원 2.2km)

16:58              남강댐 노을공원(평거초등학교 2.2km, 망진산 6.5km, 석류공원 9.1km)

17:20              내동면 삼계리(현대택배) 갈림길

17:38 - 17:40  칠봉산(163.8m: 약수암 432m, 물문화관 2,660m, 망진산 3.8km)

17:43             약수암 갈림길

17:54              KT 중계탑

18:03             동원가스충전소(내동파출소, 내동면사무소)

18:07             내동초등학교

18:10             내동고개(물문화관 4.5km, 망진산 2.0km, 석류공원 4.6km)

18:20             내동고개 갈림길(망진산 1.2km, 석류공원 3.8km, 물문화관 5.3km)

18:37 - 18:45 망진산(172.2m: 석류공원 5.0km, 물문화관 6.5km)

19:01            내동고개 갈림길

19:04            거북바위

19:08            내동면사무소 갈림길(망진산 1.7km, 석류공원 3.3km, 물문화관 5.4km)

19:18            약골 갈림길(망진산 2.5km, 석류공원 2.5km, 세종유치원 360m)

19:30            진치령(망진산 3.3km, 가좌산 0.3km, 석류공원 1.7km)

19:35            가좌산(116.8m: 망진산 3.6km, 물문화관 7.7km, 석류공원 1.4km)

19:40            여씨골 갈림길

19:50            가호동 석류공원(가좌산 1.4km, 망진산 5.0km, 물문화관 9.1km)

 

* 구간별 거리(44.5km)

응석사주차장 - 2.6km - 집현산 동봉 - 1.2km - 집현산 부봉 - 0.9km - 무너미재 - 0.5km

- 삼면봉 - 0.5km - 집현산 정상 - 0.1km - 지형도상 집현산 - 0.1km - 집현산 정상 - 0.5km -

삼면봉 - 2.0km - 청현재 - 4.0km - 광제산 - 1.0km - 광제재 - 1.0km - 덕곡마을 갈림길 -

8.0km - 명석면사무소 - 0.5km - 명석파출소 - 2.2km - 바위산 삼거리 - 1.8km - 숙호산 -

1.3km - 석갑산 체육공원 - 0.5km - 판문산 - 2.1km - 평거초등학교 - 2.2km -

남강댐 노을공원 - 2.7km - 칠봉산 - 1.8km - 내동고개 - 0.8km - 내동고개 갈림길 - 1.2km -

망진산 - 1.2km - 내동고개 갈림길 - 2.4km - 가좌산 - 1.4km - 석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