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약속 그대로 아름다운 동행 진양호 지리태극

* 날    짜 : 2017년 10월 31일(화) - 11월 3일(금)

* 날    씨 : 대체로 맑고 구름 조금

* 산 행 지 : 금성교 - 웅석봉 - 밤머리재 - 천왕봉 - 성삼재 - 만복대 - 덕두봉 - 구인월마을회관

* 산행거리 : 120km

* 산행시간 : 59시간 21분(운행시간 45간 02분 + 휴식시간 14시간 19분)

* 산행속도 : 보통 걸음

* 산행인원 : 5명(오렌지, 산소미소, 캔디, 썩션, 선함)

* 산행일정

10.31.15:00               사천시 곤명면 금성리 금성교

15:14                     105m봉

15:37                     금성고개

15:58 - 16:01             186.2m봉(△ 곤양 425)

16:33                     고역재(90m)

16:58 - 17:10             214m봉(산불감시초소)

17:21                     218.6m봉(△ 곤양 307)

17:43                     다다골재

18:10                     170m봉

18:16 - 18:20             상중전고개

17:25 - 17:38             중전배수지

18:49                     183m봉

19:02                     217m봉

19:15 - 19:20             요물봉(246m)

19:34                     203.5m봉(△ 곤양 420)

19:52 - 19:59             선녀봉(200m)

20:06                     제마재(110m)

20:10                     160m봉

20:14                     지방도 1001호선 고갯마루

20:21                     155m봉

20:25 - 20:33             분무골 새마을창고

21:00                     317.6m봉(△ 곤양 306)

21:13                     음달고개

21:30                     302m봉

21:36                     자매리고개(220m)

21:45 - 21:58             268m봉

22:03                     수안사 갈림길

22:13 - 22:18             팔암산(315m)

22:27                     344.1m봉(△ 곤양 416)

22:33                     포남마을 갈림길

22:54                     송골재(이순신 백의종군 도보탐방로)

10:31.23:15 - 11.1.00:08  아미랑재(170m)

01:05                     356.4m봉(△ 산청 457)

01:38                     윗터골고개(170m)

01:53                     백운산샘

02:17 - 02:29             백운산(515m, △ 산청 315)

02:36                     482m봉

02:50                     백운고개(370m)

03:47 - 03:55             선인봉(809m)

04:05                     790m봉

04:28 - 04:43             841m봉

05:00                     백운계곡 갈림길

05:04                     다물평생교육원 갈림길

05:14                     913.7m봉(△ 산청 456)

05:24                     951m봉

05:29 - 05:45             951m봉 - 991m봉 안부

06:05                     1005m봉 전망대

06:19 - 06:23             큰등날봉(999m)

07:13 - 07:20             밭등

07:29 - 07:38             웅석봉(1099.3m, △ 산청 25)

07:44 - 07:47             밭등

08:08 - 08:11             상투봉(980m)

08:21                     왕재(850m)

09:00                     헬기장

09:09                     대장마을 갈림길

09:29 - 10:41             밤머리재(570m)

11:18 - 11:35             도토리봉(908m)

12:55 - 13:13             동왕등재(깃대봉, 935.8m, △ 산청 311)

13:55                     왕등재 사거리

14:10                     994m봉

14:50 - 14:55             서왕등재(1048m)

15:03 - 15:22             왕등재습지(973m)

15:44                     외고개(830m)

16:06                     957.1m봉(△ 산청 438)

16:10 - 16:15             새재(930m)

16:38 - 16:45             묵은 헬기장

17:22 - 17:25             새봉 너럭바위

17:27                     새봉(1315.4m)

17:42                     지형도상 쑥밭재

17:48 - 17:59             부부바위(형제바위, 1300m)

18:07                     위쑥밭재(1270m)

18:28 - 19:37             쑥밭재(청이당고개, 1230m)

20:14 - 20:17             국골 사거리(1490m)

20:33 - 20:36             두류봉(1618m)

20:59 - 21:04             영랑대(1746m)

21:15                     하봉(소년대, 1755m)

21:30 - 21:37             하봉헬기장

22:11 - 22:30             중봉(1874.6m)

22:57 - 23:10             천왕봉(1915.4m)

23:24 - 23:41             통천문(1814m)

11.2.00:00                제석봉(1808m)

00:20                     장터목대피소(1653m)

00:35 - 00:38             일출봉

00:45                     연하봉(1721m)

00:57                     화장봉(1694m)

01:15 - 02:05             휴식

02:35                     촛대봉(1703.4m)

02:50 - 02:58             세석갈림길

03:12                     영신봉(1651.9m)

04:04                     칠선봉 기암(1525m)

04:18 - 04:23             칠선봉 망바위(1558m)

05:00 - 05:55             선비샘(1461m)

06:30                     신벽소령(1380m)

06:49 - 06:53             벽소령대피소(1340m)

07:28                     부자바위(1433m)

07:34                     형제봉(1452.8m)

08:00 - 08:03             삼각고지(1484m)

08:07                     음정 갈림길

08:13 - 09:03             연하천대피소(1440m)

10:08 - 10:13             토끼봉(1534m)

10:38 - 10:47             화개재(1316m)

11:10 - 11:17             삼도봉(1499m)

11:30 - 11:33             노루목(1480m)

11:56 - 12:06             임걸령(1320m)

12:14                     피아골 삼거리(1336m)

12:24                     돼지령(1370m)

13:06 - 13:11             노고단고개(1440m)

13:18 - 13:21             노고단대피소(1350m)

13:50 - 14:45             성삼재(1090m)

14:48 - 14:54             만복대 탐방로(서북능선 들머리)

15:02                     당동고개(1061m)

15:30 - 15:37             작은고리봉(1248m)

16:12                     묘봉치(1089m)

17:03 - 17:11             만복대(1438.4m)

18:00 - 18:13             정령치(1172m)

18:33 - 18:37             큰고리봉(1304.8m, △ 운봉 25)

20:07 - 20:21             휴식

20:30 – 20:36             세걸산(1216m)

20:46                     세동치(1107m)

21:41                     부운치(1061m)

21:48 - 21:56             1122.8m봉(△ 운봉 307)

22:28                     팔랑치(989m)

22:56                     바래봉 삼거리

23:01 - 23:04             바래봉샘(1100m)

23:16 - 23:23             바래봉(1165m)

11.3.00:06 - 00:16        덕두봉(1149.9m, △ 운봉 22)

00:23                     옥계능선 갈림길

01:33 - 01:38             고무재(730m)

02:05                     KBS인월TV방송중계소

02:21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 구인월마을회관(430m)

 

* 2017년 5월 25일,

대전의 캔디는 백무동에서,

진주의 선함은 중산리에서,

장터목대피소에서 만나 천왕봉으로 올라갔을 적에,

올가을엔 꼭 날 길잡이로 진양호 지리태극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닌가?

그전에도 그런 말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받아넘기곤 했는데,

그날따라 어쩐지 더욱 간절한 것 같아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이러다 참말로 그 짓(?)을 하자면서 달려들면 어떡하지?

어느 정도 길만 알고 있다 뿐이지,

끝까지 갈 자신도 없는데

산타기 지리태극 프로젝트가 진행된 6월 초순,

캔디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덕산 지리태극을 하자,

5월 초순의 남강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그 짓(?)으로,

산행기 끄트머리에 10월에 진양호 좀 델꼬 가달라며 떼를 쓸 줄이야? 

그동안 물밑작업을 벌이다 공식석상으로 올라온 셈이지만,

한 해에 3대 지리태극을 완성해 보자는데 솔깃해지면서,

그만 나도 모르게 승낙(?)을 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환갑 진갑 다 지난 노인네(?)가 욕심일지 모르지만,

끝까지는 무리라면 덕산과 진양호가 만나는 데까지라도,

그것만으로도 제구실은 하는 게 아니던가?

나서면 억지로라도 가긴 하겠지만,

우리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서도

가장 근간이 되는 천왕봉을 중심으로,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

라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에 입각하여,

서북쪽으로 가장 길게 뻗은 산줄기는

남원시 인월면 구인월 람천으로 스러지고,

동남쪽으로는 웅석봉을 포함하는 여부에 따라 산줄기가 갈리는데,

웅석봉을 포함하면 산청군 단성면 소남리 왕봉산 아래 남강(경호강)에 잠기고,

웅석봉을 포함하지 않으면 사천시 곤명면 금성리 진양호에서 사그라진다.

하지만 400m쯤 벗어난 웅석봉을 굳이 외면할 까닭이 없기에,

남강은 물론 덕산과 진양호까지 모든 지리태극은 웅석봉을 거쳐가는 것이며,   

람천의 구인월교에서 천왕봉을 거쳐 웅석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끝나는 곳이 진양호이기에 진양호 지리태극능선이라 하고,

 120km 남짓 되는 이 산줄기를 쭉 이어가는 걸

진양호 지리태극 종주라고 부른다.

사천시 곤명면 정곡리 완사마을과 금성리 금성마을을 잇는 금성교,

태극을닮은사람들 다섯(오렌지·산소미소·캔디·썩션·선함), 

120km(300리)에 이르는 진양호 지리태극 산줄기를 따라 인월로 가기로,

한동안 쌀쌀해서 걱정이었지만 오늘부터 풀려 다행이요,

며칠 내론 비가 오지 않을 거란 날짜를 골라잡았으니,

짓궂은 날씨로 인하여 낭패를 당하는 일은 거의 없을 듯,

그 무엇이 훼방을 놓을지라도 끝까지 간다.

우리가 누군가?(10.31.15:00)

충달사 썩션,

올해 벌써 세 차례(남강2, 덕산1)에 걸쳐 지리태극을 하고도 성이 안 찼는지,

  이제 마지막 남은 진양호마저 삼키려 왔다나?

충달사 캔디,

올해 들어 남강과 덕산 지리태극을 완성하면서 별이 일곱으로,

썩션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남은 진양호마저 해치우려 왔다나?

기획 및 곳곳에 음식물까지 비장한 행동대장이자 일등공신이기도,

입만 열면 느림보 캔디라고 하지만,

그걸 곧이 곧대로 믿다간?

지사모이자 거달사 선함,

올해 들어 남강과 덕산 지리태극을 완성하면서 별이 열 개로,

썩션과 캔디랑 마찬가지로 마지막 남은 진양호와 또 입을 맞추려 왔다나?

이미 두 번이나 진양호 물맛을 보긴 했지만,

산행대장이란 허울좋은 감투가 뭔지?

충달사 오렌지,

지난 5월 초순 남강 지리태극을 완성하면서 별 하나를 단,

나랑은 서북능선에서 만나 끝까지 함께 걸은 인연이요,

이렇게 또 발을 맞추게 될 줄이야?

충달사 산소미소,

지리태극은 말할 것도 없고 천왕봉도 오른 적이 없다지만,

처음부터 덥석 진양호를 물은 걸 보면 내공이 장난 아닌 듯,

 안 그러고서야 따라나서기나 했을까?

끝까지 간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자, 이제 출발

첫 봉우리인 105m봉을 지키는 돌거북,

지난 10월 19일 만났던 터라 낯익은 편이라고나 할까?(15:14)

진양호와 진수대교가 보이기도 하고

창녕 조씨 문중묘원이 자리 잡은 금성고개,

밤나무단지로 붙어 186.2m봉으로 올라가고(15:37)

밤나무단지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중봉을 비롯한 지리산 일대,

언제나 저길 가게 될지?

186.2m봉 삼각점(곤양 425),

숲에 가려 조망이라곤 없는 편이고(15:58 - 16:01)

진주시 수곡면 원내리와 대평면 당촌리를 가르는 고역재,

지방도 1001호선과 1049호선을 잇는 군도 32호선이 지나며,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50m 남짓 어긋나 이어지고(16:33)

10월 19일 등산로 정비작업을 한 흔적들이 나뒹굴고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214m봉,

오늘의 눈요기는 여기서 끝이 아닐는지?

시야가 트이지 않는 답답하고 나지막한 산줄기가 이어지는데다,

서서히 그 힘을 잃어가는 햇살을 봐선,

멀지 않은 곳에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듯?(16:58 - 17:10)

218.6m봉 삼각점(곤양 307),

아직은 어두워지진 않았지만 보이는 건 없는 곳이고(17:21)

멧돼지 진흙목목탕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은 다다골재,

한쪽은 콘크리트 포장임도요,

다른 한쪽은 비포장임도가 지나는 곳으로,

어둠을 밝혀줄 헤드랜턴을 챙겨 야간산행에 대비하고(17:43)

어둠이 짙게 깔린 상중전고개,

고역재와 마찬가지로 지방도 1001호선과 1049호선을 잇는 군도 32호선이 지나며,

이 또한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50m 남짓 어긋나 이어지고(18:16 - 18:20)

중전배수지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기껏해야 깁밥 1줄이 전부이긴 하지만,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산다는데,

먹지 않고 갈 수야 없지 아니한가?(18:25 - 18:38)

미국자리공이 정상을 점령한 요물봉,

천왕봉에서부터 진양호 지리태극과 함께하던 웅석지맥이 나뉘는 곳으로,

여성 최초로 진양호 지리태극을 완성한 수달사 요물을 기리는 뜻에서 붙인 거라고(19:15 - 19:20)

요물봉에서 콘크리트 포장임도로 내려서자,

9월 열이틀날 달이 두둥실

한동안 포장임도를 따르다 살짝 올라선 203.5m봉 삼각점(곤양 420),

풀숲에 숨어 있는 걸 지난 10월 19일 다시 세상 밖으로(19:34)

낮이면 천왕봉이 보이기도 하는 선녀봉,

선녀봉도 요물봉과 마찬가지로 공식 명칭은 아니고,

여달사 지리선녀의 공적을 기리는 뜻에서 붙인 거라지만,

산꾼들 사이에선 고유명사로 거의 굳어지는 듯한 느낌이고(19:52 - 19:59) 

 

선녀봉에서 콘크리트 포장임도가 지나는 제마재(啼馬峙)로 내려서는데,

말이 우는 고개라는 뜻이라던가?(20:06)

160m봉에서 내려선 지방도 1001호선 고갯마루,

낙석방지용 돌철망으로 붙어 비포장임도를 따라 155m봉으로(20:14)

155m봉에서 내려선 분무골 새마을창고,

비포장임도를 따라 밤나무단지를 지나 317.6m봉으로 오르고(20:25 - 20:33)

 

317.6m봉 삼각점(곤양 306),

30m쯤 벗어나 있지만 들를 수밖에는,

금성교와 아미랑재 사이에선 344.1m봉에 이어 제2봉이 아니던가?(21:00)

317.6m봉에서 내려선 음달고개,

얼마 안 가 진양호 산줄기 가운데 가장 길이 희미한 302m봉이지만,

말끔히 정비하고 군데군데 표지기도 달았는데 걱정은 무슨?(21;13)  

302m봉에서 수월하게 내려선 자매리고개,

고갯마루 부근의 커다란 축사에서 향기(?)를 내뿜는 곳으로,

진주시 수곡면 자매리 자매마을과 사곡리 대우마을을 잇는 군도 32호선이 지나고(21:36)

자매리고개에서 올라선 268m봉,

'302봉 진양호 태극(2007.6.5)' 표지판이었건만,

10년도 더 지나 낡아서 뭐가 뭔지도 알 수가?

간단하게나마 입요기를 하고 가기로,

파우치 삼계탕이 기다리는 아미랑재에서 푸짐하게 먹기로 하고(21:45 - 21:58)

수안사 갈림길,

밤이 깊은데다 물이 모자라진 않아 그냥 지나치고(22:03)

또 다른 수안사 갈림길,

이 또한 지나칠 수밖에는

팔암산,

금성교와 아미랑재 사이에선 유일하게 제 이름과 정상석까지 갖췄으며,

진주시 수곡면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하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앞이 열려 진양호 일대가 보이기도 하는 곳이지만,

푸른 물결은 어림도 없고 잠에 취한 불빛만 깜빡일 뿐이고(22:13 - 22:18) 

 

금성교와 아미랑재 사이에선 가장 높은 344.1m봉,

삼각점(곤양 416)과 크지 않은 바위 몇몇이 자리 잡고 있을 뿐인데,

지난 10월 20일 잡목을 정리하고 숨어 있는 삼각점을 다시 세상 밖으로(22:27)

포남마을 갈림길,

포남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훨씬 뚜렷하기에 조심을,

간벌지대로 난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서고(22:33)

꽤 길게 이어지는 전기철조망을 지나고,

철조망을 넘고 넘는 널따란 농장지대로 해서 내려선 송골재,

이순신 백의종군로 도보탐방로가 지나는 곳으로,

이제 아미랑재가 그다지 멀지 아니하며,

50m 정도 내려가 건너편 산줄기로 붙고(22:54)

산청군 단성면 길리와 창촌리를 잇는 국도 20호선이 지나는 아미랑재,

행동대장 캔디가 미리 보림석재에 맡겨둔 파우치 삼계탕을 찾아,

싸늘한 밤바람을 피해 버스정류소로 들어가 끓여 먹는데,

세상에 그렇게나 맛있고 술술 잘 넘어갈 수가,

달이 바뀌도록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잘 먹는 걸 보니,

머나먼 진양호 지리태극도 아무 문제없을 듯,

먹은 것만큼 간다는데,

10월의 마지막 밤을 아미랑재에서 보낸 셈인가?(10.31.23:15 - 11.1.00:28)

운주사와 아미랑농원 갈림길을 지나 단성교회 전용 공원묘지에서 356.4m봉으로,

미처 등산로 정비작업을 하지 못한 곳이기에 웃자란 잡목이 훼방을 놓고,

바위지대를 에도는 희미한 길이 잘 띄지도 않아 애를 먹기도 하지만,

그동안 몇 번이나 다니며 눈과 발로 익힌 길이 아니던가?

 

356.4m봉 삼각점(산청 457),

통신탑 몇 개와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곳이고(01:05)

꽤나 어렵사리 내려선 윗터골고개,

전기철조망이 쳐진 농장지대로 들어서자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면서 불이 켜지는데,

그전에 다녔던 포장농로를 따라 내려가는 건 도저히 무리란 생각에서,

백운산을 바라보며 가장자리로 붙어 가다 여기다 싶은 곳에서 방향을 틀어,

 키를 넘는 억새의 훼방을 무릅쓰고 정확히 윗터골고개로 내려서고(01:38)

백운산 오름길에 자리 잡은 백운산샘,

잡목과 낙엽에 덮인 채 꼭꼭 숨어 있는 걸 지난해 1월 30일 세상 밖으로,

물맛도 괜찮을 걸로 봐선 비상식수로도 손색이 없을 듯(01:53)

기나긴 가풀막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라선 백운산,

금성교에서 나선 지 처음으로 맞는 고비이기도 하지만,

무리하거나 쉬지도 않은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자,

아무도 숨이 가쁘거나 힘들어하지도 않고 잘도 따라오는 걸로 봐선,

앞으로도 이대로 밀고 나가면 되지 않을는지?(02:17 - 02:29)

 

백운산 삼각점(산청 315)

잠깐이나마 지리산 둘레길과 만나는 백운고개,

1분 남짓 뒤엔 어쩔 수 없이 헤어질 수밖에 없지만,

선인봉까지 쭉 이어지는 가풀막은 두 번째 고비가 아니던가?

윗터골고개에서 백운산으로 오르는 것보다도 훨씬 더 빡센데(02:50) 

백운계곡과 운리를 잇는 비포장임도가 지나는 옛 고령토 채취장에서 올라선 선인봉,

결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그러다 선 채로 숨만 고르고선 또다시 터벅터벅,

원체 길게 이어지는 가풀막이라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서인지 아무도 인증사진을 남기는 이가 없는 걸(03:47 - 03:55)

묵은 헬기장인 841m봉에서 15분(04:28 - 04:43)에 걸쳐 각자 볼일을 보고선,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편안한 길을 따라 백운계곡 갈림길을 지나고(05:00)

다물평생교육원 갈림길,

다물평생교육원 3.5km·웅석봉 5.0km를 가리키고(05:04)

옛 고령토 채취장 부근의 913.7m봉 삼각점(산청 456),

관심을 갖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곳이기도(05:14)

951m봉 - 991m봉 안부,

금성교와 덕산교에서 나선 진양호와 덕산 지리태극이 만나 달뜨기능선을 따라 웅석봉으로,

또는 웅석봉에서 달뜨기능선을 타고 온 지리태극 산줄기가 금성교와 덕산교로 나뉘는 곳이기도,

991m봉을 서쪽으로 크게 에돌아 1005m봉으로 올라가는데,

삼장면 홍계 5.9km·다물평생교육원 4.5km·웅석봉 4.0km를 가리키고(05:29 - 05:45)   

달뜨기능선에선 최고로 멋진 소나무와 전망대가 자리 잡은 1005m봉,

1000m대의 봉우리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어둠이 걷히지 않았기에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걸 어쩌랴?(06:05)

서서히 동녘이 벌곃게 물드는 걸로 봐선 곧 날이 샐 듯,

한여름이라면 열기를 내뿜는 해가 얄미울 땐데  

산청군 삼장면 홍계리 갈림길인 큰등날봉 정상,

어느 장난꾸러기가 큰똥말뽕이라 고쳐놓은 수난사가 있기도,

2015년 6월 24일 덕산 지리태극을 하던 캔디가 사포로 밀어 제 이름을 찾긴 했지만,

본디 그대로가 아닌 어쩔 수 없이 생채기가 남을 수밖에는,

도대체 누가 왜 그런 짓거리(?)를 했을까?(06:19 - 06:23)

 

11월의 찬란한 첫 해가 멋지게,

마치 우리의 앞날을 축복이라도 하듯이

사각거리는 가랑잎이 가을 지리태극의 복병이 될 줄이야,

발목은 말할 것도 없고 때론 무릎까지 올라오면서 골탕을 먹이는데,

달뜨기능선과 동부능선을 지나가자면 용깨나 써야 할 듯,

수북이 쌓인 눈 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밭등,

잠깐 숨을 고르고선 웅석봉을 갔다 오기로,

 웅석봉이야 말로 최고의 지리산 전망대 가운데 하나가 아니던가?

웅석봉 0.4km·다물평생교육원 8.1km·홍계 9.5km·밤머리재 4.9km를 가리키고((07:13 - 07:20)

웅석봉 헬기장

새로운 웅석봉 헬기장 이정표,

웅석봉 0.3km·청계 8.1km·우물 50m·밤머리재 5.0km·내리 5.0km를 가리키고 

새로운 웅석봉 삼거리 이정표,

내리 5.3km·어천 2.5km·청계 8.4km·밤머리재 5.3km를 가리키는데,

 다른 건 그대로지만 어천 4.2km가 2.5km로 바뀌었고

지난달 7일에 이어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다시 찾은 웅석봉,

최고의 지리산 전망대란 그 이름 그대로 천왕봉과 중봉이 잘도 들어오는데,

빤히 보이지만 밝아서가 아닌 어둠 속에서나 만나지 않을까?(07:29 - 07:38)

천왕봉과 중봉으로 굽이치는 동부능선 산줄기

아침을 여는 산청읍

다시 돌아온 밭등,

달뜨기능선 아닌 왕재와 밤머리재로(07:44 - 07:47)

웅석봉과 밤머리재 사이에선 최고의 전망대인 상투봉,

이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08:08 - 08:11)

선녀탕과 산청읍 갈림길인 왕재,

웅석봉 2.0km·선녀탕 2km·밤머리재 3.3km를 가리키며,

반바지의 '지리산태극 왕재 1005m'란 코팅지 표지판이 눈에 띄지만,

  그렇다면 웅석봉(1099.3m)에서 겨우 94m가 떨어졌을 뿐인데,

무슨 근거에서 그런 높이가 나왔을까?

850m 남짓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08:21)

웅석봉 6지점인 헬기장 봉우리,

이제 늦은 아침을 먹을 밤머리재는 2km를 가리키고(09:00)

853m봉 아래 기산능선이 나뉘는 대장마을 갈림길,

대장마을 4.0km·밤머리재 1.0km·웅석봉 4.3km를 가리키고(09:09)

가랑잎으로 미끄러운 내리막길,

조심 또 조심할 수밖에는

기어이 엉덩방아를 찧고만 선함,

그걸 놓치지 않고 캔디가 찰칵

산청군 삼장면 홍계리와 금서면 지막리를 잇는 국도 59호선이 지나는 밤머리재,

청이당과 더불어 태극산꾼들에겐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곳인데,

권사장표 삼계탕에다 막걸리를 곁들여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가기로,

맨발 충달사 지부장이 챙겨준 노잣돈으로 실컷 먹고 또 마시고,

예로부터 먹은 것만큼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120km에 이른다는 진양호 지리태극,

금성교에서 절반도 안 되는 47.5km를 왔을 뿐이며,

아직도 자그마치 72.5km가 남은 셈이지만,

너 나 할 것 없이 밥도 술도 술술 잘만 넘어가는 걸 보니,

그다지 걱정일랑 하지 않아도 될 듯,

모두가 끝까지 갈 수 있도록,

그게 바로 산행대장의 임무가 아니던가?(09:29 - 10:41) 

지사모와 태극을닮은사람들의 영광과 명예를 위하여,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자, 이제 도토리봉으로

밤머리재에서부터 이어지는 가풀막으로 올라선 도토리봉,

반바지의 <지리산태극 도토리봉 909m>란 코팅지 표지판이 보이지만,

저게 얼마나 오래 버티면서 천수를 누릴 수 있을는지?

무거워진 몸으로 꽤 어렵사리 올라섰기에,

볼일을 보고 또 숨을 고르면서 눈요기도 하고 가기로,

 천왕봉과 중봉이 어서 오라지만 눈과 마음만 보낼 수밖에는,

아무리 그래봤자 캄캄한 한밤중에나 갈 수 있을 걸?(11:18 - 11:35)

천왕봉을 등진 세 여인네,

미녀 삼총사라던가?

날렵한(?) 뒤태를 자랑하는 선함,

산행대장은 아무나 하나?

동왕등재 바로 아래 전망대에서,

지나온 도토리봉이 가운데서 뾰족하고

왕산과 필봉산이 잘도 보이고

도토리봉과 웅석봉을 잇는 산줄기

웅석봉에서 흘러내린 달뜨기능선이 한눈에 쏙

서왕등재와 새봉으로 이어지는 가야 할 동부능선 산줄기

깨진 삼각점(산청 311)이 자리 잡은 동왕등재,

오랫동안 깃발이 꽂혀 있어 깃대봉이라고도 했다는데,

새봉과 더불어 동부능선을 대표하는 봉우리가 아닐까 하는,

서왕등재를 비롯하여 보다 높은 봉우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때맞추어 쳐내려오는 오랑캐와 전쟁을 치르느라 애를 먹기도,

협상이나 타협으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한판 승부를 펼칠 수밖에는,

어차피 승부야 뻔하지만 귀찮은 존재임에는 틀림없지 않을까?(12:55 - 13:13)

눈 아랜 대원사가 들어오고

미녀 3총사랑,

이런 맛으로 산행대장을 하는 건지도?

후미대장도 미녀 3총사랑,

산행대장도 하는데

맞는 걸까?

깃대봉을 동왕등재로 알고 있는데(13:20)

왕디재라고도 부르는 왕등재 사거리,

삼장면 유평리 유평마을과 금서면 지막리 지막마을로 오가던 고개로,

지막마을로는 뚜렷하지만 유평마을 쪽으론 꽤 묵은 편이고(13:55)

994m봉에서 바라본 서왕등재

서왕등재 정상부,

등산로에서 30m쯤 비켜나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볼거리나 보이는 것도  없는 그렇고 그런 봉우리일 뿐이며,

나 말곤 모두가 처음으로 들른 거라나?(14:50 - 14:55)

왕등재습지 부근의 서왕등재 표지판,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걸?

해발 973m에 자리 잡은 왕등재습지,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우리 또한 쉬어가는 수밖에는,

간식을 먹고 또 대원들에게 파워젤 하나씩을 나눠주기도,

 여간해선 그런 건 입에 대지도 않는 편이지만,

산행대장이 중탈하는 불상사가 벌어져선 안 되기에 큰돈(?)을 들였는데,

  캔디도 포도당 캔디 두어 줄로 보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산행을 하면서 당분(糖分)을 보충하는 데는 최고인 것 같더라면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서 팀워크(teamwork)가 딱딱 맞아떨어지는데,

제아무리 머나먼 길인들 그 무슨 걱정이랴?(15:03 - 15:22) 

많이 낡고 훼손된 왕등재습지 안내판,

지금은 잘 보이지도 않는 그 내용은

쑥쑥 잘도 커는 돌배나무가 마스코트 노릇을 하는 외고개,

여기도 어김없이 반바지의 '지리산태극 외고개 825m'란 코팅지 표지판이 보이며,

금서면 방곡리 오봉마을과 삼장면 유평리 외곡마을 갈림길이고(15:44)

돌배나무

삼각점(산청 438)이 자리 잡은 957.1m봉,

한동안 우거진 미역줄나무 덩굴 속에 꼭꼭 숨어 있던 걸,

  2015년 4월 11일 동부능선 답사산행을 하면서 세상 밖으로,

동부능선에선 동왕등재와 957.1m봉에 삼각점이 있는 셈인가?(16:06)

보리수나무가 마스코트 노릇을 하는 새재,

어쩌다 큰 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볼품없는 모습이라 안타까웠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기력을 많이 회복한 듯하여 다행이기도,

아니나다를까 '지리산태극 새재 945m'란 코팅지 표지판이 보이고,

금서면 방곡리 오봉마을과 삼장면 유평리 새재마을 갈림길이며,

새봉까진 꽤 힘든 오르막길이라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을 걸?(16:10 - 16:15)

보리수나무

길게 이어지는 키를 넘는 산죽지대를 헤집으며 올라선 묵은 헬기장,

잠깐이나마 숨을 고르면서 목도 축이고 가기로,

아직도 기나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는데(16:38 - 16:45)

잘도 따라오는 캔디,

저 아름다운 미소가 언제까지 갈지?

끝까지 이어졌으면 좋으련만

새봉 너럭바위,

언제 누구라도 거의 다 쉬어가는 곳이지만,

썩션과 캔디가 그럴 마음이 없는 듯 서두르는 모습이기에,

왜냐고 묻자 어둡기 전에 산청 독바위를 올라가고 싶어서 그런다나?

그럼 먼저 간다고 하면 되지,

산행대장이 뭣이라고 말을 못해?

흔쾌히 허락하자 쏜살같이 달아나는 둘,

붙잡았더라면 눈치도 없는 게 인간이냐고 욕먹을 뻔,

나도 그 정도로 꽉 막히진 않았다니까.

GPS 거리로는 딱 중간지점이라 하고(17:22 - 17:25)

너럭바위와는 달리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새봉,

산청 독바위와 함양 독바위 갈림길이기도 한데,

지리태극을 하면서 함양 독바위와 만나는 낭패는 당하지 않아야,

산청 독바위를 보지 못해서도 안 되지만(17:27)

지형도상 쑥밭재에서 어렵사리 올라오는 두 여인,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

돌아본 새봉

산청 독바위와는 이웃사촌인 형제바위라고도 부르는 부부바위,

어느새 해는 넘어갔지만 아직은 어두워지진 않았지만,

헤드랜턴을 챙겨 두 번째 밤을 맞을 채비를 하기도,

누가 시켜서도 아닌데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17:48 - 17:59)

산청 독바위로 올라가는 썩션

부부바위에서 쳐다본 산청 독바위

일반적으로 윗쑥밭재라 부르는 허공다리골과 광점동 갈림길,

그전엔 바위지대를 타고 넘느라 제법 힘들었지만,

돌아가는 길이 생기는 바람에 훨씬 수월해졌다고나 할까?(18:07)  

쑥밭재(청이당고개),

밤머리재와 더불어 태극산꾼들의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곳으로,

예전엔 주변에 약쑥이 많아 애전령(艾田嶺)이라 불렀다는데,

애전령을 우리말로 표기하면 쑥밭재가 되므로,

쑥밭재가 <하룻밤을 쉬어가는 숙박(宿泊)재>에서 비롯된 유래는 아니라나? 

1276.2m봉 아래 허공달골 갈림길을 위쑥밭재,

여긴 아래쑥밭재 또는 옛쑥밭재라 부르기도 하지만,

쑥밭재나 청이당고개라 하는 게 맞다고 하는 이들이 많은 듯,

청이당계곡으로 내려가 라면과 밥을 끓여 민생고를 해결하는데,

요즘 들어 비다운 비라곤 오지 않아 물줄기가 애처러울 지경에,

큰물이 툭 터지도록 시원하게 큰비가 쏟아졌으면 하는,

웬일로 바람이라곤 없어 따뜻해서 좋긴 하더라만(18:28 - 19:37)

청이당에서 실컷 배를 불리고 느긋하게 올라선 국골 사거리,

커다란 나무에 기대 앉아 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하봉 헬기장 부근의 모자바위를 닮은 바위를 이정표로 삼으면 되는데,

지금처럼 청이당에서 올라서면 거의 헷갈리지는 않지만,

영랑대와 두류봉에서 내려서면 청이당 아닌 두류능선으로 빠지기도,

무심코 가다 보면 어디서든 알바란 놈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20:14 - 20:17)

두류봉의 수문장 노릇을 하는 거북바위(?) 또는 뱀대가리바위(?),

어쩌면 조금은 비스무리하기도 또 아닌 것 같기도,

그전엔 두류봉에 함양군에서 세운 멋진 정상석이 있었지만,  

비법정탐방지역이라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없애버렸는 걸?(20:33 - 20:36)

두류봉,

실루엣만 감상하고선 영랑대로

영랑대,

칠선계곡과 국골을 가르는 초암능선 정상부이며,

더러는 하봉이라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내가 봐선 아무래도 그건 아닌 걸로,

하봉 헬기장이 어딨는지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20:59 - 21:04)

영랑대와 하봉 사이의 전망대,

반바지의 '지리산태극 하봉 1755m'란 코팅지 표지판이 보이지만,

  이 또한 엉뚱한 곳에다 잘못 붙인 엉터리가 아닐는지?(21:13)

진짜배기라 믿고 있는 하봉,

예전엔 소년대라 했다던가?(21:15)

조개골과 치밭목대피소 갈림길인 하봉 헬기장,

이제 꽤 길고 긴 중봉 오름길이 도사리고 있는 걸?(21:30 - 21:37)

하봉 헬기장 부근의 모자바위,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과 비스무리하다나?

캔디가 체했는지 몇 번이나 죽는 소리를 하며 쉬었다 가자지만,

그럴 때마다 선 채로 숨만 고르고선 터벅거리며 올라선 중봉,

천왕봉에 이어 지리산의 제2인자지만,

오로지 높이로만 그렇다는 거지,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긴 할까?

썩션은 중봉샘으로 물 뜨러 먼저 내려가고,

나머진 사진이나 찍고 놀다 천왕봉으로(22:11 - 22:30)

아직은 쌩쌩한 오렌지,

천왕봉부터 말썽을 부릴 줄이야?

중봉으로 올라서자마자 몸속에 있는 걸 모두 쏟아냈다는 캔디,

속을 비우고 나자 오히려 몸이  편안해졌다는데,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닐 걸?

아직은 괜찮은 산소미소,

천왕봉을 지나자 오렌지에 이어 연쇄반응을 일으킬 줄이야?

금성교에서 나설 때 그 모습 그대로인 선함,

산행대장이 흐트러지면 모든 게 물거품이요 끝장이 아니던가?

지리산 천왕봉,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 정상석만이 우릴 맞는데,

정녕 이게 낮에 봤던 그 천왕봉이란 말인가?

지난 9월 16일에 이어 1달 보름 만이요,

올해 들어선 나완 열두 번째 만남이 아니던가?

지금이 어느 땐데 칼바람이 휘몰아치긴커녕 안방처럼 따뜻하기만,

이거야 말로 하늘이 내린 축복이요 지리산 산신령의 배려가 아닐는지?

끝까지 간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22:57 - 23:10)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역사의 현장에서!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는 종주능선(25.5km)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의 삼대 주봉을 연결하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탐방로입니다.

지리산의 종주능선에서는 천왕일출, 반야낙조, 노고운해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비롯해

반달가슴곰 등 희귀 야생 동·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다양한 야생동물과 수려한 자연경관, 유구한 문화유적 등을

온전히 보전함으로써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탐방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천왕봉과는 첫 만남이라는 산소미소,

그것도 진양호 지리태극 종주란 걸 하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

참으로 신문에 나고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요,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을까?

日月臺(일월대),

일출과 일몰 및 월출과 월몰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던가?

天柱(천주),

하늘을 괴고 있다는 상상의 기둥이라던가?

천왕봉 헬기장을 가득 채운 마사토,

뭐하려는 건지?

천왕봉 하트바위라던가?

돼지바위라던가?

캔디가 통천문 아래 비장한 황도 두 캔을 찾아와 나눠 먹으면서,

속이 불편한 캔디와 오렌지를 썩션이수지침으로 긴급처방을 하고,

슬슬 그 임이 찾아오는 산소미소도 소화제를 먹고선 제석봉으로,

여인네 셋 다 정상적인 몸이 아니라 걱정이 아닐 수 없지만,

그나마 남정네 둘은 쌩쌩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23:24 - 23:41)

제석봉에서 날짜가 바뀌면서 사흘째가 되는데,

헤드랜턴을 끄고 내려가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휘영청 밝은 달,

달빛에 취해서인지 서서히 졸음이 몰려오는 바람에 애를 먹기도,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서기에 앞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만(11.2.00:00)

아직도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은 장터목대피소,

도둑고양이나 되는 것처럼 발자국 소리마저 죽이며 재빨리 지나갈 수밖에는,

이러려고 잠도 안 자고 이 짓(?)을 하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걸 어떡하랴?(00:20)

낡아버린 일출봉 이정표,

일출봉과는 제법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장터목대피소를 무사히 통과하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이제 우리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더 이상 없을 듯?(00:35 - 00:38)

지리산 10경의 하나라는 연하선경(煙霞仙境)을 품은 연하봉,

 그래봤자 보이는 거라곤 어둠과 별 그리고 달밖에 없는 걸?(00:45) 

 꽁초바위라 부르기도 하는 화장봉,

연하선경을 비롯하여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곳이건만,

지금처럼 오밤중에야 그 무슨 소용이랴?(00:57)

화장봉에서 촛대봉으로 가다 보니 찾아오는 졸음이란 반갑잖은 친구,

쉽사리 물러날 기색이 보이지 않기에 자유시간을 갖고 가기로,

간식을 먹든지 배낭에 기댄 채 눈을 붙이든 제 마음 대로 하면서,

  억지로 가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산행대장이란 때론 슬기롭고 현명한 판단을 할 줄도 알아야,

50분이란 시간을 투자했지만 전혀 아깝지가 않더란,(01:15 - 02:05)

훨씬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촛대봉으로 올라서서 세석대피소로,

캔디가 세석갈림길에 감춰둔 먹거리가 우릴 기다리는(02:35)

세석갈림길,

캔디가 라면과 햇반 및 황도를 찾아왔지만,

속이 불편한 오렌지와 산소미소는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인지라,

세석대피소에서 끓여 먹는 걸 포기하고 선비샘까지 나아가기로,

황도 두 캔만 따서 간단하게 나눠 먹고선(02:50 - 02:58)

영신봉 이정표,

세석대피소 0.6km·연하천대피소 9.3km·벽소령대피소 5.7km를 가리키며,

이른 아침을 먹을 선비샘은 3.3km가 남은 셈인가?((03:12)

짱구바위 또는 가분수바위라 한다던가?(03:22)

지리 01 - 38지점인 칠선봉 기암,

칠선봉이란 이정표가 서 있는 곳으로,

천왕봉 7.0km·세석대피소 1.9km·벽소령대피소 4.4km를 가리키며,

이제 선비샘은 2.0km가 남은 셈인가?(04:04)

지리 01 - 37지점인 칠선봉 망바위,

지리산 제일봉 천왕봉을 찾아보라는데,

눈을 비비고 또 비벼도 어둠만 들어올 뿐이고(04:18 - 04:23)

선비샘에 이르러 때 이른 아침을 먹는데

산행대장과 후미대장은 라면 3개에 햇반까지 넣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지만,

입맛을 잃어버린 캔디는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조금 먹었을 뿐이요,

계속 속이 불편한 오렌지와 산소미소는 흰밥을 끓여 국물이나마 넘기려는 듯,

먹지 않고선 갈 수가 없고 먹은 것만큼 간다는데 어쩌겠는가?(05:00 - 05:55)

옛 작전도로가 지나는 신벽소령,

세석대피소 5.2km·벽소령대피소 1.1km를 가리키고(06:30)

볼일 없는 벽소령대피소는 그냥 지나치기로,

선비샘에서 뭐든 먹었기에 아무도 배가 고프진 않은 상태인지라,

민생고는 연하천대피소까지 나아가 해결하기로 마음을 모으는데,

벽소령대피소에서 3.6km를 더 가야 하고(06:49 - 06:53) 

부자바위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부자바위,

부자바위에 얽힌 <선녀와 나무꾼>에 관한 전설,

함양군 마천면 하정마을에 인걸이란 나무꾼이 홀어머니랑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을 엿보게 되자,

인걸은 선녀가 돌아가지 못하도록 한 선녀의 옷을 몰래 숨겨 놓았다는 걸,

결국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 아미(阿美)는 인걸(仁乞)과 결혼하게 되었고,

인걸과 아미는 삼남매(1남 2녀)를 낳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지만,

이에 안심한 인걸이 그 일을 털어놓으며 아미에게 선녀의 옷을 입혔더니,

아미가 지아비와 아이들을 버리고 훌쩍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나?

그렇게 떠난 아미를 인걸과 삼남매가 날마다 지리산으로 올라가서,

하늘을 보며 돌아오지 않는 아내와 어미를 기다리다 지쳐 그만 죽고 말았으니,

후세 사람들은 인걸과 삼남매가 바위로 굳어졌다 하여 부자바위라 부른다는데,

하정마을 쪽에서 보면 인걸과 삼남매가 걸어가는 형상이라나?(07:28)

지리 01 - 26지점인 형제봉,

요 부근에선 가장 높고 부자바위가 바로 아래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천왕봉 13.0km·노고단고개 12.5km를 가리키고(07:34)

지리 01 - 24지점인 삼각고지,,

 마주보는 명선봉과는 이웃사촌인 셈이며,

이제 연하천대피소까진 비교적 수월한 길이 아니던가?(08:00 - 08:03)

 

산소미소,

어느 정도 몸이 돌아온 듯?

여인네들이 입맛을 되찾은 연하천대피소,

속이 불편하여 황도와 밥 끓인 물만 먹으며 버티고 왔는데,

매점에서 햇반 4개를 사 흰죽처럼 되직하게 끓여 먹기 좋도록 한데다,

게다가 캔디가 여기저기 다니며 구걸한(?) 푸짐한 반찬,

김치는 물론 새우볶음과 소고기 장조림까지 곁들여지니,

그야말로 산해진미(山海珍味)요 진수성찬(珍羞盛饌)이 아니던가?   

모두가 맛나게 잘도 먹는 걸 보니 이젠 문제없을 듯,

이제 가야 할 노고단고개는 10.5km요,

지나온 천왕봉은 15.0km를 가리키고(08:18 - 09:03)

지북 1 - 16지점인 헬기장이 자리 잡은 토끼봉,

누구 하나 힘들거나 피곤한 기색이라곤 없는 걸로 봐선,

연하천대피소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덕분이라고나 할까?

천왕봉 18.0km·연하천대피소 3.0km·노고단고개 7.5km·화개재 1.2km를 가리키고(10:08 - 10:13)

토끼봉에선 반야봉이 살짝 드러나고

토끼봉에서 내려선 화개재,

공포의 551계단과 삼도봉으로 치오르기 위해 황도 1캔을 마저 비우기로,

노고단고개 6.3km·반선 9.2km·연하천대피소 4.2km를 가리키고(10:38 - 10:47)

공포의 551계단이라지만,

한 번도 서거나 쉬지 않고 올랐는 걸

그전엔 낫날봉 또는 날라리봉이라 불렀다는 삼도봉,

전남과 전북 그리고 경남이 경계를 이루는 곳이라 이름이 바뀐 셈인데,

지리산 제일봉인 지나온 천왕봉은 꼭 20.0km요,

가야 할 노고단고개는 5.5km를 가리키고(11:10 - 11:17)

노루목 삼거리,

묘향대 5거리에서 반야봉으로 갔더라면 이리로 내려오겠지만,

대세를 그르칠 수도 있어 지름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 걸 어쩌랴?(11:30 - 11:33)

양 많고 맛 좋기로 소문난 샘이 있는 임걸령,

그 물맛을 아니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11:56 - 12:06)

임걸령샘

돼지령,

돼지평전과 함께 부근에 멧돼지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나?(12:24)

돼지평전에서 바라본 노고단과 노고단고개

한동안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수월한 길을 따라 올라선 노고단고개,

이제 점심을 먹을 성삼재는 2.6km만 내려가면 되는 셈인가?

엊그제부터 참 많이도 걸었단 생각이 절로 드는데,

아직도 25km가 넘는 길을 가야 하지만,

언젠간 끝나는 그 순간이 오지 않을까?

오늘인지 내일일지 알 수 없지만(13:06 - 13:11)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이고

노고단대피소 노고할매께 문안인사를,

끝까지 무탈하게 갈 수 있게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걱정 말라며 인자하게 웃으시는 모습으로 봐선 안심해도 될 듯?(13:18 - 13:21)

성삼재로 내려서자마자 점심을 먹기 위해 성삼재휴게소로,

취향에 따라 육개장과 비빕밥에다 파전과 막걸리를 곁들여 맛나게 먹는 걸 보니,

마지막 남은 서북능선 23km도 별다른 문제없이 끝낼 수 있을 듯,

 먹은 것만큼 간다고 하던데(13:50 - 14:45)

작은고리봉이 내려다보며 어서 오라지만,

먹어야만 가는 걸 어쩌겠는가?

서북능선 들머리인 만복대 탐방로,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부탁하여 단체로 인증사진을 남기고 떠나기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는데 서북능선인들 무슨 걱정이랴?(14:48 - 14:54)

당동고개,

성삼재 0.5km·만복대 4.8km·당동마을 2.5km를 가리키고(15:02)

고리봉으로 쓰고 작은고리봉이라 읽는데,

정령치 위의 보다 높은 고리봉과 구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15:30 - 15:37)

 

반야봉이 서운한 듯 눈을 흘기지만,

어쩔 수 없었던 사정임을 알고 있을 듯?

만복대가 어서 오라며 닦달이고

상위마을 갈림길인 묘봉치,

성삼재 3.1km·만복대 2.2km를 가리키고(16:12)

서북능선에선 가장 높고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만복대,

드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오늘따라 바람이 자면서 어찌나 포근하고 따뜻하든지,

만복대에 어째 이런 날이 다?(17:03 - 17:11)

만복대를 뒤로하고 정령치로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은 정령치,

아무런 볼일도 없기에 정령치휴게소론 내려가지 않고,

그 대신 캔디가 감춰둔 황도 3캔을 찾아 나눠 먹고 가기로,

군데군데 먹거리를 비장(秘藏)한 캔디의 정성과 노력이 있었기에,

어디서도 배곯지 않고 보다 편안하고 수월하지 않았을까?(18:00 - 18:13)

고리봉으로 쓰고 큰고리봉이라 읽는데,

성삼재와 만복대 사이의 작은고리봉과 구분하기 위해서라나?(18:33 - 18:37)

큰고리봉 삼각점(운봉 25)

큰고리봉을 뒤로하고 이제 세걸산으로,

까딱하면 무박 3일 아닌 4일에 걸친 진양호 태극종주가 되겠기에,

서서히 속도를 올리면서 따라오거나 말거나 내빼버리지만,

속이 좋지 않은 오렌지가 자꾸만 처지면서 발목을 잡을 줄이야?

기다렸다 같이 가고 또 기다렸다 같이 가고를 되풀이하는 수밖에는,

애당초 큰고리봉에서 세걸산까진 논스톱(Non Stop)으로 가고자 했지만,

몇몇이 힘들어하는 바람에 세걸산으로 오르기에 앞서 쉬었다 가기로,

제아무리 설쳐봤자 작전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억지를 부리다 중탈자라도 생긴다면 어떡하나?(20:07 - 20:21) 

큰고리봉에서 세걸산까진 오르내림이 큰 지루한 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큼지막한 바위가 낭떠러지를 이루는 안부에서 치오르자 세걸산이요,

정령치 3.8km·바래봉 5.6km를 가리키고(20:30 - 20:36)

전북학생교육원 갈림길인 세동치,

또 몸이 불편한 오렌지의 발걸음이 느려지며 처지기 시작하는데,

후미대장 썩션에게 맡기고 먼저 가지만 마음이 편할 리 만무,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하면서 기다렸다 같이 갈 수밖에는,

어차피 한 배를 탄 똑같은 운명이 아니던가?(20:46)

지북 19 - 11지점이자 부운마을 갈림길인 부운치,

시간상으로 봐선 이미 무박 3일은 물건너갔기에 작전을 바꾸는데,

무리하게 서두르지 말고 그전과 같이 천천히 같이 가는 걸로,

안간힘을 쓰며 따라오는 오렌지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 발자국도 대신 걸어줄 순 없지 아니한가?(21:41)

 

어슴푸레하게나마 바래봉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1122.8m봉,

삼각점(운봉 307)과 헬기장이 자리 잡고 있으며,

더러는 부운봉이라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고(21:48 - 21:56)

팔랑마을 갈림길인 팔랑치,

정령치 7.9km·바래봉 1.5km를 가리키고(22:28)

바래봉 삼거리,

비포장임도를 따라 바래봉샘으로 가는데,

이제 바래봉과 덕두봉만 넘으면 되는 셈인가?(22:56)

바래봉을 오가는 산꾼들의 젖줄 노릇을 하는 바래봉샘,

우리 또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목을 축일 수밖에는,

어떻게 해서 만난 바래봉샘인데(23:01 - 23:04)

만복대와 마찬가지로 바람이라곤 없는 바래봉,

11월 초순의 바래봉이 오밤중에 이런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는 머나먼 그 길,

우릴 하늘이 돕고 지리산 산신령이 거드는 걸까?(23:16 - 23:23)

마침내 마지막 봉우리인 덕두봉에 올라섰으니,

이제 구인월마을로 내려가는 것만 남은 셈인가?

하산길 또한 결코 만만찮은 지루한 산줄기가 이어지지만,

우리가 걸어온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가 아니던가?(11.3.00:06 - 00:16) 

옥계능선 갈림길,

지루하기로 악명 높은 구인월마을로 내리뻗은 산줄기로,

가야만 끝이 나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나?(00:23)

나무받침계단이 이어지는 쏟아지는 듯한 미끄러운 내리막길,

가랑잎에 발목까지 푹푹 빠지면서 발걸음은 더딜 수밖에,

몸이 불편하고 체력이 바닥난 오렌지는 죽을힘을 다하여 따라오지만,

힘들어하면서 자꾸만 미끄러지고 처지는 바람에,

기다렸다 같이 가고 또 기다렸다 같이 가기를 되풀이하면서,

지루하기 이를 데 없는 지겨운 길로 내려선 고무재,

 구인월마을로 내려서는 물을 건너는 등산로는 왼쪽이지만,

산줄기를 따라 좀 더 나아가다 KBS인월TV방송중계소에서 내려가기로,

올해 5월 17일 답사를 하면서 어느 정도 길도 정비했는데,

 등산객이 거의 다니지 않는 묵은 길이긴 하지만,

 지나가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물을 건너지 않는 길을 따라가기로 하고(01:33 - 01:38)

 셀파 부부 표지기,

J3클럽에 둥지를 틀었지만 태달사 회원이기도 한데,

부부 지리태극만도 열한 번이나 완성한 대한민국에선 제일가는 부부산꾼이요,

남편인 셀파는 그 짓(?)을 무려 열네 번이나 했다나?

KBS인월TV방송중계소,

바로 내려서는 길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꺾어 구인월마을로,

 천천히 내려가더라도 20분 남짓이면 끝나지 않을까?(02:06)

산줄기를 벗어나면서 내려선 진주 강씨 재실,

이정표는 덕두산 3.4km를 가리키는데,

머나먼 진양호 지리태극의 종점이 바로 코앞인 셈인가?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 구인월마을회관,

드디어 다 왔다.

마침내 끝이다.

이제 더 가지 않아도 된다.

아니 더 갈 곳이 없다.

여기가 거긴데 어디로 더 갈 건가?

무박 4일에 걸쳐 무려 60시간에 가까운 시간,

참으로 머나먼 길을 지겹도록 걷고 또 걷지 않았던가?

120km에 이르는 진양호 지리태극이 완성된 것이다.

남강(5.5.05:15 - 5.7.00:30, 43시간 15분)과 덕산(6.3.07:30 - 6.5.00:12, 40시간 42분)에 이어

이번에 진양호(10.31.15 :00 - 11.3.02:21, 59시간 21분)까지 성공했으니,

캔디와 썩션과 더불어 1년에 3대 지리태극을 모두 종주한 최초의 기록이 아니던가?

열한 번째의 별을 단 건 말할 것도 없고,

처음으로 그 짓(?)을 할 때만 해도 그걸로 끝인 줄 알았건만,

끝이 아닌 시작이요 열 번도 넘어설 줄이야?

내 나이가 어때서?

그 짓(?)하기 딱 좋은 나인데,

일흔 지리태극,

백 살 천왕봉,

꿈은 이루어진다.

아니 꼭 이루고야 만다.(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