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무동에서 제석봉 옛길로 천왕봉 올라 장터목대피소 거쳐 제자리로(2)
* 날 짜 : 2016년 1월 10일(일요일)
* 날 씨 : 구름 조금
* 산 행 지 : 백무동 - 하동바위 - 제석봉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대피소 - 하동바위 - 백무동
* 산행시간 : 8시간 10분(운행시간 5시간 53분 + 휴식시간 2시간 17분)
* 산행속도 : 보통 또는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15명(해당화, 앵경, 천지인, 쓰리고, 바람소리, 돌이요, 돌이요2,
신난다, 고암, 마왕, 큰골, 유비, 담비, 에너자이저, 선함)
지리산 천왕봉,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나완 올 들어 첫 번째 만남인 셈인데,
올핸 과연 몇 번이나 찾게 될는지,
천왕봉 등산로가 거의 다 돌길로 바뀌고 나선,
천왕봉을 오르내리는 건 아무래도 좀은 뜸해진 편이지만,
어쨌거나 올해도 열 번 정도야 찾게 되지 않을는지?
한겨울 날씨치곤 엄청 포근한데다,
가시거리가 좋아 저 멀리까지 시원스레 보이는데,
올 한 해 동안 천왕봉에 이런 날이 몇 번이나 있을지?(12:29 - 12:39)
천왕 동봉 뒤엔 웅석봉이 뾰족하고
모두 모두 모여라,
천왕봉 정상에서 인증샷,
찍사 말고 셋은 어디에?
금세라도 하늘로 날 것 같은 유비,
관우, 장비와 더불어 삼국지 3인방이 아니던가?
누가 엉거주춤하게나마 용케도 세웠네요.
35만 진주 시민이 다 달라붙어도 결국 못 세웠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가 있는데
쌍칼 앞에 들고 천왕봉을 발아래,
참말로 멋지고 좋습니다, 좋고요.
색앵경 쓰고 앵경님 올라가신다,
얼른 방 빼시고
긴 쌍칼 옆에 차고,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천왕봉을 뒤로 하고 장터목으로
지리 01 - 52지점인 칠선계곡 갈림길에서 다시 한 번,
이번에도 다는 아닌 걸,
귀신의 왕이 빠졌는가?(12:43, 1915m)
올라갔던 통천문을 이번엔 내려가고(12:51)
아까 그 길로 되돌아가고
호구당터 안부(12:58)
우람한 바위
지리 01 - 50지점(13:03)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은 곳이지요?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13:04)
제석봉 전망대,
장터목대피소 0.6km·천왕봉 1.1km를 가리키고(13:06)
돌아보자 천왕봉이 잘 가란 인사이고
지리 01 - 49지점,
설악산 대청봉과 높이가 같고(13:15, 1708m)
휴일을 맞아 제법 북적거리는 장터목대피소,
이미 점심때가 지났는지라 배가 고프다 못해 허기마저 지건만,
점심을 먹을 장소는 여기가 아니고 따로 있다나?
애당초 엉뚱한 데로 빠졌던 일행 넷과도 만나야 한다면서,
천왕봉 1.7km·백무동 5.8km·중산리 5.3km·세석대피소 3.4km를 가리키고(13:20- 13:30)
서둘러 장터목대피소를 뒤로 하고 백무동 쪽으로,
참말로 날씨 한번 좋구나 좋아!
2분 가까이 갔을까,
뾰족하게 밑둥치만 조금 남은 고사목에 이르러,
제석단으로 가고자 또다시 제석봉 기슭으로 슬슬 치오르고(13:32)
3분 정도 치올랐을까,
꽤 큰 비스듬한 바위 아래에서 왼쪽으로 틀어,
크지 않은 바위와 바위 사이를 지나 비스듬히 나아가고(13:35)
이윽고 제석단이란 곳에 이르러 자리를 잡고 앉는데,
제석단은 삼국시대부터 나라의 무사태평을 바라는 제사를 지내던,
또 유교가 번성하던 조선시대 때부턴 민간 기도터로 활용되었다고 하며,
뒤에 병풍처럼 둘러친 바위틈에서 샘물이 흘러나오지만,
지금은 때가 때인지라 꽁꽁 얼어붙었으며,
한신지곡으로 오른 일행과도 반가운 해후를 하고선,
맛깔난 술과 안주를 곁들인 푸짐한 점심으로 꺼진 배를 채우고(13:41 - 14:25)
오른쪽은 帝釋堂(제석당),
왼쪽은 壬戌 7月 1日(임술 7월 1일)이요,
가운데는 朴魯翊建屋(박노익건옥)이라는데,
박노익은 영원사 스님이었다고?
연하봉과 영신봉이 보이고
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반야봉,
오늘은 튼실한 엉덩이 두 짝을 원도 한도 없이 보는 셈이고
제석단에서 바라본 얼굴바위,
비스듬히 저리로 나아가 백무동으로 내려갈 거고
지난밤에 독수공방을 해서 일까,
지리산에서 서방님을 만나더니 웃음꽃이 활짝
이 아저씬 누구?
벌교 돌이요,
산에 미친 ?이랑께.
한겨울에 해당화가 웬 말?
그것도 지리산에서,
그 꽃말처럼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시키는 대로 잘도 하는데
이번엔 이쪽으로
좀 더 수그리고
제석단 앞을 유유히 나는 까마귀,
한 15년 정도 되었을까,
정력에 좋다며 까마귀 한 마리에 30만 원씩이나 한다던,
하지만 그 모두가 부질없는 짓이 아니었던가?
고개 숙인 여인네는 다소곳해서 좋지만,
고개 숙인 남정네는?
실컷 먹고 마셨으니,
이제 슬슬 떠나볼까?
아니지,
인증샷은 남기고 가야지.
찍사를 바꿔서
제석단을 뒤로 하고 백무동으로,
언제 또다시 올는지?
아깐 올라오면서 만났던 얼굴바위,
이번엔 내려가면서 또 만나는데,
너 또한 언제 또다시 만나게 될지?(14:29)
얼굴바위에서 돌아본 제석단
지리 10 - 10지점인 전망대 쉼터,
이번엔 그냥 지나치고(14:36, 1637m)
지리 10 - 09지점(14:42, 1522m)
망바위,
이번에도 그냥 지나치고(14:46)
지리 10 - 08지점(14:50, 1467m)
지리 10 - 07지점,
이젠 아이젠을 벗어버리고(14:58 - 15:01, 1377m)
지리 10 - 06지점(15:11, 1307m)
소지봉으로 내려서서,
간식을 먹으면서 2통째인 명석 막걸리를 마저 비우고(15:12 - 15:22)
소지봉에서 헤어져 먼저 내려가는 여수팀,
만남과 이별이란 둘이 아닌 하나라고 했던가?
시작과 끝이 둘이 아니며,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닌 하나이듯이,
떠나는 사람만 떠나는 게 아니라,
보내는 사람도 떠나야만 하는 게 순리이거늘,
우리 또한 뒤따라 내려가고,
또 헤어지게 될 터이니,
사는 게 그런 거라니까.
다음에 또...
참샘,
그냥 갈 수 없잖아,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15:33 - 15:36)
지리 10 - 05지점(15:38, 1137m)
지리 10 - 04지점(15:44, 987m)
하동바위,
이제 백무동은 1.8km를 가리키고(15:51)
지리 10 - 03지점(15:56, 834m)
이제 백무동은 1.2km를 가리키고(16:02)
지리 10 - 02지점(16:05, 701m)
마당바위,
이제 백무동은 0.7km를 가리키고(16:08)
지리 10 - 01지점(16:13, 603m)
장터목대피소와 세석대피소로 나뉘는 백무동탐방지원센터,
실질적인 오늘 산행은 여기서 끝이요,
지금부터 나머진 덤이 아닐는지?
0.4km 정도 되는 것 같고(16:19)
8시간 10분 만에 다시 돌아온 백무동주차장,
참으로 오랜만에 지사모 회원들과 함께한 산행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더러는 처음 보는 얼굴도 없잖아 있었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양 낯설지 않았으니,
산꾼은 산꾼끼리 통하는 그 뭔가가 있지 않을는지?
자주는 아니더라도 어쩌다 가끔씩은,
지사모랑 어우러져 지리산으로 들리라 다짐하면서,
진주를 경유하여 통영으로 가는 승용차에 오른다.
그리곤 떠난다.
진양호 노을빛이 참 고운 내 사는 진주로(16:25)